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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매직 키드' 김태술, 흐려져 가는 명가드 이미지

최근 2019 FIBA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에서 대한민국 남자대표팀의 기세가 높다. 김상식 감독의 지휘 아래 스피드와 외곽을 살린 전통의 팀컬러가 살아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대표팀은 홈에서 있었던 레바논, 요르단 전을 모두 잡아내며 2014년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아직 2경기가 남아 있는 상태지만, 8승을 선점한지라 남은 경기 승패와 관계없이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이종현(24·203cm)까지 빠지면서 빅맨진의 높이는 아쉬워졌지만, 귀화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9·한국명 라건아·199.2cm)를 중심으로 오세근(31·200cm), 이승현(26·197cm) 등 센스와 기동력을 겸비한 포스트 자원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거기에 가드, 스윙맨들의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팀들을 앞선에서부터 압박하는 전술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팀 플레이와 속공이 잘되다보니 외곽찬스도 적재적소에서 잘 이뤄지며 3점이 원활하게 터지는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전·현 KGC 인삼공사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다. 현재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오세근, 양희종(34·194cm)은 KGC 소속이다. 박찬희(31·190cm), 이정현(31·191cm) 또한 KGC에서 성장하며 기량이 만개한 케이스다. 무려 4명의 핵심자원이 특정팀 출신인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 팬들 역시 '인삼신기'라는 별칭까지 언급하며 놀라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아쉬움이 남는 이름이 있으니 다름 아닌 '매직 키드' 김태술(34·180cm)이다. 
 

김태술(삼성).jpg
 '매직 키드' 김태술은 최근 몇시즌간 끝모를 부진에 빠져있다.
ⓒ 서울 삼성 썬더스


 
끝없는 하락, 포인트 가드 6년 주기설마저 휘청
 
김태술은 KGC시절 주전 1번으로서 팀을 이끌며 이정현, 박찬희, 양희종, 오세근 등과 함께 우승을 이끈 스타였다. 그같은 기량을 인정받아 국가대표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KGC를 떠난 이후 기량이 급락하며 이름값을 전혀 못하고 있다. 대표팀 명단에 오른 지도 한참 됐다.

모든 운동선수에게 흥망성쇠가 존재하듯 나이에 따른 부침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자신과 함께 전성기를 보낸 KGC 출신들이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는 것에 비춰봤을 때 김태술의 추락은 아쉬움이 크다.

김태술은 한때 국내 최고의 정통파 포인트가드로 명성을 떨쳤다. 갈수록 패스를 통해 게임을 이끌어가는 유형이 줄어가는 추세 속에서 리그에 많지 않은 실력파 정통 1번으로 주목을 끌었다. 강동희(1966년생)-이상민(1972년생)-김승현(1978년생)-김태술(1984년생)로 연결되는 '최고 포인트 가드 6년 주기설'의 주인공으로 꼽혔다는 것 만으로도 그가 어떤 기대를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 팀에서도 쟁쟁한 선수들을 자신의 손끝으로 컨트롤할 만큼 역량 있는 1번이었다. 안정적인 볼 배급을 통해 템포를 조절했고 송곳 같은 어시스트로 흐름을 휘어잡았다. 거기에 미들라인에서 던지는 뱅크슛은 명품 공격 기술로 통했다. 선패스 위주로 공을 돌리다가 수비수가 떨어졌다 싶으면 지체 없이 던지는 슛은 정확도가 매우 높았다.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는 공간을 파고들어 직접 자유투를 얻어내기도 하고 공의 낙하지점을 제대로 읽고 찾아가 빅맨들 틈에서 리바운드를 따내기도 했다. 특유의 손놀림을 바탕으로 가로채기에 이어 속공을 연결시키는 모습에서는 탄성이 튀어나왔다. 스크린을 타고 다니는 능력도 매우 좋은지라 빅맨과의 2대2플레이는 물론 그 사이에서 생긴 빈틈을 직접 공략하는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막아내기가 버거운 존재였다.
 
하지만 KGC 시절 이후 KCC, 삼성에서의 김태술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되어있었다. 드문드문 좋은 활약을 펼치기도 했으나 부진한 날이 더 많았고 전체적으로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를 보였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슈팅 능력의 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태술은 한창 좋았던 시절에도 빠르고 운동 능력이 넘치는 타입은 아니었다. 넓은 시야를 앞세워 내 외곽으로 패스를 잘 뿌려주고, 빈틈이 보인다 싶으면 허를 찌르는 돌파와 정교한 슛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슈팅 정확도가 떨어지자 다른 능력치까지 덩달아 다운되고 말았다. 슛이 무섭지 않은 김태술에겐 패스밖에 남지 않는지라 수비수가 막아내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슛과 패스 옵션을 번갈아 쓰며 타이밍을 빼앗는 플레이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김태술(크블매니아).jpg
 현재의 김태술에게는 다시 한번의 반등이 절실하다.(농구 카툰 크블매니아 중)
ⓒ 케이비리포트 제공


 
스피드가 탁월한 유형도 아니어서 빈틈을 공략하는 돌파 역시 번번이 막히기 일쑤였다. 결국 이런 상황이 오랫동안 반복되다보니 김태술 스스로도 자신감을 잃고 플레이 자체가 위축되고 말았다는 분석이 많다.

더불어 명가드 이미지조차 희미해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6년 주기설의 강동희, 이상민은 기량이 떨어진 말년에도 특유의 노련미를 통해 만만치 않은 베테랑의 모습을 과시했다. 김승현같은 경우 부상과 이런저런 악재가 겹치며 전성기는 길지 않았지만 한창때 보여준 임팩트가 워낙 강했다. 상대적으로 김태술은 비교되는 선수들에 비해 보여준 것도 적을뿐더러 부진이 몇 시즌간 길어지면서 좋았던 시절까지 퇴색되는 상황이다.

스포츠의 명언 중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는 말이 있다. 한 시대를 빛낸 명가드로 팬들의 기억 속에 남기 위해서라도, 김태술에겐 다시 한번의 도약이 필요하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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