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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최근연재일 :
2024.06.22 22:2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656
추천수 :
196
글자수 :
506,566

작성
24.04.1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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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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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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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스펜 영지

DUMMY

요한은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었다.


“네 병력은 어디 있지? 설마 한명도 없는 건가?”

”어. 없어. 근무 태만에 충성심은커녕 도둑질까지 하려던 놈들이라 다 해고시켰지.”


그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었다.


“이거 내 부하들을 전부 끌고 올 필요도 없었겠군.”

”정말 그렇게 생각해?”

”네 여종이 아무리 괴물 같은 자라 해도, 우리 전부를 상대론 이길 수 없다.”


우드득.


그레이스가 손을 풀었다.


“하찮은 인간 주제에 감히···”

”그레이스. 이번엔 내게 맞겨줘.”


이대로 그레이스에게 맡겼다간, 저들은 필시 죽거나 크게 다칠 것이다.


그렇게 둘 순 없었다.


저들을 모두 내 성의 병사로 고용할 생각이었으니까.


나는 저들을 향해 보란 듯이 크게 웃었다.


“너희 모두가 덤벼도 내 친구를 쓰러뜨릴 순 없어.”

”뭐야?”

”너넨 나도 못 이겨.”


그는 그말을 듣고 정말로 열받은 듯 정색하며 말했다.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보군. 얌전히 목숨을 구걸했다면 살려줄 마음도 있었다.”

”풋. 너희들을 상대로?”


그러자 그의 부하들마저 분노한 듯 자세를 고쳐 잡았다.


”입만 산 놈 같으니. 네놈은 기필코 베어주마.”


스릉―! 스릉―! 스릉―!


요한을 시작으로 모두가 검을 뽑았다.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


약을 바짝 올렸으니 다음 단계다.


“요한이라고 했던가? 우리 내기 하나 하는 게 어때?”

”내기?”

”지는 쪽이 뭐든 들어주는 거야.”

”내가 원하는 건 네놈의 목뿐이다.”

”정말? 나 혼자 싸울 건데도?”

”뭐라고?”

”내 친구는 구경만 할 거야. 대신 지면 뭐든 들어줄게. 소문을 들어보니 오갈 데 없는 방랑 기사 신세인 거 같은데, 원한다면 영지를 통째로 넘겨줄 수도 있어.”


요한은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


“당연히 이긴다는 듯이 말하는군? 가당치도 않아.”


그는 부하들에게 검을 집어넣으라는 수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좋다. 그 내기 응해주지. 다만 네 상대는 나 혼자다. 고작 네놈을 상대하는데 부하를 쓸 필욘 없지.”

”후회할 텐데.”

”내가 너한테 진다면 아예 네놈의 개가 되겠다.”

”약속했다?”

”걱정 마라. 그렇게 될 일은 절대 없으니까.”


요한은 검을 세우고 빠르게 달려들었다.


그레이스와 전투했을 때 봤던 보법.


그는 단숨에 거리를 좁혀 들어왔다.


화륵―!


나는 그가 가까워지기 전에 푸른 불꽃을 전신에 피워올렸다.


“크윽!”


갑작스럽게 솟구친 화염과 강렬한 열기에, 요한이 황급히 물러섰다.


“화염 마법사였군.”


그는 검을 고쳐잡은 뒤 탐색하듯 옆걸음질 쳤다.


정면보다는 사각을 노리겠단 생각.


‘그렇겐 안되지.’


푸른 마력을 발바닥에 집중했다.


그러자 마력은 지면을 타고 흘러 나가며 푸른 불장판을 형성했다.


나를 중심으로 점점 넓게 펴져나가는 불장판.


요한은 장판의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물러서기를 거듭했다.


첫 기세치고는 지지부진한 요한의 움직임.


이에 도발하듯 물었다.


“마력 블레이드는 안 쓸 거야?”


그는 흠짓했다.

마치 비밀을 들킨 것 같은 얼굴.


“그걸 눈치채다니. 저 여자만 괴물일 줄 알았는데, 너도 보통이 아니었군.”

”괜히 내기를 걸었겠어?”

“얕본 걸 사과하지. 하지만 이젠 다를 거다.”


그 순간 그의 몸에 흐르던 마력의 흐름이 달라졌다.


흐름이 점점 가속화되며 단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이 그의 팔과 손을 통해 검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이윽고 검이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저것이 마력 블레이드.


