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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로불사
작품등록일 :
2024.03.16 00:39
최근연재일 :
2024.07.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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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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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3. 얼티밋 슈퍼 루키

DUMMY

팀에 부상자가 많은 가운데서도 나는 승승장구했다.


글래스노우와 함께 팀의 에이스로서 그 입지를 확실히 하게 된 것이다.


하반기에 복귀했지만 7, 8월 두 달 동안 10번 등판해서 7승 무패 1.74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리고 9월에 나선 피츠버그 원정,


‘재밌는 녀석이랑 붙게 되었네.’


기자들이 나한테 달려들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최고의 루키와 시합을 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뭐.. 네, 저희 타자들이 잘 쳐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제 일을 해야죠.”


“폴 스킨스 선수에 대해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대단한 선수죠. 여러분이 듣고 싶어하시는 게 그 말 아닌가요?”


내가 씨익 웃자 현지 기자들도 웃었다.


폴 스킨스


매년 괴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더 특별한 녀석,


그 짠돌이 구단으로 유명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계약금인 920만불을 주고 계약한 녀석.


평균구속 100마일을 던지는 선발투수.


그야말로 괴물이었다.


2023년 LSU로 편입하자마자 대학리그인 NCAA 디비전 1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괴물, 1점대 방어율이야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만 더 가공할 수치는 바로 탈삼진 209개.


무려 9이닝당 15.3개의 압도적 투구였다.


그런 녀석이 프로에 들어와 바로 마이너를 초토화 시키고 두 달만에 메이저로 콜업되었다.


어느 팀이나 100마일 피처는 있다.


하지만 공이 빠르면 불펜이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던가,

아니면 몸이 버텨나질 못한다.


그런데, 폴 스킨스 이녀석은 아니었다.

현재까지는 제구도 잘 되고 선발로 나와 7회에도 100마일을 펑펑 뿌려대고,

심지어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스플리터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아무리 경기수가 많지 않다고는 해도 MLB 데뷔 첫 해부터 2점대 초반의 ERA와 9이닝당 12개가 넘는 탈삼진률을 자랑한는 루키의 끝판왕이었다.



“앞으로는 폴 스킨스의 시대가 되겠죠.”


내 대답에 미국 현지 기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뭔지 모를 뿌듯함이 묻어 나오는 그런 표정이었다.


내심 불만들이 많았을 것이다.


공이 아주 빠른 건 아니지만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군림하는 나,

올해에도 압도적 MVP 시즌을 보내고 있는 타자 오타니.


동양에서 온 선수들이 호령하는 메이저리그에 꽤나 소화불량에 걸려있을 것이 뻔했다.


그래서 나와 폴 스킨스의 대결은 꽤나 좋은 안주거리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라커룸을 나서는데 뷸러가 와서 뒤에 매달린다.


“선데이 나잇 베이스볼로 전국중계라고, 긴장하지마.”


옆에서 뷸러가 놀린다.


이 녀석, 토미존에서 복귀한 첫 해인 지금 영 컨디션을 못 찾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쾌활하다.


뷸러도 99마일을 아무렇지 않게 뿌려대다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돌아왔다.


“그러게? 마운드 위에서 오줌이라도 싸면 큰일나겠는걸?”


내가 씨익 웃으며 받자,


“누가? 설마 네뷸라 네가? 에이.. 아니지 오줌은 콧수염 꼬마가 싸겠지, 네뷸라 킹의 투구 앞에서 말야.”


콧수염 꼬마란 폴 스킨스를 의미한다.

전혀 꼬마는 아닌 덩치지만..


“야, 뷸러, 너 왜 자꾸 그 녀석 미워해?”

“노, 노, 안 미워해.”

“너 설마 그 녀석 여친 때문에 질투하는거야?”


내 장난에 뷸러가 빵 터지며 웃는다.

폴 스킨스의 여자친구는 미국 최고의 인기 체조선수로 SNS 셀럽으로 유명한 여성이었다.


