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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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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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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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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끝낼 준비2

DUMMY

문서를 받아든 조경태는 기쁜 마음이 가득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이런 일 자체를 자신도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어찌 되었건 신뢰받는다는 거니까.


그러니까... 문서의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시발”


겨우 사건 하나가 조작된 것이 아니었다.


오십 년, 혹은 그 전부터 조작된 왕실의 계보, 교묘하게 꾸며진 작은 반란 시도들, 인위적으로 조작된 연해도에서의 습격 사건, 자잘한 밀수 사건 등... 수많은 사건이 읽기 어려울 정도로 조작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목적은 단 하나, 바로 고구려를 치기 위한 완벽한 명분 만들기.


아니,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적어도 주변에서 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이 계획은 아무것도 모르는 주변국에서 보기엔 그럴듯해 보이긴 했다.


어지간히 일반인들은 모르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실제로도 기밀에 속하는 정보를 이것저것 알기도 했으나 이건 그 궤가 다른 것이었다.


이건 잘못하면 즉시 모가지가 날아간다. 아니, 모가지만 날아가면 다행이지. 일가족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었다.


... 역시 모르는 게 약이었다.


...


“......”


“...”


도상연습.


워 게임이라고도 불리는 이 훈련은 쉽게 말하자면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한 훈련이었다.


춘추전국시대에도 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역사 자체는 굉장히 오래된 훈련이었고 발해 역시 장교들의 훈련에 애용했다.


하여간 고구려와의 전쟁이 확정된 이후 이기민은 즉시 참모들을 소집해 고구려와의 전쟁을 염두에 둔 도상연습 훈련을 길게도 했다.


“음... 사실 이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단장들이 참여한 것도 아니고 신병기에 대한 정확한 실전 정보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말씀드리자면 신병기가 고구려의 요새들에 효과적인 타격을 주지 못하면 전쟁은 상상치도 못한 장기전으로 이어질 겁니다. 어쩌면 패배할 수도 있겠죠.”


한 대령의 말에 회의실은 침묵에 빠졌다. 아니라고 하기엔 이번 도상연습에서 발해군은 전략적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병력 손실도 무려 네 개 여단에 달했다. 해군과 수도 방위 여단, 근위 여단, 기타 주둔 독립연대등을 제외한다면 전력의 4할이 손실된 것이다.


연해도의 기병으로는 미쳐 날뛰는 고구려군의 기병을 견제하기도 바빴다. 애초에 고구려는 몽골 고원에서 돈만 된다면 이리저리 흩어진 위구르 부족들이나 기타 말 타는 족속들을 고용할 수 있기에 한 번 동원하면 끝인 발해보다 기병 전력이 확고한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렇더라도 동원령은 선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록 군대의 총량은 아군이 더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투사 가능한 전력을 비교하면 엇비슷합니다. 적어도 보급에서의 소요를 줄인다면 전력을 더 집중할 수 있겠죠.”


“제 생각도 비슷합니다. 만일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면 그 전에 동원령을 선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기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냥 빈말이라 하기엔 화약 무기에 대해서는 실전에서 검증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 역시 몇 번 구경하기는 했으나 그것이 전술, 전략 단위에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었다(그는 총기만 사용 및 구경했었다.). 그러니 최대한 보수적으로 신병기의 위력을 측정한 이들이 잘못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그의 생각 역시 같았다.


아니, 생각이 같지 않다고 해도 이미 결과는 나오지 않았는가. 여단장들이 참석한 것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뛰어난 참모들만 소집했으니 그 결과를 무시할 순 없었다.


“이 결과는 전하께 보고드리겠네. ...후우, 전하께서 무어라 답하실지가 걱정이군”


...


“동원?”


“예, 전하. 도상연습 결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동원령 없이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송구하오나 네 개 여단 혹은 그 이상의 규모로 동원을 하셔야 할 듯합니다.”


지영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기민은 입이 바싹바싹 말라오는 걸 느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 ‘우리가 평소에 예산을 많이 먹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안될 것 같으니 자원을 더 씁시다.’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흠...”


“저 역시 신병기를 보았고 직접 사용까지 해본 바, 그 성능이 압도적임은 부정할 수 없으나 무기가 압도적인 것과 그 무기를 잘 활용하여 적을 압도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이 무기는 기존의 무기와는 완전히 다른 무기이지 않습니까? 대업인 만큼 신중을 기해 나쁠 것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단적인 예로 지영은 테르시오나 선형전술을 알고는 있지만, 세부적인 사항을 알지는 못한다. 그러니 큰 밑그림만 그린 후 견훤에게 위임한 것 아니겠는가.


“네 개 여단 규모라... 그 정도면 확고하게 우위를 점할 수 있나?”


“그건... 장담치 못합니다. 다만, 아국의 여단은 최대한 전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네 개 여단 규모의 동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뿐입니다.”


그 말에 지영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툭툭 두들기며 고민했다.


“장관 말대로 이건 대업이지. 신중을 기해 나쁠 건 없어.”


그 말에 기민의 표정이 밝아졌다.


“하지만 난 이리 생각한다네. 이건 분수령이라고. 우리가 얼마나 팽창할 수 있는지 한계선이 이 전쟁에서 처음 그어질 걸세. 고구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열성적인 신민, 강한 군사력, 촘촘한 요새선, 풍부한 자원... 하나같이 까다로운 조건이지.”


