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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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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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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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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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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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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회생

DUMMY

파이론은 의아했다.

어머니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가.


“어머니를 왜 경계하는 거야?”


그레이스는 즉답했다.


”저 여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걸 쟁취하려 드는 악독한 여자다. 자기 자식이라도 예외는 없었지.”


그 말에 주디스가 웃었다.


”섭섭하게시리. 널 낳아준 어미에게 저 여자가 뭐니?”

”닥쳐라. 주디스. 용건이 뭐냐.”

”하여튼 쌀쌀맞다니까. 우리 딸.”


주디스가 한발짝 다가오자, 그레이스가 파이론을 데리고 두 발짝 물러섰다.


“다가오지 마라. 주디스.”

”그렇게 벌벌 떨건 없잖니. 인사하려는 것뿐인데.”


그레이스는 경계를 풀지 않았다.

주디스는 웃음기를 머금은 얼굴로 파이론에게 시선을 돌렸다.


“네가 파이론이로구나. 만나서 반가워.”


파이론은 그녀의 검은 눈동자와 마주했다.


마치 독기를 품은 뱀 같은 눈동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본색을 드러내 눈앞의 먹잇감을 물어뜯을 것만 같다.


그레이스가 이토록 경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왜일까.

파이론은 두렵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파이론.”


막아서는 그레이스를 밀어냈다.


주디스는 자신에게 걸어오는 파이론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넌 내가 두렵지 않니?”

”전혀요.”


파이론은 그녀 앞에 마주 섰다.


“그레이스가 싫어하니까 짧게 끝내죠.”

”재밌구나.”


주디스는 고개를 숙여 그의 볼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녹아내릴 것 같구나. 이런 몸으로 디메시아 님의 불꽃을 품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해.”

”그래서 저도 가지고 싶어졌어요?”


그 말에 주디스가 키득거렸다.


“물론이지. 만일 네가 나약한 자였다면 가죽을 벗겨 전시했을 거야. 하지만 그럴 순 없을 것 같구나. 네게서 디메시아 님의 잔상이 느껴지거든. 나는 네 어머니의 불의 마녀였단다. 아주 오래전 일이야.”


주디스는 손을 거뒀다.

그리곤 작게 웃으며 돌아섰다.


“또 보게 될 거야. 우린. 그때까지 내 딸을 잘 돌봐주렴. 파이론.”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검게 타오르며 불꽃과 함께 사라졌다.


그레이스는 들고 있던 채찍을 소멸시키며 입꼬리를 올렸다.


“주디스를 그렇게 대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너뿐일 거다. 파이론.”

“그렇게 위험한 사람이야?”

”불의 마녀들을 다스리는 마녀다. 판게아에 흐르는 모든 불은 그녀가 지배하지.”


음. 그냥 조용히 있을걸 그랬나.


그때 바닥에서 신음 소리가 들렸다.


“크흡···! 큽···!”


아론이었다.


녀석은 입을 벌리고 있었으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게다가 눈을 뜬 상태로 눈동자를 굴리는 모양새가 앞이 안 보이는 사람 같았다.


“이 인간은 디마크라의 악기와 푸른 불꽃, 두 강한 힘에 휘말렸다. 살아있는 게 신기 할 정도지.”

”그럼 이 녀석은···”

”살아있는 시체나 다름없다.”


즉, 식물인간이 되었단 얘기다.

이것이 이 녀석의 말로.


그레이스는 손에 불꽃을 피워올렸다.


“이젠 쓸모없는 고깃덩어리에 불과하다. 차라리 죽는 것이 놈에게도 이로울 것이다.”


그레이스의 말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살해하는 건 다른 얘기.


”그만둬. 그레이스. 이 녀석을 데려가자.”

”왜 죽이지 않지?”

”우리가 판단할 게 아니거든.”

”그럼 누가 판단한다는 거냐.”

”제국의 법과 저 녀석의 부모가.”


