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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 님의 서재입니다.

엄참기는 못참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9000
작품등록일 :
2023.02.08 13:29
최근연재일 :
2023.03.22 10:48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046
추천수 :
11
글자수 :
149,807

작성
23.02.27 22:31
조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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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화

DUMMY

아 이렇게 내가 몰리고 있구나



"그런데 바로 다음 화면에서 어디선가 엄참기씨가 갑자기 나타나 피해 여성분과 접촉을 하고 있죠? 맞죠?"



날 노려보는 이철민 경사의 눈에서 불이 뿜어진다.



"도대체 어디에 숨었다가 추행을 저지른 겁니까? 계획적으로 미행했거나 아니면 평상시 피해 여성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었던 겁니까?"



"네?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말씀을 하세요? 누가 숨어있고 미행을 해요? 제가 왜 저 여자분의 동선을 파악합니까?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그럼 엄참기씨의 동선을 뒷받침할 근거를 대세요. CCTV 그 어디에서도 엄참기씨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여장이라도 하고 따라 다닌 겁니까?"



"내가 뭐 변탭니까? 여장을 하고 다니게...아 알았어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내가 오리가미하고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게 낫지 이대로 변태가 될 수는 없다.



"네 잘생각하셨습니다. 엄참기씨. 편하게 말씀해 보세요. 어떻게 된건지 저도 궁금합니다."



"아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된거냐하면... 제가 꿈을 좀 진짜처럼 꿔서 현실과 혼돈스러운 적이 있었는데요"



"꿈이라고 하시면 판타지를 말씀하시는건가요? 성적 판타지 같은거 말이죠."



"아니 그런거 아니구요. 잠잘 때 꾸는 꿈이요. 일단 좀 들어 주시면 안됩니까?"



"네 계속하시죠"



"그래서 정신과에 상담을 갔는데 간호원 복장을 하고 있는 엄청난 미녀 의사 선생님을 만난거에요"



"맞네요. 성적 판타지. 간호원 복장을 보면 막 흥분이 되고 그런가보군요. 그러고 보니 피해 여성분 상의가 흰색인게 간호원 복장과 유사성이 있네요."



"아 아니라니까요! 그런게 아니라... 나 변태 아니라구요"



말이 꼬이니까 상황이 뒤틀리고 뒤틀린 상황이 오해를 키우더니 급기야 날 변태로 몰아간다.



"엄참기씨, 본인의 비뚤어진 욕망이 이 정도 사고로 멈춰섰다는 건 정말 본인에게는 축복입니다.

치료받으시면 좋아지실 수 있어요. 저희가 좋은 시설에 연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죄가 밉지 어디 사람이 밉겠습니까? 이쯤에서 성추행 사실 인정하시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시죠"



아 씨발 이거 어떻게 하지! 쳐 돌아버리겠네!



충성! 충성! 충성!



멀리서 경례 구호 소리가 들리더니 복도를 따라 점점 크게 들려왔다.



마무리 기술을 구사하려던 이철민 경사도 무슨 일인가 궁금했는지 고개를 돌리던 찰나, 조사실 문이 부서질듯 거칠게 열어 젖혀졌다.



꽝!



"야 이 새끼야! 너 일 이 따위로 밖에 못해!"



당황한 이철민 경사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가 나를 의식한 듯 자세를 고치며 매섭게 되물었다.



"도대체 누구시길래 조사실에 이런 식으로 난입하십니까?"



이때 뒤따라 들어온 제복입은 또 다른 경찰이 다급한 목소리로 대신 답을 했다.



"본청 특무단 단장 하 경무관이십니다."



쓰고 있는 경찰모에 태극 무궁화 1개가 휘황찬란하게 빛을 내고 있다.



"소개를 들었으면 경례를 해야 할 것 아닌가! 자네 나보다 높아? 뭐 총감쯤 되나!"



"충성! 죄송합니다 하 경무관님!"



갑자기 일어난 이 사건에 너무 놀란 난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철민 경사. 듣자하니 CCTV 다 쓸어갔다던데. 그거 다 어디에 있나?"



