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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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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56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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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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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 무공입문

DUMMY

만검문의 지붕 위

‘금잠초를 왜 굽지? 먹으려는 것일까?’

덖는 것을 모르는 염무상은 준하가 금잠초를 굽는다고 생각했다.

준하는 어제 덖어 말려놓은 금잠초를 모아 형주서점으로 갔다.


“아저씨!”

“준하 왔구나! 혹시 널 찾아온 사람은 없었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있는데 아쉽게도 찾아온 사람은 없네요. 그런데 그건 왜 물어요?”

“아..아니 그냥...”


양계광은 준하가 가져온 금잠초를 꺼내 끓는 물에 우렸다.

‘오-호! 저 아이는 금잠초를 차로 만든 거였군!’

형주서점의 맞은편 지붕에서 형주서점 안을 보고 있던 염무상은 자신의 콧속으로 금잠초 향기가 들어오는 듯했다.

금잠초 차를 다 마신 양계광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걸 본 염무상이 마기를 끌어 올려 손바닥을 폈다.

염무상의 손바닥에는 희미한 찻잔 형태가 생겼다.

곧이어 응집된 수증기가 찻잔 형태 속에 모였다.

휘-익!

염무상은 허공섭물을 펼쳐 잘 말린 금잠초 몇 잎을 손안으로 당겼다.

염무상은 손안으로 들어온 금잠초를 찻잔 형태 속에 넣었다.

놀랍게도 찻잔 속에 있던 물이 끓었다.

추-르-르!


“오! 이게 이런 맛이었구나!”


염무상이 금잠초 차를 다 마실 때쯤 양계광에게 돈을 받은 준하가 밖으로 나왔다.

슈-욱!

염무상의 손에서 지풍이 나와 준하의 수혈을 때렸다.

준하가 쓰러지려고 하자 염무상의 손이 준하를 끌어당겼다.

준하를 옆구리에 낀 염무상은 허공을 날아 형주 포목점으로 갔다.

똑-똑!


“누구시오?”

“천산에서 왔다.”


형주 포목점에서 나온 사람은 험악한 표정으로 염무상의 얼굴을 보다가 어깨로 시선을 옮겼다.

‘헉! 외팔이면 천마님시다.’


“어서 오십시오. 교주님! 형주 분타주 장춘입니다.”


형주 포목점은 마교의 비밀 분타였다.


“이 아이와 저녁을 먹어야겠다.”

“예, 교주님! 저녁을 준비하겠습니다.”


장춘이 나가자 염무상은 탁자 위에 올린 준하의 몸을 유심히 보았다.

‘호-오! 천골지체다. 역시 위양전의 손자다워!’

염무상의 눈이 사악하게 빛났다.

‘흐흐흐! 먼저 본 놈이 임자지!’

염무상의 손에서 안개 같은 마기가 나와 준하의 몸을 휘감았다.

‘위양전 손자 놈아! 내가 네 몸에 시전하는 벌모세수는 내 꺼라는 표시다. 하나 네놈이 위양전처럼 꽉 막힌 정도 놈이라면 마기를 회수하고 죽여버릴 것이다.’

염무상은 준하의 수혈을 풀어주었다.


“헉!”


눈을 뜬 준하는 자신의 몸부터 더듬었다.

‘금자는 있는데!’

준하는 양계광에게 받았던 금자를 찾은 것이다.

‘카리스마? 아니, 이 느낌은 고수만이 가진 똥폼, 아니 신위다! 가만히 보면 뜯어먹을 것이 아주 많겠어!’

염무상에게 고수의 기도를 느낀 준하는 어린아이가 되어 염무상이 가진 것을 빼먹기로 했다.


“아저씨! 제가 왜 여기 있어요?”

“내가 데리고 왔다.”

“왜요?”

“위양전이 네 할아비냐?”

“예!”

“‘천년 검객’과 ‘천년 마인’은 네가 썼고?”

“예! 제가 썼어요. 읽어 봤어요?”

“그래! 그런데 내용이 맞지 않더구나.”

“저도 알아요. 많이 이상하죠?”


염무상은 준하가 시인하자 잠깐 뜸을 들렸다.


“뭐가 이상하단 말이냐?”

“내가 석중광과 천마, 이 두 사람을 너무 미화했어요.”

“흠! 맞는 말이다. 내가 보기에는 천마는 석중광보다 더 잔인하고 비열하다던데 그걸 알면서 천마를 영웅으로 만든 것이냐?”

“뭐가 그래요? 석중광 찌질이 같은 인간에 비하면 그래도 천마는 가히 영웅이라고 할만하죠.”

“내가 알기로 네 조부 위양전은 천마의 손에 죽었다고 하던데 그걸 아는 네가 왜 천마를 두둔하냐? 혹시 너 호로자식이냐?”

“이-익! 엄마, 아빠가 있는데 내가 왜 호로자식이에요? 그만 갈래요.”


