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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트의 서재입니다.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142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5.28 07:50
조회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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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116. 토크쇼

DUMMY

“오늘의 게스트는 한국에서 날아든 전 세계 유일의 ‘각성자 아이돌 그룹’ 그래비티입니다!”


휘이이익!


짝짝짝짝짝짝!!!


생각보다 많은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이번 해외 투어가 처음이신 거죠?”


“네. 그렇습니다.”


헤일이 유창한 영어로 대답했다.


“어떠신가요? 소감을 한 번 말씀해 주시죠?”


“어... 음. 일단 단독 공연이 아니라서 조금은 더 편한 마음으로 공연하고 있고요...”


“아. 데스티니!”


진행자의 말에 관객석에서 또 환호가 터져 나왔다.


“데스티니는 이제 뭐 글로벌 스타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 같은 소속사라서 좋은 점이 있을까요?”


“뭐 공연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조언도 받기도 하고요. 데스티니 선배님들이 다들 밝고 좋은 분들이라서 도움을 많이 주십니다.”


무난한 질문에 무난한 답변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새로 나온 곡들에 대한 이야기도 오가고 약간의 댄스를 배워보는 시간도 있었다.


“일단 세계 최초로 ‘각성자 아이돌 그룹’입니다. 모두 다 각성자이신 거죠?”


“네. 그렇습니다.”


단지 대답만 했는데도 박수가 쏟아졌다.


일시적으로 각성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던 적은 있지만 여전히 각성자는 독특한 존재였다.


애초에 존재를 추적하기도 힘든 UFO와 관련된 미스터리를 파고드는 사람도 많았는데 실제로 정부에서도 인정하고 증거 자료도 넘치는 각성자를 파지 않을 이유가 없었으니까.


“한국 같은 경우는 제가 알기로 각성자에 대한 관리가 매우 앞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그렇다고 하더군요.”


사실 각성자 관리국 소속이라고 보기 어려웠지만 토크쇼 제작진이 거기까지 알기는 힘든 일이었다.


“각성자가 되고 나서 특별히 바뀐 점이 있을까요?”


“저희는 각성자로 지금 당장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사실 크게 바뀐 건 없습니다.”


“각성자들은 무슨 활동을 하죠?”


“어... 이야기를 듣기로는 각성계에서 뭔가 활동을 한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아직 잘...”


베르와 페스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헤일이 막힘없이 잘 대답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이번 공연에서 특히 베르의 퍼포먼스가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잠시 딴생각을 하던 베르는 화들짝 놀랐다.


“저요?”


“딴생각을 하고 계셨나 보군요.”


관객들이 웃었다.


“저도 영상으로 봤는데 한번 참고 영상을 잠시 보시도록 하죠.”


화면에서는 단디와 포즈를 잡고 있던 베르에게서 갑자기 날개와도 같은 검은 불꽃이 사방으로 피어오르면서 사람들이 소리 지르는 장면이 나왔다.


심지어 얼마나 놀랐던지 촬영하던 핸드폰도 엄청나게 흔들렸다.


“저게 각성 능력인 거죠?”


“... 저게 각성 능력이냐는 데?”


통역은 헤일이 맡았다.


“네. 그렇죠.”


“... 그렇다고 합니다.”


“보기에도 뭔가 대단해 보이는데요. 위험하진 않나요?”


베르는 헤일의 통역을 듣고는 고개를 저었다.


“불꽃처럼 보이지만 뜨거운 건 아니라서요. 위험하진 않습니다.”


실제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에 하나였다. 아무래도 공연 중이고 옆에 다른 사람들도 있었는데 불꽃이 터졌으니.


헤일이 다시 통역하자 진행자가 말했다.


“이 자리에서 혹시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위험한 게 아니라고 하니까 한번쯤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요.”


헤일은 난처했지만 일단 통역했다.


“어떻게 하지?”


사실 미리 합의된 부분은 아니었다. 보통 이런 토크쇼를 하다 보면 합의된 것이 아니다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흐름에 맞으면 이런 요청이 나오곤 했다.


“그냥 해버려. 상관없잖아?”


페스가 말했다.


“어제 공연에서도 문제없었잖아?”


“사실 어제는 미리 각성을 해놓은 거였거든.”


“아. 그런가.”


페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확실하지 않으면 거절하든가.”


베르는 로테 쪽을 쳐다봤다.


로테는 별말 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각성의 주문을 외우는 게 문제네.


