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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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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4 06:00
연재수 :
1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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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87
추천수 :
23
글자수 :
587,619

작성
24.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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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9. 살수조직 흑묘

DUMMY

흑묘(黑墓)!

작은 사당처럼 지어진 전각 위에 덩그러니 붙은 현판이다.

‘검은 무덤? 살수 조직의 이름인가?’

경매사가 흑묘의 문을 열었다.


“부묘주님! 살수가 되고 싶다고 하여 데리고 왔습니다.”


경매사는 짙은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의 형체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내공이 없었으면 그냥 어둠이라 생각하겠어!’

준하는 안력을 돋구고 어둠을 보았다.

그러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사람의 형상만 보였다.


“그만 나가봐.”

“예, 부묘주님!”


경매사가 흑묘를 나갔다.


“화섭자로 초에 불을 붙인 뒤 거기에 인적사항을 적어라.”


딱!

부묘주의 말에 준하는 삼매진화를 일으켜 초에 불을 붙였다.


부모 형제: 무

내공, 무공: 약간


준하는 오직 한 곳만 기재한 뒤 붓을 놓았다.

어둠 속에서 손이 나와 준하가 쓴 종이를 가져갔다.


“내공과 무공도 약한 놈이 살행을 하겠다는 것이냐?”

“내공과 무공이 약해 살행의 대상에게 패하면 목숨을 내놓으면 될 일 아니오?”“맞는 말이구나!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자. 부모 형제들은 모두 죽은 것이냐?”

“부모님은 마교가 죽였소. 형제는 원래 없고,”


짧은 순간,

준하의 본능은 석중광이 죽인 것 같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랬군! 사람 죽이는 방법을 가르쳐 줄 테니 그만 가자.”


부묘주가 몸을 돌려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준하는 부묘주가 들어간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희미하나마 마차가 보였다.


“마차에 탄 뒤 이걸 써라.”


마차에 탄 준하는 눈을 가리는 두건을 썼다.

두-두-두-두!

마차는 어디론가 빠르게 달렸다.


“보름간은 마차를 타고 가야 하니 식사와 잠은 마차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예!”


이후 준하는 마차에서 잠을 자고 식사했으며 용변 볼 때만 마차 밖으로 잠깐 나갔다.

보름이 지났다.

따 각--따 각!

‘말발굽이 울리는 것으로 봐서 이곳은 동굴 안이다.’

청각에 의지한 준하는 마차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다 왔다.”


깜박 잠이든 준하가 두건을 벗고 보니 시체보관실에서 나온 듯한 시체 같은 사람이 눈앞에 서 있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이곳은 흑묘의 훈련장이다.”

“피 냄새로 가득한 곳 같습니까?”

“간혹 훈련받다가 검에 맞아 죽기도 하니까, 나와라.”


준하는 시체 같은 사람을 따라 마차에서 나왔다.

‘역시 동굴이었군!’

마차를 나온 준하는 서리가 낀 듯 번들거리는 동굴 벽을 보며 조심스럽게 시체 얼굴을 따라 석실로 갔다.


“내일부터 삼 년 동안 살수로서의 기본 체력을 기름과 동시에 사람 죽이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나는 기본 체력도 좋고 사람도 두 명이나 죽여 봤어요.”

“살수에게 비무는 없다.”

“예? 무슨 말이에요?”

“우리 흑묘에서는 천마나 무림 맹주가 와도 살수 수련을 해야 한다. 제아무리 고강한 무공과 내공을 지녔다고 해도 은밀하게 죽이는 방법은 알지 못하니 말이야. 다시 말해 살행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살수가 다녀간 것을 몰라야 한다는 것이다.”

“삼 년 후에는요?”

“똥급 아니, 동급 살수가 되어 백회(百會)의 살행을 마치면 은급, 은급 살수가 되어 백회의 살행을 마치면 금급이 된다.”

“금급 이후로는요?”

“금급이 되어..부묘주, 부묘주가 되어..묘주로 승급하겠지.”

“알았어요.”

“훈련이 시작되면 사람 죽이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야 동, 은, 금급을 거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몇 명이나 거쳤나요?”

“동급에서 은급으로 오른 사람은 백여 명, 은급에서 금급으로 오른 사람은 오십여 명, 금급에서 부묘주로 오른 사람은 일곱 명, 부묘주에서 묘주로 오른 사람은 두 명이다.”

“그럼 현재 부묘주님과 묘주님은 동급 살수에서 출발한 분들인가요?”“그래! 묘주는 천여 명을 부묘주는 칠백여 명을 죽인 사람들이다.”

“제 이름은 위염인데 그럼 당신은 누굽니까?.”

“나는 살수에서 은퇴하여 살수 후보를 교육하는 교두 막염이다. ”

“지금은 아예 살행을 나가지 않는가요?”


준하의 물음에 막염은 양쪽 다리를 걷어 보였다.


“네가 보다시피 몸이 이런다. 대신 네가 살수 최초로 점주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가리킬 테니 잘 따라오기 바란다.”


