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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굿바이 홍길동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완결

중룡
작품등록일 :
2022.05.11 16:30
최근연재일 :
2022.08.10 09:05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21,070
추천수 :
472
글자수 :
528,736

작성
22.05.2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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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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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9. 정통제 즉위식

DUMMY

길동이 머무는 숙소 옆,

노을빛에 만개한 꽃 그림자가 비치는 정원에서

길동은 궁녀가 가지고 온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보시오!”


조선 관복을 입은 사람이 길동에게 다가왔다.


“예! 무슨 일입니까?”

“혹시 조선인이시오?”

“그렇습니다.”

“나는 조선에서 동지사영감을 수행하고 온

역관이오.”

“예! 그런데요?”

“동지사영감께서 그대를 데려오라고 했소. 나와

함께 동지사영감께 갑시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동지사영감께 직접 오라고

하시오.”

“동지사영감은 종2품으로 최동묵대감이시오. 괜한

고집을 부려 치도곤을 당하지 말고 빨리 갑시다.”

“최동묵이라? 귀에 익은 이름이군!”


길동은 자신의 아버지인 홍상익을 음해한 사람이

최동묵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최동묵대감은 영빈마마의 친정 오라비로

조선에서는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세도가 집안의 장손이오. 빨리

갑시다.”

“이곳은 명나라입니다. 조선의 권력이 통하지

않지요. 설사 조선이라 할지라도 나는 가지

않을 것이니 내게 볼일이 있으면 직접 오라고

하시오.”

“허! 도대체 최동묵대감의 진노를 어떻게

하려고.....,?”


역관이 돌아가자 길동은 자신의 방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놈! 멈춰라!”


거친 숨소리만큼 거친 말이 들려오자 길동은

걸음을 멈추고 서서히 몸을 돌렸다.


“나를 부른 것이오?”

“그렇다 이놈!”


거친 숨소리를 내며 달려온 사람은 최동묵이었다.


“나를 왜 부른 것이오?”

“이-익! 너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느냐?”

“듣자 하니 동지사영감이라 들었는데 그게

어쨌단 말이오?”

“이놈이? 네 놈은 조선인이라고 하던데 정녕 죽고

싶은 것이냐?”

“하하하! 이 세상에 이유 없이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소? 얼마 전 들었는데 압록강 변 근처에

광견병에 걸린 들개들이 많다고 하던데 혹시

들개에게 물린 것이오?”


채-챙!


“네놈을 목을 베고 말겠다.”


최동묵은 따라온 병사의 검을 뽑아 들었다.


“대인! 무슨 일입니까?”


길동의 옆방,

소란스러운 소리에 태황전 소속의 궁녀가 밖으로

나와 길동에게 물었다.


“나는 조선에서 진하사(進賀使:중국 황실에 경사가

있을 때 축하하기 위해 보낸 사신)로 온 사람이오.”


궁녀를 본 최동묵이 길동보다 먼저 입을 열었다.


“대인! 그만 안으로 드시지요. 저녁 준비를

마쳤습니다.”


궁녀는 최동묵의 말을 무시한 채 길동에게

말했다.


“알았소!”


길동이 들어가자 궁녀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만 돌아가자!”


길동의 방을 노려보던 최동묵이 몸을 돌리며

말했다.


“예, 대감!”


아침이 되자 사신관 입구에는 웅장하고 거대한

용연(龍輦)이 나타났다.

생김새나 규모, 크기로 볼 때 황제가 타는

연이었다.


조선에서 온 사신단은 정통제의 복위식에 가기

위해 사신관의 밖으로 나왔다가 용연을 보고

모두 발걸음을 멈췄다.

말을 타고 사신관을 출발하려던 최동묵 역시

말을 멈추고 용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헉! 저놈은?’

최동묵은 사신관에서 갑자기 많은 궁녀와

환관들이 나오자 호기심에 유심히 보고 있다가

맨 뒤 황금색 용포를 입고 걸어 나오는 길동을

보게 되었다.


‘저놈의 정체는 도대체 뭐야? 황금색 용포는

황족이라도 감히 입어서는 안 되는데.....,?’

길동이 용연 앞에 도착하자 환관 한 명이 바닥에

엎드렸다.

