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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로불사
작품등록일 :
2024.03.16 00:39
최근연재일 :
2024.06.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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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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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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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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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66. 2023 WBC(3)

DUMMY

등판전에 전력분석팀과 충분한 미팅을 했다.


“호주 애들은 힘이 좋아, 걸리면 간다. AA 출신들이 많은데 무시하면 안 돼, 그날 컨디션에 따라 잘 칠 수도 있어, 네가 구위에 자신이 있으면 힘으로 붙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양하게 던져 봐, 알았지?”


“네.”


“팔은 어때? 괜찮아?”

“뭐.. 그냥 그렇습니다.”


배명수 투수코치가 인상을 쓴다.


“많이 무거워?”

“조금요. 구속 안 나오는게 제일 걱정이죠.”


“연습때 얼마까지 던졌지?”

“148 한 번 나오고, 주로 145~146 정도였습니다.”


“알았어, 안 좋으면 바꿔줄게, 한 회, 한 회 있는 힘껏 던져.”

“네.”


배명수 코치가 베테랑 포수 양의종을 부른다.


“의종아, 네가 성운이 볼 받압보고 잘 리드해봐. 좀 아니다 싶으면 변화구 많이 섞고..”


“걱정 마십시오, 제가 잘 이끌겠습니다. 성운아, 형만 믿고 던져.”

“네, 그럴게요.”


걱정이 되는 건 오로지 내 팔 상태였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다.


다만 뻐근하니 무거웠다. 선배들이 말하는 전형적인 데드암 증상이었다.

팔이 무거우니 회전할때 속도가 붙지 않는다.

그러니 구속도 나오지 않는 것이다.


‘하아.. 하필이면 올해.. 1년만 더 버텨주지..’


하긴, 토미존으로 시작한 삶에서 수술 복귀후 7~8년간 아무 문제없이 잘 버텨줬다.

약간 탈이 날 때도 되기는 한 것이다.


‘WBC도 문제지만 시즌도 큰일이네.’


올 해는 우승해야 한다.

우승해야 하는데 내 팔이 이래서 문제다.


‘변명은 필요없어, 이겨내야 해.’



게임 시작, 도쿄돔 한 편에 우리 원정응원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내 이름을 연호한다.


진성운!! 진성운!!


우리의 말 공격, 나는 1회초를 던지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갔다.


‘초구는 직구지.’


첫 타자는 베테랑 노장 팀 케널리, 호주 자국 리그에서 활동중이다.


솔직히 어차피 아는 선수라고는 하나도 없다.

나는 그냥 양의종 선배의 리드에 맞춰 던질 뿐이다.


투구의 방법에는 기본적으로 두가지 방식이 있다.


미국식으로 투수가 잘 던지는 공 위주로 배합을 해주던가,

일본식으로 타자의 약점 위주로 던지는 배합을 하던가,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도 이젠 다 옛날 이야기다.

미국이라고 핫존, 콜드존 분석 안 하는 것도 아니며, 일본이라고 미국 야구처럼 안 하는 것 아니다.


‘그냥 양의종 선배 하자는 대로 하자.’


내 특유의 셋포지션에서의 투구,


슈우우우우웅


딱!!!


3유 간을 꿰뚫는 라인드라이브성 깨끗한 안타,


‘초구에 맞았어.’


물론 상대가 초구 직구를 노렸을 수 있다. 흔한 일이다.

문제는 너무 손쉽게 하드 힛(Hard hit)으로 맞았다는 것이다.


나는 상태창을 확인했다.


[구속 145.7km/h, 타구속도 168.5km/h, 각도 11도]


여지가 없는 하드힛이다.

오른손 타자에게 이렇게 가볍게 맞다니.. 구속도 역시 생각처럼 안 나온다.

지금처럼 던지면 150정도 나와야 하는데..


양의종 선배가 두 팔을 연신 내리면서 차분하게 가자는 신호를 한다.


울그락불그락


자존심이 상한 내 얼굴은 금새 상기되었다.

