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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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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4.22 13:25
연재수 :
2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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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82,298

작성
23.11.10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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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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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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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북전쟁8

DUMMY

“장군, 이건!!”


“이익, 어차피 뚫지 못하면 진다! 기세를 타고 돌격! 반드시 돌파한다!”


고구려군은 젖 먹던 힘까지 바닥까지 긁어내 돌격을 감행했지만 8 여단의 보병대들도 전의는 이에 못지않았다.


“우리를 위해 희생한 기병 중대를 기억하라! 그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마라!”


무기와 무기, 군마와 인간이 부딪히며 뼈가 부서지고 살점과 피가 대지를 붉게 적셨다.


“끝까지 버텨라! 3소대, 저기 1중대를 지원하라!”


“2중대 뚫릴 것 같습니다, 지원을!”


“1소대를 빼내어 2중대 지원해! 아군의 총병은 언제 오나!”


포병대를 둘러싼 싸움에서 발해군이 열세에 처하자 견훤은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 이 시점에서 전선에서 병력을 뺄 수는 없었다. 전선은 아마 몇십 초 후면 백병전을 돌입할 터였다.


남은 예비대? 영웅스럽게 산화했다. 시간만 있었다면 그 희생을 기리며 감상에 빠졌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전장의 형편은 여유롭지 못했다.


지원부대? 오기 전에 아군의 포병대가 난자당하지 않을까?


‘내 실책이다! 차라리 처음의 제안을 받아들여 기병 연대를 편성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견훤은 포병과 총에 매료되어 추가적인 기병 증편을 거절한 것이 한스러웠다. 한 개 대대만 더 있었어도···!


하지만 여단장, 그것도 발해군 최초의 화기를 다루는 여단장은 딱지치기 쳐서 딴 것이 아닌 듯 견훤은 예비 무기를 들고 움직였다.


“부여단장, 잠시 지휘를 맡아라! 사령부, 나를 따르라!”


견훤이 남아도는 무기를 들고 달려가자 부여단장과 필수적인 지휘를 위한 사령부 인원 몇만 남기고 황급히 견훤을 따랐다.


“버텨라, 버텨! 내가 함께한다!”


“여단장님이다, 여단장님이 오셨다!”


“모두 힘을 내라! 장군께서 함께하신다!”


견훤이 직접 전장에 뛰어들자 발해군도 용기백배해 고구려 기병과 맞부딪혔다.


“설마 사령부도 뚫린 건··· 아니군, 휴.”


다만 표정이 좋은 건 어디까지나 병사나 경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하사나 중사, 소위, 중위 같은 부사관이나 장교뿐. 짬 좀 먹거나 계급이 높은 사람들은 표정이 거무죽죽해지는 것을 애써 막았다.


여단장이 직접 칼 들고, 창 들고 전장에 뛰어든다? 발해군 교리상 전황이 썩 좋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썩 좋진 않았다.


좌측 측면에서 전투 중인 기병대는 슬슬 수적인 우위를 체감하며 명백한 열세에 놓여 있었고, 우측 측면에서 전투 중인 보병대도 가까스로 버텨내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나마 중앙이야 비뢰포의 화력으로 고구려군 전열을 녹이고 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보병대대를 두 개나 후방으로 빼서 싸우는 바람에 전열이 얇다는 불안감은 어쩔 수 없었다.


즉, 이제 이 전투는 고구려군 기병대가 발해의 저지를 뚫고 망치가 되어 발해군 포병대를 후려치는 게 먼저인지 아니면 발해군 포병대와 보병대가 빠르게 고구려군의 모루를 으깨버릴 것인지에 승패가 갈려 있었다.


“정찰기에서 보고! 적 전열이 아군 전열에 완전히 붙었답니다! 고각 사격제원이 산출되기 전까지 포격은 중단해야 한다고···.”


“이런 망할! 어서 빨리 사격제원을 산출해라! 빨리!”


전장에 그 존재감을 맘껏 뽐내던 비뢰포의 포성이 멈추자 고구려군의 기세가 약간이나마 살아났다.


“저 무기가 멈췄다! 계속 붙어서 돌격해라!”


“찔러 창!”


발해군의 장창이 고구려군의 복부를 꿰뚫고,


쩌억!


고구려군의 철퇴가 발해군의 두개골을 으깨버리는 치열한 백병전이 계속되었다.


“자유 사격 개시!”


타탕! 탕!


창병 뒤에 안전하게 몸을 숨긴 총병은 거의 영거리 사격이나 다름없는 사격을 하며 한 발에 한 명씩은 착실하게 데려가고 있었다.


견훤은 단 한정밖에 없는 분대 지원화기를 들고 크게 외쳤다.


