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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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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글

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최근연재일 :
2024.06.1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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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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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78,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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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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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내기 결투

DUMMY

슈욱―! 슈욱―! 서걱―! 서걱―!


매섭게 찔러 들어오는 가시 촉수.

그것들을 빠르게 쳐내는 검날.


레니는 날아오는 촉수의 틈을 파고들어 전방을 향해 질주했다.


그는 단숨에 장미수호병들이 모여있는 장소에 이동했다.


주위를 에워싼 장미수호병들이 일제히 촉수를 날리자 자가 마법진을 발동했다.


“라이트닝 소드!”


빠직―! 파지직―!


손에 쥔 철검에 번쩍이는 전격이 터져 나왔다.


레니가 검을 휘두르자 촉수들이 잘리는 동시에, 전격이 촉수를 타고 장미수호병에게 전이 되었다.


찌지지직―!


장미수호병들이 일제히 몸을 부르르 떨며 기절 상태에 빠졌다.


그 틈에 뒤로 물러서는 레니.

기다렸다는 듯 뒤쪽에서 달려온 루시가 그에게 마력 포션을 건넸다.


장미수호병들은 계속해서 몰려든다.

수십마리의 장미수호병들을 상대로 버티고 선 이들은 레니와 루시 단둘뿐.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가시 촉수 때문에 레니는 검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그는 한손에 검을 든 채 이빨로 코르크를 따, 포션을 꿀꺽꿀꺽 삼켰다.


“호메오스타시스!”


루시는 그가 포션을 마시는 동안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근육의 피로도를 해소시켰다.


적진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재정비 시간.


레니는 기습적으로 날아오는 가시 촉수를 베어내며 상황 체크에 나섰다.


“루시. 남은 마력 포션은?”

“6개에요.”

”10분 만에 4병이나 마셨군. 좀 더 효율적으로 움직여야겠어.”


레니는 다시금 날아오는 가시 촉수를 베어내며 물었다.


”두 사람의 마법은 완성됐나?”

“아직··· 시전 중이에요.”

”알겠다. 루시. 내 뒤를 계속 따라와. 절대로 떨어지지 마.”

”네···!”


레니가 다시 돌진하며 장미수호병들의 시선을 끌자, 루시는 포션 바구니를 어깨에 짊어지고 그가 터놓은 길을 따라 뛰었다.


---


---


“꼬마 아가씨! 물길이 너무 불안정해!”

”으윽! 미치겠네!”


기껏 솟아올랐던 워터 스파우트가 불안정하게 흔들리더니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레니와 루시가 시간을 끄는 사이, 워터스파우트로 쓸어버리겠다는 계획이었는데.


마리엔의 마법이 불안정했다.

이미 다섯 차례나 시도한 상황.

그러나 또 실패하고 말았다.


“워터 풀!”


심기일전心機一轉.


마리엔은 다시 만들어낸 물길을 회오리바람에 조심스레 흘려보냈다.


일정한 흐름으로 흘러가던 물길.

그러나 또다시 물의 양이 옅어지며 속도도 불규칙하게 변했다.


결국 이번에도 실패.


마리엔은 당황했다.

환경이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불타는 장미들이 뿜어낸 열기에 물이 기화돼 버린다.

물의 양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것이다.


게다가 지면도 평탄하지 못하다.

워터스파우트는 안정적인 물의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언덕길과 움푹 파여있는 구덩이 때문에 물의 흐름이 불안정하게 변했다.


“너무 불규칙해··· 연습 때처럼 할 수 없어···”


마리엔은 절망섞인 목소리로 한탄했다.


수많은 연습을 통해 워터스파우트를 일으키는 최적의 감각을 익혀뒀다.

근데 그것들이 전부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마리엔을 눈여겨보고 있던 테일러는 그녀가 울 것 같은 표정을 짓자 회오리를 해제했다.


그리곤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를 잡고 눈을 마주했다.


“아직 여유 있어. 앞에서 두 사람이 시간을 끌어 주고 있잖아. 조급해할 필요 없어.”


그는 진중하게 덧붙였다.


