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7,752
추천수 :
23
글자수 :
566,324

작성
24.05.12 20:00
조회
162
추천
1
글자
12쪽

12. 암흑신공

DUMMY

오후를 어떻게 보낸 지 모를 정도로 들뜬 시간을 보낸 준하는 아이들이 모두 계곡을 나가자 품속에서 만년설삼을 꺼내 이끼에 싸서 다시 보자기로 쌌다.

만검문에 도착한 준하는 자시(23:00~01:00)가 되자 만년설삼을 입안에 넣었다.

‘욱! 몸서리치게 쓰다! 무협 소설에는 만년설삼을 입안에 넣으면 달콤한 액체가 되어 목 안으로 넘어간다고 했는데 고추도 모르는 놈이 고환을 보고 ‘탱자-탱자’하는 것과 똑같아!’

탱자는 고환처럼 생긴 열매를 말한다.

준하는 큰 의식을 치르듯 경건한 마음으로 만년설삼이 액체가 될 때까지 씹고 또 씹었다.

‘헉! 강렬한 화기가 치밀어올라오는 것이 진짜를 먹었다!’

가부좌를 튼 준하는 천마심공을 운공했다.

일 주천..이 주천..십이 주천..삼십육 주천

삼십육 주천이 지나자 준하는 눈을 떴다.

‘벌써 아침인가?’

준하는 방안의 모든 사물이 선명하게 보이자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아직 밤이잖아?’

하늘에는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내공이 높으면 어둠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이구나!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몸에 힘이 넘친다.’

방으로 들어온 준하는 전서구 대행으로 들어온 육합검법과 육합권법을 펼쳤다.

‘기초를 닦는다고 생각하고 이거라도 익혀야겠어!’

육합검법과 육합권법을 모두 외운 준하는 마당으로 나와 두 무공을 익히기 시작했다.

휙-휙!


“이건 입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여, 이건 주먹에서 나는 권풍이여!”


기분이 좋아진 준하는 영화 대사를 흉내 냈다.

실제 준하의 주먹에서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오 년 내공, 드디어 준하는 내공에 입문한 것이다.

‘이제 철검이라도 구해 육합검법을 병행해야겠어.’

준하는 다시 태어난 이후 가장 기분 좋은 밤을 맞이했다.

며칠 지나자 준하의 예상대로 온 세상은 하얀 눈에 뒤덮이며 태금 계곡은 꽁꽁 얼었다.

금 채집이 불가능하게 된 준하는 낮에는 두운경의 호떡 장사를 돕고 오후가 되면 전서구 대행을 위해 두운경 보다 먼저 만검문으로 왔다.

붕-붕!

대장간에서 철검과 철봉을 산 준하는 수련을 위해 철봉을 휘둘렀다.

준하가 휘두르는 철봉의 무게는 총 다섯 근(3kg)으로 어린아이가 휘두르기에는 꽤 무거웠지만 준하는 무거운 무기가 천하제일인으로 가는 첩경이라고 생각했다.

탁-탁-탁!


“헉-헉!”


만검문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발소리와 함께 거친 숨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왔다.

십 년 내공으로 인해 청각이 발달해 진 덕이었다.

철봉을 내려놓는 준하는 계단에 앉아 만검문의 정문을 바라보았다.


“헉-헉! 전서구를 보내려고 하는데 어른들은 안 계시냐?”


만검문으로 들어온 사람은 중원의 한족 복장이 아닌 처음 보는 이민족의 옷을 입고 있었다.


“내가 해드릴게요.”


‘느낌이 좋지 않은 사람이다! 혹시 무림의 공적은 아닐까?’


“이름이 무엇이냐?”

“위겸이요.”


가까이 온 상대의 창백한 얼굴을 본 준하는 몸이 으스스 떨리는 것을 느꼈다.


“겨..겸아! 이걸 서장으로 보내 다오.”

“서장이요?”

