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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회귀로 메이저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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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로불사
작품등록일 :
2024.03.16 00:39
최근연재일 :
2024.06.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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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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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9. 메이저 첫 등판

DUMMY

“성운, 5선발이긴 하지만, 잘 이해하고 있겠지만 5선발은 유동적이야, 우리에겐 타일러 앤더슨도 있고, 앤드류 히니도 있어. 그래서 5선발은 유동적으로 운영될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커스의 컨디션도 봐야 하니까.. 일단 커스의 등판을 뒤로 밀어야 해서 네가 4선발로 시작할거야.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로테이션은 유동적일거야.”


투수코치 마크 프라이어는 침착하고도 논리적으로 설명해 줬다.


“네, 이해합니다.”


커스, 마크 프라이어가 말하는 커스란 팀의 에이스이자 명예의 전당 입성이 이미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팀의 살아있는 전설 클레이튼 커쇼를 의미한다.

팀 내의 애칭인 커스로 불리우는 것.


내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하여간 2022년에는 커쇼도 뷸러도 건강이 좋지 않았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한다.

회귀할때마다 과거가 늘 같지는 않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하여간 커쇼의 컨디션을 맞추기 위해 내가 먼저 등판한다는 이야기다.


“첫 등판은 4월 12일 미네소타 원정이 될 거야. 중부지구 강호지만.. 알잖아? 해 볼만 할거야. 카를로스 코레아는 특히 조심하고.. 자세한건 포수인 윌이랑 잘 상의해 봐. 전력분석 팀이 도와줄거야.”


“오케이, 땡큐.”


첫 선발 등판 일이 정해졌다.


미네소타 원정, 오히려 홈이 아닌 점이 여러모로 낫다.

나 같은 신인(?)은 홈에서 첫 등판을 하면 팬들의 환호에 오히려 시합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용히 적지에서 던지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내가 윌 스미스랑 이야기 많이 해 놓을게.”

강성이형이 옆에서 도와준다.


강성이 형은 친화력이 좋은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나대지 않고 선수들을 존중하는 신사이미지여서 선수들에게 호감을 샀다.


또, 포수출신이라는 게 알려져서 오스틴 반스나 윌 스미스 같은 포수들과도 대화를 많이하고 친한 편이었다.

아무래도 단순한 통역이 아닌 포수의 입장에서 설명해주니 포수들도 좋아했다.




****


4월의 미네소타는 여전히 춥다.

원래 미네소타 자체가 추운 동네다.


‘트윈스 출신이 트윈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갖는 구나. 아니, 이제는 히어로즈 출신이라고 해야 하나?’


오랜만에 메이저 마운드에 선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오늘의 선발포수인 윌 스미스와는 충분히 미팅을 했다.

이 녀석은 나와 동갑인 1995년생의 젊은 포수다.


진중하며 젠틀한 전형적인 엘리트 백인 같은 스타일, 신인이나 다름없는 나를 최대한 존중해주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크 프라이어와 함께 나를 네뷸라가 아닌 성운이라고 불러주는 몇 안되는 선수 중 하나였다.


“성운, 내가 생각할 때 너의 최대 장점은 다채로운 구종을 다 플러스 등급으로 던 질 수 있다는 것이야. 이건 굉장히 큰 것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무기가 될거야. 타자의 약점을 공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너의 장점을 살리는 거야.”


확실히 미국은 약점 공략보다는 장점 극대화를 더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너를 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너는 한국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좋은 투수야. 네 자신을 믿고 투구를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나도 윌 스미스에게 한 마디 했다.


“윌, 내가 우타자를 상대할 때는 사이드암으로 던질 때가 있어, 그 때는 직구를 두 가지로, 커브도 두 가지 커브로 나눠서 던질거야. 그리고 사이드로 던질때는 스플리터는 못 던져.”


“오케이, 그러면 스리 쿼터인지 사이드암인지를 맨 먼저 정하는 사인도 결정하자. 내가 피치 컴을 통해서 전달할게.”

“가능해?”

“물론이지, 프로그래밍만 넣어두면 되니까.”


메이저리그는 이미 피치컴이 도입되어 포수가 버튼을 누르면 골전도 이어폰을 통해 귀에 직접 들리게 전달이 된다.

그래서 시간도 절약되고 사인을 훔쳐갈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나마 내가 22시즌에 왔기 때문에 피치 클락 도입은 아직 정식으로 되지 않았다.

내 기억으로는 23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피치클락과 수비시프트 금지, 베이스 크기 확대등이 결정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22년에는 그 걱정없이 적응할 수 있었다.




드디어, 올라서는 메이저리그 마운드


감개무량했다.