길동은 환관의 몸을 밟고 용연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아홉 마리의 말이 끄는 용연이 서서히

움직여 자금성 쪽으로 향했다.

그 뒤로 환관들과 궁녀들이 따랐고 또 그 뒤를

최동묵과 조선의 사신단이 따랐다.

‘허-허! 나 최동묵이 근본도 모르는 천한 놈의

뒤를 따라야 하다니?’

마치 자신이 길동을 수행하는 모습으로 비칠 것

같다는 생각에 최동묵은 길동이 탄 용연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태화전 앞,

명나라의 수많은 문무백관이 정통제가 나타나길

기다리다가 길동이 탄 용연을 향해 모두 부복했다.


“만세, 만세 만만세!”

“만세, 만세 만만세!”


황금색 용포를 입은 길동이 용연에서 내리자

엎드린 몸을 일으켜 세우려던 문무백관들이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하하하! 정통제가 자신을 태황전에 유폐시킨

신하들 모두를 죽인다고 하더니 나를 자신들을

죽이려고 마음먹은 정통제로 생각하여

저러는구나!’

길동은 큰 소리로 웃지는 못했지만 환한 미소를

지으며 궁녀가 안내하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명나라의 문무백관들보다 더 놀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최동묵이었다.

자금성의 입구,

황제가 있는 곳이라 말에서 내린 최동묵은

길동이 탄 용연 뒤를 따르면서 자금성의 규모에

위축되어 걷다가 명나라의 수많은 문무백관이

길동을 향해 만세를 외치며 바닥에 엎드리자

몸을 돌려 조선으로 도망을 가고

싶어졌다.

‘만세를 외치다니? 저 사람이 황위에 오른단

말인가? 아니지! 황위에 올라 황제가 될 사람이

사신관에 있을 리가 없어! 신분이 어떻게

되는지는 몰라도 오늘 어쩌면 내가 저 사람의

명에 의해 죽을 수도 있겠다.’

엉거주춤 서 있던 최동묵은 길동이 용연에서

내려 걷자 다시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태화전의 문이 열리고 정통제가 태화전에서

나왔다.


“만세, 만세 만만세!”

“만세, 만세 만만세!”


또다시 문무백관들이 바닥에 엎드렸다.


단 한 사람,

길동은 미소와 함께 곧게 서서 정통제를

맞았다.


“아우! 왔는가?”

“예, 형님! 감축드립니다.”

“헛-헛-헛! 고맙네. 자자! 앉으시게,”


정통제가 용이 양각으로 조각된 황옥으로 된

옥좌에 앉으면서 길동에게 자리를 권했다.

길동은 자리는 황옥으로 만들어졌으며 정통제의

옥좌보다 약간 작은 옥좌였다.

정통제가 옥좌에 앉자 문무백관들이 군신례를

행했다.


“만세, 만세, 만만세!”


군신례가 끝나자 정통제가 문무백관의 축하와

표문을 받는 수백관하표의와 북소리에 맞춰

신하들이 사배를 하는 것으로 정통제에게

하례했다.

새로운 황제,

천순제가 된 정통제는 내각의 수장인 대학사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짐이 복위할 수 있도록 짐과 우리 명을 위해

큰 공을 세운 홍길동을 만주 황제에 봉한다.

만주 황제는 대명 황제인 짐과 지위는 같으나

나이를 확인한바, 짐의 동생이다.

모든 문무백관은 남경 황제를 대할 때 짐을

보듯 하여야 하며.....,

현재 만주 땅을 원나라의 잔당들이 차지하고

있다 하나 짐은 대군을 일으켜 만주 땅을

회복하여 만주 황제에게 줄 것이다.”


천순제를 대신한 대학사의 말이 끝나자,

“만세, 만세, 만만세!”


길동을 향한 문무백관들의 군신례가 행해졌다.

문무백관들의 군신례를 받는 길동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조규수와 함께 조선으로 갈 걸 그랬어!

만주 황제라니? 땅을 찾아 나에게 준다고 하지만

결국 몽골을 침략을 막아달라는 뜻이야!’

만주 지역은 요녕성과 길림성, 그리고 흑룡강성으로

이루어졌다.