“머리 숙여라!”


그 와중에 또 이걸 어떻게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견훤 앞에 있던 병사들이 머리를 급히 숙이자 견훤은 그 틈새로 25MM 분대 지원 포를 쏴 갈겼다.


퍼엉-!!


“아악!”


“내 팔! 아아아악!!! 내 파아알!”


과연, 영거리에서의 산탄은 정말이지 위력적인 것이라 눈앞의 고구려군은 벌집이 되었고 발해군은 이때를 놓칠세라 없는 힘 박박 긁어다가 무기를 휘두르고 방패를 휘두르며 힘써 항전했다.


고구려군 입장에서 더 얄미운 것은 견훤의 행보였는데 견훤은 이 무기가 고구려군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견훤이 분대 지원 포를 겨눴다!


“...!”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발해군의 미늘창이 들이닥쳤다!


“끄윽...”


견훤이 분대 지원 포를 겨눴다!


“피해!”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발해군의 검이 복부를 후볐다!


“이런··· 씨···ㅂ”


“두려워하지 마라! 저건 사용하는 데 오래 걸리는 무기다!”


퍼엉!


견훤이 분대 지원 포를 쐈다!


효과는 굉장했다!


그 행태에 남민은 부들부들 떨었다.


어찌 전쟁을 저리 비겁하게 한단 말인가!


심지어는 장수란 자가 어디서 자기를 겨누면 잽싸게도 몸을 숨겨버리고 싸우자고 도발을 해도 가는귀라도 먹었는지 무시하는 꼴이 아주 얄밉기 그지없었다.


적들의 진심 어린 극찬을 받으며 견훤은 간신히 고구려군 기병대의 공격으로부터 버텨내고 있었다.


분대 지원 포가 최소한 소대, 아니 중대당 하나만 돌아갔어도 이 고생은 덜했으리란 생각에 견훤의 속에서 가끔 무언가가 울컥울컥 치밀었으나 그때마다 어디선가 화살이나 창칼이 노리는 것 같아 고개 숙인 남성이 되는 길밖에는 없었다.


사실 하남 조병창도 억울한 구석이 한가득하였다.


아니, 시간이라도 좀 여유롭게 주던가? 무슨 몇 년 안에 전쟁할 건데 바라는 것은 산더미, 산더미 아주 태산만 했다.


거기다 숙련도도 아무리 분업을 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발해는 화기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처음이란 말이다, 그나마 화약이야 만들어진 지 백 년이 넘었다 해도!


그런데 그 삼 년 남짓한 시간에 보병총 대략 3,500정, 기병총 대략 2,800정, 비뢰포 220문, 이백 문에 달하는 구룡 다연장포와 거기에 딸린 한문당 열 개의 상자들, 그리고 이 모든 무기에 들어가는 탄약, 로켓, 화약 등등··· 을 다 뽑아냈다.


그야말로 조병창 직원들의 피와 살, 모발과 수명을 돈으로 갈아내며 한계치까지 뽑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건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었다. 그나마 지영이 벌여놓은 일 덕분에 인력은 한껏 충원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일지도.


그런데 뭐? 분대 지원화기? 부운대 지원화기라 하였는가?


하남 조병창장 김휘가 들으면 속 뒤집힐 소리였다.


“고각사격을 위한 사격제원 산출이 끝났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군 오사의 위험이 없는 건 아닙니다.”


“어디 보자··· 사격제원에서 25M씩 뒤로 갈겨. 이러면 조준 이상하게 하지 않는 한 오사 위험은 없을 거다. 정찰기에서 실시간으로 적 위치 최대한 확인하고.”


“진짜 쏩니까?”


“야야, 통신병아. 저거 안 쏴서 죽는 아군이 더 많아. 쏴.”


“옛! 전 포대 발포 준비!”


곧이어 잠시간 잠잠하던 비뢰포의 포성이 천지를 진동시키며 고구려군을 마음껏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건, 이건 꿈이야···.”


어찌 이리 허무하게 실패한단 말인가.


발해군의 기병이 적단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처음에 쓴 신무기의 약점도 대강은 파악하고 있었고.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발해에 비뢰포가 없고 소총이 없다는 전제하에서는 딱히 틀린 생각도 아니었다.


근데, 어라? 다 있네?


틀린 생각이었다.


심지어 대응할 방법은 이미 다 썼다. 바로 양측으로 내보낸 기병대.


아직까지 싸우는 것 같았고 우세한 것도 같았지만 솔직히 보병대가 녹아서 도망치는 게 더 빠를 것 같았다.


그리고 저건 막을 방법도 없었다.