“오우 노~ 난 결혼했다고, 그나저나 성운, 넌 결혼 안 해?”

“안 해. 결혼은 무슨..”


“왜? 그 크리스틴이란 모델이랑 사귀었잖아? 헤어졌어?”


크리스틴은 앤을 지칭하는 것, 전에 뷸러의 집에서 파티를 하다 만났으니 잘 안다.

하지만 이 녀석 수술하고 빠져있는 동안 정보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다.


“헤어진지 오래야. 난 자유가 좋아.”


뷸러의 어깨를 툭툭 쳤다.




***

피츠버그의 가을은 을씨년스럽다.

따뜻한 LA와는 다르다.


다음날 선발 준비를 마치고 불펜에서 몸을 풀다 폴 스킨스의 1회초 투구를 지켜봤다.


“성운아, 몸 안 풀어?”


내 전담 불펜포수인 강성이 형이 채근한다.


“됐어. 다 풀었는데 뭐.. 저 녀석 던지는 거 구경이나 하지. 뭐..”

난 불펜 난간에 기대어 여유롭게 폴 스킨스의 투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TV 카메라가 나를 잡고 있는 줄도 모르고..




“아, 진성운 선수 지금 불펜에서 저 모습 보세요. 마치 남의 시합 보는 저 여유, 대단합니다.”

“그렇네요. 전혀 긴장을 안 하는데요? 몸을 안 푸나요?”

“몸을 많이 푸는 선수도 있고 짧게 푸는 선수도 있는데, 원래 진성운 선수는 몸을 짧게 짧게 푸는 스타일이죠. 뭐 워낙에 제구가 좋으니까요.”


“참 재미있습니다. 최고의 루키가 던지는 모습을 최고의 투수가 여유롭게 바라보는 모습.”

“오늘 정말 기대되는 대결이죠?”



손등 부상에서 돌아온 무키 베츠가 1번을 맡는다.

베츠 - 오타니 - 프리먼의 1,2,3 조합은 메이저리그 최강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 1, 2, 3번을 어떻게 상대할 거냐?’


나는 풍선껌을 여유롭게 불며 마운드 위의 폴 스킨스를 쳐다봤다.



슈우우우우웅


팡!!!!


초구 100.6마일

162km/h다.


“참 쉽게도 던지네.”


나도 원래는 100마일을 던지던 투수였지만 저렇게까지 쉽게는 못 던졌다.

뭔가 힘도 안 쓰고 그냥 휙 던지는데 100마일을 뿌리는 것 같았다.


따악!!


베츠의 배트가 밀린다.

아직은 컨디션이 다 올라오지 않은 무키 베츠.


‘그래도 내야 팝 플라이라니.. 베츠 한테서 여간해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인데..’


유격수 플라이 아웃으로 베츠가 물러난다.


내가 덕아웃에 있었다면 한 번 물어보고 싶은 정도였다.

하지만 난 1회초였기 때문에 불펜에 있는 상황,


‘쇼오헤에, 한 방 쳐 봐.’


오타니의 강점은 툭 맞은 것 같은 공도 펜스를 넘긴다는 것이다.

MVP 경쟁자였던 하퍼와 베츠가 부상으로 장기이탈하며 타자에 전념한 오타니의 MVP는 수상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아직 경기수가 10경기 정도 남은 이 시점에 벌써 43홈런,

50홈런까지는 힘들지 몰라도 45이상은 너끈하다.


부우우웅


오타니의 스윙이 허공을 가른다.


‘이게 저 녀석의 스플링커군.’


스플링커,


스플리터와 싱커의 합성어,

스플리터 보다 더 살짝 꺾이며 싱커와 스플리터의 중간 움직임을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


‘뭐, 그냥 말장난이지.’


슈우우웅


팡!!!!


Strike Out!!


오타니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삼진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스플리터와 직구, 두 번 연속 헛스윙은 흔치 않다.