그 말에 마치 전구가 꺼진 양 기민의 표정이 칙칙해졌다. 하긴, 얼마 전 도상연습에서 뼈저리게 직관하지 않았던가. 단순한 몇 수를 두는 것만으로 이쪽의 진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했다.


공세로 나선 고구려군도 강하겠지만 요새와 지형에 의지해 지키는 고구려군은 압도적이었다. 견고한 요새, 뛰어난 보수 능력, 까다로운 입지, 지형을 이용한 게릴라까지. 발해군을 움직이던 참모들은 도상연습이 끝나고 뻗어버렸다.


“전력을 다할 걸세. 자, 서류 이리 주게나.”


서류를 받아든 지영은 펜을 들고 줄을 슥슥 긋더니 이내 새로운 내용을 써넣고 서명까지 한 후 기민에게 건넸다.


‘4개 여단 규모에 한해서 즉시 상비군으로 편입하는 것을 허락하고 추후 부족할 경우 16개 여단 규모의 동원을 허가함’


“여단장들도 몇 불러서 조건을 바꾸어서 몇 번 정도 도상연습을 다시 한 후 보고하게. 최선은... 최대한 적은 수를 동원하는 것이지만 정 안 되면 최대치까지 활용해도 좋아.”


스무 개 여단을 동원한다는 건 곧 십 삼만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을 징집하겠다는 뜻이었다. 단순히 사람을 동원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전투력도 갖추어야 할 테니 기존 계획과 비교하면 전비가 엄청나게 깨진다.


하지만 지영의 눈빛에는 일체의 망설임도 담기지 않았다.


“이게 나의 의지일세. 장관은 내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명 받들겠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빵빵한 지원을 얻어온 기민은 즉시 여단장 몇을 참모부로 호출했고 그들은 곧 재미난 도상연습을 할 수 있었다.


...


“어우, 달아.”


“전 먹을 만한 것 같습니다만...”


개발할 때도 몇 번씩 맛을 계속 봤더니 너무 질린다. 효과야 그냥저냥 괜찮긴 한데 저 녹색만 봐도 뭔가 올라오는 기분이야.


“달아도 적당히 달아야지, 어휴.”


“그걸 한 번에 두 통을 드시니 달지요.”


왕건은 그렇게 말하며 녹색 사탕 한 조각을 더 먹은 후 통을 닫았다.


“그래도 이거 꽤 괜찮은 것 같은데요. 야근할 때도 무난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고 머리도 좀 더 쌩쌩 돌아가는 느낌?”


당분에 카페인 때려 박아 조합한 건데 당연히 머리가 잘 돌아가고 그렇겠지.


저 말차 사탕, 원래는 쇼카콜라를 생각하고 만들었다.


하지만 재료를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으니 카페인 듬뿍 함유된 말차 가루와 설탕, 기타 재료를 잘 조합해 만들었다.


갑자기 뜬금없이 이런 거나 만들고 앉았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이 쾌속 진격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페르비틴(마약성 각성제) 때문이다. 뿐만인가? 일본, 미국, 영국도 마약성 각성제를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문제는 마약은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것. 현재 우리도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아편 같은 소수의 마약을 제외하면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군인은 고급인력이다. 자, 상상해 보라. 글을 읽고 쓰며 일정 수준의 계산이 가능하고 기초적인 역사를 배운 인력이 전근대에서 얼마나 가치가 있을지.


이번 전쟁이 끝나고 세상이 망할 것도 아니고 전후에도 병사들은 굉장히 유용한 인적 자원으로 활용할 여지가 충분한 이들이다.


그러니 마약을 공급하는 것보다 양산이 가능하며 부작용이 훨씬 적은 비마약성 각성제를 개발, 도입하는 것이 훨씬 이득인 셈이지.


솔직히 말해서 카페인, 당류 이런 것들은 어지간히 먹어치우지 않는 이상 부작용이 생길 염려가 없다. 만일 생긴다고 해도 경미한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군에서 사용해보고 잘 되면 민간에도 풀어야지”


아마 여러 부분에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뭐, 팔아봐야 알겠지만.


“일본 쪽 상황이 안 좋다더군”


“... 일본 말입니까?”


“음, 애송이 천황이 칼을 빼어든 모양이야.”


얼마 전 대사관에서 받은 소식에 따르면 천황이 과거 시험제도를 손봤다고 한다. 우선 밑바닥부터 세력을 갉아먹겠다는 것 같은데... 흠.


자세한 사항까진 알 수 없지만 굉장히 정석적인 방법이긴 하다. 조직을 치려면 밑부터 갉아먹던가, 혹은 머리를 쳐내던가. 주로 둘 중 하나의 방법을 많이 생각하고 택하게 되며 효과 또한 뛰어나다.


문제는 후지와라 가문이 그걸 모를 리가 없다는 것. 사람으로 태어나서 머리에 호박을 달고 있지 않은 한은 모를 수가 없다. 당연히 저항하고 반발할텐데...


“원만하게 해결되었으면 좋겠는데”


당분간 우린 외국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단 말이지. 일본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중요한 우방국이므로 아무래도 좋게 일이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 제발, 진짜로.


“아, 내일 하남 조병창 건설의 첫 삽을 뜰 예정입니다. 당연히 참석하시겠지요?”


“알면서 굳이 왜 묻나.”


말은 이렇게 해도 심장이 뛴다.


드디어 화약 무기 생산을 위한 철 발걸음을 딛는 거니까.


“당연히 참석하고말고.”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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