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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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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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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324

작성
24.05.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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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 뇌정검법

DUMMY

그러자 감정사가 준하에게 다가왔다.

준하는 말 없이 감정사에게 야명주를 내밀었다.

스-릉!

감정사가 야명주를 받자 준하는 만검의 검병(손잡이)을 엄지손가락으로 밀었다.

장난치면 목을 베겠다는 뜻이었다.


-“호! 이 정도면 능히 형주의 절반을 사고도 남겠소이다.”


감정사가 낮은 목소리로 준하에게 말했다.

‘어-휴! 빨리 와서 야명주부터 감정했어야 했는데 완전히 좃 됐다!’

준하는 입찰을 물리고 싶었다.

아니 주유선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말이 헛나왔다고 억지를 썼을 것이다.

단위로 올라간 감정사가 경매사의 귀에 대고 뭐라고 했다.

그러자 경매사가 놀란 눈으로 준하를 바라보았다.


“큼! 우리 흑점의 감정사가 야명주를 평가한 금액은 황금 백만 냥이오. 자, 응찰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으면 백 십만 냥 이상으로 응찰하시오.”


.....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준하에게 향했다.

‘허-걱! 내가 잘못 들은 것이지? 아무리 야명주가 크고 빛이 좋다고 하여 어떻게 황금 백만 냥이나 하겠어?’

준하는 낙찰받는 기쁨보다 만검으로 발등을 찍고 싶었다.

준하가 후회하는 사이 경매사가 한쪽 팔을 내밀었다.

낙찰받았으니 얼른 와서 비급을 야명주와 바꿔가라는 뜻이었다.

‘산 경험이라고 생각하자.’

준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자 눈에 고였던 눈물이 복면에 스며들었다.


“손님! 우리 흑점에서 가시는 곳까지 호위해 드리겠소.”


경매사가 준하의 손에서 야명주를 낚아채 가듯 하며 말했다.


“이 한 몸 지킬 정도는 되니 그냥 가겠소.”


비급을 절반으로 접은 준하는 비급을 대충 품에 쑤셔 넣고 관제묘를 나왔다.

‘아이고! 황금 백만 냥이면 엄마, 아빠가 호떡 장사할 필요도 없고, 오대세가의 여식과 결혼하여 평생 호의호식하며 살 수 있는데, 에-효! 내 팔자야!’

후회한 준하가 뒤를 돌아보니 관제묘를 나온 사람들은 주루를 향하고 있었다.

‘배는 고프지만 난 밥 먹을 가치도 없는 놈이야!’

길가에 있는 우물에 엎드려 물을 마신 준하는 태금리를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


****


저녁이 되자 두운경이 준하의 방으로 왔다.


“준하야! 밥 먹어.”

“배 안 고파요.”

“준하야! 어디 아프니?”


두운경이 준하의 이마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하루 내내 얼마나 많은 호떡을 팔았는지 두운경의 손에서는 진한 기름 냄새가 났다.

‘아! 엄마 길게 묻지 말고 그냥 나가세요. 전생부터 시작해서 나란 놈은 더럽게도 재물 운이 없는가 봐요! 생각하면 할수록 두 놈 새끼를 죽여버리고 싶네!’

배상철과 변명근을 생각나자 식욕은 먼 우주로 달아났다.


“준하야! 저녁밥을 방에 가져다 둘 테니 배고프면 먹어.”

“..예!”


끄-르-르!

두운경이 밥을 놓고 가자 준하의 배가 아우성을 쳤다.

며칠이 지났다.

준하는 황금 백만 냥을 잊고 을지광의 뇌정검법을 수련했다.

‘이거 짝퉁 아냐?’

비급 속 뇌정검법은 초식을 익히기 위해 내공을 끌어올리면 기혈이 막혔고 자꾸 보법이 꼬여 넘어지려 했다.

준하는 경매사의 말이 생각났다.

