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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최근연재일 :
2024.06.15 22:20
연재수 :
91 회
조회수 :
4,025
추천수 :
109
글자수 :
478,340

작성
24.03.09 22:20
조회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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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아카데미의 마녀

DUMMY

레니는 검을 빼 들었다.

장미수호병과의 이격 거리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


그는 뒤쪽에 있는 일행들을 빠르게 훑었다.


파이론은 융합 마법진을 펼치고 있었고, 셀레나는 자가 마법진을 시전해, 융합 마법진과 감응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발현하려는 고위계 마법의 시전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레니는 준비를 갖추고 있는 테일러, 마리엔, 루시를 향해 외쳤다.


“잘 들어! 우리가 시간을 벌어야 한다!”

”네! 선배!”


루시는 바구니를 끌어안으며 힘차게 답했다.


“으···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이래서 오기 싫었는데.”

”꼬마 아가씨. 겁먹은 거야?”

”겁먹긴 누가!”


레니는 티격대는 테일러와 마리엔에게 다그쳤다.


“이건 실전이야! 집중해!”


정신 차린 두 사람이 레니를 바라보자, 그가 소리쳤다.


“내가 전위를 선다! 저놈들의 촉수 공격은 만만치 않아! 너희들에게 닿지 않게끔 최대한 앞에서 혼란을 주겠다! 그리고 테일러, 마리엔!”


레니의 부름에 테일러와 마리엔이 반응했다.


“너희는 중위다! 측면에서 달려드는 놈과 내가 흘리는 놈을 최대한 저지해! 마지막으로 루시!”

”네! 선배!”

”넌 후위다! 셀레나와 파이론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자리야!”

”알겠어요!”


다가오는 장미수호병은 대략 스무마리.


“간다!”


레니는 검을 뽑아 들고 정면에서 다가오는 장미수호병에게 달려들었다.


서걱! 서걱!

쿠웅!


장미수호병 하나가 엑스자 모양으로 깔끔하게 잘리며 쓰러졌다.

레니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다수의 장미수호병 사이로 파고들었다.


장미수호병들은 레니를 사방에서 둘러싼 채, 수십 개의 가시 촉수를 휘둘렀다.

그는 시야가 흐리게 보일 정도로 고속으로 움직여, 촉수 가닥 사이의 빈틈으로 회피했다.


“라이트닝 소드(Lighting Sword)!”


일순간 그의 검날에 번쩍 빛나는 전격이 흐르기 시작했다.


파직! 파지직!


그의 검이 촉수에 닿을 때마다 장미수호병들은 감전되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레니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일시적으로 기절 상태에 빠진 장미수호병들을 두 마리씩 빠르게 베어 넘겼다.


“휘유~!”


뒤쪽에서 지켜보고 있던 테일러가 휘파람을 불며 감탄했다.


“이야. 혼자서 다 하는데? 우리가 나설 것도 없겠어.”


그러나 그의 말이 무색하게 장미수호병들은 불꽃을 피어오르며 재생했다.

레니는 당연한 듯 계속해서 마무리 공격을 이어 나갔지만, 테일러는 기겁했다.


“도대체 정체가 뭐야! 저 괴물들은!”

”이 바보야! 방심하지 마! 한놈이 온다고!”


마리엔의 외침에 테일러는 측면에서 달려오는 장미수호병을 발견했다.


“좋아! 저 괴물들 상대로 손 놓고 있을 순 없지! 사라!”


테일러는 허공을 향해 손키스를 날렸다.


“스피릿 포제션!(Spirit Possession)”


그 순간 테일러의 몸이 초록빛으로 차올랐다.

동시에 그의 체형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머리칼이 허리춤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어지고, 몸이 갸름해지며 골반이 드러나고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전체적으로 여성스러움이 강조되며, 외모 역시 중성스럽게 변모했다.


“후으읍! 후우~!”


테일러가 크게 숨을 들이키고 내쉬자, 그의 숨결이 거센 바람이 되어 휘몰아쳤다.