뭐 우산을 펴서 막을 건가, 아니면 건물을 지어서 막을 건가.


이전처럼 방패로 막거나 무기를 휘둘러 튕겨내는 것이 통하는 상대가 아니었다.


견훤도 최전선에서 칼 들고(분대 지원 포는 탄약이 전부 ᄄᅠᆯ어졌다.) 설치고 있었으니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밀어붙일 만도 했지만 그게 보일 리가 있나.


“... 후퇴.”


“장군! 아직 싸울 수 있습니다!”


“아니, 저걸 어찌 당해낼 건가···. 차라리 기병이 살아있을 때 후퇴하는 것이-.”


“장군! 마음을 굳게 먹으소서!”


양만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지금 후퇴해야 한다. 아군 기병이 보호해줄 때 후퇴해야 피해가 그나마 적을 것이야. 저 신병기라고 해도 사거리는 한계가 있을 터, 빠르게 전력을 보존한 채로 후퇴한다.”


양만현의 호령에 고구려 진영에 징이 울리며 고구려 병사들이 기다렸다는 듯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포대, 멈추지 말고 쏴라!”


퍼펑-! 펑! 콰앙!


비록 정확하게 조준할 수는 없었으나 한 번에 이백 문이 쏘다가 보면 그중 몇십 발은 맞아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보병은 적 기병을 묶어라! 이제 중앙은 비워도 된다!”


“예? 아니, 그게 맞습니까?”


“적 기병을 조금이라도 묶어야 우리 기병대가 적을 추격할 것 아니냐! 어서 움직여!”


이게 맞나 싶었지만, 여단장이 칼 들고 설치는 바람에 지금 최상위 명령자는 부여단장인 그였다.


엄밀히 따지자면 8여단장인 양길이 이곳에 와서 지휘해야 하지만-


언제 부르고 하나? 지금은 우선 그가 통솔해야 했다. 시간이 없으니까.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묶어! 그리고 창기병대라도 어떻게든 빼내라고 해!”


하지만 그보다는 고구려 기병이 한 수 빠르게 움직였다.


그 난전 속에서도 어떻게 몸을 빼내 고구려군의 후방을 지키니 기병 전력이 애초부터 열세였는데 추가로 갈려버린 발해는 감히 추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발해군 기병대와 교전하던 기병에 한해서만, 보병과 교전하던 이들은 정신없이 싸우다 역포위당해 그대로 섬멸당했다.


“... 괜찮수, 견 장군?”


“... 괜찮습니다. 오히려 죄송할 따름이지요.”


견훤은 참담한(?) 결과를 두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분명 이기긴 했으나 질뻔한 순간도 있었고 특히 기병대의 반 이상이 갈려버렸다는 건 상당한 타격이었다.


‘전하께서 기병대 증편을 해 주신다고 하셨을 때 받아들이기만 했어도···!’


지영이 제안한 기병 연대 증편을 자신감에 넘쳐 거절한 것이 이토록 한스러울 수가 없었다. 만일 연대 편제였다면 두 여단의 기병대로 더 잘 막고 지금쯤 추격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여단장님.”


“말씀하시우.”


“전장 정리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저는 바로 구련성으로 가서 적을 포위하겠습니다.”


“... 그 병력으로?”


“적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으니 우선 성안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을 차단하겠습니다. 또한, 원군도 청할 테니···.”


“흠, 알겠수. 최대한 빨리 정리하고 합류하지요.”


견훤은 간단한 약식 보고서만을 빠르게 작성하고 사령부로 보낸 뒤 그길로 바로 구련성으로 향해 포위를 시작했다.


어쨌건 발해는 육·해군 모두 초전에 승리를 거뒀다.


작가의말

압록강 전투 끝!

이게 바로 드럼통 하나로 만든 기적이다!


원본(원 역사)의 비뢰포는 구경이 600mm입니다. 왜냐고요? 드럼통이 600mm 사이즈라;;;

소설 속의 비뢰포는 그나마 양반입니다. 구경도 작고, 흑색화약에, 청동 테두리라도 하나 둘렀잖아요.

근데 공산당은 그냥 600mm 드럼통에 다리 하나 달고 실컷 써먹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7 루이미너스
    작성일
    23.11.10 09:45
    No. 1

    ??? : 이....이 비겁한...! 전투를 이렇게 한단 말이냐!!
    ?? : 응 이거 대련 아니야, 전쟁이야. 물어뜯고 다리걸어서 넘어뜨리고 싸워야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몽쉘오리진
    작성일
    23.11.10 10:48
    No. 2

    아 ㅋㅋ 여단장이 직접 총들고 적 쏴죽이는데 이보다 더 정당할 순 없죠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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