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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헤비급 콘크리트 양강구도…크로캅급 출현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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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경찰 출신인 크로캅은 K-1 상위랭커 출신답게 가공할 타격능력을 자랑했는데 장기인 하이킥을 앞세워 헤비급 강자들을 연파하며 양강체제에 정면 도전했다. ⓒ 크로캅 공식 홈페이지

 

UFC가 전성기를 열어젖히기 이전 최고의 메이저단체는 단연 프라이드였다.

초창기 흥행을 이끈 주역은 ‘아이큐 레슬러’ 사쿠라바 카즈시. 당시 전 세계적으로 주짓수 열풍을 일으킨 그레이시 가문을 때려잡는 선봉장 역할로 일본인들은 물론 동양 격투팬들에게 신선한 대리만족을 안겼다.

격투무대에서 상대적으로 약자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동양인 입장에서는 사쿠라바의 대활약을 자신들의 일처럼 기뻐했다.

사쿠라바는 흉악한 ‘도끼살인마’ 반더레이 실바의 등장과 함께 영광의 세월을 접었다. 천재적 센스가 돋보였지만 미들급(당시 프라이드 기준)에서 서양 강자들과 일합을 겨루기엔 너무 왜소했다. 사실상 한 체급 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바를 당해 낼 수 없었다.

어느 단체든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전성기에는 헤비급이 강했다. 프라이드 역시 마찬가지다. 헤비급 왕조의 시작은 '미노타우르스'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38·브라질)와 ‘얼음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8·러시아)가 도화선이었다. 노게이라는 헤비급이면서 탄탄한 주짓수 테크닉을 갖췄고, 타격능력까지 뛰어난 이른바 '사기 캐릭터'였다.

그의 등장에 세계 MMA계가 주목했고 한동안 노게이라의 전성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타격-그래플링 등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하는 또 다른 강자가 출현했다. 표도르였다. 표도르는 단숨에 노게이라를 제압하며 전 세계 헤비급 최강자로 위용을 떨쳤고 이후 종합격투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등극했다.

1976년생 동갑내기이자 열사의 나라(노게이라)-뼈가 시리는 강추위 제국(표도르)이라는 차별성까지 더해져 프라이드 헤비급은 격투팬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된다. 오랫동안 표도르-노게이라 양강체제로 헤비급 판도가 굴러갔다면 분명 식상했다. 여기에 완전하게 불을 붙인 파이터가 바로 ‘불꽃하이킥’ 미르코 크로캅(40·크로아티아)이다.

특수경찰 출신인 크로캅은 K-1 상위랭커 출신답게 가공할 타격능력을 자랑했는데 장기인 하이킥을 앞세워 헤비급 강자들을 연파하며 양강체제에 정면 도전했다. 표도르-노게이라-크로캅은 각자의 캐릭터도 뚜렷해 다양한 팬층을 형성, 프라이드 헤비급을 최고의 체급으로 이끌었다.

이후에도 헤비급의 인기는 오랫동안 지속됐다.

UFC 활동 시절 역대 최연소 챔피언까지 올랐던 ‘동안의 암살자’ 조쉬 바넷(37·미국)이 캐치 레슬링을 무기로 3강 체제에 도전했고, '러시아군 최강병사' 세르게이 하리토노프(34·러시아), '황제의 동생’ 에밀리아넨코 알렉산더(33·러시아), ‘대장망치’ 마크 콜먼(50·미국), ´후지산´ 후지타 카즈유키(44·일본) 등이 자신들만의 색깔을 뽐내며 흥행에 한몫했다.

UFC가 현재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점이다.

UFC는 프라이드의 몰락과 함께 전 세계 1강의 메이저 단체로 등극했다. 그만큼 각 체급 별로 웬만한 인재들은 싹쓸이 하고 있다. 그럼에도 헤비급은 썰렁하다. 가장 무거운 체급인 만큼 인재가 쉽게 나오기 힘든 데다‘ 모아이 석상' 케인 벨라스케즈(32·미국)와 ’피콜로 대마왕‘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29·브라질)의 양강체제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벨라스케즈는 극강의 레슬러면서도 뛰어난 타격옵션까지 장착했고, 산토스는 커다란 체격에서 뿜는 무시무시한 돌주먹을 자랑하는 하드펀처다. 둘은 벌써 3차전까지 치렀다. 하지만 벨라스케즈가 2-3차전을 내리 잡아 어느 정도 서열이 갈린 상태다.

문제는 벨라스케즈가 아닌 산토스다. 과거 프라이드 표도르가 그랬듯, 어느 체급이든 가장 윗선에서 명성을 떨치는 절대군주가 있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 밑에 또 다른 의미의 절대군주가 있다는 것은 흥행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산토스는 벨라스케즈에만 조금 미치지 못할 뿐, 무시무시한 강자답게 타 헤비급 파이터들을 완전히 짓누르고 있다.

현재 UFC 헤비급은 벨라스케즈는커녕 2인자 산토스의 대항마도 찾기 어렵다. 과거 표도르-노게이라가 전성기에도 거센 도전을 받으며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벨라스케즈-산토스는 '학살' 수준이라 헤비급 대진 자체가 기대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다. 워낙 맷집도 좋아 불의의 한 방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물론 벨라스케즈-산토스의 잘못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무척 강할 뿐 UFC 헤비급에는 안토니오 실바,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프랭크 미어, 스테판 스트루브, 마크 헌트, 파브리시오 베우둠, 알리스타 오브레임, 트레비스 브라운, 스티페 미오치치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이 양강 체제를 깨뜨릴만한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프라이드 시절 크로캅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 알리스타 오브레임에게 유달리 큰 기대가 쏟아진 배경이기도 하다.

절대군주는 UFC 각 체급에서 종종 등장했다. ‘스파이더맨’ 앤더슨 실바와 ‘수면제’ 조르주 생 피에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들급-웰터급에서 장기 집권했다. 조제 알도(페더급), 존 존스(라이트헤비급) 등은 현재도 도전자들에게 너무도 큰 벽으로 꼽히는 극강의 챔피언들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2인자 전쟁은 치열해 팬들 입장에서는 또 다른 관점에서 즐거운 상상이 가능했다.

벨라스케즈-산토스의 2강 체제를 깨뜨릴 대항마는 언제쯤 출연할까. 제3의 강자가 절실한 UFC 헤비급이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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