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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굿바이 홍길동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완결

중룡
작품등록일 :
2022.05.11 16:30
최근연재일 :
2022.08.10 09:05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21,068
추천수 :
472
글자수 :
528,736

작성
22.06.0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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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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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2. 장보고의 보물섬

DUMMY

다과상과 함께 주가려가 편전으로 들어왔다.


“가려야! 부황께서 제일 아끼셨던 숙부님이시다.

어서 예를 올려라!”

“예, 폐하!”


주가려가 몸을 돌려 길동에게 향했다.


“숙부님! 주가려라고 하옵니다.”

“반갑소. 공주!”


주가려가 길동에게 절을 하자 길동도 맞절했다.

‘황제는 왜 이 아이를 불렀을까?’


“숙부님! 보름 전 심양위의 정기 감찰로 인해

감찰어사가 갔는데 만나지 못하셨습니까?”

“아닙니다. 폐하! 사흘 전 감찰어사에게 출발한다고

말하고 왔습니다.”

“하하하, 숙부님! 부황께서 숙부님이 격식을

따지지 않는 절대 무인이라고 하시던데 오늘

농(弄)도 하시고.....,?”


길동이 자신에게 농담했다고 생각한 성화제는

불편한 안색이 되어 말했다.


“폐하! 제가 사사로이 폐하의 숙부가 된다고

하나 어찌 폐하 앞에서 농을 입에 담을 수

있겠습니까?”

“아! 이제야 생각이 납니다. 부황께서는 숙부님이

신인(神人)이라고 하셨지요.”

“예, 폐하! 저는 신인은 아니나 스승님께 빨리

걷은 방법을 배워서 심양에서 황도까지 이틀 만에

도착했습니다.”

“예, 숙부님! 잘 알겠습니다.”


편전의 문이 열리고 거대한 세 개의 상이 들어오고

요리 그릇을 든 궁녀들이 차례로 들어와 상위에

요리들을 놓고 나갔다.

‘왜 갑자기 술상을? 휴-우! 백 가지는 넘어

보이는데 황제는 이걸 다 먹나?’


“숙부님! 짐이 숙부님을 위해 준비한 것입니다.

어서 드십시오.”

“감사합니다. 폐하!”


성화제가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길동도 젓가락을

들고 술과 음식을 먹었다.

‘왜 이 아이는 나를 힐끔거리지?’

길동은 음식을 먹다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주가려와 눈이 마주쳤다.


“하하하! 숙부님! 우리 가려는 숙부님이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길동과 눈이 마주친 주가려가 어쩔 줄을 몰라

하자 그 모습을 본 성화제가 말했다.


“예, 폐하! 가려공주는 제가 남이 아닌 숙부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숙부님! 거친 만주 땅보다는 차라리 이곳

황도에서 사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예, 폐하! 몽골인들로 인해 지금 당장은 어려울

듯하니 시일이 지나면 황도로 오겠습니다.”


주연이 끝나자 길동은 성화제에게 조만간 다시

오겠노라 하고 황궁을 나왔다.

‘천순제도 그러더니 성화제 역시 나를 황실의

일원으로 묶어두려고 해! 어떻게 한다?’

인적이 드문 산으로 올라간 길동은 허공으로 올라가

심양으로 향했다.

‘짐이 대취해 홍길동을 그냥 보내고 말았구나!

가려의 혼례도 중요하지만 홍길동이 일신에 지닌

재주를 배워야 하는데.....,’

침전에서 일어난 성화제는 편전으로 갔다가 길동이

황도를 떠났다는 환관의 말에 허탈한 심정이

되었다.


“사례태감을 편전으로 들라 하라!”

“예, 폐하!”


편전의 문이 열리고 사례태감이 들어왔다.


“폐하! 신 단익성 대령했사옵니다.”

“사례태감은 중원 전체에 사람들을 보내 심양에서

황도까지 이틀 만에 올 수 있는 도인을 찾아

짐에게 데려오라!”

“예, 폐하! 명을 받겠사옵니다.”


