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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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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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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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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북전쟁11

DUMMY

“여단장님, 전투 배치 마쳤습니다.”


“음, 그래. 통신병을 한 명 보내 항복을 권유하게. 그래도 민간인도 섞여 있으니 사전 고지 정도는 해 줘야지.”


“예, 여단장님.”


통신병은 우리가 포격할 것이니 괜히 저항 말고 항복하라며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것은 화살이니 겨우 몸만 건져 돌아오자 견훤의 표정도 굳었다.


“말로 안 되면 두들겨 패야지. 쏴라.”


“예! 화력을 개방하라!”


비뢰포가 다시 미친 듯이 불을 뿜어내며 포탄을 토해내자 구련성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석재로 몇 가지 시설에 보강공사를 했다고는 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설령 보강공사가 된 부분이라도 400MM 포탄이 계속 문 열어달라 두들기니 도리가 없었다.


“헌데, 여단장님.”


“왜”


“그냥 공성전을 진행해도 괜찮지 않습니까?”


“괜찮지 않지. 수성전에서는 힘없는 아이조차도 한 명분을 해낼 수도 있는데. 저기 있는 민간인 전부가 예비 군인이라 생각하게.”


위에서 가볍게 던지는 작은 조약돌조차도 성벽 아래에서 마주하면 목숨을 앗아가는 흉기로 변모한다. 뉴스에서도 나왔듯이 어린아이가 휙 던진 돌에, 혹은 물건에 어이없이 가는 경우처럼.


심지어 성인 남녀가 창이나 쇠스랑 등으로 찌르고 끓는 물을 붓고 하면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다. 성벽 타면서 무슨 대열을 갖추고 천하의 절기를 선보일 수도 없는지라 더더욱 그러했다.


“그럼 둥지부터 없애야지. 군인의 몫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인내심이 군인인 것은 아니야. 북방인이 추위와 포격에서 얼마나 견딜지 지켜보자고.”


그 뒤로 견훤은 매일같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포격을 가했다. 지원군이 도착하고 전장 정리가 끝난 양길의 여단이 도착해도 포격은 멈추지 않았다.


그중 몇 문의 비뢰포가 손실되었으나 비뢰포라는 물건은 애초에 만들기가 쉬워 금세 보급되었고 애초에 맞는 입장에서는 몇 문이 부서지고 더해진다고 한들 크게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이제 다시 항복을 권유하게. 이 정도 두들겨 맞았으면 말을 듣겠지.”


통신병은(전의 통신병과는 다른 인물이다.) 성벽으로 말을 몰았다.


“항복하시오! 지금이라도 항복하면 포로의 예를 지키고 약탈도 엄히 금하겠소!”


“죽어도 항복은 없다!”


“... 아직 살만한가 보군”


“차라리 이 성은 포위하고 애하첨성과 박작성으로 가는데 좋겠수. 괜히 적의 원군이 두 성을 지원하면 곤란하지. 더 늦기 전에 길목을 차단하고 거점을 구축해야 하우.”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그러면 사령부에 급히 원군을 청하겠습니다.”


1군단 산하의 3, 4여단이 도착하자 견훤은 그 즉시 포병대를 이리저리 찢어 세 성을 동시에 공략했다. 어차피 화력은 한 개 여단의 화력이라기보다는 발해 전군의 화력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좀 찢어서 운용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보급로? 나오지도 못하는 이들을 상대로 아직 크게 걱정할 건 없었다.


“그래도 우리가 이 추운 겨울날 배려를 해야지. 소이탄도 중간에 섞어 모닥불을 피워주게.”


그러자 고구려의 세 성들은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물! 물을 가져와라!”


“이게! 물이! 얼어서!”


그 압록강도 얼었는데 성에 있는 물이라고 뭐 특별히 다르겠는가. 급하니 얼음 채로 던져넣긴 했는데 문제는 발해가 불에 뭔 짓을 했는지 물(그런데 고체인)로는 쉽사리 꺼지질 않았다.


당연히 그동안 집들은 활활 타올랐고 이어 그 흔적만을 남겼다.


“이익! 진흙과 모래라도 가져와라!”


