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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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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4.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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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82,298

작성
23.09.29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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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평화를 끝낼 준비5

DUMMY

“이거... 이런 식으로 모이는 것은 오랜만이군.”


김선예의 말에 자리에 앉은 장군들은 누구랄 것 없이 동의를 표했다.


발해군 역사상 모든 여단장, 군단장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적이 있었던가? 적어도 그들이 기억하기엔 없었다.


“군단장님, 이렇게 소집된 건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으신지...”


“유감스럽게도 나도 모르는 일이네. 1군단장께선 아시는 바가 있으십니까?”


1군단장 김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약 자신이 알고 있었더라면 저 상석에 앉아 있었겠지.


“오, 오. 미안하네, 미안해. 늙어서 후배들을 기다리게 하고 말이야.”


“엇, 충성!”


아자개는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경례를 일일이 받아주었다.


발해의 유일한 4성 장군인 상급대장. 보통은 전역할 때나 진급하고 전역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자개의 위상이 얼마나 드높은지를 대강 알 수 있었다. 그 옛날 설차 이후의 현역 상급대장이니까.


“다들 바쁜 몸이니 간략하게 말하겠네. 금일부로 여기 있는 여단 및 군단은 1야전군 소속이 되었네.”


그동안 발해는 굳이 상급대장을 임명하지 않았다. 어차피 상급대장으로 진급해봐야 솔직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만에서 삼만 명 정도 되는 군단 하나를 4성 장군이 지휘한다는 것도 좀 폼이 안 나지 않은가?


발해가 처음 건국될 당시에는 군단 하나 제대로 편제하기도 어려웠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는 전군이 움직일 일은 없었다. 탐라도, 연해도, 북해도, 대만도 정벌 당시에도 한 개 군단 단위의 병력만이 움직일 따름이었으니 굳이 비대한 야전군을 편제할 이유가 없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야전군을 편제하겠다는 건 그만큼 대규모 병력이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야전군... 아니, 잠깐. 여기 있는 모든 여단과 군단이 소속되는 겁니까?”


“음? 자네들도 다 도상연습에 참가하지 않았나?”


“그건... 그렇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야전군을 편성할지는 몰랐기에”


아자개는 전도 위에 말들을 슥 올려놓으며 미소지었다.


“여기 있는 1, 2군단을 포함해 2 여단, 6 여단, 8 여단, 1 실험여단, 그리고 연해도에서 편성이 완료될 2, 3, 4 기병 여단을 합친 병력이 모두 야전군 소속이라네. 신나지 않는가?”


발해의 여단 편제는 대강 육천 명 정도의 규모다. 정확히는 6,013명.


그러니 아자개의 말대로 모든 병력이 편제와 훈련을 마쳐 모인다면 1 야전군에는 14개 여단, 대략 팔만 하고도 오천의 병력이 모이게 된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1 실험여단은 잘 준비되어가고 있나?”


“예, 사령관님. 현재까지 다섯 개 대대의 편성을 완료하였으며 이번년 내로 편성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좋아. 자네의 부대가 선봉이라는 것만 명심하고 있게나.”


그리 말하는 아자개의 눈에는 뿌듯함이 가득 묻어나오고 있었다.


여러 장군도 그 눈빛을 알아차려 회의실은 훈훈한 분위기로 가득 찼다.


“크흠, 흠. 회의를 계속하시죠.”


“하하하! 후배들, 내 아들이 이리 부끄럼이 많다네. 부디 잘 좀 챙겨주게나.”


그 말에 견훤은 얼굴이 홧홧하다는 것이 무슨 느낌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한참을 부끄러움을 떨쳐내려 애써 노력한 탓에 겨우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사령관님. 견 소장의 능력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한 개의 여단, 그것도 첫 실전을 치르는 여단으로 다섯 개의 요새를 모두 점령하게 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것은 다 제쳐 두고서라도 병력의 수가 너무 부족합니다. 적어도 견 소장의 기동을 뒷받침해줄 여단 하나 정도가 더 필요합니다.”


“참모장의 말이 틀리지 않는 것 같네. 누가 지원하겠나?”


“사령관님, 저한테 맡겨주십쇼! 저랑 부하 놈들이랑 다른 건 몰라도 산 타고 빠르게 행군하는 건 여기 계신 분들께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합지요.”


8여단장 양길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김선예도 조용히 덧붙였다.


“저 역시 양 여단장의 말대로 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험지를 주파하고 신속히 움직이는 능력은 그 어느 여단도 8 여단을 따라가기 힘들 겁니다. 능히 1 실험여단을 보조하고 본대가 올 때까지 점령한 거점을 사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 발해의 장군이라면 자신감이 있어야지. 좋네! 그 역할은 자네에게 맡기겠네.”


