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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2% 부족’ 에릭 실바…리틀 쇼군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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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실바는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맷 브라운에게 완패했다. (수퍼액션 방송 캡처)

에릭 실바(30·브라질)가 또 패했다.

실바는 5월 11일(한국시각) 미국 신시내티 US 뱅크 아레나서 열린 ‘UFC FIGHT NIGHT 40’에서 ‘더 이모탈(The Immortal)’ 맷 브라운(33·미국)과 화력전쟁을 벌였지만 '2%'가 부족해 패퇴했다. 이번에도 될듯 될듯 하면서 치고나가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실바는 지옥의 체급으로 불리는 UFC 웰터급에서 브라질 파이터의 위상을 떨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잘생긴 외모에 화끈한 공격력이 인상적인 그는 투지와 근성까지 갖춰 조금만 성적이 받쳐준다면 스타로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UFC에서 단 한 번도 연승이 없을 정도로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바는 적극적인 싸움꾼 스타일이다. 빠른 스텝을 바탕으로 부지런히 치고 빠지며 저돌적으로 펀치와 킥 그리고 무릎 공격을 쏟아낸다. 워낙 공격적인 마인드를 지녀 미들-하이킥은 물론 돌려차기 등 위험이 따르는 큰 기술을 구사도 주저하지 않는다.

테이크다운 디펜스는 다소 약하지만 넘어진 후의 대처, 그리고 서브미션 이해도가 높아 다양한 관절기로 끝낼 수 있다. UFC 입성 초반 ‘제2의 마우리시오 쇼군’으로 기대를 모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쇼군은 레슬링에서 다소 약점을 갖고 있으나 다른 옵션들로 잘 커버를 해내며 프라이드는 물론 룰이 전혀 다른 UFC에서도 정상에 설 수 있었다.

중상위권 강자인 브라운은 실바 입장에서 꼭 잡아야 하는 상대였다. 지난해 김동현에게 펀치에 의한 KO패라는 굴욕을 당했던 만큼 비슷한 레벨에서 경쟁하고 있는 또 다른 상대 브라운에게도 패한다면 입지가 급격히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실바는 브라운을 넘지 못했다. 근성과 화력은 호각세였으나 체력이 발목을 잡았다. 더불어 다소 영리하지 못한 경기 운영도 문제로 지적된다.

초반은 실바가 우세했다. 스탠딩 공방전을 통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카드들을 한 장씩 꺼내들고 있던 상황에서 실바의 미들킥이 날카롭고 깊숙하게 브라운의 몸통에 꽂혔다. 브라운이 맷집이 좋지만 워낙 강하게 들어간 만큼 순식간에 얼굴이 고통으로 구겨지며 다리가 풀렸다. 실바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브라운을 그라운드로 끌고 갔고 백포지션을 잡은 상태에서 연달아 초크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는 실바의 패착이었다. 내구성과 체력이 남다른 브라운은 실바의 집중 파운딩과 서브미션 시도를 모두 견뎌냈고 1라운드 후반 포지션을 뒤집은 채 위기에서 벗어났다. 화력을 지나치게 소모한 실바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으며 이틈을 노려 브라운의 반격이 이어졌다.

방어 태세까지 단단히 취한 채 공격을 퍼붓는 브라운의 기세 앞에 실바에게 더 이상 기회는 오지 않았다. 간간히 스탠딩에서 미들킥을 성공시켜 브라운을 움찔하게 했지만 그뿐이었다. 체력이 워낙 떨어진 상태인 만큼 근성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브라운은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전진압박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실바는 경기를 포기한 기색으로 심판의 스톱 사인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기량만 놓고 봤을 때 누구에게도 자신의 공격을 펼칠 수 있는 실바는 기대주로서 나쁘지 않은 자질을 가졌다. 화력은 물론 타격가-그래플러 어떤 유형의 상대를 만나도 일정 수준 이상 방어가 가능하며 근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압박이 강한 상대와 진흙탕 싸움을 펼치기에 아쉬운 체력문제가 번번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본의 아니게 자신과 비슷하던 김동현과 브라운의 위상만 높여준 희생양이 돼버린 실바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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