이 겨울날 진흙을 삽으로 퍼다 나르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 그나마 모래가 좀 있어 모래를 부으니 불이 좀 꺼졌다. 다만 이들에겐 안타까운 것이-


콰앙!


“으아악!”


“범이 아범!!!”


모래로는 포탄을 막을 수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근래 열흘 넘게 포격을 얻어맞았지만, 포탄이 터지고 사람이 사지가 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습은 성안의 백성들에게 지독한 정신적인 피로를 안겨주었다. 특히 포격이 시작되기 전에 알려주는 저 망할 굉음 덕분에 구룡에서 불을 뿜는다 싶으면 백성들은 모여서 벌벌 떠는 것 이외에 별다른 수가 없었다.


“항복! 항복하겠소!”


“우리도 항복하겠소!”


애하첨성과 박작성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항복했다. 애초에 병사들도 얼마 없던 성에다 총사령관도 패해 갇혀있다는 소식에 전의가 뚝 떨어진 것.


그나마 구련성은 열심히 버티고는 있었지만-


콰앙!!!


눈먼 포탄 하나가 양만현의 다리 한 짝을 그대로 가져가 버리며 전투는 끝이 났다.


“항복··· 하겠소.”


“음, 항복을 받아들이겠소. 즉시 무장을 해제하고 통제에 따르시오. 그렇게 하면 군법에 의해 그대들을 포로로서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약탈 또한 금지하리다. 또한, 부상자가 있다면 모아 주시오. 치료를 도울 테니.”


대강이지만 구련성을 정비한 선발대는 그제서야 한숨 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진군해야 합니다.”


“거, 너무 급하신 거 아닙니까? 세 성을 떨어뜨린지 얼마나 되었다구요.”


“고구려에 성이 얼마나 있는지는 아십니까? 아무리 소식을 차단했다고 한들 이제 고구려 측에서도 우리가 진군한다는 걸 알 겁니다. 적어도 봉황산성과 고려문산성까지 손에 넣어야지 않겠습니까?”


많은 여단장이 반대했지만 딱 한 사람만은 찬성했다.


“저에게 의견을 낼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전하께서도 초기에 신속하게 진격해야 한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1 실험 여단의 공성 능력은 감히 발해 최고라고 할 만하니 일리가 있습니다.”


왕건이 견훤의 편을 들고 나서자 자신감을 얻은 견훤은


“선봉대의 지휘권은 분명 전하께서 내게 일임하셨소.”


라며 그길로 군사를 휘몰아 봉황산성으로 향했다.


어찌나 신속한지 아침에 출발하여 밤에 도착해 그 다음날 아침에 포격을 시작하니 난데없이 비뢰포를 얻어맞은 봉황산성은 그제야 앞의 방어선이 뚫렸다는 것을 명확하게 깨달았다.


“고려문산성은! 어찌 된 건가!”


“아무리 그래도 성을 이리도 빨리 떨어뜨릴 순 없을 겁니다. 아마 포위한 채 지나쳤겠지요.”


그나마 다행인 추측이었지만 봉황산성의 상황도 썩 여유롭지는 않았다.


기존의 공성병기와는 다르게 발해의 비뢰포는 어쨌건 고도의 차를 어느정도 극복하고 공격하는 것이 가능했으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괴이한 물체는 성의 내부 상황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고 있었다.


그리고 성이 단단한 것이지 사람과 건물이 단단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펑펑 터져대며 사람이 죽어나가고 건물이 무너지자 고구려의 군민은 크게 놀랐다.


“으음, 모든 백성을 성벽에서 떼어놓아라! 성안은 넓으니 충분히 수용할 공간이 있을 것이다!”


그 말에 고구려 백성들은 허겁지겁 급한 세간살이만 챙겨서 몸을 옮겼고-


콰앙! 쾅!


포격의 범위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정찰기에서 보고! 적 신민들이 완전히 대피했습니다! 아군 포병의 사거리가 닿지 않는다고!”


“더 접근하면...”


“적 사거리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그건 위험합니다.”


“... 전 포병대에 전하라. 성벽 위를 집중적으로 노려 적 병력과 성벽을 타격하라. 그리고 사령부에 전해서 해군의 다연장포를 떼와 우리 군이 운용할 수 있는지 물어라.”


