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굿바이 홍길동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완결

중룡
작품등록일 :
2022.05.11 16:30
최근연재일 :
2022.08.10 09:05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21,064
추천수 :
472
글자수 :
528,736

작성
22.06.03 00:32
조회
224
추천
5
글자
12쪽

27. 징치

DUMMY

중삼문과 내삼문을 통과한 평교자는

평양감영 내 가장 큰 전각인 만화당 앞에

멈춰 섰다.

‘만화당이라면 평양부윤의 거처인데

왜.....,?’

길동은 만화당의 지붕 위로 갔다.

그리고 현문의 호흡법을 하면서 만화당의

인물이 잠들기를 기다렸다.

드-르-렁 푸-우!

잠시 후,

코 고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왔다.

지붕 위에서 주위를 둘러본 길동은 밑으로

내려와 조용히 문을 열었다.

‘내 짐작이 맞았다. 역시 이 사람은 종이품의

평양부윤이었어!’

길동은 평양부윤의 목 부위에 있는 혈을

눌러 평양부윤이 깨어나지 못하게 했다.

‘평양부윤이 나라에서 금하는 투전판을

열다니?’

길동은 평양부윤의 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 사람의 이름은 평양부윤 권태용이다.

투전판과 관련된 장부를 찾아야겠는데.....,’

방의 여기저기를 확인한 길동은 작은 문갑을

열었다.

‘사람 이름과 액수를 적은 금액? 이것은 분명

뇌물장부다!’

장부에는 뇌물을 받은 사람 이름과 액수,

그리고 현재의 부임지까지 적어 놓았었다.

길동은 장부를 품 안에 넣었다.

그리고 권태용이 그동안 모은 모든 재물을

큰 목궤에 담아 어깨에 멨다.

길동은 평양감영을 나와 목궤를 풀 속에

숨겨두고 다시 권태용의 처소로 갔다.

권태용의 허리 쪽에 혈을 누른 길동은 권태용의

옷을 벗겨 몸을 묶었다.

평양부의 시전 입구,

평양부의 많은 백성이 지나다니는 길이었다.


- 이 자는 평양부윤 겸 평안감찰사로 나라에서

금하는 투전판을 열어 사사로이 이득을 취했으며

투전판에서 고리채를 쓰게 하여 양민들이

노비나 산적이 되게 했다. 죽여 마땅하나

민심의 처결을 기다린다.

활인 홍길동


몸이 묶여 나뒹구는 권태용의 뒤에 붙은

벽서의 내용이었다.

아침이 되자 길동에 의해 하체가 마비된 채 묶인

권태용은 가족을 잃고 전 재산을 몰수당한

울분에 찬 평양백성들이 던진 돌에 의해 목숨을

잃고 말았다.

목궤를 찾은 길동은 재물을 쌀로 바꿨다.


“두 사람은 이곳에서 이 쌀을 백성들에게

모두 나누어주고 개성부(현:개성)로 가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시오.”


개성부에는 두 명의 개성유수가 있었는데

이 중 한 명인 계민환은 경기관찰사를

겸임하고 있는 인물로 권태용의 비밀

장부에는 권태용에게 뇌물을 받은 사람으로

나와 있었다.

길동은 조규수와 정경산에게 말한 뒤 투전판이

열린 집으로 갔다.

집을 지키던 왈패들은 담을 넘어온 길동을

향해 검을 휘둘렀으나 길동의 동작 하나하나에

모두 쓰러졌다.

갇혀있는 사람들을 모두 풀어준 길동은

지붕에서 두 개의 패를 찾은 뒤 조규수와

정경산이 기다리는 곳으로 갔다.

조규수와 정경산을 데리고 개성부에 도착한

길동은 대장간으로 갔다.


“주인장! 손가락 크기의 유엽도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

“예, 나리! 무엇이든지 만들 수는 있으나

실물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길동은 품에서 종이처럼 얇은 유엽도를 꺼내

대장간 주인에게 주었다.


“이 정도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몇 개가 필요하신지요?”

“백 개만 만들어주시오.”

“예, 나리! 오늘 선금을 주시고 이틀 후에

찾으러 오십시오.”


길동은 주인에게 선금을 주고 대장간을

나왔다.