마력에 의해 사정거리와 절삭력이 극대화 되는 소드 마스터의 대표격인 기술이다.


철검의 형태로 보니 그 위용이 대단했다.


준비를 마친 그가 곧장 달려들었다.


화아악―!


푸른 화염을 방사해 정면을 틀어막았지만, 그는 상태를 끌어올린 듯 빠르게 회피하면서 동시에 측면을 파고들었다.


이대로면 당한다.


“헤이스트!”


나는 바람처럼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서걱―!


옷깃이 잘려 나갔다.


간발의 차.


요한은 계속해서 달려들었다.


이미 그는 불장판 내부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머뭇거리는 순간 끝이라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후웅―! 후웅―! 후웅―!


연달아 옷깃을 스치는 마력 블레이드.


확실히 위협적인 검이다.


그러나 실속은 없었다.


‘움직임은 레니가 한 수 위야.’


레니는 비록 소드 익스퍼트지만, 공수의 밸런스가 잡혀 이보다 훨씬 세련되고 깔끔한 공격을 했다.


그에 비해 자동반사적으로 달려드는 요한의 움직임은 오직 공격에 집중되어 있었다.


게다가 그 공격이란 것마저 기술적으로 정립된것이 아닌, 그때그때 착안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허점이 눈에 보였다.


그가 무리하게 다음 공격을 준비하려 멈춰 선 순간, 나는 두 손을 높이 들어 그의 눈앞에 불의 벽을 세웠다.


“헛!”


요한은 급히 물러서려 했지만 나는 틈을 놓치지 않고 밀듯이 두 손을 앞으로 뻗쳐 불의 벽을 파도처럼 만들었다.


“크아아악!”


화염의 파도에 휩싸인 요한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이럴 수가!”

”대장님이 당했다!”


병사들은 당황해하며 나와 요한이 있는 곳으로 다가서려 했다.


“방해하지 마라.”


그들의 앞길을 막아선 건 그레이스였다.


“에잇! 모두 검을 들어!”


병사들은 이판사판이라는 듯 모두 검을 뽑아 들고 그레이스에게 달려들었다.


촤악―! 촤악―! 촤악―!


현란한 채찍 소리.


소리가 멎었을 때, 병사들은 모두 검을 떨군 채로 쓰러져 있었다.


“잘했어. 그레이스.”


내 칭찬에 그레이스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요한에게 다가갔다.

그는 경미한 화상만을 입은 채 쓰러져 있었다.


“내가 왜··· 살아 있는 거지···?”

”내 불꽃은 온도를 조절할 수 있거든.”

”허. 그것참 굉장하군.”


그는 미련을 버린 듯 나지막이 말했다.


“나는 어찌 되든 상관없어. 다만 저들은 살려보내 줘. 모두 가족과 고향을 잃은 자들이야.”


어디서 저런 병력이 튀어나왔나 했는데.

역시 사연이 있는 모양이었다.


”너희들의 이야기를 들려줘. 그리고 나서 생각해 볼게.”


요한은 전부 털어놓았다.


“우린 이스트 대륙 남부의 욥이란 지방에서 근무하던 병사들이었다. 하지만 마수가 침공했고, 고향 땅은 하루아침에 쑥대밭이 됬지.”


그는 저들과 함께 마수와 끝까지 맞서 싸웠으나, 마수는 끝도 없이 몰려왔고, 결국 가족과 고향을 잃고 도망치는 신세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다른 영지로 피신하려 했지만 이미 모두 마수들에게 점령당한 상황.


이때 남부 지역은 이미 마수들에게 완전히 점령당했음을 깨닫는다.


“그렇다고 북으로 올라갈 수도 없었어. 북진하는 마수의 병력으로 가득했으니까.”


그들은 마수들에게 점령당한 해안 도시에 몰래 잠입해 배를 빼돌려 바다로 도망쳤다.


그리고 두 달간 바다 위에 표류하다 미드 대륙에 도달했다.


마수가 없는 인간들의 땅에 도착한 그들.


그들은 살아남았지만, 얻은 건 목숨뿐이었다.


고향과 가족을 잃고 방황하던 그들은, 끝내 여기까지 넘어오게 된 것이었다.


“우린 너무 많은 것을 잃었어. 도저히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가 없었다.”


그는 눈물을 흘렸다.


이야기를 전부 듣고 나니 더욱 마음에 들었다.


”잘됐네.”

”···?”

”너희들을 고용할 생각이었거든.”

