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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대포 대신 소총’ 김태균…한국산 바주카포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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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의 잃어버린 거포 본능을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다. ⓒ 한화 이글스

김태균(32·한화)은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거포다.

2001년 데뷔 첫해 불과 88경기만 뛰고도 20개 홈런을 쳐내며 신인왕에 등극한 김태균은 이후 꾸준히 3할대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장종훈 이후 한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대호(32·소프트뱅크)조차 리그 정상권 타자로 올라오는데 몇 시즌이 필요했지만 김태균은 첫해부터 기복 없이 잘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목록에서도 매 시즌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국제대회에서도 대표팀 주포로 맹활약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에서는 대표팀 4번 타자를 맡아 일본 에이스 마쓰자카를 상대로 대형 2점 홈런(비거리 140m)을 날리는 등 이승엽을 잇는 ‘오락실 타자’로 존재감을 빛냈다. 일본에서 활약할 당시엔 ‘한국산 바주카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리그 정상급 홈런 생산능력을 과시했다.

데뷔 초만 해도 힘을 앞세워 잡아당겨 치는 스타일이었지만 이후 밀어치는 테크닉까지 장착하며 전천후 스프레이 히터 장타자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그런 김태균이 변했다. 특유의 고타율은 여전하지만 장타력이 실종된 것. 올 시즌 김태균은 타율 0.327(34안타) 볼넷 18개로 비교적 안정된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홈런은 고작 1개다.

타율만 놓고 보면 제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34개 안타 중 홈런은 1개,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불과 7개라는 점은 4번 타자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다. 기록만 놓고 보면 정상급 테이블세터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발이 느린 거포형 선수의 성적이 이렇다면 실질적인 공헌도는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태균은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 장타보다는 타점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무리해서 장타를 노리는 것보다 중요한 찬스에서 정확하게 때리는 쪽을 택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장타가 줄다보니 타점 역시 덩달아 급감했다. 거포형 선수가 타점을 많이 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

팀 사정 역시 김태균의 장타가 그리운 상황이다. 시즌 초 한화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모았다. 김태균을 필두로 최진행-김태완-송광민 등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한 가운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이용규-정근우 등 발 빠른 타자를 둘이나 확보했다. 여기에 외국인타자 펠릭스 피에가 가세해 빈틈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한화의 팀 홈런은 20개로 LG와 공동 꼴찌다. 팀 2루타(44개) 역시 최하위다. 거포들이 득시글거리는 타선의 성적치고는 의아할 정도다.

한화는 거금을 들여 영입한 이용규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해 지명타자로 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로 인해 장타력 하나는 상위권인 김태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피에 역시 수비와 근성에서는 인정받고 있지만 장타력(2홈런)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부분에서는 과거의 데이비스와 견줄 수 있을지 몰라도 장타력에서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김태균마저 홈런포가 잠잠해지면서 한화는 장타 군단의 위용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민병헌(6개), 신종길(3개), 김상수(2개) 등 거포와는 거리가 먼 선수들마저도 홈런을 쳐낼 만큼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한 현 상황에서는 뼈아픈 문제다.

물론 아직 시즌 초다. 거포들의 특성상 한번 발동이 걸리면 무섭게 장타를 몰아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시기가 늦게 오면 올수록 한화의 팀 성적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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