“그..그렇다.”

“서장은 어려운데요.”

“이..이걸 주겠다.”


‘신공절학의 비급이다!’

상대가 내민 비급의 표지는 양피지였으며 고색창연한 느낌을 주었다.


“알겠습니다.”


준하는 서신이 들어있는 통과 비급을 받으려다가 손을 움츠리고 말았다.

상대의 팔뚝에서 피가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이 피는 달리는 말에서 떨어져 생긴 상처에서 나온 피다.”

“예!”


비급이 욕심난 준하는 두려움을 떨치고 상대의 손에서 비급과 서신이 든 통을 받았다.


“부..부탁한다.”


준하에게 비급과 통을 준 사람은 몸을 돌려 태금산 쪽으로 몸을 날렸다.

‘엄청난 고수다!’

쓱-쓱!

준하는 발로 핏방울을 지웠다.

휙-휙 착-착!

준하가 방을 여는 순간 두 사람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준하는 서신 통과 비급을 방에 놓고 몸을 돌렸다.


“꼬마야! 방금 이곳으로 온 사람은 없었냐?”

“있었어요.”

“와서 무슨 말을 했느냐?”

“말에서 떨어졌다고 하면서 치료해 달라고 했어요.”

“그래? 지금 치료하고 있느냐?”

“어른들이 안 계셔서 안 된다고 했더니 저쪽으로 날아가 버렸어요.”


준하가 가리킨 곳은 태금산 반대 방향이었다.


“가자.”


휙-휙!

두 사람은 허공으로 몸을 솟구쳐 사라져버렸다.

준하는 두 사람이 사라진 곳을 쳐다보다가 허리를 세웠다.


-“가자!”

휘-이-익 쿵!

“악!”


준하는 명령을 내린 사람의 흉내를 내느라 높이 뛰다가 넘어지고 만 것이다.

‘무협 소설을 보면 꼭 다시 오던데 조심해야겠어!’

준하는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두 사람이 사라진 허공을 보며 계단에 앉았다.

잠시 후 호떡 장사를 끝낸 위사륭과 두운경이 왔다.

호떡 장사가 잘 되자 위사륭은 상단을 그만두고 두운경과 함께 호떡 장사를 하는 것이다.


“겸아! 배가 고파서 나와 있었어? 조금만 기다리면 엄마가 밥 차려 줄게.”

“예! 천천히 하세요.”


말하는 준하의 눈은 계속 허공을 보고 있었다.

해시(21:00~23:00)가 되었다.

방에서 나온 준하는 마당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시간이 꽤 지났으니 다시 오지는 않겠지?’

준하는 비급을 꺼냈다.

‘헉! 암흑마제? 암흑마제라면 삼백 년 전에 나타난 서장 출신의 고수로 정사지간의 인물인데 아까 그 사람도 서장 출신일까?’

준하는 떨리는 손으로 비급을 읽어 보았다.


-먼저 단전에 있는 내공을 중단전(단중:심장)으로 옮겨 단전을 비운 다음 상대의

기해혈에 장심을.....

‘이 구결은 흡성대법이다. 정사를 떠나 흡성대법은 금지된 무공이라고 하던데 익혀도 될까?’

암흑마제의 비급에는 흡성대법만 나와 있었다.

‘풉! 김준하! 니가 정도인이야? 아니면 정통 무가 출신의 무림인이야? 배고픈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도 아니잖아?’

준하는 고민할 가치도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암흑마제의 흡성대법인 암흑신공을 익히기로 했다.

암흑신공의 구결을 외운 준하는 화롯불에 암흑마제의 비급을 태워버렸다.

‘도저히 궁금해서 안 되겠다!’

준하는 비급과 함께 받은 서신 통에서 서신을 꺼냈다.


-호북성 형주의 태금산


‘어? 태금산이 어떻다는 말이야?’

준하는 서신을 둘둘 말아 서신 통에 넣고 고민에 잠겼다.