-기물(奇物)이나 비급 등 경매 물품에 대한 진위는 우리 흑점에서 책임지지

않으나....,

‘내가 정식으로 무공을 배운 것도 아니고 무공의 천재도 아니니 마지막으로 다시 시도해보자.’

구결을 확인한 준하는 만검에 내공을 주입했다.

휘-이!


“어-어?”


또 넘어지려고 했다.

‘에이 씨발! 동서고금, 시대를 초월해 최고로 비싼 불쏘시개를 산 것 같다! 내가 강한 무공을 익히면 뇌정검법을 판 놈을 찾아 백만 냥을 빼앗은 뒤 죽여 버려야겠어!’

준하는 계단에 뇌정검법을 놓고 그 위에 앉았다.

‘버릴 때 버리더라도 한 번 만 더 시도해보자.’

계단에서 일어난 준하는 뇌정검법의 구결을 떠올리며 만검에 내공을 주입했다.


“아-악!”


쿵!

진기가 역류하자 준하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휙-착!

준하가 쓰러지자 지붕에서 한 사람이 내려왔다.


“주화입마의 전조 증상이다!”


탁-탁 퍼-퍼-퍽!

지붕에서 내려온 사람은 빠르게 준하의 전신 혈도를 짚었다.


“우-웩!”


준하는 피를 토했다.


“정신이 드느냐?”

“아..아저씨가 치료해줬어요?”

“그래!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고..고마워요!”


지붕에서 내려온 사람은 염무상이었다.


“겸아! 이 비급은 가짜다. 설사 이 비급이 을지광의 진짜 뇌정검법이라 해도 익힐만한 것은 못 된다.”

“왜요?”

“을지광은 허접한 놈으로 나에게 반 초식 만에 패한 삼류 언저리에 발을 걸친 쓰레기 같은 무인이다.”

“에-이! 을지광은 복건성의 패자로 오십 년 전에 죽은 사람인데 아저씨가 어떻게 을지광과 대결을 해요?”

“복건성의 패자? 허허허! 듣고 보니 그렇구나!”


준하의 말에 염무상은 그저 웃고 말았다.

실제로 을지광은 뇌정검법을 수련하기 위해 십 년 동안 폐관 수련을 했다.

무공의 둔재 을지광,

을지광은 뇌정검법을 절세 무공으로 생각하고 십 년이 지나자 뇌정검법을 완성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폐관을 끝내고 연무실을 나와 주루로 갔다.

‘불에 익힌 음식이 그리웠는데 출관 기념으로 거하게 한잔해야겠어!’

주루로 들어간 을지광은 주루 내부를 둘러보았다.

‘변변치 않아 보이지만 저놈을 통해 내 무공의 경지를 가늠해 봐야겠어.’

을지광이 주시한 사람은 바로 염무상이었다.

십 년 폐관으로 겨우 삼류 초입에 발을 걸친 을지광은 조화경의 경지에 들어선 염무상의 경지를 알아볼 리 없었다.

을지광은 동네 무관주로 보이는 염무상에게 비무를 신청했다.

그러나 을지광의 성취를 알아본 염무상은 단번에 거절했다.


“흐흐흐! 무인이란 작자가 비무를 겁내다니? 우리 무인의 수치인 내 놈의 하물을 잘라 무림인의 자존감을 세워야겠다.”


무공의 성취는 겨우 삼류에 발을 걸쳤지만 을지광의 혀는 천하제일인이었다.

을지광의 말에 염무상은 분노했다.

펑-쿵!

파리를 쫓듯 손을 휘저은 염무상의 반 초식에 을지광은 주루 구석으로 날아가 처박히고 말았다.


“큭-큭-큭! 조물주를 저주한다! 절대 무인의 숙명으로 이 세상에 나왔는데 나보다 더 강한 자와 동시대를 살게 하다니?”


실망한 을지광은 뇌정검법을 행인에게 주고 산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태금리를 떠나 마교로 갔던 염무상은 준하가 궁금해서 좀이 쑤셨다.