그레이스는 채찍으로 아론을 휘감아 어깨에 짊어졌다.


파이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디마크라는 사라졌지만, 검은 바다는 여전히 건재했다.


“놈이 나타나면 매번 이런 식이 되는 건가.”


수십만 평에 달하는 아카데미가 순식간에 폐허가 되었다.


단시간에 이 정도의 파급력이다.


만약 놈을 그대로 놔뒀다면 제국의 수도는 하루도 안 되어 멸망했을 것이다.


그리고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대륙을 집어삼키고 세계를 집어삼켰겠지.


그걸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푸른 불꽃이기에 더욱 절망적이다.


그야말로 대재앙.


파이론은 자신에게 얼마나 중대한 사명이 걸려있는지 절감했다.


놈은 다시 나타날 것이다.


그러니 그전에 5속성 마녀를 모아야만 한다.


---


---


푸른 불꽃을 피워올려 검은 마그마를 향해 방사했다.


검은 마그마는 푸른 불꽃에 닿자마자, 물에 젖은 솜사탕처럼 힘없이 녹아내렸다.


아카데미는 넓었고 검은 마그마는 가득했지만, 푸른 불꽃이 검은 마그마에 번져나가는 속도는 그것들을 충분히 처리하고도 남았다.


한 구역을 처리하고 다음 구역으로 이동했을 때였다.


아직 멀쩡한 건물이 보였다.

아티팩트 박물관이었다.


그곳엔 교수와 상급 학생들이 마법으로 벽을 세워 검은 마그마를 막아서고 있었다.


파이론은 멀리서도 그들의 마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소모되는 마력을 포션으로 보충하고 있었지만 한계에 다다른 모양새였다.


“그레이스. 내가 검은 마그마를 없애는 동안 저들을 도와줘.”

”알겠다.”


그레이스가 발을 굴렀다.


불타오르는 가시 줄기의 다발이 바닥을 뚫고 솟아올라 마그마를 가두었다.


파이론은 그사이에 푸른 불꽃으로 마그마를 소멸시켰다.


검은 마그마가 모조리 소멸되고 그레이스가 가시 줄기를 없애자,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두 사람에게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거기에 껴있던 오울란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오오···! 파이론 학생! 마녀님과 함께 대재앙을 물리치셨군요!”

”네. 이제 위협은 사라졌어요.”

”훌륭합니다!”


파이론은 흥분하는 교수에게 물었다.


”그런데 다들 지금 어디 있죠? 다른 사람들은 무사한가요?”

”네. 모두 무사합니다. 지금쯤 모두 아카데미 밖으로 빠져나갔을 테지요. 여기 있는 스칼렛 양이 사태를 빠르게 파악하고 모두를 대비시킨 덕분입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스칼렛이 손사래를 쳤다.


“찬사를 받을 건 제가 아닙니다. 저는 뒤처리를 했을 뿐인걸요. 사태를 해결한 건 파이론 군이죠.”


파이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대재앙의 예언에 가장 빠르게 반응한 것도, 푸른 불꽃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녀의 도움 덕분이었다.


파이론은 그녀의 겸손함에 깊게 감명받았다.


”스칼렛. 당신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해요.”

”고마워요. 파이론 군.”


미소 짓는 그녀에게 파이론은 그레이스를 소개했다.


“그레이스. 여기 있는 두 사람은 아카데미의 오울란 교수님과 스칼렛 학생회장 님이야. 인사해.”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마녀님.”

“아카데미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


낯설어서 그런 걸까.


그레이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붉은 눈동자는 스칼렛을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


파이론은 머쓱해했지만, 오울란과 스칼렛은 개의치 않아 했다.


오울란은 두 손을 내밀어 파이론의 손을 잡았다.


“아카데미 정문에 검은 마그마가 많이 흘러갔을 겁니다.”

”네. 그럼 빨리 그쪽으로 가야겠네요.”

”부탁드립니다.”


그들과 헤어지고 정문 쪽으로 향했을 때였다.