‘암흑마제의 비급을 가지고 있었고 하늘을 날아가는 초절정의 고수였는데 태금산에서 뭘 하겠다는 뜻일까? 만약 전서구를 안 보내면 당장 돌아와 나를 죽이려 하겠지?’

준하는 붓과 벼루를 꺼냈다.


-길림성 장춘 관성산


준하는 자신이 적은 서신과 서신 통에 있던 서신을 바꿔버렸다.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인 준하는 아침이 되자 서신 통을 매단 전서구를 가지고 하오문으로 갔다.


“주지부장님! 이건 서장으로 보내야 하는데 얼마를 드려야 하나요?”

“원래 은자 두 냥인데 한 냥만 내라.”


주유선이 인심 쓰는 것처럼 말했다.


“은자 한 냥이요?”

“왜 비싸냐?”


‘서신을 바꿔 치기 하길 잘했어! 암흑신공을 은자 한 냥에 사는 것이 셈이 됐으니.’

속았다는 생각에 준하는 마지 못해 은자를 꺼냈다.


“아니에요, 자요.”

“그래! 서장에서 온 전서구가 맞지?”

“예!”

“그럼 날려 보내라.”


준하는 전서구를 날린 뒤 하오문을 나왔다.

‘태금산에 보물을 숨겼다는 뜻이 아닐까?’

준하는 태금산으로 갔다.


“겸아! 이 산에는 왜 온 것이냐?”

“허-걱!”


털-썩!

놀란 준하는 주저앉고 말았다.

나무 뒤에서 나와 준하에게 말한 사람은 바로 암흑마제의 비급을 준 사람이었다.


“나..나는 저기 계곡에 볼일이 있어서 왔어요.”

“그래? 어젯밤엔 고마웠다.”

“뭐..뭐가요?”

“나를 추적한 놈들에게 이곳이 아니라 반대 방향을 알려주어 나를 살려준 것 말이다.”

“그..그걸 어떻게 아세요?”

“그때 나는 만검문의 지붕에 있었다.”


‘살벌한 외모만큼 무서운 인간이다! 빨리 이 인간에게 벗어나야겠어.’

준하는 상대가 두렵고 무서웠다.


“나는 그만 갈게요.”

“가지 말고 내 부탁 좀 들어다오.”

“예? 저는 아직 아홉 살인데 어린 저에게 무슨 부탁을 하려고요?”

“들어주고 말고는 듣고 나서 결정해라.”


‘미치겠다! 창백하다 못해 푸르뎅뎅한 얼굴이 꼭 시체 같아!’

준하는 대답하지 못하고 만검문 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서장 밀교의 장로 묘주광이다. 서장은 건조하고 척박한 땅이지만 우리 서장 밀교는 항상 평화로웠다. 그놈들이 반란을 일으키기 전에만 해도,”

“반란이라면 어제 왔던 사람들을 말하세요.”

“우-욱 그..그래! 어제 나를 추적한 놈들은 방장에게 천철도(天鐵圖)를 요구했었다.”


묘주광은 말하면서 푸른 액체를 토했다.


“천철도가 뭔데요?”

“천철도는 우리 서장 밀교에서 신성시하는 지도다.”

“지도 때문에 반란을 일으켜요?”

“그냥 지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천철도는 오백 년 전 우리 서장 밀교의 방장께서 북해빙궁에서 가져와 사막의 염기(炎氣)가 모인 곳에 백 년간 두었다가 열 명의 장로들이 내공을 주입하여 반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남은 것에는 이세계(異世界)로 가는 길을 들어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천철도에는 신이 다니던 비도(秘道)가 들어있다는 말이다.”

“천철도를 어디에 쓰는데요?”


준하는 강한 호기심에 망설이다 물었다.


-“방금 말했듯이 천철도 속에는 이세계(異世界)로 가는 신의 비도가 들어있다.”