길동이 후회를 하고 있는데 환관이 길동에게

다가와 뭔가를 바쳤다.


“폐하! 이것은 태 폐하께서 폐하께 내리신

신분패이옵니다.”


‘뭐야? 그저 그런 밋밋한 패야!’

길동의 신분패는 황금이 아닌, 그냥 붉은

돌로 만든 패였다.


“망극합니다. 형님!”


신분패를 받아든 길동은 천순제를 향해

목례를 했다.

복위식이 끝나자 길동은 천순제와 함께

연회장으로 향했다.

‘아! 나는 물론 우리 영빈마마도.....,!’


길동과 천순제를 따르는 문무백관들의 최후미,

창백한 표정의 최동묵이 하늘을 보면서 걷고

있었다.


“만주 황제! 저분이 우리와 같은 조선인이래!”

“그래? 잘 생기셨다!”


길동은 뒤쪽에서 들려오는 조선말에 머리를

돌렸다.

‘조선인들이구나!’

자리에서 일어난 길동은 조선인으로 보이는

궁녀에게 다가갔다.


“나와 같은 조선인 같은데 왜 이곳에 있는

겁니까?”

“예, 폐하! 오 년 전 집안 살림이 어려운 소인은

명나라로 보낼 공녀에 자청하여 오게 되었사옵니다.”

“두 사람 모두 같은 이유로 오게 된 것입니까?”

“아닙니다. 소인은 양반댁 노비였는데 우리 나리께서

공녀를 구하는 관청에 소인을 팔아 오게 됐사옵니다.”


궁녀들의 말을 들은 길동은 답답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아우! 어딜 다녀오신 것인가?”


자신의 곁에 길동이 보이지 않자 길동을 찾던

천순제가 물었다.


“예, 형님! 뒤쪽에 조선 출신의 궁녀들이 있어서

몇 마디 말을 나누고 왔습니다.”

“그래? 흠-음! 그래서 아우의 안색이 좋지

않았던 거군!”

“형님! 공녀제도를 폐지하면 안 되겠습니까?”

“아우! 그게 원나라 때부터 이어온 것이라.....,”

“.....,”


당장 공녀제도를 폐지하면 신하들의 불만을

생각한 천순제가 곤란하다는 표현을 하자

길동은 침묵하고 말았다.


“하나 아우가 원한다면 아우의 말대로

폐지하겠네.”

“혀...형님! 감사합니다.”

“허허허! 역시 아우야!”


자신의 말에 길동이 환한 모습으로 좋아하자

천순제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본격적인 주연이 시작되었다.

천순제는 오이라트와의 전쟁과 자신의 복위를

위해 큰 고초를 겪은 측근들을 불러 술을

내렸다.

자리가 불편해진 길동은 연회장을 나오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입구 쪽을 향했다.


“저...폐...폐하!”


길동을 발견한 최동묵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모으고 길동을 불렀다.


“소인에게 폐하라니요? 허울밖에 없는 자리에

임명된 소인에게 당치 않은 호칭입니다.

동지사영감!”

“폐...폐하! 소관이 눈이 어두워.....,”

“알았습니다. 그만 좌정하시지요.”

“예, 폐하!”


길동은 최동묵과 마주하고 앉았다.


“동지사영감! 내일이면 북경을 떠나시지요.”

“예, 폐하!”

“그럼 제가 동지사영감께 한 가지 청을 드릴

일이 있습니다.”

“청이라니요? 폐하! 하명하시옵소서!”

“조선에서 납치되어 명나라에 노비로 팔린

조선의 백성들이 있습니다. 천순제가 모두

구출해 주었으니 내일 조선으로 돌아가는

길에 데려가 주었으면 합니다.”

“예, 폐하! 성심을 다해 명을 따르겠사옵니다.”


다음날,


“천순제께서 조선의 공녀제도를 폐지한다는

전교(傳敎)입니다. 가시는 길에 이것도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예, 폐하!”


길동은 두루마리로 된 천순제의 전교를

최동묵에게 주었다.


“아우! 만주 지역에서 원 잔당을 몰아내면

다시 아우를 부르겠네.”

“예, 형님! 강건 하십시오.”


