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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트의 서재입니다.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188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5.19 07:50
조회
66
추천
1
글자
13쪽

107. 누구 편인 거죠?

DUMMY

뭐부터 물어야 하는 걸까?


일단 첫 번째.


“그럼 바넘은 현실계의 신이 죽였다는 이야긴가요?”


오묘한 표정이었다.


“바넘이 화신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바넘을 누가 죽였는지가 중요한가?”


... 솔직히 바넘이 우리 편이 아니었다는 말은 믿을 수 없었다. 어라우절은 바넘과 설단의 작품이었다.


설단도 설단이지만 바넘이 없었다면 과연 유지가 가능했을까?


“뭔가 헷갈리는가 보군. 설마 어린애들처럼 편 가르기 같은 걸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 뜨끔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게 인간계에서 유명한 말 아니었나?”


혼란스럽다. 그럼 알베르트는 신을 적으로 상정한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 대답을 피하셨군요. 그럼 스트루프를 건너간 현실계의 인간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건 누군지에 따라서 다르지.”


... 멀쩡한 대답은 하나도 안 해줄 생각인가?


“좋아. 그 정도는 이야기해 주지. 결국 모든 게 하나가 되지 않는 한 소속은 한쪽만 가능한 셈이지.”


“소속이요?”


“유일한 예외가 그대다. 각성계의 왕. 그리고 베르.”


어차피 멀쩡한 대답을 해줄 생각은 없어 보이지만 기회가 흔한 게 아니다.


머리를 좀 굴려보자.


그러니까 스트루프로 넘어가면 각성계의 인간이 되는 거고... 동시에 양쪽에 소속될 수는 없다는 거겠지? 그리고 스트루프가 부활하면 두 계층을 넘나드는 데는 간섭력이 필요하고.


그런데 나는 예외라는 이야긴가?


그럼 로테는?


“이 정도면 되는 거겠지?”


“잠깐잠깐!”


잘 생각해라. 기회는 마지막일 수 있다.


“시간을 돌리고, 바넘을 보내고, 나를 죽일 수 있었다는 것은 적어도 현실계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건데... 현실계의 신이 힘이 없는 건가요? 아니면 당신과 손을 잡은 건가요?”


신의 눈이 빛났다.


“... 생각보다 멍청하진 않군. 하지만 그 질문은 대답하지 않겠다.”


적어도 대답하지 않겠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거겠지.


그럼 자연스럽게 첫 번째의 답도 나왔다.


자신보다 약한데 바넘을 죽이는 것을 어쩔 수 없다고 놔뒀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역시 현실계의 신과 협력관계라고 봐야 하는 걸까?


합쳐지지 않으려면 둘이 손을 잡고 경계를 뚜렷하게 만들어야 하니까?


“조금은 기대를 하게 하는군. 그건 좋다. 적어도 너는 각성계에도 소속되어 있으니까. 또 보겠지.”


신이 멀어지는 걸 보고 나서 퍼뜩 정신이 들었다.


“근데 여긴 어디야? 나보고 어떻게 돌아가라고?”


막막한 공간에 고립된 버렸다.


“페이. 방금 그게 그 신이 맞다고 그랬지?”


[... 그래.]


“그럼 나 방금 위험했던 건가?”


[아니.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왜? 처음에는 위험하다며.”


[위험한 거였으면 저쪽에서도 손을 썼겠지. 위험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


하긴. 위험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공간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모른다.


“그... 공간을 찢는 걸 써보는 건 어떨까?”


내가 내 입으로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명색이 각성계의 왕이 아니던가. 이 정도는 그냥 찢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번 시도해 보자. 다만 어디로 나가게 될지는 지정할 수 없을 것 같지만.]


“... 어디든 여기보다는 낫지 않을까?”


[그건 모르지...]


불길하게 왜 그래.


이상한 플래그 세우지 마라.


다들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 미국으로 이동하던 도중에 빠져나온 셈이니까.


“그래도 멀쩡한 각성계로 이동하면 미국은 어떻게든 찾아가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다 버려두고 간 건 괘씸하네. 이건 분명히 신이 나를 골탕 먹이려고 한 것이 분명하다.


“좋아. 가보자.”


왼팔에서 검은 오오라가 솟구쳤다.


-----------------------------------


“... 스트루프가 선명해지는구나.”


로테는 주변이 바뀌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머콘은 말이 없었다.