장미수호병은 그가 일으킨 강풍으로 인해, 전진하지 못하고 뒤쪽으로 미끄러졌다.


마리엔은 그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 언제 이렇게 실력이 늘은거야?”

”하하! 늘은건 아니고, 그동안 미뤄뒀던 정령 강의를 몰아서 들었거든!”

“으휴! 기대했던 내가 바보지!”


한숨을 내쉰 마리엔은 곧바로 자가 마법진을 시전했다.


“워터풀! 워터 웨이브!”


마리엔의 마법진을 중심으로 불어난 물길이 해일처럼 솟구치며, 강풍으로 밀리고 있는 장미수호병에 쏟아졌다.


쏴아아아! 치이이익!


거대한 해일이 장미수호병을 뒤덮자 대량의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그러나 장미수호병은 여전히 전신에 강한 불꽃을 태워 올리며 멀쩡히 서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해일 공격이 무용지물로 돌아가자 마리엔은 당황했다.


그때 맨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하범이 마리엔에게 외쳤다.


“레니가 그랬어! 저 괴물은 불덩어리라고! 물로는 해치울 수가 없어!”


마리엔은 아연실색했다.


“상성도 안 통한단 말이야?! 말도 안 돼!”


장미수호병을 쓰러뜨리려 했던 마리엔은 하는 수 없이 물살로 밀쳐내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테일러와 마리엔이 왼쪽과 오른쪽을 분담해 장미수호병들을 밀어내고 있을 때, 전방에서 싸우던 레니가 돌아왔다.

그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크윽!”


그는 후방에 위치한 루시에게 이동했다.

루시는 기다렸다는 듯 바구니에서 포션을 꺼내 레니에게 건넸다.


“기력 포션이에요! 효과가 좋은 약초를 잔뜩 갈아 넣었어요! 금방 기력이 돌아올 거예요!”


레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포션을 들이키는 동안, 루시는 자가 마법진을 발동했다.


“호메오스타시스(Homeostasis)!”


루시의 두 손에서 하얀빛이 터져 나왔다.

빛이 레니의 몸에 닿자, 잔상처가 아물면서 동시에 생기가 돌았다.


“근육의 피로도 모두 풀었어요! 지치면 또 걸어드릴게요!”

“고맙다. 루시.”


레니는 다시금 전방으로 질주했다.

루시는 테일러와 마리엔에도 각각 포션 하나씩을 건넸다.


“마력 포션이에요! 필요하실 때 드세요!”

”감사합니다! 마침 필요했는데!”

”후우! 루시 양이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마리엔과 테일러도 냉큼 포션을 들이켰다.


---


---


“다들 대단한데?”


최후방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하범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돌발 상황임에도 네 사람은 마치 한 팀처럼 움직였다.


“나도 질 수 없지!”


하범은 다시 마력 공급에 집중했다.


융합 마법진에 들어가는 마력량은 자가 마법진의 제곱.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다.


거기에 더해.


하범은 셀레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융합 마법진에 자가 마법진을 교접시킨 상태로 마법서를 펴든 채, 마법을 시전 중이었다.


“어마어마한 마력 소모야.”


셀레나의 자가 마법진은 융합 마법진에 버금가는 마력을 소모하고 있었다.


그것 또한 하범이 제공해야 할 마력이었기 때문에, 하범은 대량의 마력 소모를 견디고 있었다.


“크윽!”


신음이 절로 나왔다.

3위계의 마법을 발현하는데 소모되는 마력의 세기가 시냇물 정도라 한다면, 셀레나가 소모하는 마력 세기는 폭우가 쏟아지는 세찬 강물과 같았다.


그 거친 마력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융합 마법진의 술식 또한 유지해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셀레나의 자가 마법진과 공명하고 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모자르다.


이대로면 소모되는 마력이 공급량보다 더 많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셀레나의 마법은 발현되지 못한다.


아니나 다를까 앞에서 셀레나가 소리쳤다.