“감사합니다!”


“사령관”


“아, 독 군단장. 말씀하시게.”


“우리의 기병군단은 어디를 휩쓸면 되오?”


그리 말하는 독거아의 눈에는 상대를 짓이겨 버리겠다는 전의로 가득 차 있었다.


연해도를 점령한 이후 발해의 통치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이미 발해인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이 형성된 그들이었다. 그리고 어찌 보면 이번 전쟁은 그들이 더 높은 자리로 오를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사다리와도 같았다. 그러니 본거지를 비울 수 있다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이고 소집에 응한 것이겠지.


“아아, 그렇지. 독 군단장, 혹시... 뱃멀미 좀 하시오?”


“...?”


“1 기병 군단은 해군과 함께 움직여 요동으로 상륙해 요동의 적을 쓸어버릴 것이오. ...라는 계획이오만 사실 편제되지도 않은 군단에 작전을 요구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 그건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소. 그저 이런 길도 있다... 뭐, 이런 뜻이지.”


그 말을 듣자 독거아의 표정이 묘해졌다. 이제는 해삼시에도 항구가 있어 배가 들락날락하는 것이야 이상할 것은 없었지만 그들은 대부분이 육지에서 말 타고 유목 생활을 하며 발해군의 훈련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삶을 이어갔다. 그 규모와 세세한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을 뿐 하나같이 바다와 별 상관없는 삶을 살았다는 건 마찬가지였다.


“으음... 우리 부족, 아니지 군단의 병력들이 배를 타본 경험이 일천해... 무어라 말을 하기가 애매하오.”


“어디까지나 계획안 중 일부니 너무 신경쓰지 마시오. 아무튼... 야전군 사령부의 목적은 다음과 같소. 우선...”


그 시각 고구려


“만일 적들이 온다면 어디로 올 것 같소?”


“사실 올 곳이야 뻔하지 않습니까? 서쪽의... 의주를 통해 북상하거나 혹은 연해도를 통해 오겠지요.”


국내성은 아예 경우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왜? 이들도 아는 것이다. 그곳으로 오기까지의 길은 굉장히 험난하다는 것을. 제대로 된 길도 마땅치 않은데 어찌 그곳으로 무거운 공성병기를 끌고 대군이 온단 말인가. 택도 없는 소리였다.


실제로도 만주나 중원에서 한반도로 들어오는 침략군은 압록강과 의주를 넘어 평양을 거쳐 서울로 당도하는 것이 주 침략 루트였다. 무려 몇백 년 가까이 이어져온 일종의 전통인 셈이다. 들어올 때도 그곳으로 들어왔으니 당연히 나갈 때도 그곳으로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그들의 해군도 견제를 해야 할 것입니다.”


“국상, 걱정이 너무 심하신 것 아닌지요? 그들의 해군이 대단하다고는 하나 너른 바다에 흩뿌려져 있다고 합니다. 또한 대형 선박은 백 척도 안 된다고 하니 능히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들의 해군은 고작 그 정도가 아닙니다, 장군. 그들이 말하는 수송선이라는 것에도 얼마든지 병력을 태우고 전투를 벌일 수 있습니다.”


물론 전투함과 해군이 탑승한 것만큼의 효율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어쨌건 가능은 하다는 것이 중요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발해에는 크고 작은 선박을 합쳐 천여 척이 넘게 동원이 가능합니다. 마땅히 경계하셔야 할 것입니다.”


아예 단위가 다르자 고구려의 조정은 딱딱하게 굳었다. 실 역사에서 몽골의 1차 일본 원정때 고려가 건조한 선박의 수가 구백 척이니 그 위상이 대강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기병을 일부 요동에 배치해야겠구려.”


“그게 옳은 줄 아옵니다. 또한 성곽을 보수하고 식량과 물자를 넉넉히 비축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


“오호! 이거 정말 진짜 은이랑 똑같이 생겼군! 자, 이제 금도 만들게”


“... 예?”


“뭐야, 하기 싫나?”


“... 아닙니다.”


음, 그의 열의가 넘치는 모습에 한껏 미소짓고 있자니 왕건이 조심스레 물어왔다.


“전하, 그 은으로 어찌 고구려의 식량을 바닥나게 한다는 말씀이신지요...?”


“흠, 식량을 부족하게 하려면 어찌해야 하겠는가?”


“먹는 입을... 아!”


뭐, 그런 거지. 물론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알 수 없겠지만... 애초에 이건 보조적인 계획이다. 애초에 실행만 해도 이득인 계획인데 너무 바라면 양심이 없는 거지.


