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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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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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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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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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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대재앙

DUMMY

끈적거리며 흘러내리는 검은 액체 사이로 드러난 살굿빛 눈동자.

아론은 이빨을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반면에 파이론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또 너냐?”


결투도 그렇고, 퇴출 서명도 그렇고, 루시를 겁박한 것도 그렇고 이제는 대재앙까지.


“내가 전생에 너한테 죄라도 지었냐? 나한테 왜 이러는 데?”


이 정도면 악연을 넘어 애증에 가까울 정도다.


“날 이렇게 만든 건 너야. 파이론. 전부 네놈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다.”


그 순간 아론의 팔에서 검은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


쏴아아아―!


그것과 닿은 건물은 빨갛게 달아오르며 녹아내렸다.


찐득한 점성을 가진 고온의 액체.

그것은 마그마였다.


아론은 화풀이라도 하듯 건물째로 녹여 없애버렸다.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나? 널 죽이기 위해 난 악마와 계약했다.”

”알았으니까 덤비기나 해.”

”여전히 입만 살았군. 네놈의 그 잘난 입을 도려내 주마.”


아론은 검은 마그마를 파이론에게 뿜어냈다.

그러나 그 순간 땅속에서 가시 줄기가 솟아올랐다.


쿠과과과과―!


검은 마그마가 부딫혀 그것들을 끊임없이 녹여냈지만, 줄기는 계속해서 자라나 마그마를 상쇄시켰다.


아론은 줄기를 소환한 그레이스를 노려보았다.


“칫! 네년이 사도가 말한 그 마녀로군!”


결국 효과를 보지 못한 아론은 표정을 구기며 검은 마그마를 회수했다.


반대로 그레이스는 무덤덤하게 채찍을 들고 아론에게 다가갔다.


“파이론. 내가 녀석의 발을 묶겠다. 기회가 오면 푸른 불꽃으로 놈을 태워라.”

”알았어.”


그레이스는 파공음을 일으키며 채찍을 휘둘렀다.


“하! 난 신의 힘을 얻었어! 마녀라고 해도 나를 이길 순···!”


촤악―! 촤악―!


매섭게 휘둘러진 채찍이 아론의 팔과 다리를 한순간에 날려버렸다.


아론은 당혹스러워하는 얼굴로 형편없이 쓰러졌다.


그레이스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계속해서 채찍을 휘둘렀다.


“끄아악!”


그의 몸이 편육처럼 조각조각 잘려 나갔다.


부르르 떨던 아론의 육체가 재생되기 시작한 건 그때였다.


“크하하! 이거 대단한데? 최고가 된 기분이야!”


검은 마그마는 끊임없이 흘러나와 그의 몸을 빠르게 재생시켰다.


결국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론은, 그레이스에게 곧장 달려들었다.


그레이스는 침착하게 채찍을 휘둘러 아론의 심장을 터트리고 머리를 날렸다.


아론의 몸은 계속해서 재생되었지만, 채찍이 타격하는 속도는 음속을 초과할 정도였다.


소닉붐과 함께 아론의 신체는 사정없이 터졌다.


결국 아론은 접근을 포기하고 물러섰다.


“말도 안 돼! 난 신의 힘을 얻었어! 고작 이런 공격에 막힐 리가···”


아론은 매섭게 날아오는 채찍에 화들짝 놀라 황급히 두손을 펼쳤다.


대량의 검은 마그마가 뿜어져 나갔지만, 그레이스는 발을 굴러 붉은 마법진을 그렸다.


“텍트. 갈망하는 죽음의 불꽃. 사라세니아.”


콰과과과―!


땅속에서 한 줄기의 거대한 덩쿨이 솟구쳐 올랐다.


덩쿨에 돌기처럼 자라난 수백개의 덩쿨 촉수가 일제히 아론에게 쏟아졌다.


아론은 사방에서 달려드는 촉수에 이끌려 거대한 사라세니아에 속박되었다.


검은 마그마를 아무리 뿜어내도 사라세니아는 그를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


“파이론. 지금이다.”


그레이스의 신호.


파이론은 푸른 불꽃을 피워 덩쿨에 속박된 아론에게 방사했다.


“그까짓 불꽃으로 뭘 어쩌겠다고··· 크아악!”


코웃음 치던 아론은 푸른 불꽃에 닿자마자 괴정을 질렀다.


그는 푸른 불꽃 속에서 몸부림쳤지만, 사라세니아는 그를 단단히 붙들었다.


검은 마그마가 소멸하고 그의 몸이 푸르게 불타오를 때.

갑자기 그의 몸이 폭발하듯 터졌다.