“그럼 잠깐만 뒤에서 준비를 해도 될까요?”


헤일이 통역하자 진행자가 웃으면서 좋다고 했다.


“뭔가 대단한 걸 보여주실 모양이네요. 헤일과 페스도 다들 보여주실 게 있지 않나요?”


“베르가 저희를 대표해서 보여주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헤일이 재치 있게 자신들에게도 돌아온 총알을 쳐냈다.


진행자와 헤일이 몇 마디 나누는 동안 베르는 돌아서서 각성의 주문을 외웠다.


“나의 손 끝에 세상이 흔들리고 나의 눈빛에 세상이 침묵한다. 여기 나의 충성스러운 왼팔을 빌어 어둠의 지식을 세상에 풀어놓는다. 나의 발걸음이 곧 새로운 길이며 나의 말이 곧 진언이다. 나와 눈을 마주치지 마라. 나는 감당할 수 없는 존재다. 흑염룡이 너의 등뒤를 쫓는다.”


쿠웅!


이전에는 각성을 하더라도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뭔가 달랐다.


문제는...


각성자뿐 아니라 모두가 느낄 만큼의 파동이었다는 거였다.


“와우!”


진행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놀랐다.


“방금의 ‘쇼크 웨이브’는 뭐였죠?”


“아... 그게...”


헤일도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베르가 돌아섰을 때 검은색 화염이 날개를 폈다.


환성조차 없었다.


사람들은 입을 떡 벌리고 있을 뿐이었다.


가까이서 본 검은 화염의 날개는 그 존재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다만...


“악마...?”


“타락 천사?”


타인이 보기에 검은색 날개가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이지만은 않았을 뿐이었다.


------------------------------------


‘그래비티 악마설’


인터넷 기사를 본 설단은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뭐... 그냥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칠까?”


“그래도 균열 안 열린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어떨까?”


로테는 굳이 베르를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주 각성을 해서 각성 상태에 익숙해지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눈에 보이는 것처럼 확실히 느껴지는 충격파가 있었지...”


바람이 불지는 않았는데도 마치 바람이 불어 닥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저쪽이 느끼는 불안감은 장난이 아닌 것 같은데?”


로테가 말한 '저쪽'은 CIA였다.

CIA 쪽은 안절부절이었다.


아니. 사실 CIA 뿐 아니라 다른 곳들도 대부분 난리였다.


“각성자가 정말 저렇게 화려한 거라고?”


“거의 초능력자 아니야?”


“그냥 눈속임이나 조작 아냐?”


“멋은 있는데... 무슨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잖아?”


부정적인 견해도 드물게 나왔지만 그 당시 상황을 찍은 핸드폰 영상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기를 펴지 못했다.


“각성자에 대한 정보를 숨긴 것이 아니냐는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평범한 각성자가 저럴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베르가 각성계의 왕이라고 소개할 수는 더욱 없었다.


“미쳐버리겠군. 얌전히 있어도 모자랄 판에 왜 저렇게 설치고 돌아다니는 거지?”


“정계에서도 압박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뭐라고?”


“정보를 자신들에게 통제한 것이 아니냐고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 말은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다.


기밀 취급자격이 없으면 어라우절에 대한 정보는 접근할 수 없었다.


“알아봤자 도움도 안 될 놈들이...”


국장 입장에서는 귀찮을 뿐이었다.


“그래도 균열은 문제가 없었지?”


“네. 균열이 열리진 않았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봐야 하나...”


국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라우절 쪽에는 아무런 입장 발표가 없고?”


“그저 노이즈마케팅 정도로 취급하고 넘어갈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하... 지들 편한 것만 생각하는 군.”


------------------------------------


같은 시간에 데스티니는 미국 3대 토크쇼로 불리는 유명 토크쇼에 출연하고 있었다.


평범한 질문들이 대충 지나가고 슬슬 진행자는 데스티니를 찔러보기 시작했다.


“이번 공연에서 커플 댄스를 시도하셨는데요. 처음은 아니셨죠? 한국에서도 했었고.”


“네.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져서 다행이네요.”


“같이 공연한 그래비티가... 그 각성자 아이돌 그룹이죠?”


“네. 맞아요. 저희 후배들이고 열심히 하는 그룹입니다.”


“그 퍼포먼스가 아주 화려하던데 각성자가 되고 좀 바뀐 건 있나요?”


“글쎄요... 딱히 바뀐 건 없었는데...”