“악마는... 정확히 어떤 존재인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각성계의 존재들이 악마라고 볼 수는 없었다. 일부가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악마가 각성계의 존재들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적어도 로테는 각성계의 왕비였으니까.


“각성계의 존재야.”


하지만 머콘은 기대와 다른 답을 내놓았다.


“각성계의 존재라고? 우리는 그런 존재를 본 기억이 없는데?”


“우리가 각성계에서 존재라고 여기는 것들은 우리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들 뿐이었으니까.”


뭔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는 존재들이었구나.”


“정확히는 우리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존재들이 많은 거지. 그리고 우리와 의사소통이 되었던 존재다 하더라도 스트루프 아래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거고.”


로테가 머콘을 쳐다보았다.


“나는 예외야. 꿈을 다룰 수 있는 종족이니까.”


그나마 동생이 악마가 되었지만 외모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위안 삼아야 하는 걸까.


“각성계의 꿈은 현실계지. 그래서 우리는 양쪽을 같은 모습으로 오고 갈 수 있는 거야.”


“... 그래.”


아무리 머콘이 당당하게 설명하고 있어도 로테의 가슴에는 찌르르한 무언가가 있었다.


“... 이상한데.”


머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왜?”


“이건...”


머콘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신의 영역으로 끌려간 것 같아.”


“!!!”


로테는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간섭력을 얼마나 소모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신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 위해서 알베르트가 얼마나 노력했던가.


그런데 베르가 신을 만났다고? 지금 가지고 있는 간섭력이 적지는 않겠지만 그걸로 버틸 수 있는 걸까?


“신하고 대화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간섭력이 엄청나게 날아갈 텐데 혹시 뭔가 쓸데없는 대화라도 덧붙이면...”


로테는 베르가 의외로 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간섭력이 모자라면 어떻게 되는데?”


머콘이 물었다.


“... 각성계의 왕이 아니게 될 수도 있지.”


“...? 그게 간섭력 양으로 결정되는 거였어?”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모두가 간섭력을 원하고 있다.


신도 인간도 그리고 그 이외의 존재들조차.


이 간섭력은 대체 뭘 위한 힘일까?


“솔직히 전부터 궁금했어. 나는 간섭력이 뭔지 모르겠거든. 나는 그런 게 없어도 넘어갈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나서 갑자기 머콘의 안색이 변했다.


“나 가봐야 할 것 같아.”


“왜?”


“티그와 자이가 스트루프한 상태라서 스트루프가 다시 생긴 것에 영향을 받을지도 몰라.”


아무리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머콘은 여전히 동생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나도 같이 갈까?”


“아니. 어차피 스트루프에 관한 건 내가 해결해야지. 베르를 찾는 걸 맡길게.”


머콘은 얇게 공간을 가르고 사라졌다.


“소피...”


로테는 자기도 모르게 지금은 잃어버린 동생의 옛 이름을 되뇌었다.


그리고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은 베르를 먼저 찾아야 할 상황이었다.


로테의 주위로 간섭력이 펼쳐지면서 파동과 같은 흐름이 생겨났다.


“맹약의 주인을 찾아라.”


잠시 심각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던 로테는 맥 빠진 소리를 냈다.


“어...?”


베르의 기척은 현실계에서 잡히고 있었다.


-----------------------------------


“어떻게 된 거야?”


설단은 나타난 베르를 보면서 당황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서 나타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아... 어쩌다 보니 마주쳤지 뭐예요.”


멋쩍은 베르의 대답을 누르고 호통소리가 들렸다.


“단이는 우리가 온 게 반갑지 않은 게냐? 아니면 우리만 놔두고 아메리카 여행 온 게 걸려서 그러는 거냐?”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그러죠.”


설단이 억울하다는 듯이 펄쩍 뛰었다.


설단을 놀리는 데 여념이 없는 이춘봉을 뒤로하고 박만운이 설단에게 물었다.


“해외 투어를 하는 것도 좋은데 스트루프가 다시 생긴 건 알고 있겠지?”


“... 넘어오다가 느꼈습니다.”


“악마들도 다시 나타났다.”


“...!”


베르가 공간을 가르고 도착한 곳에 이춘봉과 박만운이 있었다.


각성계를 한량처럼 떠돌던 이춘봉과 박만운은 스트루프가 있는 것을 느끼고 돌아다니다 악마들과 싸우고 있었다.


