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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계란으로 계란치기? ‘유리턱매치’에 조롱 섞인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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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롭스키는 노쇠화와 잦은 패배로 예전의 기량을 완전히 상실했다. ⓒ 스트라이크포스

오는 6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UFC 174’에 살 떨리는 헤비급 매치업이 추가됐다.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35·벨로루시)와 브랜든 샤웁(31·미국)의 맞대결이다. 지난달 대진이 발표되기 무섭게 격투 팬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사실 알롭스키와 샤웁의 대결은 빅매치라기에는 부족한 카드다. 최근 경기력이 한창 때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스치면 쓰러진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화력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질 때 워낙 크게 나가떨어져 헤비급의 대표적인 ‘유리턱 파이터’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번 대결은 계란으로 계란 치는 유리턱 매치로 불리며 조롱 섞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 헤비급 챔피언 출신 알롭스키는 한때 팀 실비아와 UFC 헤비급을 양분했던 강자다. 전성기 그는 MMA 최고 수준의 원투 펀치를 구사했다. 헤비급답지 않은 준수한 스피드를 바탕으로 지능적으로 상대를 압박한 뒤 기회가 오면 몰아치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닉네임 ‘핏불’과 너무 잘 어울리는 파이팅 스타일이다.

펀치와 로우킥을 툭툭 던지며 상대의 체력을 갉아먹은 뒤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기색이 있으면 폭풍 같은 펀치와 킥 연타로 눕혔다. 경쾌한 스텝과 어우러진 속사포 같은 타격은 상대적으로 타 체급에 비해 느린 선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헤비급 특성상 굉장한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래플링 기량도 떨어지지 않았다. 상대의 클린치나 테이크다운을 막는 뛰어난 수비력은 물론 기회가 왔을 때 벼락 같이 작렬하는 서브미션도 일품이다. 목-팔-하체 등 빈틈만 보이면 잡히는 대로 꺾어 탭을 받아내는 능력도 충분했다.

아쉽게도 현재는 노쇠화와 잦은 패배로 예전의 기량을 완전히 상실했다.

2008년 UFC 82를 끝으로 UFC를 떠나 있다가 최근에야 어렵사리 복귀했다. 막 UFC를 떠나 있을 때만해도 벤 로스웰-로이 넬슨을 넉아웃으로 꺾고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를 괴롭힐 정도의 기량을 선보였지만 이후 연패수렁에 빠지며 추락했다.

그러나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회자되는 파이터다. 크로캅-표도르 등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올드 팬들 사이에서 알롭스키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덥수룩한 수염에 흡혈귀를 연상케 하는 뾰족한 송곳니 마우스피스에서도 드러나듯, 알롭스키는 개성이 넘치는 파이터다.

영화 ‘300’의 레오니다스 왕을 빼닮아 스파르타 전사로도 불린다. 거듭된 부진으로 한때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러시안 룰렛´까지 시도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맞설 샤웁은 ‘제2의 알롭스키’로도 불린다. 안타깝게도 부정적인 의미다. 한창때의 알롭스키가 아닌 망가져가던 시기의 알롭스키를 닮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193cm의 좋은 체격조건에 날렵한 스텝과 다양한 기술구사가 특기인 샤웁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다. 번개같이 몰아쳐 순식간에 경기를 끝내는 파이팅 스타일은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하지만 맷집이 치명적 약점이었다.

체격-테크닉-운동능력 등 여러 면에서 고른 능력을 지녔지만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한 방에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UFC 데뷔전에서 로이 넬슨 펀치에 허망하게 나가떨어진 것을 비롯해 최근 대부분의 패배가 KO패다. 이길 때도 화끈했지만 질 때 역시 화끈하게 패했다.

선수들의 파워가 강해지고 있는 현대 MMA의 흐름을 감안했을 때, 맷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픈핑거 글러브의 특성상 날아오는 주먹들을 복싱처럼 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잠시라도 방심했다가는 스치듯 적중된 펀치에도 정신을 잃고 나가떨어지기 일쑤다.

UFC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2·미국)을 비롯해 2인자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0·브라질)는 기량도 뛰어나지만 내구력 면에서 정상급이다. 기타 전적이 나쁘지 않은 상위권 선수들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맷집을 갖췄다. 헤비급 최고의 주짓떼로인 프랭크 미어가 중상위권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내구력 때문이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알롭스키와 샤웁은 서로가 공통된 약점을 노려 승리를 따내야 한다. 그래서 스치면 쓰러지는 살얼음 유리턱 매치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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