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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로불사
작품등록일 :
2024.03.1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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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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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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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4. 2023 WBC(1)

DUMMY

“대한민국의 최정예 멤버가 모였습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기자 회견장에 나선 대표팀 이강쇠 감독은 결연한 표정으로 기자들을 향해 이야기 했다.


“투수 운용이 핵심이 될 것 같은데요? 투수 운용은 어떻게 하실 예정이세요?”

“그것은.. 그 때 가서 결정을 할 것입니다만, 역시 첫 게임인 호주전에 모든 걸 불사를 예정입니다.”


기자들은 계속해서 질문을 쏟아냈다.


“첫게임 호주전, 그리고 이어지는 일본전이 국민들의 관심이 클 텐데요. 선발투수들은 정해졌는지요?”

“구상은 하고 있습니다만, 전지훈련지에서 선수들 컨디션 보고요, 네, 코칭스탭들 잘 상의해서 정하겠습니다.”


“끝으로 목표 부탁드립니다.”

“일단 본선 2라운드 진출이 1차 목표입니다. 그 다음에는 뭐.. 네, 갈때까지 가 보겠습니다.”


이강쇠 감독은 슬며시 미소를 띄웠다.




사실 기자들에게 발표는 안 했지만 선발 4명은 대강 정해진 상태였다.


조범천 기술위원장, 배명수 투수코치, 정선욱 불펜코치와 함께 선발과 불펜을 이미 결정해놨다.


“이렇게 하지, 진성운이랑 김강현이를 투 톱으로 하고, 고정표랑 곽진이랑 이렇게 네 명을 돌려뿌리자고, 그러다고 누군가 선발이 무너지면 천종이랑 박재웅이랑 붙이는 걸로, 어때?”


이강쇠 감독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님 의견은 어떠십니까? 유일한 포수출신이신데..”


이강쇠 감독이 선배인 조범천 기술위원장을 쳐다보며 묻는다.


“아 그거야 이감독 마음이지, 우완 정통파 두 명, 좌완 정통파 한 명, 사이드 암 한 명, 뭐 구성으로는 완벽한 것 같은데?”


조범천 위원장이 주위를 둘러보자 두 코치도 고개를 끄덕인다.


김강현과 양천종 중에 누굴 선발로 쓰느냐에 대한 고민이 약간 있었지만 김강현을 선발로, 그리고 양천종을 롱릴리프로 붙이기로 했다.


배명수 투수코치가 입을 연다.


“결국 호주전 아니겠어요? 호주전만 잡으면 일본전 저도 뭐.. 나머지 중국이랑 체코는 무난하게 잡을테니까요. 특히, 호주전이 첫 시합이라 말리면 골치 아파집니다.”


“글치, 결국은 호주전이 승부수여, 일본전에 지면 국민감정이야 안 좋겠지만 뭐 솔직히 전력차이가 많이 나는 거야 어쩔 수 없고..”


그러자 정선욱 불펜코치가 자료를 들고 본다.


“어휴.. 일본은 투수들 평균구속이 153 정도네요, 이게 뭐.. 구속만 보면 메이저리그 못지 않은데요? 실제 미국보다도 평균구속이 더 빠릅니다. 투수 두 명 빼고는 다 150 이상이고요, 사사키 로키가 164, 오타니가 161.. 뭐 미쳤네요.”


“그랑께, 호주전을 잡아야 한다니깐.. 결국 호주전 선발을 누굴 쓰느냐지.”


“그래도, 진성운 아니겠습니까? 상황 봐야겠지만 일본전에 대대로 좌완이 강했으니까 강현이를 붙이는 게 낫죠.”

“어이쿠, 언제쩍 강현이여? 일본애들이 아직도 김강현이냐 하긋네.”


이강쇠 감독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명투수 출신인 이감독은 베테랑들이 주축인 투수진이 안스러웠다.


“호주전에 정표는 어떨까? 의외로 기교파가 통할 수도 있잖어?”

