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4.22 13:25
연재수 :
298 회
조회수 :
159,191
추천수 :
2,578
글자수 :
1,482,298

작성
23.11.20 01:07
조회
109
추천
2
글자
11쪽

남북전쟁12

DUMMY

콰앙!! 쾅!


“미친놈들···. 대체 언제까지 할 생각인지···.”


발해의 계속된 포격에 고구려군은 질릴 대로 질린 상태였다. 비록 그 소리에 비해 피해가 적다고는 하지만 가랑비도 계속 맞으면 젖는 법. 요 며칠간 후방은 계속 불타고 전방에서는 터지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 뭐야, 멈췄다.”


“지랄, 저러다가 다시 쏘는 거 모르냐? 머리 바싹 수그리고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삐이이이익-!!!!!


뿌우우우!!!


힘차게 울리는 나팔 소리와 호루라기 소리.


와아아아아!!!!


천지를 뒤흔드는 것 같은 함성과 발걸음.


“적이다! 적이 성으로 온다!”


봉황산성 공성전이 시작된 지 보름, 그동안 밥이나 축냈던 발해군 보병대가 사방에서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침착해라! 성벽에 의지해 내지르기만 하라!”


“돌을 던지고 끓는 물을 부어라! 어떻게든 적이 성벽 위에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


고구려군은 자신이 있었다.


자신들이 봐도 더러운 지형 탓에 운제 같은 공성기구를 가져온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즉, 기껏해야 충차로 문을 공략하거나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방법이 직접적으로 공격할 방법 전부였다.


그 어떠한 공격에도 감히 대응할 자신이 있었다. 축성술도 축성술이지만 고구려군은 성벽 보수에도 도가 텄고 발해군이 정예하다지만 결국엔 성을 공격할 때에는 축차 투입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각개격파하면 그만이다.


“쏴라!”


타타타탕!


“으악!”


“뭐, 뭐시여!”


“당황하지 마라! 성벽에 몸을 의지하면 저깟 것이 어찌하겠느냐?”


고구려군은 발해군이 사다리를 타고 오자 돌을 던지고 창으로 찌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심지어 힘 좀 남는다 싶은 백성들도 와서 모자란 돌을 보충해주고 심지어는 돌을 던져서 사다리 하나를 통째로 넘어뜨리기까지 하니 발해군은 그동안의 훈련이 무색하게 쪽도 못 쓰고 죽어가고 있었다.


“젠장! 저 성벽! 저 성벽만 넘는다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군민이 하나 되어 지키고 있군요. 우선 공격을 물리시지요. 단기간에 떨어뜨릴 수 있는 성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젠장, 겨우 꺾은 적의 기세만 살리다니! 물려라!”


발해군이 기다렸다는 듯 빠져나오자 봉황산성에서는 승리의 함성이 울렸다. 그 우렁찬 함성에 발해군의 분위기가 우중충해진 것은 덤이고.


“방도가 있습니까?”


견훤이 여단장과 참모들을 모두 모아놓고 운을 떼자 참모들과 여단장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이미 한 차례의 공격만으로 한 개 대대의 규모가 전투 불능이 되었다. 이걸 몇날 며칠이고 계속한다면 병력 손실이 크겠지.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었다.


“땅굴을 파려거든 날이 좀 따뜻해져야 할 것이고, 구련성에서 사용했던 방법은 여기선 통하지 않소. 그렇다고 정밀하게 타격하는 것도 힘들거니와 적의 식량과 식수에도 큰 문제가 없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허면 적어도 날이 따뜻해져야 하겠군요.”


“그 전에 원군이 올 거요. 안시성에서 구련성 방면을 들이치든, 요동성이나 저 국내성 쪽에서 원군이 오든지 하겠지.”


“아무래도 병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소만. 우리 병력으로는 공성전까진 가능해도 두 갈림길에서 오는 병력까지 차단하기엔 무리가 있소.”


견훤은 작게 혀를 찼다. 이렇게 되면 선봉대의 임무는 절반의 성공이다. 원래는 이곳까지 점령해 태세를 굳히는 것이었으니.


“음···. 견훤 소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만, 해도 될지.”


왕건의 말에 견훤의 얼굴이 급격히 펴졌다.


“아, 물론이지요. 전시에 한해 지금 선봉대의 참모로 오신 것 아닙니까? 정규 교육도 마치셨고요.”


“흠흠, 감사합니다. 그럼 제 생각을 간단히 말하자면··· 발상을 조금만 역전시키면 어떨까- 하는 겁니다.”


“역전이라 하심은?”


견훤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발해에서 화약 무기를 수준급으로 다룰 수 있는 인물 중 하나 아닌가. 그리고 젊은 나이에 비서실장이 된 만큼 다재다능하기도 하고.


“아군의 화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합니다. 그러니, 아예 비뢰포를 직사로 사격해 성벽을 무너뜨리시고 구룡을 곡사로 사격해 성벽의 보수를 방해하십시오. 본래 비뢰포는 직사 사격이 불가능에 가깝지만 약간의 공사를 한다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리 하신다면 일주 안에 성벽을 무너뜨리고 열흘 안에 성을 점령하여 선봉의 임무를 완수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까···?”


