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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11년차 노망주’ KIA 김주형, 서른의 반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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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은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띠는 게 중요하다. ⓒ KIA 타이거즈
야구계에는 노망주(노장+유망주)라는 말이 있다.

높은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성장하지 못한 채 경력만 많이 쌓인 선수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팬들 사이에선 애증의 대상이다. 포기하자니 아쉽고, 기대를 걸고 지켜보자니 속이 터진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대표적 노망주는 김주형(29)이다. 어느덧 팀 내 중고참이 된 그는 186cm의 듬직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인상적인 전형적 거포형 타자다. 광주 동성고 재학시절 무시무시한 배팅 파워를 뽐내며 고교무대를 평정했으며 이에 고무된 연고팀 KIA는 2004년 김수화라는 거물투수를 포기하면서까지 그를 1차 지명했다.

고교시절 명성만 놓고 보면 팀 내 동료인 나지완은 물론 최진행(한화), 박석민(삼성), 전준우(롯데) 등 각 팀에서 쟁쟁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보다 한 단계 위에 있었다.

하지만 고교 최고타자였던 김주형은 프로 입문 후 좀처럼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그보다 한수 아래로 평가됐던 나지완-김선빈-안치홍 등이 팀의 핵심타자로 하나둘 성장하고 있는 동안에도 항상 같은 자리다.

2012 시즌까지만 해도 KIA에는 신종길이라는 또 다른 노망주가 있었지만, 신종길은 2013 시즌을 계기로 주전급 야수로 도약해 김주형의 마음이 더욱 조급해졌다.

김주형의 플레이는 여전히 ‘무색무취’라는 지적이 많다. 빼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맞추는 데 능한 것도 아니고 장기였던 장타도 신통치 않다.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는 올해까지 9시즌을 뛰면서 1160타수를 소화했다. 지나치게 잦은 타격 폼 수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한다 해도 통산 타율이 0.209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통산 홈런 역시 34개에 불과하다.

거포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최대 무기는 ‘장타력’이다. 팀이나 팬들이 원하는 바로 그러한 부분에서 잠재력이 폭발해야 한다. 3할 타율이나 많은 수의 안타 양산이 아니다. ‘걸리면 넘어간다’는 이미지만 남겨도 하위타선에서 쏠쏠한 활약이 가능하다.

아쉽게도 김주형은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11, 2013시즌 9개가 최다홈런인데 안타, 득점, 타점, 볼넷 등의 기록도 비교적 좋았다. 거포의 특성상 홈런만 어느 정도 쳐줘도 다른 기록까지 동반상승이 가능하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타자가 다시금 뛰고 있음에도 현재 팀 내 사정은 김주형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희섭은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고 이범호 역시 부상으로 인해 장기휴업 중이다. 4번 타자 나지완 또한 군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메달을 따내지 못한다면 두 시즌 간 팀을 떠나 있어야 한다. 이래저래 조금만 제몫을 해준다면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그에게 돌아갈 기회는 차고 넘친다.

김주형은 팀 내 다른 거포들에 비해 수비가 좋다. 1루는 물론 3루까지 커버할 수 있어 전천후 배치가 가능하다. 타격부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출장기회를 받고 있는 이유다. 더불어 거포답지 않게 번트에도 능해 쓰임새는 많은 편이다. 팬들 역시 그러한 김주형을 ‘수비요정’으로 부르고 있다.

하지만 살벌한 프로의 세계에서 기회는 영원하지 않다. 특급 수비수가 아닌 이상 수비만으로 존재감을 어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기대주들이 장타를 펑펑 터트릴 경우 하루아침에 설 자리를 잃지 말란 법도 없다.

과연 김주형은 과거 김상현이 그랬듯 ‘서른의 반란’에 성공시킬 수 있을까. 기회가 주어질 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만 한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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