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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로불사
작품등록일 :
2024.03.1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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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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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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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5. 2023 WBC(2)

DUMMY

“이 차에 타시죠.”

일전에 본 적이 있는 유세아의 남자매니저가 구장 입구에 서 있었다.

나를 데리러 온 것이었다.


“아.. 네. 감사합니다.”

나는 검은 색 벤에 올라탔다. 아마도 세아가 타고다니는 벤 같았다.


나와 함께 일본인 경호원으로 보이는 덩치좋은 남자가 정장을 입고 같이 탔다.


‘유세아가 엄청나긴 하구나.’


오히려 외국에 나와보니 실감할 수 있었다.


“유세아 씨는요?”

운전하는 사람 옆 조수석에 앉은 매니저가 뒤돌아 보면서 말한다.


“아, 먼저 가 있어요. 여기서 한 10분만 가면 됩니다.”

“네”

“저 진성운 선수, 가시는 동안에 사인볼 몇개만 사인해 주시면 안될까요?”


끄응차


사인볼이 들어있는 박스를 나한테 넘긴다.

얼핏봐도 40~50개는 들어있는 것 같다.


“이걸.. 다..요?”

“하실만큼만 하시면 됩니다.”


코를 찡긋거리며 능글맞은 눈빛으로 쳐다보는 매니저.

유세아랑 몰래 만나는 데 그정도는 해 줘야지? 하는 눈빛이다.


나는 가는동안 사인볼에 열심히 사인을 했다.


한 15분 정도 갔을까?


외곽에 깔끔하고 자그마한 카페가 있다.


‘응? 영업을 하는 거야?’


카페 창문에 블라인드가 다 내려져 있고 카페 문도 닫혀있다.

무엇보다 【Closed】 라는 명패가 걸려있다.


“문이.. 영업을 안 하는 거 같은..”

“괜찮습니다.”


매니저가 싱긋 웃으며 문을 열어준다.


“오빠~ 여기에요.~”


유세아가 생긋 웃으며 자리에서 손을 흔든다.

안에는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 명 일어서서 들어오는 우리를 쳐다본다.


‘가게를 통으로 빌린건가? 나를 만나려고?’


약간 어안이 벙벙했다.


찰칵

내가 가게안으로 들어가자 기다리던 경호원이 카페 문을 잠궈버린다.




“오빠,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아, 네. 일본에 팬미팅 있다고요? 잘 했어요?”

“내일이에요, 톡에서 말 했는데..”

“아.. 하하, 미안해요.”


새침하게 눈을 흘기는게 예쁘다.


“아니.. 가게를 빌린건가요?”

“네~~ 저희 숙소에서 가까운 곳이에요. 원래도 사람이 많이 안 와서 저희가 가끔 통으로 빌려요. 갑갑해서 와서 쉬고 사람도 만나고 그래요. 저희 멤버들 다 이용해요.”


“아.. 그렇군요.”


테이블이 달랑 4개, 그리고 카운터에 자리가 몇 개 있는 작고 아담한, 그러면서도 예쁘게 생긴 조그마한 카페였다.


일반인들이랑 같이 있어도 눈치보이겠지만 매니저들과 경호원들이 쳐다보니 더 눈치보인다.

눈치 빠른 세아가 그걸 모를리가 없다.


“오빠들, 경호원 아저씨들, 저기 다른데 보고 있지 않으면 다 나가라고 할 거에요.~ 구석자리에서 커피들 마시고 쉬세요, 괜찮으니까~”


세아의 한 마디에 모든 사람들이 구석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다.

현지 경호원들도 앉아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어차피 경호원 아저씨들은 일본인들이라서 우리가 무슨 이야기 해도 몰라요, 현지에서 채용한거라..호호’


생긋웃는 모습이 귀엽다.

그리고, 세아의 투정 한 마디에 군말없이 따르는 회사직원들을 보면 유세아의 입지를 잘 알 수 있다.


