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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굿바이 홍길동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완결

중룡
작품등록일 :
2022.05.11 16:30
최근연재일 :
2022.08.10 09:05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21,032
추천수 :
472
글자수 :
528,736

작성
22.05.2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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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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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22. 단종

DUMMY

한결같이 험악한 인상에 살벌하게 생긴

무기들을 들고 있었다.


“호걸들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좋겠지만

나에게는 달랑 이것밖에 없소.”


길동은 품에서 경태제와 천순제의 신분패를

꺼내 보였다.


“기막아! 가서 확인을 해봐라!”

“예, 두령!”


뒤쪽에 서 있던 기막이라고 불린 왜소한 산적이

앞으로 나와 길동에게 다가왔다.


“나...나에게 보여주시오.”


길동의 눈과 마주친 기막의 눈은 말을 더듬는

것처럼 심하게 흔들거렸다.


“여기 있소.”


길동은 두 개의 패를 기막이 볼 수 있도록 패를

세워서 보여주었다.


“으-헉! 경태제와 천순제라니?”


후-다-닥!

패에 양각으로 새겨진 글씨를 확인한 기막은

몸을 돌려 산적들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산적들에게 뭔가를 말했다.


“도...도령! 도대체 도령은 누구시오?”


처음 길동을 막아섰던 두령이 길동에게 물었다.


“산채의 규모가 꽤 크던데 잠시 쉴 수 있겠소?

고개를 오르느라 거친 산길을 걸었더니 너무

힘들어서 말이오?”

“도령! 도령이 누구인 줄 알고 우리가 도령을

산채로 데려가겠소? 묻는 말부터 대답하시오.”

“나는 어떤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이곳으로

왔소. 그러니 안심하시고 나를 산채로

안내해 주시오.”

“혹시 구하려는 사람이 임금 아니오?”

“그걸 어떻게 알고 있소?”


두령의 물음에 이번에는 길동이 놀랐다.


“도령! 이곳이 아무리 첩첩산중이라도 이곳은

하루에도 수많은 장사치가 지나다니는 곳이오.

그래서 어떨 때는 한양에 사는 사람들보다

더 빨리 세상 돌아가는 일을 알 때도 있소.

우리 산채로 갑시다.”


두령의 말이 끝나자 근처에서 두 사람의 말을

듣던 산적들이 앞장서서 산채로 향했다.


“나는 장성현이 고향인 홍길동이라 합니다.”


산채의 두령의 집으로 간 길동은 두령과 인사를

나누었다.


“내 이름은 개득으로 고향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소.

이보시오, 홍도령!”

“예!”

“혼자서 어떻게 임금을 구하려 하시오?”


개득의 물음에 길동은 품속에서 돈주머니를

꺼냈다.

그리고 돈주머니에서 철전을 꺼내 손가락 사이에

끼었다.

휘-익 팍-팍!

길동의 손을 떠난 철전 두 개가 기둥으로 날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이 박혀버렸다.

헉!

개득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다.


“이 정도면 가능할까요?”

“내가 보기에는 가능할 것 같은데 상대는 의금부의

관인들인지라 함부로 속단하지 못하겠소.”


개득은 목이 마른 지 길동에게 마시라고 손짓하며

산채에서 담은 술을 들이켰다.


“두령님!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곳에 머물

생각입니까?”

“홍도령! 그럼 어떻게 하겠소? 땅이 있으면

농사라도 지으며 마음 편하게 살면 좋겠지만

누울 자리는 물론이고 이 쇠젓가락 하나

꼽을 수 있는 땅도 없는데.....,”

“두령님! 이곳보다는 척박하지만 내가 땅을

마련해 주면 그곳으로 이주하여 살겠습니까?”

“여부가 있겠소? 그보다도 어떻게 해서 명나라

황제의 신분패를 가지고 있는 것이오?”

“하하! 어쩌다 보니 두 명의 황제와 인연이

있어서 받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천순제에게서는

신분패와 함께 만주 땅도 함께 받았지요.”

“아! 그래서 이주를 말한 것이오?”

“예!”

“크-하-하-하! 가겠소. 나는 도령이 다른 양반들처럼

말만 번지르르 나에게 던지는 줄 알았소.”

“두령님! 그렇게 생각하셨으면 단종을 호송하는

의금부의 관인들이 이곳으로 오기 전에 이곳을

떠났으면 합니다.”

“홍도령! 만주 땅이 홍도령의 땅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정착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무작정 가겠소?”

“두령님! 내 일행들이 있는데 모두 덕원군으로

가고 있으니 그곳에서 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우리는 몸만 떠나면 되니

내일이라도 출발을 하겠소. 매일 불안한 삶을

사느니 고생이 따르더라도 마음 편한 삶을

살아보고 싶소.”

“하하하! 잘 생각하셨습니다. 저도 단종을 구해

바로 뒤를 따르겠습니다.”