사례태감 단익성이 나가자 성화제는 길동보다

도력이 더 높은 도인을 찾아서 배우면 자신의

재주가 길동보다 훨씬 더 나을 거라고 상상했다.

실제로 성화제는 법왕 국사, 선사, 진인이라 하여

요승과 도사들에게 고위 관직을 제수하기도 했다.


****


“종사관나리! 병조판서영감께서 하문하시면 뭐라고

하실 생각입니까?”


인상을 찌푸린 채 말없이 걷는 임진용을 보며

황지관이 물었다.


“황별장!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 때문에 마음이

무겁소.”

“종사관나리! 병조판서영감께 이렇게 말씀

올리면 어떻겠습니까?”

“어떻게 말이오?”

“화재로 인해 죽은 두 구의 시신 사서 병조판서영감께

가지고 가는 겁니다.”

“그래서요?”

“쌍생(雙生:쌍둥이)! 홍길동이 쌍생이어서 심양위에서

참수한 만주황제 홍길동과 또 다른 홍길동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병조판서영감을 속이려면 한 구의 시신만 있어도

되지 않겠소?”

“종사관나리! 병조판서영감은 홍길동이 쌍생이라는

것을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가 새로운 하나의

사실이 추가되면 오히려 더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오! 그럴 것 같소. 달리 방법이 없으니 병조판서영감께서

속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라도 합시다.”


약간 얼굴이 펴진 임진용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며칠 후,

한양 근처에 도착한 황지관은 시신이 실린

우마차를 끌고 있었다.


“종사관! 여기 두 구의 시신이 쌍생인 홍길동이란

말이냐?”


몇 달 만에 한양에 나타난 두 사람이 두 구의 시신을

싣고 오자 의아한 홍유성이 재차 물었다.


“예, 판서영감!”

“허허허! 두 사람 수고했다! 내 병조에 일러 내일

두 사람이 승차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두 사람은 두 구의 시신을 수레를 끌고 홍유성의

집을 나와 야산에 시신을 매장했다.

다음날,

임진용은 정오품의 사직으로, 황지관은 정칠품의

사정으로 승차했다.


“황사정! 나는 절대 그놈을 포기하지 않소!”

“임사직나리! 그럼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승차 교지를 받은 임진용과 황지관은 주루에서

만났다.


“심양위로 사람을 보내 그놈을 감시하게 한 다음,

그놈이 가장 취약한 상황이 오면 그때 그놈을

습격해야겠소.”

“임사직나리!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황사정! 그놈은 어쩔지 모르지만 나는 울분이 끌어

올라 그놈과 같은 하늘 아래서 살 수가 없소!”


****


이른 새벽,

활인장의 뒷산 죽림에 오른 길동은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사부님의 가르침에 따라 내가 나라를 세우려고

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차라리 작은

소국(小國)일망정 맘 편히 살 수 있는 곳을

찾아보자!’

공무가 끝난 길동은 의사청으로 사람들을 불렀다.


“우리가 이곳 심양에 온 지 삼 년이 지나 이제

겨우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심양을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나리!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길동의 말에 양석열이 물었다.


“성화제가 저에게 황도에서 살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떠나야 하는데, 제 생각에는 어차피

이곳을 떠날 바에는 차라리 우리가

영원히 뿌리내릴 수 있는 곳을 찾았으면 합니다.”


길동은 일부러 주가려에 대한 부분을 말하지 않았다.


“주군! 제가 수련을 하던 중 상단을 통해 알게 된

곳인데 유구국이라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왜국에서는

오키나와라고 하는데 유구국은 원시 상태의 부족국가로

우리가 정착하여 살기에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조규수가 얇은 책을 내밀며 말했다.


“조호위! 그 책은 무엇이오?”

“예! 이 책에는 유구국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와

기후 등 여러 가지가 쓰여 있습니다.”


길동이 조규수에게 책을 받자,


“형님! 고려의 역사책을 보면 유구국의 사신이

들어와 고려조정에 조공을 바치며 책을 받아

간다고 나와 있습니다.”