아까부터 조용하던 그레이스가 입을 열었다.


”살굿빛 눈을 가진 여자에게서 피 냄새가 났다.”

”피 냄새? 헷갈린 거 아냐? 내 옷에도 피가 묻어있잖아.”


그레이스는 고개를 저었다.


”네 것이 아니다. 피 냄새는 한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다친 사람을 도와주려다가 옷에 벤 거겠지. 모범적인 사람이니까.”


---


---


파이론이 검은 마그마를 모두 처리하고 정문에 섰을 때 수많은 이들이 그에게 몰려들었다.


경탄과 찬사.

대재앙을 물리친 두 사람에 대한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파이론은 그곳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메먼 학원장이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해내셨군요. 파이론 군. 믿고 있었습니다.”

”제 친구들은 무사한가요?”

”네. 모두 잘 있습니다.”


파이론은 안도했다.


검은 마그마가 사라지고, 아카데미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카발라가 이끄는 황실 마법사 부대는 사물의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으로 무너진 아카데미를 순식간에 복구했다.


학원장과 교수들, 그리고 학생들은 모두 힘을 합쳐 부상자를 치료 시설에 옮겼다.


발 빠른 대처와 여러 사람들의 협력하에 아카데미는 해가 저물기 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파이론~!”


루시와 테일러, 셀레나와 마리엔이 다가왔다.


가장 먼저 다가온 루시는, 헝클어진 파이론의 옷매무새를 고쳐주었다.


“어디 다친 데 있는 거 아니지?”

”없어. 아주 멀쩡해. 루시.”


그때 누군가 뒤에서 옷을 잡아당겼다.


돌아보니 셀레나가 서 있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입을 열었다.


“기다렸어. 파이론.”


그 모습이 귀여워 장난식으로 물었다.


“뭘 기다렸는데?”


셀레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널···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파이론은 셀레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루시가 다급하게 말했다.


“파, 파이론···!”


눈을 부릅뜬 그 모습이 마치 자기도 쓰다듬어 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루시에게도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그녀의 입고리가 올라갔다.


옆에서 테일러가 툭 던지듯 말했다.


“친구 인기가 하늘을 치솟네?”


그는 파이론의 양옆에 서 있는 루시와 셀레나를 보면서 말했다.


“꼬마 아가씨도 저런 애교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테일러가 옆에 서 있던 마리엔은 팔짱을 끼며 고개를 돌렸다.


“꿈도 꾸지 마!”


그 말에 모두가 웃었다.


그것을 계기로 서로 마음 놓고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셀레나는 자신이 없는 동안 이들이 무슨 노력을 해왔는지 알게 되었다.


파이론은 그레이스와 어떻게 싸웠는지, 대재앙은 어떤 식으로 물리쳤는지 털어놓았다.


단연 재밌었던 이야기는 셀레나가 밝힌 그레이스의 요리 실력이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말에 모두가 놀라워했다.


회포를 풀듯 이야기를 나누던 그때, 누군가 다가왔다.


“구국의 영웅들이 여기 모여 있었군.”


황태자였다.

그는 기사들을 거느리고 그들의 앞에 섰다.


파이론과 그레이스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무릎 꿇었다.


“사석이니 예를 표할 필요는 없네.”


그럼에도 일어서지 않는 이들을 지켜보던 황태자는, 시선을 피하는 셀레나를 모른척하며 그레이스와 눈을 마주했다.


”나는 파이어 제국을 다스리는 파이어 황가의 자손. 엠비시오닌 도미닉 파이어 황태자라 하오.”

”난 그레이스 로즈다.”

”그레이스. 모두를 대신해 당신의 헌신에 감사하지.”


인사를 마친 황태자는 그녀가 짊어지고 있는 물건을 바라보았다.


“저것은 무엇인가?”


파이론은 그제서야 아론의 존재를 기억했다.

생각해 보니 그는 하루 종일 그녀의 어깨에 매달려 있었다.