살점과 피, 그리고 검은 마그마가 공기 중에 흩뿌려졌다.


흩뿌려진 검은 마그마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다시금 모여 아론의 형상으로 되돌아왔다.


아론은 파이론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네놈만큼은 반드시 찢어 죽일 테다! 이 개자식···!”


쿠과과과!


갑작스레 땅속에서 솟아난 덩쿨이 아론을 집어삼켰다.


차분히 기회를 엿보고 있던 그레이스가 기습적으로 그를 완벽하게 잡아챈 것이었다.


“지금이다.”

”나이스 타이밍!”


파이론은 푸른 불꽃을 다시 방사했다.


“끄아아아악!”


푸르게 타오르는 덩쿨 속에서 아론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레이스는 아론이 아까와 같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덩쿨을 틀어막았다.


결국 아론은 빠져나가지 못했다.

푸른 화염은 그의 신체를 검은 마그마와 함께 소멸시켰다.


그러나.


【이 고통. 오랜만이야.】


덩쿨 속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기괴하고 음침한 심연의 목소리.

파이론은 그 끔찍한 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파아아악―!


덩쿨이 터지며 검은 마그마가 사정없이 터져 나왔다.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파멸의 신 디마크라가 다시 부활했음을 알리노라.】


검은 마그마는 끝없이 뿜어져 나왔다.

그 주변은 금세 검게 뒤덮였다.


아카샤마의 예언에서 보았던 검은 바다.


이대로 두면 그것이 실현될 것이다.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는 검은 마그마는 사라세니아마저 상쇄시킬 수 없었다.


그레이스는 사라세니아를 해제하고 물러섰다.


파이론은 푸른 불꽃을, 흘러들어오는 검은 마그마에 방사했다.


검은 마그마는 푸른 불꽃에 속수무책으로 소멸했지만, 소멸하는 양보다 밀려오는 양이 더 많았다.


결국 타격해야하는 것은 본체.


그러나 그것을 타격하기에 파이론의 불꽃의 사정거리는 길지 않았다.


“파이론. 남은 건 그것뿐이다.”


그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아챘다.


융합 마법진 미라클 듀오.


파이론은 푸른 마력을 바닥에 흘려보냈다.


푸르게 빛나는 거대한 마법진이 빠르게 그려졌다.


융합 마법진이 만들어지자, 그레이스는 그 속에서 붉은 마법진을 시전했다.


하지만 감응하지 않는다.


융합 마법진이라는 콘센트에 붉은 마법진이라는 플러그를 꽂아 넣어야 미라클 듀오가 발동한다.


허나 그녀의 붉은 마력은 마치 살아있는 불꽃처럼 끊임없이 일렁였다.


플러그의 모양이 제멋대로 계속해서 바뀌는 것이다.


”이거 연습이 좀 필요하겠는데···?”


고전하는 파이론에게 그레이스가 조언했다.


“파이론. 인간의 틀에 갇혀선 안 된다.”


인간의 틀.

그레이스는 이 어긋남을 그렇게 표현했다.


그렇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계산이 아닌 직관의 영역.


하지만 마법진은 술식의 집합체였다.


그 말은 즉, 융합 마법진에 들어가는 모든 술식을 싹 갈아엎은 다음, 내부를 전부 붉은 마법진과 맞게 직관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들어가는 술식만 몇천개가 넘는데, 당연히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그러나 검은 마그마의 바다는 파이론이 고전하는 사이에 주변의 모든 것들을 잠식시키며 지척에 다다랐다.


결국 중단해야 했다.


그레이스는 채찍으로 파이론을 끌어 품에 안았다.


“안전한 곳에서 다시 하지.”


그레이스는 스파이더맨처럼 채찍을 쏘아 멀리 떨어져 있는 가로등을 휘감고 날아올랐다.


---


---


검은 마그마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 내려선 두 사람.


파이론은 다시금 융합 마법진을 펼쳤고, 그레이스도 붉은 마법진을 시전했다.


“천천히 하나씩···! 전부 맞춰보는 거야!”


스스로에게 소리치며 집중하는 파이론.

그가 고군분투하는 동안 그레이스는 전방을 주시했다.


마그마가 퍼지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디마크라는 거대한 검은 구슬처럼 부풀어 오른 채 주기적으로 대량의 마그마를 분사했다.


검은 마그마는 디마크라의 분신일 뿐이다.

노려야 하는 건 본체.


“내 능력이 달갑진 않을 거다.”


쿵.


그녀가 발을 구르자, 붉게 타오르는 덩쿨이 땅에서 솟아올랐다.