‘이곳이 고려 시대의 도읍지인 만큼 개성부의

감영으로 들어가기가 너무 어렵다.’

개성부의 감영을 둘러본 길동은 이틀간

계민환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기로 했다.



“조호위! 뭔가 알아낸 것이 있소?”


이틀이 지나 밤이 되자 길동은 밖으로

나갔다가 객잔으로 돌아온 조규수와 정경산을

불렀다.


“예, 주군! 계민환에게 삼처 사첩이 있다고

합니다.”

“세 명의 부인과 네 명의 첩이라? 부인들과

자녀들을 먹여 살리려면 어지간한 수탈로는

불가능하겠군!”

“경산아! 너는?”

“예, 나리! 계민환은 다른 관리들이 모두

퇴청하면 개성부의 거상들을 돌아가며 불러

관기들을 동원한 술장사를 한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개성부는 거상들이 많기로 유명했지.

경기 관찰사가 부른 자리라 개성부의 거상들

모두는 원치 않은 술자리를 했겠어. 두 사람

모두 수고했소.”


아침이 되자 길동은 두 사람에게 예산현으로

가라고 하고 대장간으로 향했다.


“주인장의 솜씨가 아주 대단하시오.”


대장간에서 유엽도를 찾은 길동은 대장간의

주인에게 돈을 주면서 말했다.


“허허! 고맙습니다. 나리!”


대장간을 나온 길동은 오후가 되자 개성부의

감영이 내려다보이는 나무 위에 올라 밤이

되길 기다렸다.

밤이 되자 가마를 탄 많은 사람이 환하게

불을 밝힌 감영의 정문으로 모여들었다.

‘비밀리에 남의 눈을 피해서 하는 곳이라

지키는 눈들이 너무 많다!’

개성감영은 옛 고려왕궁의 일부를 쓰는 곳이라

건물 간의 간격이 넓고 담장 또한 높아서

잠입하기가 쉽지 않았고 계민환의 사병들로

보이는 병사들이 촘촘히 서 있었다.

그래서 길동은 나무의 제일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휘-이-익!

나뭇가지를 최대한 벌린 길동은 나뭇가지의

탄력을 이용하여 주연이 벌어지고 있는

객청 옆의 나무 위로 날아갔다.

‘저런 걸 두고 주지육림(酒池肉林)이라 하겠어!’

길동은 짙은 어둠이 감싼 나무의 가지 위에서

문이 열린 채 주연이 벌어지고 있는 객청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놈을 끌어내라!”

“예 나리!”


술자리의 끝에 앉아있던 사람이 계민환의

사병들에 의해 밖으로 끌려 나왔다.

객청과 멀리 떨어진 후미진 곳,


“네 놈이 감히 나를 희롱하려 하다니?”

“아닙니다. 나리! 소인이 어찌.....,?”

“네 놈이 나를 희롱하려고 하지 않았다면

왜 술값을 한 냥만 낸 것이냐?”

“소인의 상단이 중원에서 만난 산적에게

빼앗기는 바람에.....,”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금자가 없으면

오질 말았어야지. 뻔뻔한 이놈을 매질하여

당장 밖으로 내쫓아라!”

“예, 나리!”


퍽-퍽-퍽 아-악-악!

‘돈을 적게 냈다고 저렇게 매질하다니?

금자 한냥이면 술값으로 쓰기에 적은 돈이

아니데.....,’

길동은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잠시만 기다리기로

했다.

명을 내린 계민환이 멀리 사라지자 길동은

마당으로 몸을 날려 불이 붙어 있는 나뭇가지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지붕으로 올라가 나뭇가지의

불을 끈 다음 주연이 열리고 있는 객청의

지붕 기와 사이에 끼워 넣었다.

그러자 불어오는 바람에 불씨가 남아있는

나뭇가지에는 금방 불이 붙었다.

불은 나뭇가지에서 지붕에 옮겨붙었고 객청

주위가 대낮처럼 환해졌다.


“불이야! 불이 났다.”


지붕 위의 불을 발견한 사병이 외치자 객청

안의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뛰어나왔다.

물을 떠 온 사병들 전체가 불을 끄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객청은 결국 불타고 말았다.