1루 주자를 한 번 노려본다


호주는 좌타자가 1명, 스위치 히터가 2명, 나머지는 모두 우타자였다.

그리고 지금 나온 2번타자가 스위치 히터,


‘그래 함 해보자.’


초구에 양의종 선배의 요구대로 좌타자 바깥쪽으로 백도어 슬라이더를 던진다.


슈우우웅

볼!


‘뱃이 안 나와?’


꽤 나올만한 볼인데도 꿈쩍하지 않는다.

생각보다 선구안도 좋다.


2구는 바깥쪽 직구


딱!


중견수 뒤로 가는 플라이

중견수 이창후가 거의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는다.


그 사이에 1루주자가 2루로 한 베이스를 더 가서 세이프, 1사 2루의 번트 효과가 되었다.


[구속 146.4km/h 타구속도 165.4km/h, 각도 30도, 비거리 118.5m]


‘센터쪽이 아니었다면 넘어가는 타구였어.’


나는 숨을 크게 내뱉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몇가지 가설들을 정리했다.


호주 타자들의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직구를 노리고 있다.

내 구속은 나오지 않고 있다.

생각보다 볼을 잘 고른다.


‘직구는 유인구로, 일단은 변화구 승부로 가자.’


아마 지금쯤 우리 중계진이나 국민들은 조마조마 할 거다.

저 자식이 왜 저렇게 쳐 맞지? 불안해~ 라면서 보고 있을 거다.


‘타이밍을 빼앗아야 해.’


컨디션이 좋을때만 잘 던지는 것은 2류다.

1류 선수라면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자기 몫을 해야한다.


‘투구수 제한이 65개지?’


보통 선발투수들이 한 이닝에 던지는 투구수를 15개를 기준으로 생각한다.

15개보다 적으면 잘 던진 것, 많으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는데 15개씩 던지면 90구로 6이닝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6~7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적당한 투구수의 마지노선을 회당 15개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WBC는 투수보호를 엄격하게 하기 때문에 1라운드에서는 65개가 한계다.

그 타자까지 상대한다손 쳐도 70개정도까지다.


즉, 한 이닝에 15개씩 던지면 4회 던지면 끝이다.

5회도 못 던진다.


‘내가 최대한 오래 던져야 해.’


다음은 상대 3번 타자,

나는 초구로 신성락 선배의 파워 커브를 사이드암으로 던졌다.


슈우우웅


팡!!


스트라이크!!


우타자인 상대 타자의 허리가 뒤로 크게 졎혀진다.

이게 뭐야? 라는 표정을 짓는 상대타자,


다음 공도 또다시 파워커브


슈우우웅


팡!!


스트라이크!!


마지막 공도 같은 것 세 개


슈우우우웅

부우웅


팡!!


스트라이크 아웃!!


3구3진을 잡았다.

건장한 체격의 상대 3번타자는 귀신에 홀린 듯한 표정으로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다음은 4번타자 우타자 대럴 조지,

일본 오릭스 2군에서도 뛴 적이 있는 선수다.


‘오릭스 2군 따위가 뭐라고..’


슈우우우웅


이번에는 각이 큰 슬로우 컵브


툭!


스트라이크


다음 공은 바깥쪽 휘어 나가는 손동률 감독의 슬라이더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휘어나가게 던져서 범타를 유도한다.


슈우우우웅




예상대로 억지로 끌어당긴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 간단하게 쓰리아웃 체인지

초구에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공 8개로 간단히 틀어막았다.




“지금 진성운 선수가 회를 거듭할 수록 안정감을 주고 있거든요? 이럴때 빨리 우리 야수들이 득점 지원을 해 줘야 합니다.”

“양 팀이 3이닝을 서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습니다. 이준철 위원, 이태호 위원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아.. 제가 봤을때는.. 고거시 진성운 선수가 지금 회를 거듭할 수록 구속도 오르고 안정된 피칭을 하고 있거든요? 가만 있어봐 지금 투구수가..”