오타니가 폴 스킨스를 슬쩍 한 번 쳐다보며 덕아웃으로 들어온다.


‘쇼오헤에 녀석 열받았겠는 걸?’


다음타자는 또 다른 MVP 출신인 프레디 프리먼.


역시 2구째에 평범한 1루 땅볼로 잡아내고 피츠버그 홈구장은 환호로 들썩인다.


‘100마일이 문제가 아니라.. 노련해. 신인 같지가 않아.’


여유로웠다.

마운드위의 폴 스킨스는 전혀 긴장을 안 한 듯이 여유로웠다.

메이저리그 초유의 MVP 트리오를 상대하면서도 여유로운 투구를 마치고 내려가고 있었다.



‘재밌네.’



1회 말, 나는 투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누구나 홈에서 던지는 걸 좋아하지만 가끔 나처럼 적지에서 던지는 걸 좋아하는 투수들이 있다.

특별한 응원문화가 없는 MLB에서는 더욱 그렇다.


잘 던지면 그냥 조용해지기 때문이다.


‘이 녀석을 잘 상대해야지.’


상대의 1번타자가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내가 존경하는 선수, 피츠버그 해적선장 앤드류 매커친.


이미 은퇴가 가까운 선수지만 피츠버그의 상징이자 정신적 지주이다.


전체적으로 타선이 약한 피츠버그는 1번 매커친을 확실하게 눌러주고 가면 경기가 편해진다.


슈우우우웅


힘차게 뿌리는 초구


딱!


초구에 평범한 유격수 땅볼, 원 아웃.


내 바깥쪽 스위퍼에 배트가 달려 나왔다.

매커친이 고개를 약간 갸우뚱 하면서 덕아웃으로 들어간다.


‘아마 본인 생각보다 꺾이는 각도가 더 컸겠지.’


까다로운 타자를 1구만에 잡았다.


다음 타자도 까다로운 스위치히터인 브라이언 레이놀즈


피츠버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타자다.


그리고 나는 초구에 벌칸 체인지업을 던졌다.

그것도 특능을 써서 ‘흑룡잔영’으로 말이다.


‘그래야 완성도를 최고로 가져갈 수 있지.’


슈우우우우웅


틱~


허리가 빠지면서 초구에 배트가 나온다.

평범한 투수 땅볼,


투 아웃


공 두 개로 투 아웃을 잡았다.

시선이 따갑다.


1회부터 벌써 탄식이 나온다.


3번 타자는 오닐 크루즈, 역시 왼손 타자이다.


‘또 초구 쳐 봐.’


슈우우우웅


이번에는 천룡섬격으로 좌타자 바깥쪽을 빠져나가는 슈트


팡!!!


Strike!!!


92마일(148km/h)의 평범한(?) 빠른 볼이 아웃코스 낮게 꽉차게 들어간다.


‘저 녀석 일부러 안 쳤네.’


슈트기 때문에 좌타자 기준 한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휘어나간다.

충분히 배트가 나올만한 먹잇감,

하지만 초구를 애써 외면한다.


‘3구 3아웃은 안 되네.’


아마 타자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안치면 또 한 번..’


슈우우웅


이번에는 인코스 꽉차게 들어가는 커터


팡!!


Strike!!


타자가 항의한다.

너무 깊었다는 말이다.

나도 동의한다. 조금 깊었다.

하지만 24년부터 ABS를 쓰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계속 심판이 보기 때문에 나처럼 커맨드가 좋다고 소문이 난 피처들은 덕을 본다.


선입견이라는 건 무서운 것이다.


‘투 스트라이크’


풋~


글러브로 입을 가리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뭔가 엉거주춤한 타격자세가 잔뜩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대비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 낮은 공 던져줄게.’


슈우우우우우웅


바깥쪽 낮게 던졌다.


체인지업이 아닌 느리고 각이 큰 커브로..