“평소처럼 신중하게 사고하는 거야. 환경이 다르지만 그뿐이야. 많이 연습했잖아. 마리엔. 넌 이미 그 감각을 가지고 있어.”


그저 그가 말 몇 마디 했을 뿐인데.


마리엔은 머리를 짓누르던 조급함과 부담감, 불안과 당황이 사라짐을 느꼈다.


그의 말이 맞았다.

아직 레니와 루시는 건재하게 버텨주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침착하게 사고해서 풀어내면 된다.


마리엔은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며 마음을 진정시킨 뒤, 담담히 마법을 발현했다.


“워터 풀.”


발밑으로 물이 솟구쳐 오르며 웅덩이가 생성되었다.


이제 물의 양과 흐름을 조절해서 흘려보내면 된다.


물의 흐름을 통제하고 물길을 텄다.

조심스럽게 나아가던 흐름이 옅어진다.

움직임도 들쑥날쑥.


테일러가 소리쳤다.


“할 수 있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자신을 믿어!”


마리엔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면에 따라, 열기에 따라 물의 흐름이 달라지지만 할 수 있다.


이미 정답을 알고 있다.

그저 그 답을 맞추기만 하면 된다.


마리엔은 차분히 간극을 맞추기 시작했다.


부족한 곳에는 더 많이, 넘치는 곳에는 더 적게.


조금씩 감각을 넓혀 물길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맞춘다.


조급할 필요 없다.

천천히 하나씩 쌓아가듯 조율한다.


그리고 그것은 결실을 이뤄냈다.


회오리바람과 물길이 조화를 이루며 거대한 물의 토네이도가 만들어졌다.


워터스파우트.

6위계의 물 마법이 완성된 순간.


테일러는 숨결을 불어서 일으킨 바람으로, 워터스파우트를 장미수호병에게 날려 보냈다.


후우웅―! 콰과과과―!


장미수호병들은 워터스파우트에 하나둘씩 빨려 들어갔다.


아무리 불꽃으로 재생하는 괴물이라고 하더라도, 거센 물의 토네이도 앞에는 맥을 못 추었다.


워터스파우트는 장미수호병을 한마리도 남김없이 소멸시키고는 공기 중에 흩어져 소멸했다.


“됐어! 먹혔다!”

”우리가 해냈어!”


마리엔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테일러를 와락 껴안았다.


“다 네 덕분이야! 테일러! 네가 날 안심시켜 줬어!”

”네 능력이 뛰어나서야. 자랑스러워. 마리엔.”


그때 레니와 루시가 다가왔다.


“대단한 마법이더군. 근데··· 흠흠.”

“그··· 중요한 순간이었다면 미안해요···”


앞서 가던 레니가 기침하며 고개를 돌리고, 루시는 얼굴을 붉혔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마리엔은 자신을 껴안은 테일러를 밀어내려 했다.


“야! 아, 알았으니까 이제 떨어져!”

”음. 벌써? 뭔가 좀 아쉬운데? 성공한 기념으로 키스라도···”


쾅!


마리엔은 입술을 들이대는 테일러의 이마에 머리를 박쳤다.


“정도껏 해야지!”


콧김을 훅 내뿜으며 멀어지는 마리엔.


“아야야··· 꼬마 아가씨도 참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테일러는 이마를 문지르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레니, 루시, 테일러, 마리엔.

네 사람은 다시 장미 언덕을 올랐다.


“파이론···”


언덕을 오르며 루시가 걱정스레 입을 열었다.

같이 언덕을 오르던 레니가 그녀를 위로했다.


“한 달 만에 학생회장님까지 이긴 남자야. 녀석의 집념이라면 마녀님을 상대로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다.”


그들은 언덕의 정상에 올랐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재가 휘날렸다.


분지처럼 꺼져있는 언덕 아래.

그곳 전체가 마치 거대한 화톳불처럼 불타오르고 있었다.


하늘 가득 치솟는 연기와 공기를 가열시키는 뜨거운 열기 때문에 네 사람은 다가설 수도 없었다.