“전하께서 선봉을 맡기실 적 하신 말씀을 떠올리시지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임무를 완수하라··· 알겠습니다. 여단장님들, 참모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괜찮은 방도일 듯합니다. 성벽이 견고하나 포격을 상정하지는 않았을 테지요.”


“애초에 지금 택할 수 있는 방도 가운데 최선의 방도겠지요. 저 역시 찬성합니다.”


“별다른 의견이 없다면 이 안을 선택하겠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다음 날부터 견훤은 곧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모든 화력을 성벽에 집중해라! 성벽이 남지 않게 계속 두들기는 것이다!”


고구려는 성벽을 보수했다.


전쟁에 대비해 더욱 보수하기 쉽고 견고하게 보수했다. 그리고 그 성실한 행동은 최악의 결과로 돌아오고 있었다.


콰앙! 쾅!


“성벽이, 성벽이 무너진다!”


직사에 가깝게 발포한 비뢰포의 포탄이 성벽 중간에 박혀버리고 만 것.


그리고 비뢰포는 엄연히 시한신관을 이용하는 작열탄을 발포하는 나름 시대를 앞서나간 대포였다.


그리고 성벽 가운데에 박힌 포탄들은 그대로 폭발하며 성벽을 말 그대로 폭삭 주저앉게 만들었다.


물론 모든 포탄이 박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숫자가 많으니 자연히 박히고 터지는 포탄도 많아질 수밖에.


차라리 보수하지 않았다면 그냥 그 자리에만 구멍이 뚫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니면 더 튼튼하고 확실히 보수했다면 포탄이 박히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고.


“이거···. 일주야도 필요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정작 이 안건을 제시한 왕건도 그저 운동 에너지로 때려서 무너뜨릴 생각이나 했지 이게 아예 박혀버리고 터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급조 무기라지만 과연, 400mm 작열탄의 위엄은 대단한 것이었다.


“당장 원군을 요청하라! 하루라도 빨리 오라 하라! 성이 함락되기 직전이라고!”


“예, 장군!”


고구려의 전령은 그나마 다행히 한 몸을 빼내는 데는 성공했다. 성벽이 워낙에 넓어 4개 여단의 병력으로는 나가는 병력을 전부 감시하고 막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계속 발포하라! 오늘 저녁은 성안에서 먹는다!”


“이익, 목책이라도 세워라! 어떻게든 성벽을 보수하라!”


삐이이이이익-!!!!


“하지만 저것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천지를 무너뜨리는 듯한 폭음과 연기, 포성에 봉황산성의 성주는 암담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성벽이 무너지면 본격적으로 발해군이 입성하리라. 아니, 입성 전에 저 무기들로 계속 공격한다면 고구려군으로서는 마땅한 방도가 없었다.


지키기만 해서는 답이 없었다.


“내가 가서 적진을 휘저어놓고 오겠다. 그 틈에 태세를 정비하라!”


“안 됩니다, 성주님!”


“보라! 적의 병력은 분할되어 있어! 지금이 아니면 흔들기도 못한다!”


성이 워낙에 크다 보니 발해군도 고구려군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이리저리 흐트러져 있었다. 그러니 이 틈을 잘 살린다면···.


‘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간과한 점이라면···.


“정찰기로부터 보고! 적 기병 결집, 목표는 아마 우리 여단일 듯합니다!”


“후방의 포대는 계속해서 적 성벽을 타격하고 전방의 포대들은 전부 산탄으로 바꾸어라. 그리고 보병대가 언제든 포대의 앞에 설 수 있게 대비하도록.”


발해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정찰기가 있다는 점이었다.


끼이익...


왜인지 음산한 소리를 내며 성문이 힘겹게 고구려 기병들을 토해냈고 어떻게든 기세를 살려 돌격하는 기병들이 비뢰포대 앞 50m쯤 도달하자 이상한 점을 알 수 있었다.


‘정확히 우리를 겨누고 있다.’


하지만 저 무기에 대해선 이미 파악했다. 처음에는 공중에서 폭발하나 싶었지만, 자세히 보니 정확히 시간에 맞춰 폭발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일부러 나오자마자 넓게 퍼지라 지시했고 그의 상식으로는 이 순간을 맞출 수는 없을 터였다.


“돌격!”


“쏴라”


퍼엉! 펑!


그리고 그들은 오판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각각의 비뢰포가 수백 개의 쇳조각과 자갈을 쏟아내며 그들을 향해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태우는 고구려 기병들을 무심하게 스쳐 지나갔다.


아까까지만 해도 위풍당당했던 동료들이 투구와 머리가 함께 으깨져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가 질질 흐르고 완전히 다져진 내장을 보이며 별 볼 일 없는 쓰레기처럼 자신의 애마였던 것과 함께 쓰러져 쌓이니 그 충격적인 모습에 고구려 기병은 한순간에 공황상태에 빠졌다.