살짝 추워 한기가 느껴지는 날씨는 마치 서울의 4월과도 비슷했다.


“휴우.. 내가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혼자 중얼중얼대며 와인드업을 했다.


그렇다.


평소에 하지 않는 와인드 업을 했다.

메이저 복귀 첫 공은 와인드 업 상태로 던지고 싶었다.


‘Curve outside low’


피치컴을 통해 사인이 전달되어 왔다.

어지간하면 오늘은 고개를 흔들지 않을 생각이다.


어차피 나보다는 포수 윌 스미스 쪽이 상대 타자들을 훨씬 잘 안다.


슈우우우우웅


팡!!


Strike!!


조용하다.

미국은 워낙 동네가 크다보니 미네소타같이 먼 동네는 원정응원이 있을 턱이 없다.

다저스 자체가 전국구 구단이라 어디건 팬이 조금 있긴 하지만 그래도 원정에서 내가 잘 던지면 당연히 조용한게 정상이다.


슈우우우웅


팡!!!


Strike!!


‘피치 클락이 없더라도 적응하며 빠르게 던져야 해.’


빨리 던질수록 팔에 무리가 가지만 그런거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어차피 2년밖에 안 남은 삶, 그냥 던지다 죽으면 그만이었다.


슈우우우웅


팡!!!


Strike Out!!


나는 1회를 깔끔하게 3자범퇴로 잘 틀어막았다.


삼진, 2루 땅볼, 중견수 플라이였다.

무엇보다 슈퍼스타인 카를로스 코레아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것이 고무적이었다.


“Nice Sung-woon”


포수 윌 스미스가 덕 아웃으로 들어가며 미트를 나에게 향한다.


나는 시합 전에 윌에게 한 가지 주문을 했다.


“보통 선발투수들은 한 바퀴 돌 기 전까지는 투 피치 위주로 던지다가 한 바퀴 돌면 제3, 제4의 구종을 꺼내들잖아? 그런데 나는 구종은 더 많은 대신 스피드는 떨어지니까 1회부터 다양하게 갔으면 해.”


이 주문을 윌 스미스가 그대로 들어준 것이었다.


내가 던질 수 있는 총 구종은 다음과 같다.


포심(직구),

투심(직구),

슈트(직구),

커터

슬라이더

슬러브 (사이드 암 일때)

각이 큰 슬로우 커브

스플리터

벌칸 체인지업


종류만 해도 아홉가지이다.

조금씩 다 다르게 던지다 보니 처음 만나는 상대 타자들은 어려울 것이다.

원래 투수와 타자가 처음 만나면 타자쪽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국제시합이 투수전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상대 투수는 왕년에 템파베이의 에이스였던 크리스 아처,

지금은 완전히 한물갔지만 템파베이 시절의 크리스 아처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99마일의 속구와 미친 각도를 자랑하는 슬라이더,

전성기 시절만 보면 저런 공을 대체 어떻게 치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투수였다.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아니 저 동양 꼬마애는 뭐야? 도대체 뭘 던지는 지 알 수가 없다고!!”

“꼬마애는 아닌데? 크잖아? 달비슈나 오오타니 만하겠어. 요새는 동양애들도 크다고.”

“그 이야기가 아니잖아? 저 놈 이세상 모든 구종을 다 던지는 것 같애. 나 한테 공을 7개를 던졌는데 다 다른 구종이었다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바이런 벅스턴이 씩씩거리며 말했다.


게다가 팔각도를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스리쿼터에서 로우쿼터, 그리고 사이드암까지..

10개의 구종을 세 개의 팔각도로 던지면 30가지 패턴이 나온다.

그야말로 뭐를 특정지을 수가 없는 골치아픈 유형이었다.


“난 저런 놈 딱 질색이야.”

“어차피 다저스잖아? 1년에 몇 번 안 만난다고.”


슈우우우웅


팡!!!


“Fuck!!”


삼진을 당한 루이스 아라에즈가 씩씩거리며 덕아웃으로 돌아온다.



****

“아, 좋습니다. 진성운 선수, 4회까지 완벽한 피칭,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의 좋은 피칭입니다.”


한국에 메이저리그 중계를 하는 스포츠 TV는 오랜만에 신이났다.

타자인 김춘성이 활약하고는 있지만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부쩍 줄었다.

루헌진의 부상 재활 이후로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는다.


특히 유료채널 중계로 바뀐 이후에는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져서 내밀만한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다.

그래서 진성운의 호투는 그들에게 있어 매우 고무적이었다.


“지금 말이죠. 진성운 선수의 변칙 투구에 미네소타 선수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요.