단종이 길동에게 말했다.


“그럼 제가 유구국을 다녀와서 다시 의논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길동이 일어서려는 순간 조규수가 입을 열었다.


“주군! 소인과 함께 가면 어떻겠습니까?”

“조호위! 두 사람이 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이니

이곳에 남아 우리 조선인들을 보호해 주시오.”

“알겠습니다. 주군!”


지도에 나타난 유구국은 절강성과 가까운 거리였다.

‘이곳 심양에서 절강성의 태주까지만 해도 부지런히

보름은 가야 할 거리다.’

지도를 본 길동은 너무 멀리 떨어진 유구국의

위치를 보고 먼저 활인장에 남아있을 조선인들이

걱정되었다.


****


“네가 심양으로 가더라도 달리 할 것은 없다.

오로지 한 가지 홍길동의 움직임을 살펴 가병을

통해 나에게 보고하는 것이다.”


임진용은 집안의 상머슴인 순갑을 불러 말했다.


“예, 나리! 나리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순갑아! 때가 되면 너는 물론 네 어미와 함께

네 가족을 모두 면천시켜주고 전답을 내릴 것이다.

알았느냐?”

“예, 나리! 다시 뵐 때까지 강녕하십시오.”


순갑은 임진용에게 큰절을 올리고 집을 나섰다.


“너희들은 순갑의 주위에 머물고 있다가 순갑이

전해온 말을 나에게 전하면 된다.”


임진용은 자신의 가병 중 자신이 제일 신뢰하는

이용강과 채지곤을 불러 말했다.


“예, 나리!”


임진용의 말을 들은 이용강과 채지곤은 말을 타고

순갑의 뒤를 따랐다.

‘그놈만 제거하면 나도 내 삶을 위해 살아야겠지!’

가병을 뒤따라 나온 임진용은 자신의 명을 받고

멀리 떠나는 자신의 가솔들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


절강성의 태주에 도착한 길동은 작은 어선을

산 뒤 객잔의 이 층 객방에서 거친 파도를

보면서 바다가 잠잠해지길 기다리며 오래된

고서를 꺼냈다.

길동은 절강성으로 오는 도중 산동성의 등주에서

객잔에 들어갔다가 잠이 오지 않자 객잔을 나와

시전을 거닐었다.

시전의 끝자락, 고서점을 발견한 길동은 안으로

들어갔다.

‘응? 장보고 재도(張寶高 在島)? 언젠가 들었던

이름인데.....,?’


“나리! 이 서책은 멀리 동이(東夷)에서 온 책으로

재물을 숨긴 장소가 쓰여 있다고 해서 산 것입니다.”


길동이 한 서책에 시선이 머물러 있는 것을 본

고서점의 주인이 길동에게 다가와 서책을 빼 들고

말했다.


“하하하! 이 서책에 재물을 숨긴 장소가 있다면서

주인장은 왜 재물을 찾으러 가지 않은 것이오?”

“처음 서책을 구입 할 당시 재물을 찾으러 가려는

욕심에 샀습니다. 그런데 서책을 읽어보니 온통

모르는 지명만 나와서 상단의 행수로 있는

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이 서책은 중원의 것이

아니라 동이에서 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포기한 채 재물의 주인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인장! 잠깐 볼 수 있겠소?”

“예, 나리!”


길동은 주인장에게 서책을 건네받았다.

‘아! 장보고라면 신라 출신으로 서주의 무령군에서

별장을 지냈던 사람이다!’

길동은 서책을 받아든 순간 장보고가 생각났다.


“주인장! 얼마에 팔겠소?”

“예, 나리! 처음 샀을 때는 은자 열 냥을 주고

샀으나 어차피 소인에게는 있으나 마나 하는

서책이니 나리께는 은자 한 냥만 받겠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적은 책이니 내가

그 금액에 사겠소.”


길동은 은자 한 냥을 주고 서책을 사서 고서점을

나왔다.