그렇게 어려운 악마들은 아니었기에 상황은 금방 정리되었고, 세 명의 간섭력을 페이가 미묘하게 컨트롤해서 설단에게로 이동한 것이었다.


“난 또 베르가 ‘밥맛모드’로 돌아간 줄 알았지. 갑자기 똑 떨어지길래.”


“하하하. 밥맛모드라뇨.”


오랜만에 듣는 호칭이었다. 알베르트는 막상 신을 만났을 때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물론 신이 남긴 말을 생각해 봤을 때는 그게 올바른 판단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각성계의 왕을 수거한다는 소리를 했으니까.


그러고 보면 인과도 수거했다고 했으니 각성계의 왕은 인과와 비슷한 존재인 건가?


아니 말이 인과지... 인과율 하면 판타지 단골소재인 인간계의 끝판왕 법칙 아니었나?


혼자서 생각에 잠겨있는 걸 페스가 갑자기 덥석 안았다.


“왁?”


베르는 깜짝 놀랐다.


“돌아와서 다행이다. 무슨 일이 있는 줄 알았다고.”


평소에 말이 별로 없어서 몰랐지만 자신을 생각해주고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


“무슨 일이 없었던 건 아닌데... 어쨌든 돌아오긴 했어.”


그러고 보니 솔직히 머리 아픈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복잡했다.


“로테는?”


“너를 찾으러 갔는데?”


“어?”


길이 엇갈렸나?


“저기 왔는데?”


페스의 말에 뒤돌아보니 저쪽에서 로테가 걸어오고 있었다.


“아. 로테. 길이 엇갈렸나 보네요. 어쩌다 보니...”


베르가 뭔가 변명하려고 했지만 로테는 빠르게 걸어와서 베르를 끌어안았다.


“헉!”


베르는 그 자세 그대로 굳었고, 주변 사람들도 자기도 모르게 대화를 멈춰버렸다.


... 차라리 그냥 떠들라고! 시간이 멈춘 것 같잖아!


“다행이야. 정말로...”


로테가 정말로 걱정했었나 보다. 하긴 신이랑 만났으니 위험하지 않았다고 하기 에는 좀 독특한 상황이었나.


“어... 그게.”


“잠시만.”


로테가 아무 말 없이 끌어안고 있는 바람에 베르의 두 팔은 허공에 어색하게 떠 있었다. 이걸 마주 안아도 되는 건가?


숨 쉬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시간이 지나고 로테가 천천히 베르에게서 떨어졌다.


“페이 좀 불러줄래?”


“네?”


“물어볼 게 있어서.”


“아. 네.”


[무슨 일인 거야?]


“베르의 간섭력이 얼마나 소모됐는지 물어봐줘.”


“네?”


간섭력이 소모됐다고?


[뭐... 꽤 많이 빼앗기긴 했지만 적어도 알베르트에 베르테르까지 합쳐진 간섭력이라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빼앗겼다고? 누구한테?”


나는 빼앗기는지도 몰랐는데?


[신과 대화를 나누면 그만큼 소모가 될 수밖에 없지.]


와. 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신을 붙잡고 질문하고 있었는데 망할 뻔했네?


[그 정도로 심각하게 소모했으면 내가 너에게 경고했을 거다. 어차피 네 녀석이 그 정도를 알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았거든.]


... 사실이지만 말을 심하게 하네.


“페이가 뭐라고 했어?”


“아... 소모하긴 했는데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하네요.”


로테의 표정에 의아함이 보이자 베르는 재빨리 덧붙여 말했다.


“저한테 알베르트와 베르테르의 간섭력까지 같이 있어서 그런 가봐요.”


“아...”


로테는 그제야 납득한 듯했다.


“그래서 신이 베르 너에게 뭐라고 한 거야?”


“네?”


로테의 말에 방안에 있던 나머지 사람들이 전부 놀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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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106. 가질 수 없는 것 23.05.18 67 1 13쪽
106 105. 도움의 흐름 23.05.17 68 1 13쪽
105 104. 스트루프의 부활 23.05.16 66 2 12쪽
104 103. 시그널 23.05.15 64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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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1. 투어 준비 23.05.13 66 2 13쪽
101 100. 활동 개시 23.05.12 68 2 14쪽
100 99. 맹약의 완결 23.05.11 6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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