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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야성 잃은 핏불' 알롭스키... 고개 숙인 판정승

 알롭스키(어플릭션).JPG
 안드레이 알롭스키
ⓒ 어플릭션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35·벨로루시)가 UFC에 다시 돌아왔다.

15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로저스 아레나에서 열렸던 UFC 174 '존슨 vs. 바가우티노프' 대회가 그 무대로, 알롭스키는 복귀전 무대에서 '더 하이브리드(The Hybrid)' 브랜든 샤웁(31·미국)을 3라운드 종료 2대 1 판정승으로 제압하고 컴백을 알렸다.

하지만 결과와 달리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전 UFC헤비급 챔피언 알롭스키는 내구력은 약하지만 화력 자체는 강한 축에 속하는 파이터다. 한창 때의 그는 공격시 매우 적극적이고 활발한 움직임으로 팬들을 흥분시키는 화끈한 파이팅이 인상적이었다.

삼보고수로 명성이 높았던 것과 달리 알롭스키는 강력한 타격 능력으로 명성을 쌓았다. MMA 최고 수준의 원투 펀치를 구사한다고 인정받았던 그는 헤비급답지 않은 뛰어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를 천천히 압박한 뒤 기회다 싶은 순간 몰아치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펀치와 로우킥을 툭툭 던지며 상대의 체력과 데미지를 야금야금 갉아먹은 뒤,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기색이 있으면 바로 폭풍 같은 펀치와 킥 연타로 상대를 넉 아웃 시켜버린다.

특히 단발성이 아닌 연타위주로 공격이 진행되다보니 당하는 상대 입장에서는 가드를 하기가 무척 까다로우며 처음의 공격을 막아냈다 하더라도 그보다 더욱 무서운 후속타의 공포를 감당해 내기가 쉽지 않았다. 경쾌한 스탭과 어우러진 알롭스키의 속사포 같은 타격은 상대적으로 타 체급에 비해 느린 선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헤비급의 특성상 굉장한 강점으로 작용했다.

알롭스키는 타격은 물론 그래플링 기량도 떨어지지 않았다. 상대의 클린치나 테이크다운을 막는 뛰어난 수비력은 물론 기회가 왔을 때 벼락 같이 작렬하는 서브미션도 일품이다. 목-팔-하체 등 빈틈만 보이면 잡히는 대로 꺾어 탭을 받아내는 능력도 충분했다.

화끈한 파이팅스타일이 돋보였던지라 팬들 사이에서의 인기도 높았다. 영화 '300'의 레오니다스 왕을 쏙 빼닮아 스파르타 전사로도 불렸으며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찬호스키'라는 애칭으로도 통했다.

하지만 MMA는 혼자서 일방적으로 때릴 수 없는 스포츠다. 내가 공격할 때가 있으면 상대의 반격을 막아낼 때도 당연히 있다. 때문에 맷집과 디펜스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알롭스키는 전성기 당시에도 의외의 한방을 맞고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여기에는 화력에 비해 살짝 아쉬운 디펜스 테크닉도 영향을 미쳤지만 무엇보다 평균 이하의 내구력이 큰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거기에 최근에는 기량마저도 훌쩍 떨어지며 UFC복귀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맞붙은 샤웁 역시 맷집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던 선수였다. 화력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질 때 워낙 크게 나가떨어져 헤비급의 대표적인 '유리턱 파이터'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번 경기는 '계란으로 계란 치는 유리턱 매치' 혹은 '순두부 전쟁'으로 불리며 조롱 섞인 관심을 모았던 것도 사실이다.

알롭스키는 겉으로 보기에도 한창 때에 비해 몸 상태가 현저히 안 좋아보였다. 더욱이 워낙 큰 넉아웃 패배를 많이 당하다보니 이날 경기에서 지나친 신중함으로 일관해 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충분히 제대로 된 펀치를 때릴 수 있는 타이밍에서도 가볍게 터치하듯 가격하는가 하면 샤웁의 움직임이 심상치않다 싶으면 즉시 공격을 멈추고 물러서거나 클린치를 시도했다.

샤웁도 크게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알롭스키에 비하면 적극적인 편이었다. 3라운드에서 테이크다운을 성공하는가 하면 탑 포지션에서 한참 동안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구태여 승부를 가리자면 샤웁 쪽에 좀 더 점수가 많이 간 듯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판정 결과는 알롭스키의 승리로 결정이 났고, 관중석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야유가 쏟아졌다. 알롭스키 역시 예상치 못했다는 듯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마냥 기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과연 알롭스키는 2% 아쉬운 복귀전을 디딤돌 삼아 헤비급에 새로운 바람을 몰아넣을 수 있을지, 돌아온 핏불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 애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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