“아휴, 요새 서양애들도 옆구리 투수 잘 칩니다. 예전같지 않아요.”


정코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래도 정표 체인지업이면 통할 거신디?”

“그렇기는 한데..”


그러자 배명수 코치도 입을 연다.


“만약에 진성운이를 못 써보고 지게되면 그것도 그거대로 엄청난 비난에 시달릴 겁니다. 정규시즌도 좋았는데다가.. 아시잖아요? 포스트 시즌에 153 던지면서 뭐 미쳐 날뛰던 그 구위를요.”


“그라지.. 그 뽈은 아무도 못 치지. 아 맞다, 게다가 갸가 옆구리로도 던져뿔더라고?”

“감독님 보시기엔 어떠시던가요? 옆구리면 뭐.. 감독님 만한 사람 있나요?”


통산 150+승 50+세이브 출신의 사이드암 대가인 이강쇠 감독은 빙그레 웃었다.


“아따 그 넘이 어디서 배웠는지는 모르겠는데.. 폼이 그냥 승용이더라고? 임승룡이.. 난 승룡이 재림인 줄 알았어. 그래서 승룡이한테 전화해서 물어봤다니깐? 너 쟤한테 사이드 폼 가르쳐 줬냐고.”


“뭐라던가요?”


다들 귀를 쫑긋 세우고 이강쇠 감독의 말을 기다렸다.



“모른디야.. 모르는 애래. 푸훗, 하긴 그 놈을 어찌 알겠어? 접점이 없는디..”


이강쇠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전지훈련 가서 내가 함 물어보지 뭐, 어디가서 고로코롬 알차게 옆구리 투구를 배웠는지..”





****


2월이 되고 미국 애리조나의 대표팀 전지훈련장에서 모두 모였다.

현역 메이저리거인 김춘성과 토미 에드먼은 미국에서 곧장 합류했다.


“춘성아, 반갑다. 이번에 정말 잘 해보자.”


나와 정수, 그리고 김춘성은 모두 동갑인 드래프트 동기들이다.

이번 삶에서는 정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춘성이만 메이저리거였다.


“야, 영어 많이 배웠어?”

“아이 영어가 다 뭐.. 바디랭귀지하고 웃어주고 하면 다 통해.”


춘성이가 웃는다.


‘옛날에는 황금의 95년생들이었는데..’


지금은 춘성이만 메이저리거이니 조금 질투도 났다.


‘이번 삶에서 미션을 클리어하면, 다음에는 나도 메이저에 갈 수 있을까? 다시 돌아가고 싶다. 메이저.’


이번 삶의 좋은 점이라면 특별한 부상이나 질병에 걸리지 않아서 원없이 공을 던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번 삶의 나쁜 점이 서서히 찾아오고 있었다.



데드 암(Dead Arm) 증상


나는 22시즌에 정규리그에서만 172이닝을 던졌다.

거기에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합쳐 18이닝을 더 던졌다.


도합 190이닝, 안우정 만큼은 아니지만 KBO 실정에서는 상당히 많이 던진 축에 속했다.


겨울에 어깨가 묵직하고 팔이 뻐근해 피로가 풀리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


‘어딘가 팔이 무거워.’


데드 암이란 원인 모를 이유로 투수의 어깨와 팔이 무거워지며 구속이 저하되는 현상을 통칭한다.

그래서 부상으로 데드 암이 오는 경우도 있고, 부상이 없음에도 데드 암으로 구속저하를 겪는 경우도 흔하게 있다.


기본적으로 오랜 기간 너무 많이 던진 경우에 특히 그렇다.


게다가 전훈지의 날씨가 너무 안 좋았다.


날씨가 추운데다 비도 내리고 돌개바람도 불었다.



“아니, 날씨가 왜 이래?”

“이상기후랍니다. 하필이면 이렇네요.”


감독도 코치들도 혀를 끌끌 찼다.


가뜩이나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투수들에게는 부담스러운데 날씨까지 이러니 몸을 만들기가 더 힘들다.