천순제와 작별인사를 나눈 길동은 조선으로

향했다.

길동은 천무로에게 배운 행운유수 축지법에

몸을 맡겼다.

행운유수는 기를 소모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한 줄기 바람이나 실개천의 물에 몸을 맡겨

가고자 한곳까지 가는 방법이다.

길동은 국경에 있는 병사들이 보지 못하도록

구름으로 들어가 조선과 명의 국경을 통과한

다음 산길을 따라 풀잎을 발로 차며 달렸다.

‘후-후! 이 방법을 명나라의 무인들은 초상비라고

하던데 내가 보기에는 허접하고 조잡하기가

그지없었지! 심법이라고 하는 이상한

호흡법으로 기의 흐름을 거스르며 오랜 세월

내공이라고 하는 기를 쌓아 백 리만

가도 헉헉대던데 답답한 사람들이야! 이렇게

대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힘들지 않고

쉬운 일인데.....,’

때마침 등 뒤에서 바람이 불자 길동의 몸은

수면을 발로 차 허공으로 치솟는 매의 날개 짓처럼

순식간에 구름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더는 못 참겠다!’

길동은 오후가 되자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산 정상으로 내려왔다.

‘화전민의 집인가?’

작은 움막 같은 집의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다.

‘공짜로 밥을 달라고 할 수는 없으니 멧돼지라도

잡아 부탁해야지.’

자리에 앉은 길동은 몸에서 기를 뽑아 산에

흐르는 생기 속에 자신의 기를 밀어 넣었다.

‘사냥하기가 망설여졌는데 잘 됐다!’

길동의 몸에서 나간 기가 멧돼지들의 다툼을

감지했다.

나무로 올라간 길동은 몇 그루의 나무를 건너서

멧돼지들이 싸우고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젊은 멧돼지가 늙은 멧돼지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남의 가정을 빼앗으려고 하는 못된 놈이구나!’

길동은 명나라에서 구한 작은 소검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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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 미래로 온 두 사람 22.06.11 282 4 12쪽
34 34. 죽음과 재벌가 +2 22.06.10 264 4 12쪽
33 33. 유구국으로 가다 22.06.09 213 4 12쪽
32 32. 장보고의 보물섬 22.06.08 220 4 12쪽
31 31. 천적 임진용 +2 22.06.07 210 4 11쪽
30 30. 홍화의 아들 +2 22.06.06 213 5 12쪽
29 29. 가짜 홍길동과 강태휴부녀 +2 22.06.05 209 3 12쪽
28 28. 세조를 만나다 +3 22.06.04 225 4 13쪽
27 27. 징치 +2 22.06.03 225 5 12쪽
26 26. 투전판 +2 22.06.02 231 6 12쪽
25 25. 탐관오리 22.06.01 226 5 12쪽
24 24. 조선인의 땅 활인장 22.05.31 237 3 12쪽
23 23. 심양위로 가다 +2 22.05.30 237 6 12쪽
22 22. 단종 22.05.29 241 6 12쪽
21 21. 양석열을 구하다 22.05.28 249 7 12쪽
20 20. 조선으로 돌아오다 22.05.27 242 6 12쪽
» 19. 정통제 즉위식 +2 22.05.26 259 8 12쪽
18 18. 경태제와 정통제 22.05.25 254 7 12쪽
17 17. 명나라로 가다 22.05.24 264 5 12쪽
16 16. 노비 22.05.22 268 3 12쪽
15 15. 정경산과 소목 22.05.22 270 3 13쪽
14 14. 역모의 시작 +1 22.05.21 285 3 13쪽
13 13. 천무로의 등천 22.05.20 287 3 12쪽
12 12. 옥월향의 죽음 22.05.19 285 3 13쪽
11 11. 스승 천무로 22.05.18 293 5 13쪽
10 10. 정을 떼다 22.05.18 292 5 11쪽
9 9. 길동과 김춘만 22.05.17 293 5 13쪽
8 8. 홍화를 만난 김춘삼 22.05.16 303 5 12쪽
7 7. 김춘만과 산적들 22.05.16 339 6 12쪽
6 6. 옥월향과 만난 홍화 22.05.15 361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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