진행자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질문을 바꾸죠. 커플로 댄스를 해봤는데 바뀐 건 없습니까? 더 남자로 느껴진다든지.”


휘이이익~!!


연애로 몰아가는 게 즐거운 건 세상 만고의 진리였다.


“원래도 좋아하던 동생이라서...”


일부러 여유 있는 농담 섞인 대답으로 분위기를 살리는 단디였다.


“와우. 답변 클래스가 글로벌 탑스타라는 것을 입증해 주네요.”


진행자가 웃으면서 다음 질문에서 빌드업을 시작했다.


“데스티니는 사실 최근 등장한 그룹 치고는 인원수가 좀 적어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으시나요?”


“저희 나름대로 오래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단디는 진행자의 웃음이 약간 묘하다고 느꼈다.


“이번 공연장에서 데스티니의 4번째 멤버로 추정되는 사람이 있었다던데 아닌가요?”


“네?”


그런 이야기는 데스티니로서도 금시초문이었다.


“사진을 한 번 보시죠.”


사진을 보는 순간 데스티니는 어떻게 된 건지 알아챘다.


사진이 공개된 순간 장내에서 오오오 하는 소리가 들렸다.


“공연 내내 계속 보이던 분인데... 압도적인 비주얼로 시선을 강탈했다는 제보가 이어지더군요.”


사진 속의 인물은 로테였다.


“제4의 멤버인가요? 아니면 어라우절에서 데뷔를 위해서 준비하는 다른 멤버인가요?”


단디는 대답을 망설였다. 사실대로 말해도 과연 사람들이 납득할까?


“그래비티 쪽의 매니저입니다.”


단디가 망설이고 있자 스쿨이 대답했다.


“매니저요?”


“네.”


“가수나 아이돌이 아니고요?”


“네.”


스쿨은 처음에 로테를 봤을 때부터 언젠가 이런 식으로 터지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매니저라고 보기에는...”


화면에 로테의 모습이 확대되어 나왔다.


오오오~


장내에서 들리던 소리가 커졌다.


“그럼 어라우절 직원이라는 이야긴 가요?”


“네.”


“솔직히 믿기지 않는 외모네요.”


“솔직히 저보다 예뻐서 좀 질투도 나네요.”


단디는 스쿨을 보면서 살짝 엄지를 들어 보였다.


이번만큼은 스쿨의 순발력으로 잘 넘어간 것 같았다.


------------------------------------


하지만 그 시간에 인터넷을 통해서 데스티니의 방송을 보던 한국 쪽은 완전히 난리가 났다.


- 박대인 : 아니 미쳤는데? 매니저라고?


- 연예인 : 누가 봐도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 어라우절에서 새로 팀 하나 준비하나 보네.


- 까라라이스 : 그래비티 매니저야? 남돌인데 매니저가 여신이라고?


- 돌발 : 저건 어떻게 봐도 연예인임. ㅅㄱ.


- 이장우 : 저 정도 비주얼이면 데스티니도 압살 당하는 거 아니냐?


ㄴ 김도미 : 응~ 어그로 꺼지시고~.


ㄴ 한량 : 어디냐? 에이라인이냐? 꺼지시고~


“어... 로테?”


“응?”


“인터넷이 난리가 났는데요?”


“뭐가?”


설단은 그래비티와 함께 복귀한 로테에게 인터넷 기사를 보여줬다.


로테의 표정은 별 변화가 없었다.


“그래비티의 매니저라고 제대로 말했는데 뭘.”


“그야 그렇기는 하지만...”


설단은 이게 언젠가는 터질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솔직히 로테의 외모는 사기에 가까웠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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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19. 길을 잃은 자 23.05.31 56 1 13쪽
119 118. 진로 탐색 +1 23.05.30 64 2 13쪽
118 117. 인과의 착각 23.05.29 60 2 13쪽
» 116. 토크쇼 23.05.28 59 1 13쪽
116 115. 퍼포먼스 아닌데요 23.05.27 56 1 13쪽
115 114. 연예인도 아닌데 +1 23.05.26 63 1 15쪽
114 113. 남의 이야기 23.05.25 62 1 12쪽
113 112. 좋아하는 것 23.05.24 64 1 13쪽
112 111. 퍼포먼스 23.05.23 6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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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09. 정보 공개 23.05.21 63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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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1. 투어 준비 23.05.13 66 2 13쪽
101 100. 활동 개시 23.05.12 68 2 14쪽
100 99. 맹약의 완결 23.05.11 6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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