"지금 비디오에 걸려 있습니다."



"그럼 30분전으로 감아서 틀어봐. 빨리!"



경무관이면 군대에서 별 하나 단 여단장급되는 까마득한 상급자. 이런 사람이 직접 나서다니... 이철민 경사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톱! 화면 오른쪽 위 가방 든 남자, 그리고 그 아래 여학생 셋. 보이지?"



"네, 보고 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저 사람들만 똑바로 봐봐. 플레이!"



가방 든 남자와 세 명의 여학생이 게이트쪽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사라지더니 게이트 앞에서 다시 나타났다.



"11분후로 돌려서 플레이 해봐!"



다음 화면에서도 게이트 근처에서 갑자기 없던 사람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했다.



"그리고 엄참기씨 화면 플레이!"



내가 게이트 앞에서 갑자기 나타났고 아줌마가 놀란다.



"이철민 경사는 무엇을 보았나?"



당황하며 우물쭈물하던 이 경사는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CCTV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사실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조사과정에서 확증편향의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또?"



"유도심문과 억측으로 피조사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실수도 범하였습니다."



"그래서?"



"정중히 사과를 하고 재조사에 임하겠습니다."



"재조사는 필요없다. 이 경사"



"그건 왜..."



"첫 번째 이유는 피해를 주장했던 여성이 본인의 착각임을 인정하고 이미 귀가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조사중 자내가 저지른 중대한 실수들 때문이다."



말을 마친 하경무관은 이철민 경사를 은근히 밀쳐내며 내 앞으로 다가와 섰다.



아직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나를 향해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한 하 경무관은 내게 사과를 했다.



"저희 직원이 의욕이 앞서 엄참기씨께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상관으로써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왜 이러세요?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난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그리고 그 옷은 뭐구요?"



모기 소리만한 내 질문에는 아랑곳 없이 하 경무관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조사실을 채웠다.



"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엄참기씨의 넓은 아량과 깊은 이해심에 감사드립니다.

저희 경찰은 오늘의 실수를 반면교사 삼아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수사로 단 한명의 시민도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엄참기씨게 심심한 사과를 드리며 댁까지 모셔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경사. 뭐해? 어서 모셔다 드리지 않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리가 필요해 보이는 이 경사였지만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정확히 판단하고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경무관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엄참기씨"



어떻게든 한번이라도 더 눈을 마주치려 애쓰던 내게 하경무관의 곁눈질을 해 왔다



헉! 심멎의 순간!



준비없던 내게 느닷없이 날아든 봄볕 같은 윙크!



완벽하게 모두 차려입은 제복이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리기엔 어림 없는 두개의 심장! 그녀는 바로 은하인이었다.



***



"댁이 이쯤되십니까?"



기가 완전히 죽은 이철민 경사는 운전하는 내내 말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든 난 위로한답시고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였다.



"와, 하 경무관님은 정말 박력 넘치시는데요. 게다가 엄청 미인이세요. 안그래요?"



"네, 저도 오늘 처음 뵙는데 말씀처럼 아주 인상적이십니다. 사실 제가 경무관님께 더 인상적으로 찍혔겠지만 말입니다."



다시 말수가 줄어든 이 경사에게 다시 말을 붙이는건 쉽지 않았다.



일부러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려달라고 한 나는 집까지 걸으며 생각을 하고 싶었다.



도대체 은하인은 누구지?



어떻게 내가 곤경에 처하면 기적처럼 나타나 나를 도와주는거지?



징징징



혹시?



"집에 들어가시는 길이세요 참기씨?"



"은하인 선생님이세요? 아까는 어떻게 된 거에요? 조사실 들어올 때 부터 너무 놀랐어요."



"제가 놀라게 했나요? 죄송해요, 참기씨.

전화도 안되고 상황이 좀 다급하게 돌아가길래..."



"아니요. 그런 의미가 아니라 너무 감사해서 그렇죠. 선생님 아니었으면 전 영락없이 변태 치한 될뻔했다구요.