‘흠! 재물이 숨겨진 장소가 없더라도 같은 동이족의

이야기이니 흥미 거리로 봐도 되겠어!’

서책의 첫 장을 넘긴 길동은 금방 서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읽다 보니 벌써 오후가 됐네.’

서책을 읽느라 점심을 거른 길동은 서책을 마저

읽고 아예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이 내용은 모두 사실이다!’

서책의 내용에는 장성현의 지형을 언급한 부분이

나왔는데 실제 가보지 않고는 표현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마지막 장을 읽은 길동은 객방을 나와 서책을

불태웠다.

‘다 외웠는데 괜히 몸에 지니고 있다가 다른 사람이

보기라도 한다면 내 생명을 노릴 수도 있겠어!’

길동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생명을 노리는

두려움보다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남을

해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다음날,

바다가 잔잔해지자 길동은 소형어선을 타고 태주의

포구를 출발했다.

‘많은 섬이 모여 있는 것을 보니 저 섬들이

유구국이구나! 위치를 확인했으니 배를 타고 조선의

남해안을 거쳐 심양으로 가면 되겠어!’

배를 돌린 길동은 위로 올라가면서 장보고의 서책에

나온 재도를 찾기로 했다.


-섬 주위의 파도가 거칠며 거대한 폭포로 인해 간혹

섬이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서책에 나온 내용으로 길동은 재도를 나타내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했다.

조선의 남해안에 도착한 길동은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어부들의 말을 들으면 남해에 이천여 곳의 섬이

있다고 하던데 정말이구나! 그래도 서두르지 말고

가리포진(현:완도군 군내리)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찾아보자.’

가리포진 부근의 바다는 유구국의 바다보다 훨씬 더

잔잔했다.

길동은 섬들을 돌아다니며 섬이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나는지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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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 미래로 온 두 사람 22.06.11 282 4 12쪽
34 34. 죽음과 재벌가 +2 22.06.10 264 4 12쪽
33 33. 유구국으로 가다 22.06.09 213 4 12쪽
» 32. 장보고의 보물섬 22.06.08 220 4 12쪽
31 31. 천적 임진용 +2 22.06.07 210 4 11쪽
30 30. 홍화의 아들 +2 22.06.06 213 5 12쪽
29 29. 가짜 홍길동과 강태휴부녀 +2 22.06.05 209 3 12쪽
28 28. 세조를 만나다 +3 22.06.04 225 4 13쪽
27 27. 징치 +2 22.06.03 225 5 12쪽
26 26. 투전판 +2 22.06.02 231 6 12쪽
25 25. 탐관오리 22.06.01 226 5 12쪽
24 24. 조선인의 땅 활인장 22.05.31 237 3 12쪽
23 23. 심양위로 가다 +2 22.05.30 237 6 12쪽
22 22. 단종 22.05.29 241 6 12쪽
21 21. 양석열을 구하다 22.05.28 249 7 12쪽
20 20. 조선으로 돌아오다 22.05.27 242 6 12쪽
19 19. 정통제 즉위식 +2 22.05.26 258 8 12쪽
18 18. 경태제와 정통제 22.05.25 254 7 12쪽
17 17. 명나라로 가다 22.05.24 264 5 12쪽
16 16. 노비 22.05.22 268 3 12쪽
15 15. 정경산과 소목 22.05.22 270 3 13쪽
14 14. 역모의 시작 +1 22.05.21 285 3 13쪽
13 13. 천무로의 등천 22.05.20 287 3 12쪽
12 12. 옥월향의 죽음 22.05.19 285 3 13쪽
11 11. 스승 천무로 22.05.18 293 5 13쪽
10 10. 정을 떼다 22.05.18 292 5 11쪽
9 9. 길동과 김춘만 22.05.17 293 5 13쪽
8 8. 홍화를 만난 김춘삼 22.05.16 303 5 12쪽
7 7. 김춘만과 산적들 22.05.16 339 6 12쪽
6 6. 옥월향과 만난 홍화 22.05.15 361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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