“파이론! 지금의 1.3배는 더 필요해! 할 수 있겠어?”

”해볼게!”


어떻게든 마력량을 맞춰줘야 한다.


“하아아아압!”


막아두었던 댐의 문을 하나씩 개방하듯, 푸른 마력을 해방한다.


그러면서도 마력이 제멋대로 날뛰지 않도록 체내에서 흐름을 유지하고, 커넥터 역할을 하는 융합 마법진을 통해 셀레나의 자가 마법진에 마력을 흘려보낸다.


“집중해! 집중! 하범아! 집중해야 해!”


소모되는 정신력이 어마어마하다.

하나라도 놓치는 순간, 쌓아 올리고 있는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것이다.


“간다! 셀레나!”


하범은 마력의 문을 하나 더 개방했다.

그야말로 뽑아낼 수 있는 최대치의 마력량.

몸이 과열되듯 푸른 빛으로 물들었다.


셀레나는 쏟아져 들어오는 마력을 낭비 없이 술식으로 모두 소모했다.


그건 마치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수백종류의 테트리스 블럭을 단 한 칸의 빈칸 없이 메꾸어내는 능력과 비슷하다.


“대단해···!”


융합 마법진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되는 마력의 울림으로 하범도 느낄 수 있었다.

셀레나의 그 경이로운 술식 계산과 마법 발현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하범은 전방에서 싸우는 네 사람에게 소리쳤다.


“곧 마법이 발현될 거야···! 모두 내 뒤로 피해!”


가장 가까이서 들은 루시가 테일러와 마리엔에게 재차 전달하고, 두 사람이 전방에서 싸우는 레니에게 후퇴하라고 소리쳤다.


네 사람이 뒤로 빠지는 동안, 셀레나는 마법 발현 직전, 두 손을 하늘 위로 모았다.

그녀가 설계한 술식이 마력의 힘으로 대기에 흩어지며 주변의 상태를 바꾸기 시작했다.


7위계는 자연에 영향을 주는 마법.


하늘과 땅이 어두워지고, 얼음보다 서늘한 한기가 대지에 깔렸다.


셀레나는 합장하듯 두 손을 모아 시전어를 읊었다.


“블리자드(Blizzard).”


후우웅! 콰아아!


일순간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눈보라가 몰아쳤다.


눈보라가 잦아들었을 땐, 장미 수호병은 모두 동상처럼 얼음에 갇혀 꽁꽁 얼어있었다.


“해냈다!”

”대, 대단해···!”

“와! 정말 대단해요!”

”역시 7위계야.”


모두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셀레나!”


발현이 끝나자 셀레나는 곧바로 쓰러졌다.

하범은 융합 마법진을 해제하고 달려가 그녀를 부축했다.


“미안. 잠시··· 머리가 어지러워서···”


셀레나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성취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내 마력이 좀 세긴 했지?”

”그래. 나쁘지 않았어.”


셀레나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을 때였다.


“저기봐!”

”마, 마녀!”


마리엔과 테일러의 목소리에 하범은 전방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언덕 위에는 누군가 서 있었다.


붉은 망토, 붉은 의복, 붉은 장갑, 붉은 장화.

챙이 넓은 붉은 고깔모자까지.


전신을 붉은 옷으로 치장한 여성은,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머리칼까지 새빨갛다.


그녀는 얼어버린 장미 들판을 천천히 걸어 내려왔다.

그녀가 걷는 곳마다, 불길이 차오르며 얼음을 녹여냈다.


“잘도 내 병정들을 쓰러뜨렸구나.”


허스키한 목소리.


그녀는 손가락을 튕겼다.


탁.


화르륵!


그녀를 중심으로 장미 들판 전체에서 거대한 불의 장막이 솟아올랐다.


그러자 얼어붙었던 들판은 물론, 장미수호병도 일제히 얼음을 녹여내며 부활했다.


붉은 눈동자는 하범을 마주보았다.




불의마녀 그레이스(seed-752098765).png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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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아이 산맥 24.04.11 19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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