‘내일부터 장사할 곳을 찾아야겠는데.....,’

감영내 자신의 침소로 간 계민환은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고 생각에 잠겼다.


쉬-익 팍 풀썩!

창문을 닫으려고 몸을 돌린 계민환의

뒤 목에 뭔가가 날아와 꼽히자 계민환은

비명을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계민환의 목에 박힌 것은 바로 길동이

대장간에서 찾은 유엽도였다.

길동은 타다 남은 객청의 기둥에 절명한

계민환의 몸을 묶고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 개성유수 겸 경기관찰사인 이 자는 개성부의

백성들은 물론 상단주를 협박하여 각종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였으며 과거 평양부윤인

권태용에게 뇌물을 받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자를 벌하였으니 또 다른 개성 유수인

노일규는 계민환의 재물과 전답을 몰수하여

개성부의 백성들에게 나누어주길 바란다.

활인 홍길동


길동은 예산현으로 떠나기 전 개성부의 감영이

내려다보이는 산으로 올라갔다.

감영의 병사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더니 시간이

흐르자 개성부의 백성들이 감영 앞으로

모여들었다.

‘개성유수 노일규가 백성들에게 권태용의

재물을 나누어주려는 것 같다.’

길동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길을 떠났다.


****


“과인의 나라에 어떻게 이런 일이?

도승지를 들게 하라!”

“예, 전하!”


대전에서 긴 시간 대신들과 입씨름한 세조는

어전회의가 끝나자 편전에서 잠시 쉬고자

했으나 평양부와 개성부에서 올라온 두 건의

장계에 분노하고 말았다.


“전하 찾으셨사옵니까?”


탁!


“도승지! 과인의 나라에서 이런 참담한

일이 벌어지다니? 경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조는 장계가 적힌 두루마리를 도승지

최일응에게 던졌다.


“전...전하!”


장계를 읽은 최일응 역시 세조와 마찬가지로

분노하고 말았다.


“권태용과 계민환! 이들은 과인이 임명했다.

그래서 이들을 처결하여 그 죄를 벌하는

사람 또한 과인이 해야 한다. 그런데

활인 홍길동이란 자가 이들을 벌했다고

하는데 도승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하! 신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도승지! 활인 홍길동이란 자가 감히 과인의

권위를 짓밟으려 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시일이 지나 과인이 앉은 이 용상이

더욱 굳건해지면 내 친히 그들을 벌하려

했건만.....,!”


말끝을 흐린 세조는 눈을 감아버렸다.


“도승지는 그만 물러가고 황내관은 내금위장을

불러라!”

“예, 전하!”


도승지와 황내관이 편전을 나가자 세조는

상침궁녀(왕의 옷과 먹는 것을 담당한 궁녀)를

불렀다.


“오늘 과인이 미복 잠행을 나갈 것이다.”

“예, 전하!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상침궁녀는 세조의 용포를 벗긴 후 양반들이

즐겨 입는 도포를 세조에게 입히고 갓을

씌웠다.


“전하! 내금위장이 도착했사옵니다.”


편전입구에 있던 황내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라 하라!”


미복을 마친 세조가 자리에 앉아 말했다.


“전하! 찾으셨사옵니까?”

“범노야! 옛날 과인이 사가(私家)에 있을 때

자주 갔던 주막의 국밥이 생각나는구나!”


내금위장 김범노는 세조의 인척으로 어린 시절

세조와는 친형제처럼 지낸 사이였다.


“예, 전하! 소신이 모시겠사옵니다.”

“범노야! 나가기 전 이걸 읽어보아라!”

“예 전하!”


김범노는 세조가 준 장계를 읽어보았다.


“전하! 소신이 당장 활인 홍길동이란 자를

추포해서 목을 베겠사옵니다.”

“아니다. 범노야! 전국 팔도의 감영에 내금위들을

보내 활인 홍길동을 잡아드리라고 해라!”

“예, 전하!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어서 가자.”

“예, 전하!”


세조의 미복 잠행을 따르는 김범노는 두 명의

내금위에게 뒤를 따르게 했다.

한양에 도착한 길동은 낡고 더러워진 옷을

사기 위해 시전으로 가서 평민들이 입는

무명으로 된 도포를 사서 입었다.