‘이놈의 성향을 보면 정도와 거리가 멀고 오히려 우리 마교와 더 가깝다. 굳이 죽일 필요는 없겠어!’

염무상은 준하가 마음에 들었었다.


“간다더니 안 가냐?”

“큼-큼! 맛있는 냄새가 나서요, 이왕 왔으니 밥이나 한 끼 얻어먹고 가려고요.”

“푸-하하하! 나에게 밥을 내놓아라?”


염무상은 다시 준하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인물도 좋고 머리도 좋은데 우리 마교 출신이 아니라 참으로 안타깝다!’


“겸아! 어깨에 이게 붙었구나!”


염무상은 준하의 어깨에서 금잠초 차의 꽃잎 하나를 떼어냈다.

그리고 꽃잎을 둥글게 말아 문틈을 향해 튕겼다.

휙 퍽!


“어이쿠!”

“누가 엿보라고 했느냐?”

“송구합니다. 나리! 나리의 웃음소리가 커서 잠깐 들여다본 것입니다.”


‘저 아이가 없었으면 나는 죽을 수도 있었겠어!’

장춘은 준하 때문에 염무상을 나리라고 불렀다.

염무상의 성격을 아는 장춘은 얼른 문을 닫았다.


“우-와! 어떻게 한 거예요?”

“뭘 말이냐?”

“방금 중지를 말아 꽃잎을 던진 것이요.”

“왜 배우고 싶냐?”“예!”


‘천마지를 배우려면 먼저 천마심공을 익혀 내공을 쌓아야 하는데 두 가지 무공을 알려줘도 될까? 하긴 천마인 내가 알려준다고 해서 크게 문제 삼을 놈은 없지!’

염무상은 잠시 고민했다.


“딱 한 번만 불러줄 테니 모두 외워야 한다.”

“예, 아저씨!”

“먼저 심법이다. 천지간.....,

이번엔 지법이다. 내공을 중지에 모아.....,

모두 외웠느냐?”

“외우고 말고가 없네요.”

“응? 그게 무슨 말이냐?”

“아저씨가 불러준 두 가지 구결은 천마심공과 천마지 구결과 거의 흡사하네요.”


준하의 말에 염무상은 찬물을 끼얹은 느낌이 들었다.


“뭐? 어디서 두 무공을 알게 된 것이냐?”

“제가 쓴 ‘천년 마인’에 나오잖아요? 읽었다면서 기억나지 않아요?”


‘이런! 내가 천마의 무공을 익힌 상태라 책에 나온 구결을 당연하게 여기고 말았어! 그러나 비슷하다고 해도 결정적인 부분이 빠졌으니 큰 문제는 없다. 그런데 이 아이는 무공의 천재일까? 만약 천재라면 겨자(芥子:겨자)씨 정도의 무공을 익혀도 우리 교의 큰 걸림돌이 되는데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준하의 말에 염무상은 잠시 갈등했다.


“겸아! 너는 소설 속의 구결이 실제 무공 구결과 같을 것이라고 여긴 것이냐?”

“에-이! 그럴 리가 있겠어요? 그냥 재미로 질러 본 것이죠.”

“그렇지? 내가 불러준 구결과는 우연히 비슷한 것이지.”

“당연하죠.”


염무상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장춘이 들어왔다.


“나리! 내실에 저녁을 차려 놓았습니다.”

“겸아! 가자.”


염무상은 준하를 데리고 포목점의 내실로 들어갔다.


“와-아! 아저씨 초상화다.”


준하는 내실의 벽에 걸린 염무상의 초상화를 보며 말했다.

염무상이 장춘을 노려보았다.


“아저씨! 점원 아저씨가 아저씨를 좋아해서 걸어 놓은 것 같은데 왜 무섭게 노려보세요.”

“그게 아니라 나는 가게에 걸어두라고 했는데 여기에 걸려있어서 그런다.”


장춘이 얼른 염무상의 초상화를 뗐다.


“왜 떼느냐?”

“나리의 말씀처럼 가게에 걸려고 그럽니다.”

“누가 이런 멍청한 놈을 이곳에 있게 했을까? 그냥 둬 인마!”


벌컥-벌컥!

염무상은 술 대신 물을 마셨다.


“쩝-쩝!”


그러거나 말거나 준하는 부지런히 요리를 먹었다.

‘아까 서점 주인 놈에게 큼직한 금덩이를 받던데 배가 고프면 밥을 사 먹지 왜 굶었을까?’

볼이 터질 정도로 요리를 밀어 넣은 준하의 젓가락은 또 큼직한 고기를 잡고 있었다.


“겸아! 너는 무엇 때문에 돈을 버느냐?”

“우리 가문을 일으키고 싶어서요.”

“가문을 일으키고 나서는?”

“이거요.”


준하가 작은 주먹을 쥐어 보였다.


“그게 무슨 뜻이냐?”

“천마처럼 천하제일인이 되는 거예요.”