“홍도령! 조선팔도에 있는 산채 사람들 모두를

데리고 가도 되겠소?”

“그래도 되지만 그렇게 하려면 많은 시일이

걸릴 텐데요?”

“홍도령! 그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오.

한양에 우리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와 거래하는 상단이 있으니, 그들에게

부탁하면 한 달 이내에 전국산채에 우리들의

소식이 전해질 거요.”

“알았습니다. 두령님! 그 부분은 두령님이

알아서 하시고 내일 떠날 준비를

서둘러주십시오.”

“알았소.”


산채가 갑자기 부산해지자 길동은 산채의

입구, 산적들이 무성한 나뭇가지에 세워놓은

망루로 올라가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 망루로 인해 고개를 넘으려는 모든 사람이

산적들의 눈을 피하지 못하는구나!’

오늘 밤 망루에서 잠을 자면서 산 아래를

감시하기로 한 길동은 망루를 내려가 개득에게

망루에서 밤을 새운다고 말하고 다시 망루로

올라왔다.

다음날,

길을 떠나는 산채 사람들을 배웅한 길동은

다시 망루로 향했다.


‘두령이 왜?’


망루에 오른 길동의 눈에 산채로 되돌아오는

개득의 모습이 보였다.


“두령님! 왜 다시 돌아온 겁니까?”


망루를 내려온 길동이 물었다.


“도망치듯 그냥 가려니 홍도령에게 너무

미안해서 말이요. 나는 살만큼 살았으니

홍도령이 위험하다 싶으면 나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왔소.”

“하하! 그냥 가시라고 하고 싶지만, 그냥

두령님의 마음을 받겠습니다.

자! 올라갑니다.”


휘-익!

개득의 팔을 잡은 길동은 몸을 날려 망루로

올라왔다.


“홍도령! 혹시 도인이시오?”


길동에 의해 나는 새처럼 날아 망루로 오른

개득이 놀란 얼굴로 길동에게 물었다.


“도인은 아니고 스승님과 함께 약간의 수련을

했습니다.”

“아! 반신반의했는데 홍도령은 반드시 임금을

구할 것 같소.”


길동은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개득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내가 홍도령을 그저 그런 사람으로 잘못

봤구나!’

개득은 길동과의 대화를 통해서 가슴이

후련해지며 뻥 뚫린 기분이 되었다.


“두령님! 잠시 기다리면 내가 먹을 것을

구해오겠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식량이라도 남겨달라고

하는 것인데.....,”


길동은 망루에서 몸을 날려 더 깊은 산속으로

향했다.

그리고 두 마리의 꿩을 잡아 산채로 가서

불에 구웠다.

망루로 올라간 길동은 개득과 꿩을 한 마리씩

나누어 먹고 날이 어두워지자 잠을 청했다.

턱-턱-턱!

길동의 귀에 산 아래로부터 낯선 소리가 들렸다.

‘일정한 소리인데 무슨 소리일까?’

망루에서 산 아래를 향해 몸을 날린 길동은

잎이 무성한 가지를 선택해서 이동했다.

‘함거를 끄는 소의 발에 새끼줄을 감았구나!’

임진용은 단종을 무사히 영월로 호송하기 위해

소의 발에 새끼줄을 감아 소의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고 늦은 밤을 선택해 치악산 고개를

넘고 있었다.


“서둘러라! 이홍위의 복위를 꿈꾸는 역적들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예, 종사관나리!”


말을 타고 선두에 선 임진용은 사방을 둘러보면서

뒤쪽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새하얀 달빛은 임진용과 단종의 함거를 쫓는 반면

길동이 숨은 나뭇가지에는 짙은 어둠을 내려주고

있었다.

길동은 검은색 두건을 머리에 썼다.

그리고 함거가 멀어지자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를

꺾었다.

단종의 드디어 함거가 구름인지 밤안개인지 모를

뿌연 공기가 흐르는 치악산 고개의 정상에 도달했다.


“이곳이 고개의 정상이니 조금만 내려가면 주막이다.

모두 힘을 내라!”

“예, 종사관나리!”


그때 산등성이를 향해 불어온 바람에 뿌연 공기가

출렁이고 함거는 고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턱-턱-턱!

앞서 걷던 임진용은 단종의 함거를 뒤돌아보았다.

단종은 차가운 밤공기에 산의 초입부터 도포를

둘러쓰고 앉아있었다.

‘주막까지만 도착하면 날은 금방 샐 것이다.’

멀리 산 아래 주막이 보이자 다소 안심이 된

임진용이 긴 호흡을 했는지 달빛에 임진용의 입김이

길게 뿜어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


“으-아-함! 잘 잤다. 어-어?”


새벽,

잠에서 깬 개득은 진한 하품을 하다가 얼굴을

가린 검은 두건을 쓴 사람이 누군가를 어깨에

메고 오는 것이 보였다.