-“무림일통을 위해 강호를 주유하며 정도 놈들을 살펴봐야겠다.

그러니 기다리지 말도록 하라.”


‘장로들에게 말하고 교를 나왔으니 이 아이를 좀 더 지켜보다 기회가 되면 아예 제자로 삼아야겠어.’

염무상은 준하가 안타까웠지만, 준하의 나이가 적으니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아이의 전신에 있는 이 갑 자의 내공은 어디서 난 것일까?’

염무상은 실눈을 뜨고 준하의 단전을 주시했다.

준하의 체내에 있는 이 갑 자의 내공은 만년설삼의 기운과 묘주광의 일 갑 자 내공이었다.

‘아직 어린애라 다시 이걸 익힐지 모르니 없애버려야겠어!’

염무상은 을지광의 비급을 들었다.


“겸아! 이건 없애버리는 것이 낫다.”


화-라-락!

을지광은 삼매진화로 비급을 태웠다.


“그..그걸 주고 백만 냥을 받아내야 하는데”


준하는 아까운 눈으로 불에 붙은 비급을 바라보았다.


“백만 냥을 받아내다니?”

“아니에요.”

“몸이 괜찮아진 것 같으니 그만 가야겠다.”

“조금 있으면 엄마가 오니 저녁밥은 드시고 가세요.”

“허허! 아니다, 바쁜 일이 있어서 그만 가야겠다.”

“형주 포목점으로 가세요?”

“오늘은 포목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따로 갈 곳이 있다.”


휙!

허공으로 몸을 날린 염무상이 만건문의 담을 넘어가 버렸다.

‘다른 무림인들처럼 저 사람도 허세로 가득 찼어! 좋은 대문을 놔두고 왜 힘들게 담을 넘을까?’

계단에서 일어난 준하는 자신이 토해낸 피를 닦는 다음 옷을 갈아입고 만검문을 나왔다.

‘별로 할 일도 없으니 엄마, 아빠에게 가자.’

호떡 가게 근처에 도착한 준하는 몸을 숨겼다.

‘저 사람들은 대룡회 사람들인데 왜 호떡 가게로 몰려왔지?’

준하는 호떡 가게와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와서 몸을 숨겼다.


“위사륭! 우리가 동네 불량배로 보이나?”

“그..그게 아니라 요즘 장사가 안돼서 그러니 좀 봐주시오.”

“오늘만 봐 줄 테니 내일도 또 이러면 안 돼?”

“알았소.”


위사륭을 윽박지르는 사람은 양부충으로 대룡회의 태금지부장이었다.

‘양부충! 정체불명의 대룡회가 뭐라고 상인들에게 보호비를 뜯을까?’

대룡회 사람들이 호떡 가게를 나와 다음 가게로 가자 준하는 대룡회 사람들의 뒤를 따라갔다.

시전을 돌며 보호비를 뜯어낸 대룡회 사람들은 태금지부로 들어갔다.

‘집에 가서 복면을 가지고 와야겠어!’

잠시 후 무복을 입고 복면을 쓴 준하가 태금지부의 문을 두드렸다.


“업무가 끝났는데 누구야?”


태금지부의 막내로 보이는 사람이 투덜거리며 문을 열었다.


“으-헉! 누구?”

“양부충 있냐?”

“누..누군데 우리 지부장님을 찾으시오?”

“나는 저기 위에서 나온 사람이다.”


준하는 태금지부에 비해 지대가 높은 만검문을 가리켰다.


“위라면 맹에서 나온 분이란 말씀입니까?”


‘맹? 왈패들도 무림 단체를 흉내 낼까?’

준하의 키는 오 척 세 치(160cm)

태금지부의 막내는 준하의 몸을 훑어보았다.

스-릉!


“빨리 나오라고 해.”


준하는 만검의 검병(손잡이)을 엄지손가락으로 밀며 말했다.