“근데 세아씨, 우리가 별 사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 눈이 있는데 오해 받으면 더 억울하잖아요?”

“오해요?”

“네, 괜한 오해를 사면..”


“연예인은 오해받고 사는 직업인데요 뭐, 괜찮아요, 익숙해서..”


상큼하게 생긋 웃는 유세아.


‘그러고 보니까.. 옛날에는 내가 이런것도 귀찮다고 투덜거렸지.’



아주 오래전 옛날,

유세아랑 사귈 당시에 숨어서 만나고 해야 하는게 귀찮아서 투덜거렸다.

주로 미국에서 많이 만났기 때문에 티가 덜 났을 뿐이다.


한국에서는 아예 서울 외곽에 오피스텔을 빌려놓고 집에서 만나고 그랬었다.

나는 불편하다고 끊임없이 투덜거렸고, 그런 나를 세아가 부단히도 달랬었다.


‘내가 정말 철이 없었지, 지금 유세아랑은 다른 세아지만.. 정말 미안하네.’


유세아는 모르겠지만 괜시리 나혼자 미안해졌다.


“무슨 생각 하세요?”

“아.. 아닙니다. 세아 씨가 너무 예뻐서..”

“거짓말, 딴 생각 하셔놓고 호호호”

싫은 티 안 내고 웃는 유세아, 내가 옛날 생각을 하느라 실례를 범했다.


“평소에 쉴 때는 뭐하세요?”

빨대로 아이스 라떼의 얼음을 젓는 유세아, 아아 대신 라떼를 먹는 취향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하긴.. 내가 회귀를 하는거지 세아는 제자리에 있으니까..’


“저는.. 뭐 별로 다니는 거 안 좋아해서요. 집에 뒹굴뒹굴 있는 편입니다. 나가면 귀찮고요.”

“오빠도 밖에 다니시면 불편하시죠? 저희도 그래요.”


유세아가 사람 좋게 싱긋 웃는다.


“아휴.. 연예인이랑 비교할.. 그런 건 아니에요.”

나는 손사래를 쳤다.


“여자연예인들은 어디 한 번 나가려도 다 화장해야 하고.. 불편하시죠?”

“음.. 그렇긴 하죠. 그런데 전 이제 가까운 데 가는 건 그냥 메이크 업 진하게 안 해요. 생얼로는 안 다니지만요. 어차피 마스크 써도 다 알고요. 저 화장 진하게 안 해도 이뻐요. 호호호”


손으로 입을 가리고 깔깔대며 웃는 모습도 정말 예쁘다.


“아유 수치스러워, 죄송해요. 제가 너무 까불죠?”

“아.. 아닙니다.”


“오빠는 여자친구 있으세요?”

직접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유세아.


“아니요. 저는 여자 생각 없습니다.”

“왜요?”

“그냥.. 개인적인 목표가 있어서요. 그 전까지는 여자 사귈 생각이 없습니다.”

“아.. 실례가 아니라면 여쭤봐도 될까요?”


“우승이요. 우승하고 싶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깜짝 놀라는 유세아,


“근데 우승은 혼자 힘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우승 하고 싶습니다. 에이스는 그런 거니까요.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예전에도 많은 선배님들이 그러셨으니까요.”


“아.. 책임감이 대단하시네요.”

“아니에요, 그런건.. 그냥, 하여간 올해는 우승해야 합니다.”

“올해요? 왜···?”


“그냥요. 매년 못하니까.. 올해는 해야죠, 작년에도 준우승 했고..”

“아..”


“저는 남친있냐고 안 물어보세요?”

한 손으로 턱을 괴면서 싱긋 웃으며 물어보는 유세아,

손목이 한 줌이다.


“네, 안 물어볼래요.”

“왜요?”


“그 다음 단계가 감당이 안 돼서요.”

“무슨 생각을 하고 그렇게 앞서가실까? 호호호”


유세아의 눈을 보면 빠져들어갈 것 같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날 끌어당긴다. 아니, 어디 나 뿐일까? 안 그렇게 느낄 남자가 어디에 있을까?