주위를 둘러본 묘주광이 조용하게 대답했다.


“아! 춥다.”


만검문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한 준하는 몸을 떨며 혼자 말했다.


“잠깐, 가더라도 내 부탁을 듣고 가라.”


묘주광이 손을 내밀어 준하의 앞을 막았다.


“뭐..뭔데요?”“반란이 일어나던 날 나는 역적놈들에 의해 중독됐지만, 천철도를 가지고 서장 밀교 탈출해 나 혼자만이 아는 장소에 천철도를 숨겨놓았다. 겸아! 내 단전에 있는 일 갑 자의 내공을 줄 테니 네가 서장 밀교로 가서 내가 말한 사람에게 천철도가 숨겨진 장소를 말해다오.”

“할아버지! 저는 태어나서 형주를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어요. 그런 제가 어떻게 서장까지 갈 수 있겠어요.”

“지금 당장 가라는 것이 아니다. 네가 내 내공을 받아 드려 네 진신 내공으로 모두 녹인 다음 가도 늦지 않다.”

“저에게 내공을 주면서 심부름을 시키느니 할아버지가 직접 가도 되잖아요?”

“여길 보아라.”

“으-헉! 다리가 왜 그래요?”


묘주광의 양쪽 다리는 녹아서 흐물흐물했다.


“네가 보다시피 나는 죽어가고 있다. 내공으로 독기를 누르고 있지만, 서장으로 가려면 다시 내공을 사용해야 할 일이 생길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나는 서장에 도착하기 전에 죽고 말 것이다.”


‘나에게 내공을 준 뒤 바로 죽는다는 말인데 그럼 안 가도 되잖아! 내가 ‘그럽시다’ 하면 속보이니까 한번은 튕겨야겠어!’


고개를 돌리고 있던 준하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생겼다.


“엄마, 아빠께 물어보고 내일 다시 올게요.”

“안 돼, 내일이면 너무 늦다.”

“왜요?”

“독기가 위로 올라와 내공과 섞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너에게 내공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다.”

“휴-우! 나중에 엄마, 아빠께 꾸중 듣게 될 것 같지만 할아버지의 사정이 딱하니 그렇게 할게요.”“우-욱 겸아! 고맙다.”


준하의 대답에 묘주광은 녹색 물을 토했다.


“할아버지! 내공은 나에게 준다고 치고 전수해 줄 무공 같은 것은 없나요?”

“있다. 있지만 너는 익혀서는 안 된다.”

“왜요?”

“서장 밀교의 장로들은 결혼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익힌 무공은 모두 동자공이다. 너도 나처럼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면 전수해 주겠다.”


‘전생에서 여자랑 한 번도 하지 못해 지금도 억울한데 그건 아니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인 사냥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 17. 단서 24.05.15 125 0 12쪽
16 16. 위사륭과 두운경의 죽음 24.05.14 137 0 12쪽
15 15. 태금맹 +3 24.05.14 143 0 12쪽
14 14. 뇌정검법 24.05.13 149 1 12쪽
13 13. 야명주 24.05.13 155 1 12쪽
» 12. 암흑신공 24.05.12 163 1 12쪽
11 11. 만년설삼 24.05.12 175 2 12쪽
10 10. 무공입문 24.05.11 178 1 12쪽
9 9. 천마 염무상 24.05.11 188 1 12쪽
8 8. 무림맹주 석중광 24.05.10 201 1 12쪽
7 7. 제갈세가 24.05.10 236 1 11쪽
6 6. 만검문 24.05.09 269 1 12쪽
5 5. 배신 그리고 죽음 24.05.09 264 1 12쪽
4 4. 지도 24.05.08 243 1 11쪽
3 3. 송충이와 솔잎 24.05.08 254 1 12쪽
2 2. 재벌 2세들 24.05.08 354 1 12쪽
1 1. 롤러코스터 +2 24.05.08 485 6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