그것은 허공을 가로질러 뻗어나가며 검은 구슬까지 닿았다.


덩쿨의 끝이 수십 개의 가닥으로 날카롭게 변하며 검은 구슬을 일제히 찔러 들어갔다.


그레이스는 덩쿨에 채찍을 휘감고 끈을 조이듯 강하게 잡아당겼다.


일순간 채찍을 타고 붉은 마력이 덩쿨에 흘러들었다.


그러자 뿌리 쪽에서부터 장미 줄기가 솟아올르기 시작했다.


짧은 순간 덩쿨의 끝자락까지 솟아오른 장미 줄기들.


그레이스는 시전어를 읊었다.


“텍트. 갈취하는 평정의 불꽃. 로즈.”


덩쿨에 피어난 장미 줄기에서 화사한 장미꽃이 피어났다.


강렬한 붉은 빛을 뽐내는 장미꽃들은 덩쿨 줄기를 통해 검은 구슬의 마력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검은 구슬이 부르르 떨었다.


【제법이구나. 마녀여. 허나 잔재주는 의미가 없노라.】


일순간 구슬과 맞닿은 촉수가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검게 변질된 덩쿨은 빠른 속도로 뿌리까지 번져나갔다.


그레이스는 황급히 채찍을 조여 덩쿨의 뿌리를 잘라냈다.


이윽고 거대한 덩쿨이 검게 변하며 검은 마그마가 되어 녹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덩쿨에서 생겨난 검은 마그마가 그레이스를 향해 매섭게 쏘아졌다.


그레이스는 채찍을 휘둘러 마그마를 쳐냈다.


“넌 한발짝도 더 다가설 수 없다. 디마크라.”


【마녀. 언제나 성가신 존재들이었지.】


그레이스는 계속해서 쏘아지는 검은 마그마를 쳐나갔다.


불붙은 화염 채찍은 검은 마그마와 상쇄되어 함께 생성과 소멸을 반복했다.


디마크라는 마그마를 넓게 펼쳤으나, 그레이스가 만들어낸 불꽃의 대지에서 화염이 솟아오르며 그것을 상쇄시켰다.


【죽어도 다시 살아날지니. 파멸의 어둠이 너희의 등불을 꺼트리리라.】


다시금 밀물처럼 몰려드는 검은 바다.


그레이스는 파이론을 데리고 다시 뒤로 물러섰다.


---


---


파이론은 신중히 융합 마법진을 펼쳤다.


이제는 시간이 없다.


검은 마그마는 이미 아카데미 전체를 뒤덮을 만큼 불어났다.


시간이 더 흐르게 되면 도시 밖으로 검은 마그마가 흘러 나갈 것이다.


정신을 집중했다.


그레이스의 붉은 마력은 마치 타오르는 불꽃처럼 폭발하고 팽창하고 불사르며 쉼 없이 뻗어나간다.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그 불꽃 같은 마력을 통제하려면 자신도 불꽃이 되는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자신을 소모하며 스스로를 불태우는 불꽃.


파이론도 자신을 태운다.


내재된 푸른 마력을 불꽃과 같이 불사르며 융합 마법진에 흘린다.


그러자 융합 마법진과 맞닿은 그레이스의 붉은 마법진에 푸른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녀의 마법진 전체가 푸른 빛을 띠었다.


그레이스의 모습이 변화했다.


그녀의 전신이 푸른 불꽃에 휩싸였다.

붉은 머리칼과 눈동자가 푸르게 타올랐다.


“보아라. 디마크라. 네 어둠을 집어삼킬 태초의 불꽃을.”


그레이스는 푸른 불꽃의 채찍을 소환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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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렉시벨 왕국 24.04.19 17 1 8쪽
53 위치 영지 24.04.18 17 1 10쪽
52 아스펜 영지 24.04.16 17 1 10쪽
51 아스펜 영지 24.04.15 19 1 11쪽
50 아스펜 영지 24.04.13 19 1 13쪽
49 술먹은 그레이스 24.04.12 18 1 14쪽
48 아이 산맥 24.04.11 19 1 8쪽
47 아이 산맥 24.04.09 5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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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여행 준비 24.04.06 20 1 12쪽
44 여행 준비 24.04.05 23 1 12쪽
43 이별 24.04.04 21 1 10쪽
42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2 21 1 10쪽
41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1 26 1 12쪽
40 회생 24.03.30 37 1 14쪽
39 회생 24.03.29 32 1 13쪽
38 대재앙 24.03.28 30 1 11쪽
» 대재앙 24.03.26 3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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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내기 결투 24.03.23 34 1 13쪽
34 내기 결투 24.03.22 3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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