부우우웅


툭~


이번엔 평범한 2루 땅볼 아웃,


공 5개로 3아웃을 잡았다.

그리고, 나도 폴 스킨스 녀석과 마찬가지로 타구를 외야로 내보내지 않았다.


난 피츠버그 덕아웃을 슬쩍 한 번 쳐다보고 내려갔다.


‘꼭 100마일을 던져야 할 필요는 없는 거라고.’




***

투수전,

3회까지는 투수전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4회부터는 양 팀다 주자가 나가기 시작, 하지만 전반적으로 내 투구내용이 훨씬 안정적이었다.


“나이스 네뷸라, 여전하네.”

뷸러가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나에게 하이파이브를 한다.


보통 선발들은 팀이 공격하는 동안 덕아웃 가장 깊은 곳에 벽을 기대고 앉아서 땀을 닦고 휴식을 취하며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보통 팀 선수들은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특히 예민한 선수들 같은 경우엔 더욱 그렇다.


그러다 2아웃 정도가 되면 슬슬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곤 한다.


하지만..


나는 오늘 시합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덕아웃 철조망,

바로 선수들이 기대서 시합을 관전하는 그 곳,

그 자리에서 팀의 정신적 지주인 커쇼, 그리고 글래스노우, 뷸러등과 함께 상대 슈퍼루키가 던지는 것을 같이 보고 있었다.


“헤이, 네뷸라? 괜찮아?”

“괜찮아. 뭐 어때? 구경하는 건데..”


“네뷸라, 네가 보기엔 어때?? 저 친구.”

뷸러가 묻는다.


“엄청나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게 아냐. 몇 살? 22살이라고? 놀랍네. 난 22살때 스트라이크 던지기에도 급급했는데..”


그 때 구경하던 커쇼가 입을 연다.


“하지만 단조로워, 공략 못 할 공은 아냐.”


커쇼의 표정이 밝아 보인다. 난 커쇼에게 농담을 던졌다.


“헤이, 커스, 네 공도 단조로웠지만 아무도 못 쳤잖아.”

커쇼가 웃는다.


하지만, 커쇼가 말 하는 의미는 알 것 같았다.


‘100마일 직구를 자유자재로 던지지만 슬라이더, 커터는 상대적으로 그렇게 빠르지 않아. 커터 91마일, 슬라이더 83마일, 체인지업 90마일, 나머지 세 구종은 원 타이밍으로 잡아 낼 수 있어.’


머리속에서 폴 스킨스의 투구를 분석하고 있을 때,

바로 그 때였다.


딱!!!


오타니의 배트가 힘차게 돌았다.


<계속>




작품내의 모든 인물/지명/단체는 허구이며, 우연히 겹친다 하더라도 현실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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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10. 남겨진 자의 삶(하) +2 24.06.30 121 9 15쪽
109 109. 남겨진 자의 삶(상) +2 24.06.29 125 11 13쪽
108 108. 마지막 데이트, 어게인 +6 24.06.28 136 7 14쪽
107 107. End Game +10 24.06.27 133 8 12쪽
106 106. 2023 NLDS(2) +4 24.06.26 119 9 11쪽
105 105. 2023 NLDS(1) +2 24.06.25 113 8 12쪽
104 104. 회상 +4 24.06.24 121 7 12쪽
103 103. 위기 +4 24.06.23 126 7 12쪽
102 102. 레전드의 분석 +4 24.06.22 122 8 13쪽
101 101. MLB 올스타전 +4 24.06.21 122 9 11쪽
100 100. Nebula King +4 24.06.20 133 10 12쪽
99 99. 2023시즌 첫 등판 +4 24.06.19 140 6 13쪽
98 98. 마지막 비장의 무기 +3 24.06.18 150 9 12쪽
97 97. 나의 불사신 +4 24.06.17 153 9 12쪽
96 96. 저녁식사 +2 24.06.16 152 5 12쪽
95 95. 금의환향 +4 24.06.15 14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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