파이론의 지시하에 그레이스는 아론을 땅에 내려놓았다.


“아론 크루거 알터에요. 대재앙을 처리하고 나니 나타나던데요.”


황태자의 표정이 복잡하게 변했다.


“이자가 디마크라를 깨운 것인가.”


그러자 뒤쪽에 서 있던 기사단장 루히 크룰루 알터가 무릎 꿇었다.


“자식의 죄는 부모의 죄. 제 목을 베어주시옵소서. 저하.”

”자네 아들의 행실이 좋지 못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네만. 대재앙의 원흉을 자처했을 줄이야.”


황태자의 눈이 서슬 퍼렇게 뜨였다.


“나의 충신에게 죄를 물을 순 없는 법. 허나 제국을 위험에 빠트린 핏줄을 가만히 둘 순 없다. 알터 가의 작위를 백작으로 좌천하고 저자를 낳은 어미와 형제의 목을 베어···”

”잠깐만요.”


말을 끊은 것은 파이론이었다.


“감히···!”

”닥쳐라.”


본능적으로 호통치려 했던 기사들은 그레이스의 살기 어린 붉은 눈동자에 입을 다물었다.


황태자는 모든 상황을 지켜보다 조용히 물었다.


“할 말이 있느냐.”

”네. 아론을 용서해 주세요.”


그 말에 모두가 놀라 눈을 부릅떴다.

황태자는 차분히 물었다.


“왜지?”

”이미 이 녀석은 말할 수도, 앞을 볼 수도, 움직일 수도 없어요.”

”죗값을 치렀다는 건가?”

”네. 그러니 이 녀석 때문에 다른 사람의 목을 베는 짓은 하지 마세요.”


황태자는 고심하는 듯하다가 말했다.


“알겠다. 네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주고 싶구나.”


황태자는 루히 단장에게 말했다.


“네 처와 자식들은 무사할 것이다. 다만, 너의 작위를 백작으로 좌천하고, 저 불경스러운 죄인을 변방으로 유배할 것을 명한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저하.”


루히 단장은 고개 숙였다.


황태자는 다시금 고개를 돌려 모두에게 말했다.


“대의엔 그만한 대가가 따르는 법. 약조한 대로 너희에게 상을 내리고 싶다. 아바마마께서도 흔쾌히 동의 하실 것이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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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수습 24.04.29 19 1 15쪽
60 반란 24.04.27 20 1 13쪽
59 반란 24.04.26 16 1 9쪽
58 재회 24.04.25 22 1 8쪽
57 재회 24.04.23 22 1 11쪽
56 워터 제국 24.04.22 18 1 10쪽
55 렉시벨 왕국 24.04.20 18 1 10쪽
54 렉시벨 왕국 24.04.19 17 1 8쪽
53 위치 영지 24.04.18 17 1 10쪽
52 아스펜 영지 24.04.16 17 1 10쪽
51 아스펜 영지 24.04.15 19 1 11쪽
50 아스펜 영지 24.04.13 19 1 13쪽
49 술먹은 그레이스 24.04.12 18 1 14쪽
48 아이 산맥 24.04.11 19 1 8쪽
47 아이 산맥 24.04.09 53 1 12쪽
46 여행 준비 24.04.08 18 1 10쪽
45 여행 준비 24.04.06 20 1 12쪽
44 여행 준비 24.04.05 23 1 12쪽
43 이별 24.04.04 22 1 10쪽
42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2 21 1 10쪽
41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1 26 1 12쪽
40 회생 24.03.30 37 1 14쪽
» 회생 24.03.29 33 1 13쪽
38 대재앙 24.03.28 30 1 11쪽
37 대재앙 24.03.26 32 1 11쪽
36 내기 결투 24.03.25 30 1 14쪽
35 내기 결투 24.03.23 34 1 13쪽
34 내기 결투 24.03.22 36 1 11쪽
33 내기 결투 24.03.21 36 1 12쪽
32 수련 24.03.19 4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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