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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로불사
작품등록일 :
2024.03.16 00:39
최근연재일 :
2024.06.22 16:40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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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15,419

작성
24.06.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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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5. 히어로즈의 진성운입니다.

DUMMY

“야, 임마!! 사내새끼가 트레이드 될 수도 있지, 뭘 그리 울상을 하고 있어? 가서 잘 해.”


나는 지난 삶에서 내가 정수에게 했던 말을 선배들에게 그대로 들었다.

설마 나를 트레이드 하다니??


꿈에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5번의 삶에서 이 팀에 어깨를 갈아 넣었는데..

아무도 모르지만 50년을 넘게 이 팀 우승을 위해서 던졌는데..


“훗”


나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내로남불도 아니고, 내가 당하니 참 그렇네. 오히려 잘 됐어. 가뜩이나 삶도 지겨웠는데..’


오히려 잘 되었다 싶다.

야구도 흥이 안 나고 친구들도 없고, 방황하던 차였다.


“지금 바로 짐 싸서 고척으로 가면 돼. 가서 잘 하자.”


매니저님 이야기를 듣고 가방을 싸고 있는데 오지훈 선배랑 임형규 선배가 나한테 다가온다.


“성운아, 섭섭하지?”

“아니에요 야구선수가 그런거죠 뭐.”


“성운아, 내가 타자라서 뭐 너한테 줄 건 없고..”


주섬주섬 배트 한 자루랑 배팅 장갑을 몇 켤레 챙겨주는 지훈이 형,


“야, 미국은 투수도 내셔널리그는 배팅하잖아, 성운아, 형은 네가 언젠가 메이저리그 갈 재목이라고 믿는다. 운동 열심히 해서 미국 진출하면 이걸로 쳐. 알았지?”


웃으면서 배트를 건네는 지훈이형,

나도 웃어보였다.


“네, 고맙습니다. 형.”


“야, 성운아, 성운아, 이거.”

옆에서 형규형이 글러브를 하나 내민다.


“이거 뭐에요?”

“이거 형 후원사에서 선물받은 글러브야. 너 써.”

“형 써요. 나도 글러브 있어.”

“야, 형이 너 떠나니까 뭐라고 하나 해주고 싶어서 그래.”

“칫, 고마워요 형.”


“그래, 잘 하자, 덩치 값좀 해.”

형규형은 나와 함께 포옹을 하며 등을 두드려줬다.


그렇게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나는 구단에서 잡아준 택시를 타고 고척돔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나는 택시안에서 생각에 잠겼다.

회귀하는 과거마다 워낙 바뀌어 뭐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는 했지만 2017년 히어로즈는 약체 팀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올해 히어로즈는 성적이 형편 없었을텐데..’


사실 히어로즈는 구단 재정이 열악해서 그렇지 의외로 강팀이었다.

압도적인 서울팜에서 늘 인재를 보충하며 메이저리그식 현명한 운영을 하는 팀이었다.


그렇다보니 늘 성적에 쫓기는 다른 팀들에 비해 한결 유연한 운영을 했고, 항상 좋은 결과를 내는 팀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성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사관학교’


이미 이 시기에도 벌써 강상호와 박병후 두 명이나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또한 나중에는 이창후와 김춘성도 좋은 대우를 받으며 진출한다.


그야말로 믿고보는 메이저리그 팜이라 할 수 있어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인기가 좋은 팀이었다.


철컥


택시문이 열리고 나는 구단 사무실로 들어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트윈스에서 온 진성운이라고 합니다.”

“아, 어서와요, 진성운 선수.”


난 구단 매니저를 따라 좁은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어??”


누군가의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자 저쪽에서 두 팔을 활짝 들어올리고 나에게 걸어온다.


“웰컴!! 마이 프렌드!!!!!”


Future Major Leaguer 유격수 김춘성이었다.


‘맞다, 춘성이랑은 드래프트 동기지, 근데 얘가 나랑 이렇게 친했나?’


김춘성과 나는 드래프트 동기인 동갑내기 친구다.

내 기억으로는 아시안게임에서 친해졌던 걸로 기억하는데 벌써?

물론 고등학교 시절 시합을 같이해서 친분 정도는 있다.


“어, 춘성아, 반갑.. 윽”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춘성이는 점프하다 시피 해서 나를 껴안았다.


“야, 잘왔다, 진성운.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오는거지. 같이 잘 해보자. 우리 다 같이 메이저리그 가야지!!”

“메.. 이저 리그? 누가? 니가? 내가?”

나는 순간 황당했다.

지금의 나나 김춘성은 메이저를 외칠 성적이 아니었다.


“야!! 진성운이 메이저 안 가면 누가 가냐? 나도 갈거라니깐!! 우리 열심히 해서 같이 가자!!”