지금 진성운 선수의 포심 RPM이 2500 ~ 2600 정도가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92마일 공에도 연신 헛스윙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스플리터와 체인지업을 섞어던지니 이게 미묘하게 다르거든요.

빠른 속구, 조금 느리고 떨어지는 스플리터, 더 느리고 더 떨어지는 체인지업, 여기에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타자들이 당혹스러워 할 만 합니다.”


해설자는 신이나서 떠들었다.


“아.. 다저스 타자들이 조금만 힘을 내 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4회까지 0-0 동점, 이제 5회초로 넘어갑니다.”




****


5회초에 우리 팀은 드디어 크리스 아처로부터 선취점을 올렸다.


그리고 맞이한 5회 말,


투 아웃을 잡은 상태에서 유격수 트레이 터너가 에러를 해서 주자를 출루시켰다.


“No Problem, Never mind” (문제없어, 신경 안 써)

간단한 영어로 엄지척을 해 보였다. 그리고나서,


슈우우우우웅


따악!!!!



고개를 돌리지도 않았다.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허용한 투 런 홈런,


잘 떨어진 스플리터를 그대로 걷어 올렸다.

맞자마자 알 수 있는 대형홈런, 일순간 조용했던 구장이 환호에 휩싸인다.


‘잘 던져서 맞은 건 어쩔 수 없어.’


실투도 아니었다. 인코스 아래로 떨어지는 볼을 걷어올려 홈런으로 연결한 건 타자를 칭찬해야지.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내 자책점이 아닌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나와 유격수 트레이 터너는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었다.

서로 너무 황당했으니까.


슈우우웅


팡!!!


Strike Out!!


결국 난 첫 등판에서 6이닝을 채우며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실점 2, 자책점 0 투구수 91개로 마감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이대로 경기가 마감되면 패전투수였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기 때문에 괜찮았다.


“야, 터너! 빚 갚아.~”


나는 넉살좋게 터너한테 소리쳤다.

꽤나 슈퍼스타인 트레이 터너에게도 어느새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영어도 메이저 마운드도 점점 익숙해지는 느낌이었다.


싱긋,


윙크를 하고 나간 녀석은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루타를 치며 빚을 갚았다.

다저스 타선은 8회에 상대를 두들겨 대거 6득점하며 7-2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Nice Job, Nebula, Great performance”


감독인 로버츠는 내 손을 굳게 잡으며 크게 칭찬을 했다.

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팀이 이겼고 나도 깊은 인상을 남겼으니 이걸로 되었다.


“Oh~~ Nebula~~ MAN!!”


경기가 끝난 후 라커룸에서 다들 나에게 와서 포옹을 하고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승리만 붙지 않았지 다들 나를 승리투수 대하듯이 대했다.


5선발이 6이닝 2실점이면 쾌투 아닌가?


그리고 투수 코치 마크 프라이어가 나에게 다가왔다.


“성운, 할 말이 있어.”


<계속>




작품내의 모든 인물/지명/단체는 허구이며, 우연히 겹친다 하더라도 현실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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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3. 끊임없는 부상 악령 +2 24.06.13 110 7 13쪽
92 92. 한국인의 날 +4 24.06.12 123 8 13쪽
91 91. 수영장 파티 +4 24.06.11 135 6 12쪽
90 90. 인밴드 이론 +2 24.06.10 130 5 13쪽
» 89. 메이저 첫 등판 +5 24.06.09 147 7 11쪽
88 88. 스프링 캠프의 의미 +4 24.06.08 146 7 12쪽
87 87. 스프링 캠프 +4 24.06.07 152 9 12쪽
86 86. 메이저리그 입성 +6 24.06.06 167 8 12쪽
85 85. 히어로즈의 진성운입니다. +4 24.06.05 164 7 11쪽
84 84. 6회차 삶의 시작 +4 24.06.04 170 8 12쪽
83 83. 우승과 두 여자 +6 24.06.03 164 9 12쪽
82 82. 29년만의 우승 +6 24.06.02 152 7 17쪽
81 81. 의도치 않았던 전개 +4 24.06.02 127 5 12쪽
80 80. 인간이 밤 하늘에 하얀 별을 쏘아 올릴 때 +6 24.06.01 138 5 12쪽
79 79. 우주전쟁 +2 24.05.31 142 5 13쪽
78 78. 대망의 한국시리즈(4) +4 24.05.30 138 8 14쪽
77 77. 대망의 한국시리즈(3) +6 24.05.29 137 7 14쪽
76 76. 대망의 한국시리즈(2) +4 24.05.28 140 7 12쪽
75 75. 대망의 한국시리즈(1) +4 24.05.27 14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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