“지금이다, 성으로 진입해라!”


발해군이 이 상황을 놓치지 않고 성벽 안으로 진입하려 하자 고구려군이 또 득달같이 달라붙어 막으려 했다.


타타타탕!


“아악!”


“어떻게든 막아!”


고구려군이 잔해에 의지해 창과 도끼를 휘두르며 저항하자 견훤도 아직은 안 되겠다 싶었던지 군을 물렸다.


하지만 지난번과는 다르게 이번엔 봉황산성에서 환호성이 울리는 일은 없었다.


“조금만 더 힘쓰면 무너지겠군. 야간 공격을 감행한다. 조명탄을 쏘고 성벽을 완전히 무너뜨려라. 남아 있는 희망마저 확실히 짓밟아야 한다.”


어둠에 숨어 두려움에 바들바들 떠는 고구려 백성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조명탄은 밝게 타오르며 주위를 훤히 비췄다.


병사들도 두렵긴 마찬가지였다. 눈앞에서 성주와 그를 따라 나간 이천 명의 정예기병이 한순간에 육편이 되어 산화하는 모습을 너무나도 생생히 목격한 탓이었다.


그 잘난 기병조차도 그리되는데 보병들인 자신들이라고 예외가 되리라는 법은 없었다.


그나마 두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용기는 뒤에 있던 가족과 남아 있는 지휘관들이 애써 군을 다독였기 때문이었다.


우리 성벽은 아직 멀쩡하고 곧 원군도 올 거고 식량과 물도 충분하다, 뭐 이런 이야기. 물론 그리 말하는 지휘관들도 성벽이 언제까지 버텨줄지는, 아니 당장 내일 멀쩡할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렇게 아침이 되자 성벽 한군데에는 충분히 대군이 지나갈 수 있는 구멍이 생겨 있었다.


“마지막으로 권유한다! 지금이라도 항복한다면 군법에 따라 그대들을 정당한 포로로 대우하고 민간인의 신변을 보장해주겠다!”


일이 이렇게 되자 봉황산성의 남은 이들은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원군이야 분명 올 것이지만 그것보다 저 무시무시한 발해 놈들의 공격이 자신들을 짓이기는 것이 빠르리.


애초에 이건 전쟁조차 아니었다. 천하 어디에 이런 전쟁이 있단 말인가. 차라리 유린이라 부르는 것이 맞으리라.


“항복하겠소. 부디 백성들의 목숨만은 보장해주시오.”


“그대들은 포로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것이며 민간인들의 신변은 보호받을 것이오.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그리고 다음 날 도착한 원군은 함락된 봉황산성 위에 걸린 발해의 국기를 보고 경악했다.


작가의말

사실 기존 성벽으로 포병을 막는다는게 영...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시쓰는 세계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2 남북전쟁24 +2 23.12.28 99 2 11쪽
271 남북전쟁23 +2 23.12.24 104 2 11쪽
270 남북전쟁22 +2 23.12.20 100 2 11쪽
269 남북전쟁21 +2 23.12.17 100 2 11쪽
268 남북전쟁20 +2 23.12.11 102 3 12쪽
267 남북전쟁19 +4 23.12.06 110 2 11쪽
266 남북전쟁18 +2 23.12.04 100 2 11쪽
265 남북전쟁17 +2 23.12.01 107 2 11쪽
264 남북전쟁16 +2 23.11.29 108 3 11쪽
263 남북전쟁15 +2 23.11.27 105 2 11쪽
262 남북전쟁14 +2 23.11.24 112 2 11쪽
261 남북전쟁13 +2 23.11.22 104 2 11쪽
» 남북전쟁12 +2 23.11.20 110 2 11쪽
259 남북전쟁11 +2 23.11.17 125 2 11쪽
258 남북전쟁10 +2 23.11.15 113 3 11쪽
257 남북전쟁9 +2 23.11.13 111 2 11쪽
256 남북전쟁8 +2 23.11.10 115 2 11쪽
255 남북전쟁7 +2 23.11.09 105 2 11쪽
254 남북전쟁6 +2 23.11.07 122 3 11쪽
253 남북전쟁5 +2 23.11.03 125 2 11쪽
252 남북전쟁4 +2 23.11.01 127 2 11쪽
251 남북전쟁3 +2 23.10.30 130 2 12쪽
250 남북전쟁2 +3 23.10.20 145 1 12쪽
249 남북전쟁 +2 23.10.17 181 2 11쪽
248 평화를 끝낼 준비8 +3 23.10.14 146 2 11쪽
247 평화를 끝낼 준비7 +2 23.10.10 127 1 11쪽
246 평화를 끝낼 준비6 +2 23.10.06 125 2 11쪽
245 평화를 끝낼 준비5 +2 23.09.29 145 2 12쪽
244 평화를 끝낼 준비4 +2 23.09.26 142 2 11쪽
243 평화를 끝낼 준비3 +2 23.09.22 146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