“후우.. 세아씨, 호의는 감사하지만 일전에 전화로 말씀드린 것 처럼..”

“왜요? 제가 싫으세요?”

“세상에 유세아씨 싫어하는 남자가 어딨겠어요? 그런 거 아닙니다.”

“근데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여자를 만날 생각이..”

“누가 사귀재요? 너무 앞서가신다..”

“아, 미안해요. 단무지라서.. 그냥 모 아니면 도에요.”

“그냥.. 저 야구 좋아하고 성운 오빠 팬이에요, 오빠도 제 팬이잖아요? 그냥 서로 팬 하면 안되요? 가끔 밥 먹고 참 마시고..”


“제가 세아씨 팬이라고 말 했었나요?”

“제 팬 아닌 남자를 본 적이 없어요.”


굉장히 뻔뻔한 말인데도 유세아가 말 하니까 설득력이 있다.

하긴, 누가 눈 앞에서 유세아를 보고 팬이 안 될 수 있을까?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하지만.. 네, 조금 천천히.. 오케이?”

“오~~케이!!”


그녀는 방긋 웃는다.

뭔가 그녀의 손바닥안에서 놀아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저 시간이.. 먼저 일어나 볼게요.”

“저 1차전 보러 갈건데.. 혹시 언제 등판하세요?”


유세아가 미소를 띈 채 묻는다.

“아직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오빠 화이팅~”

“고마워요, 세아씨도 화이팅 하세요.”




****


저녁에 숙소에 돌아가 있는데 누군가에게 톡이 와 있었다.

예전에 나를 도와주었던 디스태치 송윤정 기자였다.


ㄴ 진성운 선수, 통화가 안 되어서 톡 남겨요, 통화 가능하신가요?

ㄴ 어떤 일이시죠?

ㄴ 아이돌 겸 배우 유세아씨랑 어떤 사이세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통화 하시죠.]


송윤정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예전에 나를 도와준 이후에 고마움의 표시로 밥을 한 번 샀고, 그 이후로 그냥 친한 기자와 선수 사이로 지내고 있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 송윤정이에요.”

“아, 네 송기자님.”


나는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나와 동갑인 송윤정 기자에게도 깍듯이 대했다.

기자들과는 너무 멀리해도 안 좋고 너무 친해도 좋지 않다.


“저희 기자 하나가 붙었어요. 그리고, 두 분이 같은 가게에 들어가고 그 가게가 문을 걸어잠그고 영업하는 것을 다 확인 했어요. 사진도 여러장 찍혔고요. 기사가 나갈 수 있어요.”


“아니.. 어떻게..?”

“전에 드라마 찍었을 때, 저희 연예부 선수들이잖아요. 아무리 연기라도 눈빛이라던가 뭔가 느낌이 올 때가 있죠. 아.. 이건 뭔가 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두 사람 예의주시하고 있었어요. 알아보니까 전에 시구도 하고 너튜브에도 나오고 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WBC 취재하다가 저희 기자가 느낌이 이상해서 따라 붙었죠.”


송기자가 설명을 해 준 다음에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린다.


“나한테만 솔직하게 말 해봐요. 무슨 사이에요?”

“별 사이 아닙니다. 그냥 서로 팬인 사이에요.”

“정말 솔직하게.. 그래야 도와줄 수 있어요.”

“네, 솔직하게 그렇습니다. 별 사이 아니에요. 드라마 찍고 밥 한번 먹자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런 적도 없고요. 사적으로 차 마신 것도 오늘이 처음입니다.”


“으음.. 시작하는 사이다?”

“아니, 그렇게 몰아가지 마시고요, 시작 안 했어요.”

“뭐..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요. 그럼 진성운 선수 언제 등판해요?”


느낌이 왔다. 왜 등판 날을 묻는 지를..