나도 빨리 몸을 올리려고 애는 썼지만 영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슈우우우웅


팡!!


“나이스 볼!! 나이스 볼!! 볼 좋아!! 볼 좋아!!”


불펜 캐처들이 기를 살려주느라 연신 나이스 볼을 외치지만 나는 상태창으로 구속과 회전수를 다 볼 수 있었다.


‘142km/h? 아직 스캠이긴 하지만 구속이 너무 안 올라와, 더 끌어올려야 해.’


전력으로 던졌는데도 142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러면 평균구속은 140도 나오기 어렵다.


‘안 돼, 평속 145는 던져야 해.’


나는 상태창을 켰다.


‘특별히 어떤 표시나 페널티는 없는데..’


페널티는 이번 삶 시작부터 안고 온 ‘구속이 일부 저하됩니다.’ 외에는 특별한 게 없었다.


‘하긴.. 지금도 구속저하니까..’


이게 자연적인 데드 암 현상이건, 페널티이건 중요하지는 않았다.


WBC에서 첫 경기 선발의 중책을 맡은 이상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리고, 올 해는 우승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이다.


“야, 성운아, 너는 거 옆구리 던지는 걸 누구한테 그렇게 배웠어? 어?”


이강쇠 감독이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나에게 와서 말을 건다.


“아.. 그냥 평소에 임승룡 선배님 좋아해서요, 너튜브 보고 장난 삼아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던져볼만 해서요.”

“야, 이놈아, 장난 삼아 그렇게 잘 던지면 우짜냐? 다른 투수들은 다 굶어죽으라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만면에 미소가 가득하다.

이강쇠 감독은 꼬장꼬장하고 깐깐한 감독으로 유명한데 또 이런 양반들이 정은 많다.


“에이.. 그 정도까지 아니에요. 그냥, 가끔 쓸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려, 여기 전훈장 너무 추우니까, 무리해서 몸 올리려고 하지 마, 너 혼자만 던지는 거 아니니까 할 수 있는 만큼만 해, 시즌도 던져야지.”

“네”


“성운아, 사이드로 던질때 힙턴을 할때 몸이 너무 기울어.”

“아, 그런가요?”


이강쇠 감독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이강쇠 감독은 80~90년대 최고 사이드 암 이었기도 하지만 롱런하며 150승을 올린 사이드 암 최다승 투수였다.

1년 한정으로 보자면 이강쇠 감독 이상의 임팩트를 남겼던 사이드 암 투수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오래 못 갔다.


이강쇠 감독은 부드러운 투구 폼으로 장수했던 사이드 암 투수였다.


“야.. 그 짝을.. 고렇게 틀면 안 되고.. 응 글치.”


이강쇠 감독은 나를 전담 마크 하듯이 붙어서 사이드 암 지시를 했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한 건데 자꾸 눈에 보이니 지도해주고 싶어했다.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어차피 던지는 폼 자체의 문제는 없다.

원 포인트로 딱딱 짚어줄 곳만 짚어주는 것이다.


“아이, 감독님, 얘 사이드로 계속 던지면 안 되요. 그만 하세요.”

배명수 투수 코치가 투덜거린다.


“야, 배코치, 무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이감독이 미소를 띄우며 내 폼을 잡아준다.





우리는 전훈지에서의 부족한 연습을 마치고 드디어 결전의 장 일본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속한 조는 본선 1라운드가 일본에서,

그리고, 본선 2라운드는 미국에서 벌어진다.


‘도쿄돔.. 오랜만이네.’


그나마 도쿄가 서울보다 많이 따뜻한 데다가 돔에서의 경기인지라 여러모로 편하기는 했다.


배명수 투수코치가 부른다.


“성운아, 1차전 선발 확정이고, 너는 일본에서 연습게임에는 출전 안 할거야. 네 명 선발 모두 출전 안 할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넵”


난 같은 팀의 오지훈 선배랑 같이 방을 썼다.

그리고 영우와 마무리 오석이가 같은 방을 썼다.