아까는 경황중이라 인사도 못드렸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별말씀을요. 당연히 담당의사로서 해야할 일인데요."



이래서 정신과 전문의 되는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의학 공부외에도 해킹에 신분위조 등 학습할게 너무 많아서?



"그런데 이런 질문 좀 죄송하긴한데 너무 궁금해서요. 선생님은 도대체 누구세요?"



"아시잖아요? 정신과 전문의 은하인이요. 호호호. 전 인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한번 맺은 인연은 절대로 놓지 않거든요.

그나저나 명상은 잘하고 계신가요? 시간을 좀 늘려보시면 어때요?

오리가미 하면서 자꾸 문제가 생기는게 다크 매터 문제인거 같아서요."



"네? 다크 매터요? 그게 뭔데요?"



"오리가미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게 충분하면 중화물 같은 것 들고도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사진이나 동영상에 찍히지도 않고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일도 없거든요."



"잠깐만요. 그러니까 무협지에 나오는 내공처럼 명상을 하면 몸안에 다크 매터가 쌓이는 거라는거죠, 지금?

그럼 이건 무협지 내공처럼 호흡법이나 구결같은거 없이도 되는거에요? "



"호호호 참기씨 재밌네요 호호호"



순간 너무 재밌는지 은하인이 웃음을 터뜨리자 난 무슨 업적이라도 달성한 듯 기분이 좋아졌다.



"원래 다크 매터는 참기씨한테 그냥 스며들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여기가 지구라는게 문제에요. 다크 매터는 질소와 산소로 만들어진 지구의 대기권을 뚫기 어렵거든요.

만일 참기씨가 다른 행성이나 우주에 있었다면 다크 매터를 모으는건 지구에서 숨쉬는 일처럼 쉬운 일이었을거에요"



"그럼 제가 명상으로 그 구하기 어려운 다크 매터를 모으고 있다는 거네요? 제가 하는 거라곤 그냥 별 보고 가만히 있는게 다에요. 뭐 느껴지는 것도 아무것도 없구요."



"맞아요. 그래서 전 참기씨가 정말 대단하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대단하고 특별하고 궁금한 사람? 그럼 오늘부터 우리 1일?



"참기씨는 참 신기해요. 어떻게 그렇게 적은 다크 매터로 오리가미를 할 수 있는지 전 너무 궁금하거든요.

마치 참기씨에게 극미량의 다크 매터는 엄청난 반응을 이끄는 촉매제 같다고나 할까요? 달고나에서 설탕을 부풀리는 소다처럼요."



소다는 무슨... 선생님이 내 마음속의 촉매제인것 처럼요?



괜시리 얼굴이 붉어지자 이게 전화통화라는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다크 매터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겠네요?"



"음... 이렇게 설명드리면 어떨까요? 참기씨 야구 좋아하죠?"



야구? 지금 야구를 말씀하십니까? 제 꿈이 나중에 재벌되서 중앙 테이블 지정석 사서 시즌내내 야구장에서 치킨먹으며 직관하는 겁니다.



"아주 죽죠! 너무 좋아하죠!"



"네 그러실 줄 알았어요. 호호호"



그럼 제 옆에 지정석 하나 더 살까요?



"다크 매터가 충분히 많아지면 참기씨는 야구 심판인 엄파이어 (Umpire) 혹은 엄프 (UMP)처럼 될거에요"



"전 야구를 보는 건 좋은데 심판은 좀 ..."



"훌륭한 엄프가 되려면 감독과 선수들을 압도하는 감각, 민첩함, 기억력과 체력이 필요해요.

그리고 경기중 벌어지는 모든 정보를 외곡없이 정확히 파악해서 경기의 룰에 맞게 빠르고 명확한 콜을 내리려면 종합 이해력과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도 필요하구요"



뭐지? 이 중딩 체육 시험문제 같은 대화의 흐름은?



"제가 야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 많은 룰을 다 아는 것도 아니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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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23.03.03 22 0 11쪽
18 17화 23.03.02 20 0 11쪽
17 16화 23.03.01 18 0 11쪽
16 15화 23.02.28 2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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