“네 3이닝 끝났는데 26구 입니다.”

“네, 26개밖에 던지지 않았어요. 지금 양의종 선수의 뽈배합이 아주 좋단 말이에요? 직구를 유인구로 쓰면서 변화구 승부를 하는데 좌우폭을 넓게 쓰고 있어요. 거기다 진성운 선수가 지금 우타자들한테는 대부분 사이드암으로 던진단 말이에요? 이런게 상당한 혼란을 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자, 이태호 위원은 어떠세요?”

“저는~ 우리 타자들이 쫌 더 분발해 줬으면 하거든요? 우리 선수들 충분히 때려낼 수 있어요. 자, 진성운 선수가 5회까지 막아준다고 생각하고 한 2점만 내주면 훨씬 우리가 수월하게 갈 수 있죠.”


“네, 타선의 분발을 기대해 보면서 4회초 수비 지켜보겠습니다.”




3회가 끝난 시점에 26구,

다행히 1안타로 잘 막고 있었다.

특히 호주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덤비면서 내 변화구에 애를 먹고 있었다.


다시 상대는 2번타자부터..

‘이 녀석 스위치 히터였지? 아까 펜스까지 공을 보냈었어.’


3회까지 던진 나는 약간 몸이 풀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따뜻한 도쿄돔에서 던지니 다행히 몸이 금방 올라왔다.


[특능: 구슬치기]


‘와인드업을 하자.’


평소에 전혀 하지 않는, 제구를 위해 버려두었던 와인드업으로 폼을 바꿨다.

자동조준으로 타겟에 명중하는 구슬치기이기에 하는 도전,


최대한 힘껏 던지면 어느정도 구속이 올라갈지 궁금했다.


슈우우우웅


팡!!


“스트~~~라이크!!”


[150.7km/h]


드디어 151가까이 나왔다. 올 해 처음 넘기는 150,


‘다행이다. 그나마 나오긴 나오는 구나.’


2구도 직구


타순이 한 바퀴 돌자 패턴을 바꿔서 공격적으로 직구 승부를 들어가본다.


‘만약에 이번에도 스트라이크를 잡으면 결정구는 스플리터로 가자.’


똑같은 인하이존 코스에 직구를 꽂아넣는다.


슈우우우우웅


‘높아’


구슬치기로 제구를 한 게 아니다 보니 다소 높게 들어갔다.



따악!!



타구가 높이 솟구친다. 내야 플라이


‘천정에 맞나?’


다행히 타구는 천정 근처까지 올라갔다가 그냥 떨어진다.

원아웃


[151.2km]


내가 작년에 최고 좋을때 구위로 찍어누르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공이 나오기 시작했다.


“Fuck!!”


상대타자가 울분을 토하며 벤치로 돌아간다.


다음 타자는 커브 3번에 삼구삼진을 당했던 우타자 로비 그렌디닝,


‘그래 커브 쳐 봐.’


다시 신성락 선배의 커브를 바깥쪽으로 또 던졌다.


“스트라이크!”


가만히 지켜보는 상대 타자의 얼굴이 붉어진다.

대놓고 굴욕을 당했다는 표정이다.


‘그래도 이 녀석은 좀 침착하네.’


양의종 선배의 사인은?


역시 파워커브


똑같은 공을 왜 못치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똑같은 공을 던진다고 다 똑같은 각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다.

게다가 코스도 다 다르다.


그래서 리치 힐 같은 투수는 40세가 넘어서도 세 종류의 커브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통했다.

나는 이번에는 인코스로 커브를 던졌다.


딱!!!


평범한 3루 땅볼로 아웃, 투 아웃


볼 넷은 커녕 볼 자체도 거의 던지지 않는다.


4번타자에게도 3구만에 스플리터로 유격수 땅볼 아웃


7구만에 스리 아웃 체인지,

4이닝 종료시점에 33구를 던졌다.




“지금 말입니다. 진성운 선수 볼삼비가 말이 안 나오는 수준입니다.”


정영우 캐스터가 서류를 뒤적인다.