“우리는 따로 회식 같은 거 안해요? 일본은 오타니가 회식 쐈다는데?”

“그러게? 우리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네.”


‘팀에 구심점이 없어.’

나는 뭔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최고참인 김강현, 양천종, 박병후, 김헌수 선배등이 있었지만 특별히 누군가를 중심으로 뭉친다는 느낌은 없었다.

훈련할때나 눈 앞에 있을때는 잘 해줬지만 그것 뿐이었다.


“헌수 형, 우리는 회식 안 해요?”


나는 그나마 우리 팀 선배라 편한 김헌수 선배한테 물었다.


“나도 모르겠다. 뭐 몇몇 이야기 해 봤는데 뚱하더라고..”


선배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술을 먹으러 갔다.

분위기가 쎄했다.


“뭐, 시합 잘하면 그만이지.”


이때 톡이 왔다.

유세아로 부터였다.


- 오빠, 저 이번에 도쿄 팬미팅 있어서 도쿄가요. 가는 김에 WBC도 보러가려고요. 오빠 간단하게 식사 같이해요~ 가서 연락 드릴게요.~


‘세아는 여전하구나.’


말투는 사근사근하지만 얘는 노빠꾸다.

자기가 이거다 싶으면 당황스러울정도로 그냥 밀어붙인다.

예전에 통화하면서 분명히 말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일본 프로팀과의 연습경기때 안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대표 팀 클로저인 고오석이 어깨 근육 부상을 당한 것이다.


“오석아, 안 되겠어?”

“아.. 쪼금.. 안 좋아요. 근육이 찢어졌나? 모르겠어요, 검진 받아봐야 할 것 같아요.”


이 강쇠 감독은 이를 앙다물었다.


“일단, 언론에는 약간 담증세라고 하고 정밀검진 한 번 받아보자고..”


여러모로 뒤숭숭했다.

이럴수록 1차전 호주전은 꼭 이겨야 했다.






띠리리링


“오빠, 저 세아에요. 저 지금 구장 근천데.. 잠깐 차 한잔 할 수 있어요?”


훈련 끝나는 시간을 어찌 알고 귀신같이 연락이 왔다.


<계속>




작품내의 모든 인물/지명/단체는 허구이며, 우연히 겹친다 하더라도 현실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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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 스프링 캠프 +4 24.06.07 126 9 12쪽
86 86. 메이저리그 입성 +6 24.06.06 141 8 12쪽
85 85. 히어로즈의 진성운입니다. +4 24.06.05 136 7 11쪽
84 84. 6회차 삶의 시작 +4 24.06.04 143 8 12쪽
83 83. 우승과 두 여자 +6 24.06.03 139 9 12쪽
82 82. 29년만의 우승 +6 24.06.02 134 7 17쪽
81 81. 의도치 않았던 전개 +4 24.06.02 110 5 12쪽
80 80. 인간이 밤 하늘에 하얀 별을 쏘아 올릴 때 +6 24.06.01 123 5 12쪽
79 79. 우주전쟁 +2 24.05.31 127 5 13쪽
78 78. 대망의 한국시리즈(4) +4 24.05.30 123 7 14쪽
77 77. 대망의 한국시리즈(3) +6 24.05.29 121 7 14쪽
76 76. 대망의 한국시리즈(2) +4 24.05.28 122 7 12쪽
75 75. 대망의 한국시리즈(1) +4 24.05.27 131 5 13쪽
74 74. 마지막 데이트 +4 24.05.26 141 5 12쪽
73 73. 정규리그 우승 +4 24.05.25 135 8 11쪽
72 72. 팔씨름 달인 홍지상 +8 24.05.24 133 8 12쪽
71 71. 마지막 과제 +6 24.05.23 140 7 12쪽
70 70. 마이 네임 이즈 제임스 딘 +4 24.05.22 141 8 13쪽
69 69. 오빠 화이팅! +6 24.05.21 143 7 12쪽
68 68. 환장하겠네 +6 24.05.20 150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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