거세게 타오르는 붉은 화염으로 뒤덮여 내부 또한 들여다볼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분지 아래를 내려다보며 나지막하게 읊조릴 뿐.


“친구. 힘내.”

”파이론. 셀레나를 부디···”

”파이론··· 제발 무사 해줘···”

”너만 믿는다. 파이론.”


---


---


하늘과 땅.

그리고 사방이 거대한 불꽃으로 뒤덮인 불의 공간.


쐐애액―!


채찍이 날카로운 파공음을 일으키며 날아갔다.


푸른 화염벽이 막아서지만 채찍은 궤도를 무시하고 빈틈을 파고들어 파이론의 신체를 타격했다.


촤악―!


“끄으윽!”


찢겨진 옷깃 사이로 핏물이 터져 나왔다.


“인간 주제에 맷집은 좋구나.”


그레이스는 녹아내린 채찍을 갈무리하며 줄기에 매달린 파이론을 노려보았다.


사라세니아.

생명을 갉아먹는 죽음의 덩쿨.


붉게 타오르는 덩쿨은 대상을 속박하고 불태워 마력과 생명력을 흡수한다.


하지만 푸른 불꽃 앞에서는 제아무리 죽음의 덩쿨이라도 효과가 반감되었다.


그의 몸에 갑옷처럼 둘러진 푸른 불꽃 때문에 불태울 수도, 마력과 생명력을 흡수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사라세니아는 아무리 푸른 불꽃이 불태워도 끈질기게 자라나 대상을 확실히 속박했다.


이에 그레이스는 파이론을 말려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


푸른 불꽃 때문에 채찍 공격도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원래라면 진작에 연약한 인간의 신체는 뜯겨져 날아갔을 터.


그러나 그레이스는 알고 있다.


아무리 채찍의 공격이 반감되었어도, 그 고통은 착실히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네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


---


하범은 지옥 같은 고통 속에서 간신히 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다.


‘상대가 안 돼.’


어떤 공격도 먹히지 않는다.

방어도 할 수 없다.

상대는 실수 없이 매 순간 정확한 타격을 해온다.


‘결국 그 수밖에 없어.’


어떻게든 그레이스에게 붙는 것.


원거리에서는 도저히 공격이 불가능하다.

강제로 근접전을 거는 수밖에 없다.


푸른 불꽃을 어떻게든 그레이스에게 옮겨 붙일 수만 있다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


결심한 하범은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었다.


화륵―! 화륵―! 화륵―!


그레이스를 향해 날아가는 푸른 화염탄 세발.


“의미 없는 짓을 하는군.”


그레이스는 어깨와 목을 움직여 가볍게 피했다.


하지만 그건 눈속임용.


하범은 그사이 몸에 두른 푸른 불꽃의 양을 늘렸다.


끝없이 옥죄어오는 덩쿨 때문에 이미 최대의 마력을 뿜어내고 있던 상태.

하지만 이건 사활이 걸린 문제다.


“하아아아압!”


극한까지 마력을 끌어올려 푸른 불꽃을 방사했다.

그와 동시에 몸을 앞으로 기울여 억지로 걸어 나가면서 덩쿨 줄기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그것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쐐애액―! 촤악―! 쐐애액―! 촤악!


거센 채찍질.


푸른 불꽃을 방사해 채찍을 녹여내도, 그 충격파만큼은 어찌할 수가 없다.


“커헉!”


울컥 입안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채찍을 맞을 때마다 기절할 것 같은 통증이 일었다.


하지만 꾹 참고 나아간다.


단 한 번의 공격을 위해서.


“하아아아아아!”


한계에 한계를 끌어낸다.

푸른 불꽃이 폭발하듯 솟아오른다.


채찍이 날아오지만 마침내 덩쿨 줄기를 빠져나온다.


“헤이스트!”


하범은 이속 마법을 써 단숨에 그레이스의 앞까지 달려 나갔다.


최후의 최후를 위해 아껴두었던 필살 공격.


하범은 왼손 가득 푸른 불꽃을 불태우며 그레이스의 심장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게 네 마지막 발악인가.”


그레이스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여유롭게 채찍을 휘둘렀다.