“안녕하십니까? 서울 트윈스에서 이적해온 진성운 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짝짝짝짝짝

휘이이익~~~

우후~~~~~


‘이게 뭐야?’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시의 트윈스는 꽤나 꼰대 분위기가 강해서 나같은 저연차 신인은 숨도 크게 쉬기 힘들었다.

그나마 나는 전체 1순위 지명자고 고정 선발이라서 어느정도 고개 들고 다녔지만 나머지는 불쌍한 수준, 몇 몇 젊은 선배들이 부던히도 문화를 바꿔 보려고 애쓰던 차였다.



그런데 히어로즈는 정반대였다.


‘이게 뭐야? 위아래도 없나?’


정말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약간 어안이 벙벙했다.


감독도 싱글싱글 웃으며 편하게 대해줬다.

트윈스가 육사라면 여긴 대학교 캠퍼스였다.


“적응 잘 안돼지?”


누군가 어깨를 두드린다.

지난 삶에서 트윈스에서 함께 뛴 서필창 선배,


서필창 선배는 당시에 자신의 기량을 잃어버려 너무나 괴로워했었다.

그런데 2017년에 히어로즈에서 만난 서필창 선배는 너무 여유있고 웃음기 넘치는 표정이었다.


“야, 나도 트윈스 출신이야, 넌 모르겠지만.. 하여간 우리 팀에는 젊은 애들 많아서 너 적응하기 편할거야. 편하게 잘 해.”


“아.. 네.”


나는 필창 선배가 트윈스 출신인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다.


“성운아, 내가 소개시켜 줄게, 이리와.”


김춘성이 내 손목을 잡고 끌고 간다.


‘이 녀석은 쪼그만게 손 힘이 왜 이렇게 좋아? 응?’


춘성이 녀석, 키는 작은데 손은 엄청나게 크다. 내 손에 비해 약간 작을까 말까?

키가 거진 20cm 가까이 차이날텐데 손크기는 비슷하다니..


호리호리한 체격에도 파워가 넘치는게 다 이유가 있었다.


춘성이는 타자들 중심으로 날 소개시켜 줬다.

원래부터 잘 알던 사이인 것 처럼 격의없이 친하게들 대해줬다.


“야, 형태야!! 이리와, 투수들은 네가 좀 소개시켜 줘.”


최형태


지난 삶에서 내가 전반기 데드암으로 못 던지게 되자 우리팀으로 트레이드 되어 왔던 녀석


“네, 안녕하세요? 형, 최형태입니다.”

“나랑 한 살 차이던가?”

“넵, 96년생입니다.”

“그래, 잘 부탁해.”


“그래 형태야 내가 우리 팀에서 뭐 조심해야 할 거 있니?”

“어.. 포카리는 완봉 한 사람만 마실 수 있고요, 평소에는 정수기 물 드시면 되고, 패전투수 되면 저기 수돗물 드시면 되요.”


“뭐?”


하하하하하


주위에서 깔깔대고 웃는다.

각 팀마다 타 팀 팬들이 멸칭으로 놀리는 장난이 있는데 트윈스는 쥐, 히어로즈는 거지였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야, 완봉하면 포카리 마셔도 되는 거지?”

“그럼요, 완봉은 한 병 통으로 드립니다. 크크”


“야, 여기 네가 전에 살던 부잣집 아냐. 이제 마음 단단히 먹어.”


조폭 같은 덩치에 카리스마 넘치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 조강우 선배가 어슬렁 거리며 인상을 쓰고 툭 내뱉는다.


“신경쓰지 마세요. 강우 형 인상쓰고 농담하는게 특기라, 맨날 저렇게 인상만 쓰지 다 농담이에요.”


그러고보니 조강우 선배도 나보다 겨우 한 살 많다.


‘정말 팀이 젊긴 젊구나.’


“안녕하십니까? 아휴 형이 저희 팀 오셔서 저는 좋아요.”


팀 내 최고의 슈퍼스타 이창후였다.


“야, 좋긴 뭐가 좋아? 내가 좋지. 너한테 많이 맞았잖아?”

“아이 아니에요. 결정적일때는 제가 한 번도 못 쳤어요. 삼진도 많이 당하고.. 형 공은 평소때랑 기합 들어갔을 때랑 전혀 달라요.”


하긴..


우울증 때문에 될대로 되라긴 했지만 가끔씩 기합이 들어갈 때가 있었다.

특히 이창후 앞에서 그랬는데 상대전적은 3할대가 넘는 4할에 육박했지만 득점권 피안타율은 1할대에 불과했다.


‘뭔가.. 좋다. 생기가 돌아.’


의외였다.


트윈스에서 트레이드 되었을 때는 마치 방출 당한 것 처럼 될대로 대라 심정이었는데 막상 젊은 팀으로 오니 좋았다.