막염의 무릎 밑으로는 나무로 만든 의족이었다.


“예!”

“오늘은 이곳에서 자고 내일 훈련장으로 떠나자. 그리고 앞으로 너를 부를 때 살수 후보 일호를 줄여 살후 일호라고 부르겠다.”


밖으로 나간 막염은 다시 돌아와 준하에게 주먹밥 한 덩이를 주었다.

주먹밥을 먹은 준하는 기절한 듯 잠이 들었다.

.

.

‘동굴에 온풍기라도 켠 거야, 뭐야?’

준하는 콧속으로 들어오는 열기에 눈을 떴다.


“헉! 여기가 어디야?”


준하의 눈에 끝도 보이지 않은 사막이 보였다.

놀라 일어난 준하의 손에 뭔가가 잡혔다.

-지도를 보고 유사하(流砂河)를 건너 사연(砂淵)으로 가서 물을 마셔라.

서신을 읽은 준하는 지도를 보았다.

‘이곳이 몽골의 고비사막이라고?’

준하는 눈을 감고 모래를 집어보았다.

‘헉! 사막이다.’

오전인데도 모래는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혹시 진 속이 아닐까?’

준하는 지도도 나타난 유사하 쪽을 보았다.

멀지 않은 곳에 푸른 물이 고인 호수 같은 곳이 보였다.

‘저건 신기루? 그럼 이곳은 진짜 사막이 맞다!’

준하는 유사하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목이 마른 데 빨리 사연(砂淵)을 찾아가야겠어!’

꽈-꽝!

‘뭐지?’

머릿속에서 번갯불이 터진 듯 번쩍이는 느낌과 함께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살수는 본능을 키워야 한다. 평소와 다르게 전율과 함께 오싹한 느낌이 들면

그건 살고자 하는 동물적 본능이 발동한 것이다. 이런 느낌이 들 때마다

초감각으로 발전시켜 상대를 죽이고 살아나야 진짜 살수가 되는 것이다.”


막염이 강조했던 말이다.

‘이게 살수의 본능일까?’

준하는 땅에 귀를 댔다.

두두두두!

유사하를 오리(2km)정도 남겨둔 지점에서 말발굽 진동이 전해져 왔다.

‘저들은 사막의 이리라고 불리는 적랑대(赤狼隊)다!’

산에 있는 산적처럼 적랑대는 사막을 오가는 상인들을 약탈하는 도적 패거리로 산적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모두 무공을 익혔다는 것이다.

준하는 유사하를 향해 뛰면서 등을 더듬어 만검을 찾았다.

‘어..없다.’

만검을 찾느라 잠깐 주춤했던 준하는 다시 전속력으로 유사하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준하는 무서웠다.

전생의 준하는 제대로 된 싸움은 고사하고 닭싸움조차 해보지 않았다.

준하는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턱-턱-턱!

발목까지 빠지는 모래가 달리는 것을 더디게 했다.

히-히-힝!

준하는 유사하를 일 마장 정도 남기고 적랑대에 둘러싸이고 말았다.

‘한 놈만 팬 뒤 말을 빼앗아 유사하를 건너야겠다.’

준하는 몸을 돌리면서 말을 탄 적랑대의 얼굴을 확인했다.

‘많으면 스무 살, 저 애송이 놈을 목표로 삼아야겠어!’

적랑대 중에서 가장 어린 한 명을 찍은 준하는 쫓기는 척하면서 그쪽으로 갔다.

‘기회는 한 번뿐이다.’

내공을 모조리 끌어올린 준하는 상대와의 거리를 가늠해 보았다.

‘대충 삼 장(9m) 거리다.’

휘-익 탓-탓!

모래를 박찬 준하는 애송이를 향해 돌격했다.

퍽 히-힝!

‘잡았다, 새끼!’

준하는 머리에 뭔가 강하게 부딪친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허-걱!’

준하가 부딪친 곳은 말의 엉덩이였고 잡았다고 생각한 애송이는 두 장 높이에서 준하는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유와 함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려있었다.

‘녹록지 않다! 아니, 죽을 수도 있다. 무조건 도망가자.’

말을 타고 넘은 준하는 그 여세를 몰아 유사하 쪽으로 달렸다.

두려움에 자꾸 발이 미끄러졌다.

탓-탓-탓!

휘-익!

애송이의 몸이 준하의 머리 위를 지나갔다.


“멈춰라, 이놈!”


애송이는 고요히 흐르는 유사하를 등지고 준하를 가로막았다.

‘내 후생도 여기까지인가?’

준하는 자신의 어깨 위로 죽음이 내려앉았다고 생각하니 머릿속은 하얗게 되었다.

일갑자의 내공을 끌어올릴 엄두도, 염무상에게 배웠던 초식도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염무상 아저씨의 말을 따라 마교의 무공이나 배울 걸 그랬어!’

죽음을 마주한 준하는 처음으로 긴장감을 느꼈다.

아니 공포감을 느꼈다.

피부가 따끔거렸다.