촤악―! 촤악―! 촤악―! 촤악―! 촤악―! 촤악―!


끝없이 날아오는 채찍 공격.

이 순간 하범은 맨몸이나 다름없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의 한계를 뚫으면, 고통은 느껴지지 않는다.


불과 다섯 걸음을 앞두고, 하범의 시야는 땅으로 떨어졌다.


걸을 수 없었다.

두 다리가 날아갔기 때문이다.


채찍의 물리적 충격파가, 인간의 신체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다섯 걸음.


팔을 뻗는다.

계속해서 전진한다.


푸른 불꽃이 닿기만 한다면.

자신이 이긴다.


여기에 모든 것이 걸렸다.

자신과 셀레나, 그리고 모두의 운명이.


촤악! 촤악!


채찍질 두 번에 양팔이 날아갔다.


눈앞에 잘려 나간 팔 한쪽이 툭 떨어졌다.


“아···”


양팔과 양다리를 잃었다.

이제는 움직일 수도, 푸른 불꽃을 피울 수도 없다.


푸른 불꽃이 사그라들고, 주변의 열기로부터 보호해 줄 수단이 사라졌다.


“끄아아아아아악!”


불 속에 던져진 인간의 말로.


머리가 불타오르고, 눈알과 피부가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여유로운 발걸음 소리.


그레이스는 비명을 내지르는 하범을 채찍으로 휘감아 들어 올렸다.


강렬한 붉은 눈동자는 피를 비산하는 고깃덩이를 무심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죽어라. 어리석은 인간이여.”


푸욱―!


날카롭게 솟아난 채찍의 끝이 하범의 심장을 꿰뚫었다.


“욹!”


신음이라 하기엔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한 소리.

그의 몸이 부들거리며 경련을 일으키다, 어느 순간 뚝 멈췄다.


그러나 그 순간.


화르륵―!


꿰뚫린 심장에서 푸른 불꽃이 솟아올랐다.

심장을 꿰뚫은 채찍은 푸른 불꽃에 의해 순식간에 녹아 소멸했다.


그레이스는 심장을 노려보았다.


푸른 마력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마법진이 그려지고 있었다.


마법진이 무엇인지 알아본 그레이스는 목소리를 떨었다.


“이건··· 창조마법 크리에이트(Create)···!”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는 것처럼 심장이 재생되며 전신에 푸른 불꽃이 번지기 시작한다.


괴사되었던 피부에 새살이 돋고, 날아갔던 그의 양 팔과 다리가 재생되었다.


그레이스는 눈앞에 벌어지는 기적이 누구에 의한 것인지 알아챘다.


“디메시아···”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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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반란 24.04.26 16 1 9쪽
58 재회 24.04.25 22 1 8쪽
57 재회 24.04.23 22 1 11쪽
56 워터 제국 24.04.22 18 1 10쪽
55 렉시벨 왕국 24.04.20 18 1 10쪽
54 렉시벨 왕국 24.04.19 17 1 8쪽
53 위치 영지 24.04.18 17 1 10쪽
52 아스펜 영지 24.04.16 17 1 10쪽
51 아스펜 영지 24.04.15 19 1 11쪽
50 아스펜 영지 24.04.13 19 1 13쪽
49 술먹은 그레이스 24.04.12 18 1 14쪽
48 아이 산맥 24.04.11 19 1 8쪽
47 아이 산맥 24.04.09 53 1 12쪽
46 여행 준비 24.04.08 18 1 10쪽
45 여행 준비 24.04.06 20 1 12쪽
44 여행 준비 24.04.05 23 1 12쪽
43 이별 24.04.04 22 1 10쪽
42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2 21 1 10쪽
41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1 27 1 12쪽
40 회생 24.03.30 37 1 14쪽
39 회생 24.03.29 33 1 13쪽
38 대재앙 24.03.28 30 1 11쪽
37 대재앙 24.03.26 32 1 11쪽
36 내기 결투 24.03.25 30 1 14쪽
» 내기 결투 24.03.23 35 1 13쪽
34 내기 결투 24.03.22 3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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