“아..알겠습니다.”


막내가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오셨으면 들어오시지 왜 나오라고 할까?”


양부충이 중얼거리며 나오고 있었고 그 뒤로 태금지부의 왈패들이 우르르 따르고 있었다.


“누구시오?”

“양부충! 나와 함께 갈 곳이 있다.

“나는 맹에서 정식으로 임명장을 받은 사람이오. 먼저 신분을 밝히시오.”


‘양부충! 한 명은 어떻게 해보겠는데 숫자가 너무 많아!’

준하는 양부충의 뒤로 보이는 왈패들을 보자 두려움이 생겼다.


“나..나를 따라가지 않겠다면 오늘은 그냥 가겠으나 다음에 또 거부하면 그때는 가만두지 않겠다.”

“큭-큭! 어디서 온 놈인지 모르겠지만 다음은 없다. 왜일까? 오늘 넌 이 자리에서 죽어야 하니까!”


붕!

준하의 말에 양부충이 허리에 찬 도끼를 꺼내 휘둘렀다.

‘헉! 단순한 왈패가 아닌 내공을 지닌 무인이었구나!’

내공이 실린 도끼에서 살기가 베어 나왔다.

‘죽을 힘을 다해 도망가 버릴까?’

준하가 잠깐 망설이는 사이 태금지부를 나온 왈패들이 준하의 뒤를 막았다.

‘내 몸에 있는 내공의 수위는 최하 일 갑 자다. 전생에서도 그랬지만 이젠 ‘을’로 사는 것은 너무 지긋지긋하다! 오늘부터는 절대 숙이며 살지 않겠다. 어차피 반지로 인해 덤으로 얻은 후생이잖아?’


“내 호의를 의심하다니? 기분이 우울해 피를 보고 싶지 않았는데.”


준하는 몸에 있는 내공을 끌어올려 만검을 잡은 손에 주입했다.

채-애-앵!

뽑지도 않았는데 만검이 울었다.


“지..진짜 맹에서 온 것이오?”


‘여기서 숙여주면 또 기어오르려고 할 것이다.’

준하는 만병을 앞으로 내밀었다.


“질문이 너무 늦었다. 스스로 팔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

“팔 하나를 내주느니 무인의 자존심을 지키겠다.”


준하는 양부충의 눈을 보았다.

‘전생의 내 눈빛이다! 간조(품삯을 받음) 하여 수중에 아무리 돈이 많아도 좋은 술집으로 가면 주인의 눈치를 보는 것처럼 뭔가에 쩐 눈빛이다, 하긴 조금 전 내가 말을 더듬었을 때 양부충 역시 두려움으로 가득한 내 눈을 봤을지도 모르겠어?’

스-르-릉 챙!

양부충을 노려본 준하가 만검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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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 단서 24.05.15 125 0 12쪽
16 16. 위사륭과 두운경의 죽음 24.05.14 137 0 12쪽
15 15. 태금맹 +3 24.05.14 143 0 12쪽
» 14. 뇌정검법 24.05.13 150 1 12쪽
13 13. 야명주 24.05.13 155 1 12쪽
12 12. 암흑신공 24.05.12 163 1 12쪽
11 11. 만년설삼 24.05.12 175 2 12쪽
10 10. 무공입문 24.05.11 178 1 12쪽
9 9. 천마 염무상 24.05.11 189 1 12쪽
8 8. 무림맹주 석중광 24.05.10 201 1 12쪽
7 7. 제갈세가 24.05.10 236 1 11쪽
6 6. 만검문 24.05.09 269 1 12쪽
5 5. 배신 그리고 죽음 24.05.09 264 1 12쪽
4 4. 지도 24.05.08 243 1 11쪽
3 3. 송충이와 솔잎 24.05.08 254 1 12쪽
2 2. 재벌 2세들 24.05.08 354 1 12쪽
1 1. 롤러코스터 +2 24.05.08 485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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