비뢰포의 사거리는 아무리 길게 봐도 500~600m. 급조 무기의 한계라 일반적인 대포에 비해 사거리가 짧은 편이었다. (물론 이 정도만 되어도 기존의 냉병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사거리이긴 하다.)


하지만 구룡의 사거리는 1.1~1.5km. 네 방향에서 들이치면 확실히 더 넓은 범위를 타격할 수 있었다.


물론 정찰기에서 보내준 정보에 의하면 그 정도의 사거리로도 모자라겠지만 그래도 더 인원을 밀집시킬 수 있었다.


‘무슨 성의 지름이 4~5km나 된단 말인가, 그것도 산성이!’


산성엔 장단점이 명확했다.


장점이라면 고지에서 오는 막강한 방어력이 있겠고 단점이라면 산성을 지을 수 있는 장소가 제한된다는 것과 충분히 식량을 비축하지 않으면 독 안에 든 쥐 꼴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부의 토지가 저리 크다면 작지만, 자체적으로 둔전도 할 수 있을 것인데, 수원지도 있는 것 같았고···.’


거기에 인원이야 고구려군이 더 많으니(성안의 백성들까지 포함해서) 발해군은 단점이 거의 보완된 고구려군의 산성을 공략해야 했다.


‘짜증 나는 상황이군’


얼마 있지 않아 해군에서 구룡 다연장포 구십 문을 육군에 인도했다.


“이제 다시 공격을 시작할 때가 되었군.”


“그럼 그동안은 공격하지 않으셨습니까?”


“무력시위만 했지. 비뢰포가 구룡보다는 정확하다지만 성벽 위를 섬세히 타격할 정도는 아니야.”


급조된 무기의 한계였다. 애초에 잘 만들어도 정밀타격이 힘들 전장식 활강포인데 그걸 급조해서 만들었으니 정밀타격은 꿈에도 꿀 수 없었다.


뭐, 잘 써먹고 있는 발해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니지만.


“준비 되는 대로 바로 공격을 감행하지. 적 지원군은?”


“아직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저들이 이 성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하군.”


최근 정세가 흘러갔던 것을 고려한다면 고구려도 어지간히 전쟁 준비가 되어 있었을 터. 봉황산성의 성주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이미 소식은 전달되고도 남았으리라.


그런데도 원군이 아직 관측조차 되지 않았다는 건···.


“걱정하실 것은 없습니다. 이미 2군단 사령부는 구련성에 주둔하고 있고 기병 군단 역시 압록강 인근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또한, 적의 해군은 아군 연합함대가 그 근간까지 파괴하였으니 적어도 일 년 이상은 확고한 제해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음, 그래도 당분간 정찰을 확실히 하는 편이 좋겠지. 그리고 무기가 도착했으니 다시 공세에 나서세.”


구룡 다연장포가 불을 뿜자 고구려군의 대응은 간단했다.


“더 안으로 대피하라!”


성은 넓었고 발해군의 무기들은 절대 성의 최심부까지 타격할 수는 없었다. 그나마 문제가 된 것은 성벽을 지킬 때였는데...


“성벽 바로 밑에 막사를 치고 병력을 교대하게 하라. 또한, 성의 중앙에도 항시 대기할 병력을 남겨 교대하게 하면 적의 공격을 능히 막아낼 수 있다.”


고구려군이 아예 성벽 뒤로 숨어버리자 발해군은 난감해졌다.


“성벽 바로 밑을 타격할 방법이 없나?”


“전에도 말했듯 그렇게 하자면 적의 사거리 안에 들어서게 됩니다. 포병대는 자체적인 방어 능력이 부족하므로 딱히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장군, 차라리 계속 성벽 주위를 포격한 뒤에 성벽을 오르시는 게 어떻습니까? 아무리 명중률이 낮다고는 하나 적에게 피해를 계속 누적하는 것은 엄연히 사실입니다. 군세도 충분해졌으니 한 번 들이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작가의말

포로를 인도적으로 대하는 발해... 이 시대 인성 goat의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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