“비서실장”


“예, 전하.”


“... 일 하나 하겠나?”


역사에서도 그 능력을 증명했던 후삼국 시대 최고의 협상가라고 할 수 있는 왕건이 나설 시간이다.


...


발해 평안도 의주.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요근래 날씨가 추웠는데 오늘은 이리 훈훈한 것을 보니 날씨마저도 여러분들을 환영하는 것 같습니다. 국상... 국상이라 함은 내무성 총리와 동격으로 이해해도 괜찮겠습니까?”


“그렇소이다. 왕율 장관.”


오소도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음미하고는 담담히 말했다.


“나는 발해와 아국이 신뢰할 수 있는 혈맹이라 믿었소만.”


“물론, 지금도 그러합니다. 다만 서로 약간 논의할 내용이 있는 것뿐이겠지요. 부부가 의논한다고 하여 그 금슬이 좋지 않다고 할 수는 없잖습니까?”


“물론이오. 아국도, 그리고 귀국도 응당 그리 여기리라 생각하오.”


“양국은 그간 우호를 두텁게 하였으나 그렇다 하여 마찰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온 뒤 땅이 더욱 굳는다고 이번 기회에 양국이 더욱 가까워지면 좋겠군요.”


“... 나 역시 그러기를 희망하오.”


오소도는 눈빛을 빛내며 본격적인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허면... 귀국이 제안한 그 ‘검토’에 대해 논의하고 싶소만.”


“우선 짚어야 할 것은 남북방위동맹은 거대한 적에 맞서 독립한 지 얼마 안 된 고구려와 온 국토가 황폐화 된 발해가 맺은 조약이었습니다. 허나... 거대한 적은 사라졌고 양국은 안정을 되찾았지요. 당연히 양국의 안보 환경이 변하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적은 명확하오.”


“물론입니다. 하지만... 안보 환경이 변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요. 그 예로 고구려는 옛 고구려의 서방 영토를 거의 되찾지 않았습니까? 발해는 귀국의 지나친 팽창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오소도는 불쾌하다는 듯이 맞받아쳤다.


“그건 어디까지나 아국의 일이오. 동맹이라 하나 지나친 참견 같소만.”


“귀국은 늘상 고토 회복을 주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켰지요. 그 위업에는 마땅히 찬사를 보내야 하나 발해 육십 만 신민과 전하께서 거주하는 서울을 비롯해 수많은 발해의 영토 역시 귀국이 주장하는 고토 아닌지요? 귀국이 다음 고토 회복을 실현시키지 않으리라는 확신은 없습니다만.”


“지나친 억측이라고 단언할 수 있소. 애초에 혈맹 아니오? 평소에 아국을 어찌 생각하면 그런 결론이 나오는지 의아하구려.”


“하지만 실제로 몇 차례의 소요 사태가 있었지요. 그때마다 귀국은 귀국의 뜻이 아니라고 하나 그것이 몇 차례나 반복된다면 우리로선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도 해당 사건에 대한 아국의 요청은 거절당했지요.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서라도... 약간의 안전장치가 필요하겠지요.”


작가의말

꼬투리 on


독자 여러분 모두 즐거운 추석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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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 ' 2

  • 작성자
    Lv.57 루이미너스
    작성일
    23.09.29 09:52
    No. 1

    <System> : 발해국이 꼬투리와 꼬라지를 장착했습니다.
    - 고구려 대상 전쟁 정당화 시간 : - 50%
    - 고구려와의 우호도 : - 30%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몽쉘오리진
    작성일
    23.10.06 09:11
    No. 2

    꼬투리를 장착했다고 하니까 뭔가 굉장히 쪼잔해보이는... 근데 그게 또 맞는... 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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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남북전쟁13 +2 23.11.22 105 2 11쪽
260 남북전쟁12 +2 23.11.20 11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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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남북전쟁7 +2 23.11.09 106 2 11쪽
254 남북전쟁6 +2 23.11.07 12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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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남북전쟁3 +2 23.10.30 130 2 12쪽
250 남북전쟁2 +3 23.10.20 145 1 12쪽
249 남북전쟁 +2 23.10.17 182 2 11쪽
248 평화를 끝낼 준비8 +3 23.10.14 146 2 11쪽
247 평화를 끝낼 준비7 +2 23.10.10 127 1 11쪽
246 평화를 끝낼 준비6 +2 23.10.06 126 2 11쪽
» 평화를 끝낼 준비5 +2 23.09.29 146 2 12쪽
244 평화를 끝낼 준비4 +2 23.09.26 143 2 11쪽
243 평화를 끝낼 준비3 +2 23.09.22 14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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