분위기 전환,


완전히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동료로 새 마음가짐으로 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성운아.”


감독이 부른다.


“네.”


장준석 감독,

전의 삶에서는 나중에 물의를 일으켰었던 사람, 하지만 적어도 감독할 당시의 평가는 좋았다.


“성운아, 그냥 편하게 던져. 성적에 너무 신경쓰지말고 힘 들어가지마. 내년 보자. 응?”

“네, 알겠습니다.”


감독도 코치도 편하게 대해주었다.


그리고, 히어로즈는 팀 훈련이 매우 적었다.

트윈스의 반? 어떨때는 반도 안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자율훈련을 하는 쪽과 노는 쪽의 훈련량이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났다.


놀라운 건 젊은 친구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어울려 다니며 같이 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성운아, 우리 헬스조 있는데 같이 운동할래?”

춘성이가 먼저 말을 걸어줬다.


“헬스조? 그게 뭐야?”


“어, 매일 같이 웨이트 트레이닝 하는 조야. 야수, 투수 상관없이 같이 운동다녀. 너도 할래?”

“어? 어~~ 어, 그럴..까?”


일단은 팀에 녹아들려면 같이 운동하는게 최고였다.


순간 망설이기는 했지만, 나 역시도 우울증을 떨쳐 버리고 싶었다.


‘어차피 마지막 삶인데, 언제까지 징징대면서 살거냐?’


다시 운동에 미칠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들었다.





시합 전에 단장이 나를 불렀다.


“우리가 너를 왜 데려왔는지 알아?”

“글..쎄요?”


“최고의 선발인 김사영을 내주고 널 데려온거야. 물론 박철주도 같이 왔지만 사실은 너랑 김사영의 1:1이나 마찬가지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너랑 최형태, 둘다 서울 1차지명들, 형태도 당시엔 3억 5천을 준 거물이야, 그리고 우리는 이번에 안우정을 찍었다. 157을 던지는 괴물이지.”

“네, 들었습니다.”

“너랑, 형태, 안우정까지.. 이 셋이 선발을 꽉 굳혀줄때 우리는 우승을 노린다. 아마도 2020 ~ 22년 사이? 이게 우리의 전략이야. 그러니 지금 무리할 필요 없어. 차근차근 빌드업 해나가자. 알았지?”


“넵”




****

트레이드 된 다음날 정상적으로 나는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오랜만에 가벼운 몸으로 공을 던졌다.


슈우우우웅


팡!!!


슈우우우웅


팡!!!


여기에도 포수는 박종원 선배다.

이미 작년 내내 나랑 맞춰보지 않았나? 호흡 문제는 전혀 없었다.


“이상하게 잘 맞네? 우리 뭔가 인연이 있나 봐?”


종원이형은 덕아웃에서 싱글벙글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그러게요, 전생에도 배터리 맞췄나 보죠 뭐.”


나는 씨익 웃으며 주먹인사를 했다.


7이닝 무실점 8K,


오랜만에 나 다운 피칭으로 살아있음을 느꼈다.


“성운이 수고했어.”


땀을 닦는데 투수코치가 와서 미소를 띈채 다리를 두드린다.


“저 9회까지 완투할게요.”

“안 돼, 이녀석아, 너 지금 103개 던졌어.”


“안돼요. 저 완봉하고 포카리 마실거란 말이에요.”

내가 웃어보이자 내 허벅지를 찰싹 때린 코치가 포카리 한 병을 가져오라고 시킨다.


“마셔, 마셔!”

“진짜요?”

“그래, 내 월급에서 까는거야, 마셔~”


푸하하하


다 같이 웃었다.

뭔가, 분위기가 좋다. 잘 왔다.


<계속>




작품내의 모든 인물/지명/단체는 허구이며, 우연히 겹친다 하더라도 현실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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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 스프링 캠프의 의미 +4 24.06.08 145 7 12쪽
87 87. 스프링 캠프 +4 24.06.07 152 9 12쪽
86 86. 메이저리그 입성 +6 24.06.06 167 8 12쪽
» 85. 히어로즈의 진성운입니다. +4 24.06.05 164 7 11쪽
84 84. 6회차 삶의 시작 +4 24.06.04 170 8 12쪽
83 83. 우승과 두 여자 +6 24.06.03 164 9 12쪽
82 82. 29년만의 우승 +6 24.06.02 152 7 17쪽
81 81. 의도치 않았던 전개 +4 24.06.02 127 5 12쪽
80 80. 인간이 밤 하늘에 하얀 별을 쏘아 올릴 때 +6 24.06.01 138 5 12쪽
79 79. 우주전쟁 +2 24.05.31 142 5 13쪽
78 78. 대망의 한국시리즈(4) +4 24.05.30 138 8 14쪽
77 77. 대망의 한국시리즈(3) +6 24.05.29 137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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