”우릴 고용하겠다고···?”

”그래.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어.”


그는 믿기지 않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의 반응을 무시한 채, 그의 단전에 손을 대었다.


”뭘 하려는 거지···?”

”기다려봐.”


그와의 전투에서 느낀 의문점이 하나 있었다.


왜 처음부터 마력 블레이드를 사용하지 않았던 걸까.


아마 그에게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마력 소모가 극심해서 결정적일 때가 아니면 쓸 수 없다고.


맞는 말이다.

실제로 검에 투영되는 마력은 제한이 없으니까.


하지만 그의 경우엔 이상했다.


소모되는 마력에 비해 투영되는 마력의 양은 극히 적었다.


쓸데없이 휘발되는 마력의 양이 눈에 보일 정도로 많았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마력을 통해 그의 단전 내부를 훑어본 결과, 마력구에 부자연스럽게 형성된 막이 마력 이동을 억누르고 있었다.


‘이건 켈베로스의 독기야.’


아이 산맥에서 느껴졌던 질척하고 더러운 마기.

그것과 완전히 동일했다.


어째서 독기가 그의 몸속에 침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내 마력을 그의 단전에 가득 채웠다.


“크윽!”


요한은 견디기 힘들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나는 흘려보낸 마력을 그의 뭄 전체에 강제로 순환시켰다.


마력의 이동이 격해지자, 요한은 괴로운 신음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푸른 마력이 순환하면서, 막처럼 형성되어 있는 독기를 녹여 없애기 시작했다.


“허억··!”


막혀있던 혈이 뚫리고 마력이 옳은 방향으로 순환하자, 요한은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느꼈는지 표정이 달라졌다.


혈색이 눈에 띄게 좋아지며, 화상도 자연스레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윤이 날 정도로 좋아진 그의 몸 상태는 멀쩡해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


무엇보다 쓸데없는 마력 소모가 줄어든 만큼, 더 오랫동안 마력 블레이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축하해. 이제 넌 진짜 소드 마스터가 된 거야.”


그는 그 말을 듣고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진지하게 일어서 내 앞에 무릎 꿇었다.


“이 요한 메이드빈츠. 평생을 갚지 못할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부디 영주님을 모실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러자 정신을 차린 병사들이, 그를 따라 하나둘 무릎 꿇었다.


그들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그들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고향을 잃은 자들이다. 그 상실과 슬픔에 못 이겨 여기까지 방황해 왔지. 그런 너희들을 내가 받아주마. 그러니 가슴을 펴고 당당히 일어서라! 이곳은 이제 너희들의 새로운 고향이 될 것이다! 이곳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 바쳐 싸워라! 죽더라도 이 땅에서 죽어라! 두 번 다시 적에게 고향을 빼앗기지 마!”


나는 다시금 크게 소리쳤다.


“너희들 모두를 지금 이 시간부로 위치 가문의 기사로 명한다!”

”영주님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요한과 그의 결사대의 우렁찬 목소리가 성 전체에 울려 퍼졌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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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마르코 플란데 24.04.30 18 2 13쪽
61 수습 24.04.29 23 2 15쪽
60 반란 24.04.27 24 2 13쪽
59 반란 24.04.26 22 2 9쪽
58 재회 24.04.25 26 2 8쪽
57 재회 24.04.23 28 2 11쪽
56 워터 제국 24.04.22 22 2 10쪽
55 렉시벨 왕국 24.04.20 22 2 10쪽
54 렉시벨 왕국 24.04.19 21 2 8쪽
53 위치 영지 24.04.18 21 2 10쪽
» 아스펜 영지 24.04.16 22 2 10쪽
51 아스펜 영지 24.04.15 24 2 11쪽
50 아스펜 영지 24.04.13 23 2 13쪽
49 술먹은 그레이스 24.04.12 23 2 14쪽
48 아이 산맥 24.04.11 25 2 8쪽
47 아이 산맥 24.04.09 58 2 12쪽
46 여행 준비 24.04.08 22 2 10쪽
45 여행 준비 24.04.06 26 2 12쪽
44 여행 준비 24.04.05 29 2 12쪽
43 이별 24.04.04 28 2 10쪽
42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2 27 3 10쪽
41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1 35 2 12쪽
40 회생 24.03.30 46 2 14쪽
39 회생 24.03.29 42 2 13쪽
38 대재앙 24.03.28 38 2 11쪽
37 대재앙 24.03.26 3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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