“누가 천마가 천하제일인이라고 하더냐?”

“지금부터 내가 한 말은 비밀이에요.”


몸집이 작은 준하가 허리를 숙이자 염무상도 허리를 숙였다.


“알았으니 안심하고 말해보아라.”

“제가 소설을 쓰기 전 하오문을 통해 은밀히 알아보았는데 무림맹의 찌질이는 천마의 이거 하나면 디진대요.”


준하는 새끼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푸-하하! 말만 들어도 통쾌하구나!”


‘정사를 구분하지 않은 것이 내 뒤를 이으면 딱인데 너무 아쉬워!’

염무상은 준하의 불룩 나온 볼을 보면서 술을 마셨다.


“어-휴! 더는 못 먹겠다.”


준하의 젓가락이 휩쓸고 간 접시에는 채소 쪼가리만 남았다.


“더 먹지 그러냐?”

“아저씨도 먹어야죠, 남은 것은 술안주나 하세요.”


준하의 말에 염무상은 탁자 위를 보았다.

만약 마교였으면 탁자를 엎어버릴 상황이었다.

탁-탁!

준하가 배를 두드리며 일어났다.


“왜, 가려고?”

“예! 먹었으니 집에 가서 아저씨가 알려준 무공이나 익히려고요.”

“그래? 장춘아! 겸이 간단다.”


장춘이 들어왔다.


“예, 나리! 바래다주고 오겠습니다.”

“그래!”

“아저씨! 오늘 잘 먹었습니다.”

“겸아! 내 이름은 염상이다.”


준하가 인사하고 포목점을 나가자 염무상은 자신의 가짜 이름을 알려주고 아쉬운 눈빛으로 준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래서 교의 장로들이 손자가 태어나길 기다렸나?’

집으로 온 준하는 천마심공을 시작했다.

‘아저씨는 일주천을 하면 단전에 뭔가가 꿈틀거린다고 했는데..

왜 나는 손바닥에서 쿡쿡거릴까?’

일주천이 끝난 준하는 천마심공을 한 번 더 운공했다.

준하는 손바닥의 이상한 느낌을 참고 단전에 신경을 집중했다.

‘아! 손바닥보다는 미약하지만, 단전에서도 느껴진다!’

용기를 얻은 준하는 한 번 더 천마심공을 운공했다.

‘와! 상쾌하다.’

준하는 세 번의 운공으로 몸에 쌓인 피곤을 날려버린 느낌이 들었다.

‘아! 손바닥.’

방에 유등을 켠 준하는 불빛에 손바닥을 비춰보면서 손바닥을 눌러보았다.

‘이게 뭘까? 뼈는 아닌 것 같은데,’

준하는 자신의 손에 이물질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벌떡 일어나 방을 나온 준하는 물에 손을 씻어보았다.

‘감촉은 꼭 반지 같은데 내 손에 반지가 박힐 일이 있었나?’

준하는 미음을 먹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가난한 엄마는 반지가 없어서 나는 반지를 만진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준하는 첫 번째 삶의 기억을 생각했다.

‘아! 맞다. 내가 전생에서 이곳으로 오기 전 운석 반지를 왼손으로 집었었지.’

얼마나 엄지손가락으로 문질렀는지 손바닥은 빨갛게 변해 있었다.

‘그냥 둬도 죽지는 않겠지? 천마심공을 운공할 때 신경 쓰이는 것만 빼면 별로 걱정할 문제는 아니야!’

다음 날,

태금 계곡으로 간 준하는 아이들에게 일을 시킨 다음 망개 열매를 눈에 보이는 대로 땄다.

휙 팍!

천마심공을 운공하며 손가락으로 망개 열매를 튕겨 주먹만 한 돌을 맞혔다.

바로 천마지를 익히는 것이다.

몇 개는 돌을 벗어났지만, 단전에서 꿈틀거리는 실낱같은 내공을 주입하자 손가락을 떠난 망개 열매는 힘있게 날아가 돌을 깰 듯이 맞았다.

‘힘 조절을 하면 꿩도 잡을 수 있겠다.’

망개 열매를 가죽 주머니에 넣은 준하는 꿩이 많이 사는 풀밭으로 갔다.

휙 퍽!

준하의 손가락을 떠난 망개 열매는 꿩의 머리에 맞았고 꿩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죽었다.

‘역시 천골지체답다. 하루 만에 천마심공을 입문하고 천마지까지 익히다니? 우리 교에서 천재로 소문났던 나도 일 년이나 걸렸는데!’

염무상은 형주를 떠나기 전 준하를 보려고 왔다가 태금산에서 꿩 잡는 것을 보게 되었다.

‘다음에 오면 다른 무공을 가르쳐봐야겠어! 그런데 저 아이는 왜 악착같이 무공을 익히려고 할까?’

쓰-윽!

염무상의 신형은 공간으로 녹아들 듯 허공에서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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