‘이건 고수들이 발산하는 살기다!’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곤두선 털 사이로 폭발할 듯 팽창한 공기의 작은 흐름이 느껴졌다.


“흡!”


숨이 막힐듯한 공포에 이빨이 떨려오자 준하는 이를 악물었다.

입술을 깨물었는지 짭짤한 피 맛이 느껴졌다.

‘그래! 이 공포를 이기지 못하면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고 지금

극복한다면 나는 쾌감을 동반하는 러너스 하이 겪을 것이다.’

생각을 바꾸자 엔돌핀이 분비됐다.

절망 앞에 고개 숙였던 준하는 고개를 들었다.

‘내 안의 분노를 이용하면 이기진 못해도 도망칠 수는 있어!’

준하가 자기 최면을 거는 동안 애송이는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등에 걸린 장창을 풀고 있었다.

‘옛날 당구장 주인처럼 자만에 빠진 표정이다!’

준하는 한때 당구장에서 알바했던 적이 있었다.

당구장 주인은 재야의 고수로 프로 선수들 조자 게임 하기를 꺼린 고수 중의 고수였다.

그런 주인에게 뜨내기손님이 와서 담배 내기를 하자고 했다.

주인은 몇 번 거절했다.

준하가 봤을 땐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뜨내기손님을 도발하는 것 같았다.

주인의 도발에 넘어간 뜨내기손님이 계속 게임을 원했다.

당구장 주인은 지금 애송이가 지은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전용 큐대를 들었다.

‘그때 나는 나보다 더 못 친 뜨내기에게 당구장 주인이 깨지는 것을 보았다. 오늘 너도 아직 살수에 입문조차 하지 못한 나에게 처참히 깨질 것이다.’

준하는 애송이를 향해 도약했다.

죽음을 도외시하는 무모한 행동이다.

전광석화처럼 몸을 날려 애송이의 턱을 차려는 준하였다.

쭈-르-르!

건조한 사막의 모래는 오랜 풍화작용으로 인해 작은 구슬처럼 둥글었다.

그래서 의도와 달리 준하는 모래로 인해 미끄러지고 말았다.

얼떨결에 어깨로 애송이의 복부를 들이받은 준하는 애송이의 허리에 있는 요대를 잡았다.

유사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애송이의 허리를 잡은 것이다.

씨름하는 것처럼 샅바를 잡은 자세다.


“놔..놔라!”


애송이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어-어?”


준하 역시 당황했다.

가속이 붙은 준하의 몸은 애송이와 함께 유사하로 빠지고 말았다.

우-당-탕!

표면과 달리 유사하 안은 폭우에 황토물이 흐르듯 큰 소리를 내며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때로는 진실 된 용기보다 무모한 만용이 필요할 때가 있다.

지금이 딱 그때였다.

‘씨발놈아! 같이 죽자!’

팔에 내공을 주입한 준하는 애송이의 다리를 최대한 감쌌다.


“대주님! 괜찮습니까?”


적랑대 쪽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하는 눈에 모래가 들어올 것 같아 감고 있던 눈을 떴다.


“흐흐흐! 노부를 끌어안다니? 죽여주마!”


애송이 놈 아니, 겉만 젊은 적랑대주가 장창을 고쳐잡고 있었다.

‘나는 유사하에 빠져 죽거나 장창에 목이 잘려 죽을 것이다. 어차피 죽을 바에야 발악이라도 하자.’

적랑대주의 다리를 안은 준하는 거칠게 몸을 흔들었다.

그러자 준하와 적랑대주의 몸은 유사하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어-어-헉?”


자신의 몸이 빠르게 깊은 곳으로 빠져들자 적랑대주의 입에서 놀란 신음이 연달아 나왔다.

준하를 죽이기 위해 내공을 끌어올렸던 적랑대주는 자신의 내공을 몸을 띄우기 위해 급히 무력답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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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사냥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21. 살수 훈련 24.05.17 110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12 0 12쪽
»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22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23 0 12쪽
17 17. 단서 24.05.15 131 0 12쪽
16 16. 위사륭과 두운경의 죽음 24.05.14 145 0 12쪽
15 15. 태금맹 +3 24.05.14 154 0 12쪽
14 14. 뇌정검법 24.05.13 160 1 12쪽
13 13. 야명주 24.05.13 169 1 12쪽
12 12. 암흑신공 24.05.12 175 1 12쪽
11 11. 만년설삼 24.05.12 188 2 12쪽
10 10. 무공입문 24.05.11 189 1 12쪽
9 9. 천마 염무상 24.05.11 199 1 12쪽
8 8. 무림맹주 석중광 24.05.10 216 1 12쪽
7 7. 제갈세가 24.05.10 251 1 11쪽
6 6. 만검문 24.05.09 284 1 12쪽
5 5. 배신 그리고 죽음 24.05.09 276 1 12쪽
4 4. 지도 24.05.08 254 1 11쪽
3 3. 송충이와 솔잎 24.05.08 267 1 12쪽
2 2. 재벌 2세들 24.05.08 372 1 12쪽
1 1. 롤러코스터 +2 24.05.08 514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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