“지금 4회가 끝난 시점에 33구를 던졌는데요? 스트라이크가 29구, 볼이 4개입니다. 4개. 볼삼비가 9:1이 넘는 수준이에요.”


그러자 이준철 해설위원도 거든다.

“지금 던지는 팔만 바뀌었지 마치 전성기 커쇼 같이 던지거든요? 안 치면 스트라이크고 치면 아웃, 처음에 우리가 진성운 선수 구속이 안 나온다고 걱정했었는데 괜한 걱정을 했어요. 지금 구속도 151까지 올라왔고요. 아주 좋은 투구를 하고 있네요.”


“아, 이럴때 우리 타자들이 쳐 줘야 하는데 말이죠. 아.. 분발해 줬으면 하네요.”

은퇴한지 얼마 안 되는 이태호 위원은 손이 근질근질한지 스윙하는 모션을 취한다.

바로 그 모습을 캐취한 캐스터,


“이태호 위원은 지금 밑에 내려가고 싶으시겠어요? 배터박스로..”

“제가 내려가면.. 뭐.. 삼진이죠.”

“아휴.. 무슨 겸손의 말씀을..”




해설자들의 무료한 해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5회에 드디어 우리 팀의 선취득점이 터졌다.


“양의종 선수, 선제 쓰리런 홈런입니다!!! 대단합니다. 역시 양의종, 여우의 탈을 쓴 곰!! 마운드 위의 진성운 선수에게 3점의 리드를 선사합니다!!”



중계진의 외침에 팬들의 환호까지,

우리는 대번에 승기를 잡았다.


“야, 의종이 나이스!! 나이스!!”

“역시 의종이, 최고다.”

“야, 야, 저 투수 현타온 표정 봐라. 그러게 그렇게 툭 쳐서 넘기면 투수 데미지가 두 배라니깐? 크크크”


덕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난리가 났다.


나는 의자에 앉은채로 양의종 선배와 가볍게 포옹을 했다.


“형, 고마워요.”

“형이 하나 쳐준다고 했지? 성운아, 6회까지만 던지자.”

“네.”


나는 5회에 17개를 던지는 바람에 5회 종료시점에 정확히 50구가 되었다.


‘남은 여유는 15개.’


3-0 리드를 안고 6회초 마운드 위에 올랐다.


<계속>




작품내의 모든 인물/지명/단체는 허구이며, 우연히 겹친다 하더라도 현실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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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85. 히어로즈의 진성운입니다. +4 24.06.05 135 7 11쪽
84 84. 6회차 삶의 시작 +4 24.06.04 143 8 12쪽
83 83. 우승과 두 여자 +6 24.06.03 139 9 12쪽
82 82. 29년만의 우승 +6 24.06.02 134 7 17쪽
81 81. 의도치 않았던 전개 +4 24.06.02 110 5 12쪽
80 80. 인간이 밤 하늘에 하얀 별을 쏘아 올릴 때 +6 24.06.01 122 5 12쪽
79 79. 우주전쟁 +2 24.05.31 127 5 13쪽
78 78. 대망의 한국시리즈(4) +4 24.05.30 123 7 14쪽
77 77. 대망의 한국시리즈(3) +6 24.05.29 121 7 14쪽
76 76. 대망의 한국시리즈(2) +4 24.05.28 122 7 12쪽
75 75. 대망의 한국시리즈(1) +4 24.05.27 131 5 13쪽
74 74. 마지막 데이트 +4 24.05.26 141 5 12쪽
73 73. 정규리그 우승 +4 24.05.25 135 8 11쪽
72 72. 팔씨름 달인 홍지상 +8 24.05.24 133 8 12쪽
71 71. 마지막 과제 +6 24.05.23 140 7 12쪽
70 70. 마이 네임 이즈 제임스 딘 +4 24.05.22 141 8 13쪽
69 69. 오빠 화이팅! +6 24.05.21 143 7 12쪽
68 68. 환장하겠네 +6 24.05.20 150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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