‘날이 어두워졌으니 주막에 들러 밥을 먹고

자고 가야겠다.’

시전을 나온 길동은 반촌입구에 있는 주막으로

갔다.


“어서 오세요!”

“밥을 먹고 자고 가려고 하는데 빈방이 있소?”

“예, 손님! 빈방에 두 명의 손님이 있는데

그들은 밥을 다 먹으면 갈 것이니 그곳에서

식사하시고 그들이 가면 거기서 주무시면

됩니다.”

“그럼 그곳으로 국밥과 화주 한 병을

가져다주시오.”

“예, 손님! 저기 제일 끝에 있는 방입니다.”


길동은 주인이 알려준 방으로 갔다.


“실례합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간 길동은 먼저 들어온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 후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 사람들이 누구인데 두 명의 호위가

앞뒤의 문을 지키고 있을까?’

방에 앉은 길동은 문밖 두 사람의 호흡을

느끼며 의아한 생각에 방에 있는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젊은이! 혼자 왔으면 우리하고 같이

합석하세.”


길동과 눈이 마주친 자색 도포를 입은 중년의

사내가 길동에게 말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이쪽으로 오시게.”


자리에서 일어난 길동은 두 사람이 겸상하고

있는 상으로 갔다.


“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네, 한잔 받으시게.”


길동의 인사에 자색 도포를 입은 중년의 사내가

술병을 들며 말했다.


“예, 어르신!”


잔에 술이 차자 길동은 술을 마셨다.


“어르신! 제가 한잔 올려도 되겠습니까?”

“허허허! 내 술잔이 내 손을 떠나 다시

나에게 오는데 늦게 오면 어떡하나

했는데?”


자색 도포를 입은 중년의 사내는 길동에게

술잔을 받으며 술병을 건넸다.

길동이 술을 따르는 순간 문이 열리고

길동이 주문한 밥상을 든 주막의 아낙이

들어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굿바이 홍길동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 35. 미래로 온 두 사람 22.06.11 282 4 12쪽
34 34. 죽음과 재벌가 +2 22.06.10 264 4 12쪽
33 33. 유구국으로 가다 22.06.09 213 4 12쪽
32 32. 장보고의 보물섬 22.06.08 219 4 12쪽
31 31. 천적 임진용 +2 22.06.07 210 4 11쪽
30 30. 홍화의 아들 +2 22.06.06 213 5 12쪽
29 29. 가짜 홍길동과 강태휴부녀 +2 22.06.05 209 3 12쪽
28 28. 세조를 만나다 +3 22.06.04 225 4 13쪽
» 27. 징치 +2 22.06.03 225 5 12쪽
26 26. 투전판 +2 22.06.02 231 6 12쪽
25 25. 탐관오리 22.06.01 226 5 12쪽
24 24. 조선인의 땅 활인장 22.05.31 237 3 12쪽
23 23. 심양위로 가다 +2 22.05.30 237 6 12쪽
22 22. 단종 22.05.29 241 6 12쪽
21 21. 양석열을 구하다 22.05.28 249 7 12쪽
20 20. 조선으로 돌아오다 22.05.27 242 6 12쪽
19 19. 정통제 즉위식 +2 22.05.26 258 8 12쪽
18 18. 경태제와 정통제 22.05.25 254 7 12쪽
17 17. 명나라로 가다 22.05.24 264 5 12쪽
16 16. 노비 22.05.22 268 3 12쪽
15 15. 정경산과 소목 22.05.22 270 3 13쪽
14 14. 역모의 시작 +1 22.05.21 285 3 13쪽
13 13. 천무로의 등천 22.05.20 287 3 12쪽
12 12. 옥월향의 죽음 22.05.19 285 3 13쪽
11 11. 스승 천무로 22.05.18 293 5 13쪽
10 10. 정을 떼다 22.05.18 292 5 11쪽
9 9. 길동과 김춘만 22.05.17 293 5 13쪽
8 8. 홍화를 만난 김춘삼 22.05.16 303 5 12쪽
7 7. 김춘만과 산적들 22.05.16 339 6 12쪽
6 6. 옥월향과 만난 홍화 22.05.15 361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