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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첫 패’ 임현규…존 존스 벤치마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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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임현규가 UFC 데뷔 후 첫 패배를 당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UFC 웰터급 3연승을 노리던 코리안 파이터 ‘에이스' 임현규(29)가 '스폰지' 타렉 사피딘(28·벨기에)과의 대결에서 아쉽게 무너졌다.

둘은 지난 4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34' 메인이벤트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5라운드 혈전 끝에 사피딘의 판정승.

임현규와 사피딘의 승부는 ‘코리안 전차 vs 벨기에 폭격기’ 양상이었다. 임현규(187cm)가 큰 신장과 긴 리치를 앞세워 펀치-니킥 등 파워풀한 압박을 펼쳤다면 사피딘(178cm)은 스피드를 앞세운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경기를 끌어나갔다.

당초 예상대로 사피딘의 로우킥은 위력적이었다. 이전 경기에서도 그랬듯 사우스포-오소독스를 번갈아 반복하며 혼선을 주는가하면, 찰 듯 말 듯 킥 타이밍을 조절하며 로우킥을 적중시켰다. 벨기에산 폭격기가 미사일을 연달아 발사해 코리안 전차의 캐터필러(caterpillar:전차 등에 사용되는 벨트 형태의 바퀴)를 공략하는 모양새였다. 이러한 양상이 거듭되자 다리에 데미지가 누적된 임현규는 3라운드에 접어들어 기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5라운드까지 이어졌지만 임현규는 이미 3라운드를 마치던 시점에 하체 데미지로 인해 스텝을 밟기조차 어려웠다. 남은 두 라운드는 버텼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정도다.

사피딘이라는 폭격기는 빠르고 무기도 많았지만, 임현규라는 전차는 크고 화력이 강했다. 긴 포신에서 뿜어져나가는 대포의 위력은 일단 맞추기만 하면 폭격기의 비행을 저지할 만큼 파괴력이 엄청났다. 대포의 느린 장전시간을 커버할 성능 좋은 기관총도 든든한 지원화력이 가능했다.

임현규로서는 사피딘이 로우킥을 사전에 차단하는 전략이 아쉬웠다. 로우킥을 차는 순간 같이 펀치를 뻗거나 킥 캐치를 노리는 예상한 모범 답안만이 아닌 클린치 파이팅이나 테이크다운 등 허를 찌르는 플레이로 로우킥 시도 자체를 막았어야 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타이밍을 잘 맞춰 로우킥에 맞춰 펀치가 잘 들어갔다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사피딘의 타격 스피드는 임현규보다 확실히 빨랐고 안면가드도 너무 탄탄했다.

로우킥 못지않게 문제가 됐던 것은 펀치공방전이었다. 사피딘의 우세가 점쳐졌던 킥 대결은 그렇다 치고라도 서로 펀치를 휘두르는 과정에서 임현규가 압도적으로 많이 맞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타이밍은 물론 핸드 스피드에서도 사피딘이 더 빠르고 정확했다.

임현규 입장에서는 리치를 살려 좀 더 원거리에서 발포를 시작해야 했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리치의 이점은 사라지고 사피딘이 더 유리해진다. 때문에 훅 공격보다는 스트레이트 타격이 많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특히 잽 공격을 많이 시도하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실제로 임현규는 몇 차례 거리를 두고 잽을 날리는 공격을 펼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사피딘의 가드를 뚫고 점수에 연결될만한 타격이 적중되곤 했다. 초반에 승부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원거리에서 포인트 위주의 타격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전략이 ‘플랜2’로 필요했다.

임현규에게는 존 존스(27·미국), 알렉산더 구스타프손(26·스웨덴) 등 장신 파이터들의 파이팅 스타일을 벤치마킹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부족한 모든 부분을 채워갈 수 없는 만큼, 장점인 신체조건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상대의 타격이 들어오기 힘든 원거리에서 앞차기로 거리를 유지하고 정확도 높은 잽을 적중시켜 점수를 벌다가 기회가 오면 카운터펀치를 꽂거나 역공을 펼쳐 피니시에 들어가면 된다. 난타전 시 긴 리치가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각을 줄이는 것은 물론 상대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스탠딩 엘보우 공격의 추가도 좋아 보인다. 근거리에서 니킥만 경계하고 있던 상대에게 팔굽치기가 들어간다면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헤비급 프로복싱 레전드중 한명인 ‘해머펀치’ 조지 포먼은 '스모킹 조' 조 프레이저와의 경기에서 스피드의 열세를 무시무시한 받아치기로 상쇄시켰다. 프레이저가 분명 더 빠르고 테크닉적인 강타자였지만 포먼은 압도적 파워차이로 그러한 경계선을 아예 뭉개버렸다. 하지만 임현규의 파워는 그 정도는 아니다. 더욱이 펀치만 조심하면 되는 복싱과 달리 MMA는 킥은 물론 테이크다운까지 대비해야한다.

임현규로서는 멀리서는 짧게 자주 치고 근거리로 들어오면 각을 줄여 공격하는 필승전략을 연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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