“저 삼일 뒤 일차전 선발로 나갑니다. 그 전에 추측기사가 나가면 팀 분위기에 큰 문제가 생깁니다. 부탁 드릴게요.”

“뭐, 제가 결정지을 권한은 없지만.. 위에 말씀 드릴게요. 저희도 대표팀에 영향을 미칠 의도는 없으니까요.”

“고맙습니다. 부탁드려요.”

“네, 알겠어요. 그럼 1차전 잘 던지세요, 응원할게요.”


띠링~


전화가 끊기자마자 나는 유세아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톡을 남기자 한 시간 정도 뒤에 전화가 왔다.


“오빠.”

“톡 남긴대로입니다. 스캔들 기사가 날 수도 있어요.”

“오빠, 너무 걱정하지 마요.”

“네? 아니.. 저는 괜찮아요. 세아씨한테 타격이 되죠.”

“네,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알아서 잘 헤쳐나갈게요.”


유세아는 마치 나를 달래듯이 이야기 했다.


“네, 하여간 알았어요. 그럼 쉬세요.”

“오빠.”

“네?”

“화이팅!!”


띠링~


‘얘는 뭐 이렇게 담담한거야?’

약간 어이가 없었다. 별 사이가 아닌데 스캔들 기사가 나면 나보다 자기가 10배는 더 큰 타격을 입을 거다.

그런데도 유세아는 담담했다.


‘에휴 모르겠다. 나는 등판이나 신경쓰자.’




****


대망의 WBC 1차전인 호주전,

드디어 날이 밝았다.


“성운아 컨디션 어때?”


배명수 투수코치가 어깨를 두드린다.


“뭐.. 저야 늘 100%죠.”


싱긋 웃었다.


‘팔이 무거워.’


팔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작년과는 확실히 다르다.


팔이 무겁고 스윙 스피드가 나지 않는다.

그만큼 구속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시합이 나에게 달렸다.


‘단 1회를 던져도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막아야 해.’


나는 도쿄돔 잔디를 밟고 올라갔다.


<계속>




작품내의 모든 인물/지명/단체는 허구이며, 우연히 겹친다 하더라도 현실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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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 스프링 캠프의 의미 +4 24.06.08 119 7 12쪽
87 87. 스프링 캠프 +4 24.06.07 125 9 12쪽
86 86. 메이저리그 입성 +6 24.06.06 140 8 12쪽
85 85. 히어로즈의 진성운입니다. +4 24.06.05 134 7 11쪽
84 84. 6회차 삶의 시작 +4 24.06.04 142 8 12쪽
83 83. 우승과 두 여자 +6 24.06.03 138 9 12쪽
82 82. 29년만의 우승 +6 24.06.02 133 7 17쪽
81 81. 의도치 않았던 전개 +4 24.06.02 109 5 12쪽
80 80. 인간이 밤 하늘에 하얀 별을 쏘아 올릴 때 +6 24.06.01 121 5 12쪽
79 79. 우주전쟁 +2 24.05.31 126 5 13쪽
78 78. 대망의 한국시리즈(4) +4 24.05.30 122 7 14쪽
77 77. 대망의 한국시리즈(3) +6 24.05.29 120 7 14쪽
76 76. 대망의 한국시리즈(2) +4 24.05.28 121 7 12쪽
75 75. 대망의 한국시리즈(1) +4 24.05.27 130 5 13쪽
74 74. 마지막 데이트 +4 24.05.26 140 5 12쪽
73 73. 정규리그 우승 +4 24.05.25 134 8 11쪽
72 72. 팔씨름 달인 홍지상 +8 24.05.24 132 8 12쪽
71 71. 마지막 과제 +6 24.05.23 139 7 12쪽
70 70. 마이 네임 이즈 제임스 딘 +4 24.05.22 139 8 13쪽
69 69. 오빠 화이팅! +6 24.05.21 142 7 12쪽
68 68. 환장하겠네 +6 24.05.20 149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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