그것도 나뭇가지를 밟으며 거의 날아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망루에 도착했다.


“두령님! 이분을 데리고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홍도령?”

“예!”


망루에 올라선 길동은 단종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혹시 이분이?”

“예!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다시 검은 두건을 쓴 길동은 망루에서 몸을 날려

나뭇가지를 밟으며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어린 임금의 얼굴을 그 모양으로 만들다니?

그냥 보내 주지 않겠다.’

뿌연 공기가 출렁일 때 길동은 함거에서 단종을

구하고 단종의 도포 속에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를

넣어 단종이 함거에 앉아있는 것처럼 해 놓았다.

그리고 함거와 멀어졌다고 생각한 길동은 단종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단종을 구하는 순간

길동은 단종의 혈을 눌러 단종이 놀라지 않고 바로

잠들게 했었다.

잠이 든 단종의 얼굴은 한양의 도성문을 나올 때와

달리 멍이 얼굴 가득 들어있었고 입술은 터져있었다.

그래서 지금 분노한 길동은 함거가 내려간 쪽으로

쫓아가는 것이다.


“조...종사관나리! 여...여길 보십시오.”


주막에 도착하자 임진용은 의금부의 나졸들에게

단종을 깨우라고 하고 주막의 방으로 들어갔었다.


“무...무슨 일이냐?”


방바닥에 앉기도 전에 밖에서 들려오는 나졸의

다급한 목소리에 임진용은 방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


“이럴 수가?”


단종이 덮었던 도포가 주막 마당에 뒹굴고 있었고

함거 위에는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가 꽂혀 있었다.

다리가 떨려 주저앉고 싶은 임진용이었지만 검을

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막의 건너편 나무 위,

검은 두건을 쓴 사람이 주막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기다. 저놈을 잡아라!”


나졸들이 등에 멘 활을 풀어 화살을 시위에 걸고

검은 두건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임진용도 재빨리 화살을 날렸다.

슉-슉-슉 파-파-팍!

십여 발의 화살이 검은 두건에게 날아갔다.

그러자 검은 두건은 자신의 몸에 화살이 박히려는

순간 몸을 나무 기둥의 뒤로 돌려 제자리로

돌아왔고 나무 기둥에 박힌 화살을 모두 뺐다.

슉-슉-슉 파-파-팍!

임진용과 나졸들이 연달아 화살을 날렸다.

그러나 검은 두건은 같은 방법으로 화살을 피하고

손에 가득 쥔 화살을 임진용과 나졸들에게 뿌렸다.

파-파-팍 파-파-팍!

윽-윽-윽-윽!

풀-썩!


“아-아-악 아-아-악!”


임진용과 나졸들을 향해 날아온 화살은 모두

임진용과 나졸들의 무릎에 박히고 말았다.

임진용을 제외하고 나졸들은 모두는 땅바닥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휘-익 착!


“이-놈! 너도 한때 단종의 백성이었다. 그런데

죄 없는 어린 임금에게 폭행이라니? 이 자리에서

죽여 버리고 싶지만 네 놈의 외숙 때문에

살려 주는 줄 알아라!”

“넌 누구냐?”


휘-익 퍽!

검은 두건은 대답 대신 손에 남아있던 화살 한 대를

임진용의 남아있는 무릎에 박아버렸다.


“으-윽! 대답해라!”


휘-익!

척-척!

검은 두건을 나뭇가지를 밟으며 멀리 사라져버렸다.

풀-썩!

이를 악물며 통증을 참으며 서 있던 임진용은

검은 두건이 사라지자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그놈이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무심한 눈빛 속에서

이글거리는 지옥의 염화! 오늘은 내가 힘이 없어서

네놈을 그냥 보내지만 다음에는 절대

네놈을 살려 보내지 않겠다.’


주막의 담장에 등을 기댄 임진용은 혜화루의

입구에서 자신과 겨뤘던 길동의 무심한 눈빛 속

염화를 생각해 내며 이를 갈고 있었다.

산채의 망루에 도착한 길동은 두 사람을 데리고

북쪽으로 향했다.


“모두 호패를 보여주시오.”


한양으로 들어가는 도성 문의 입구에는 한성부의

군졸로 보이는 병사들이 사람들의 신분을 확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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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 미래로 온 두 사람 22.06.11 282 4 12쪽
34 34. 죽음과 재벌가 +2 22.06.10 264 4 12쪽
33 33. 유구국으로 가다 22.06.09 213 4 12쪽
32 32. 장보고의 보물섬 22.06.08 219 4 12쪽
31 31. 천적 임진용 +2 22.06.07 209 4 11쪽
30 30. 홍화의 아들 +2 22.06.06 213 5 12쪽
29 29. 가짜 홍길동과 강태휴부녀 +2 22.06.05 208 3 12쪽
28 28. 세조를 만나다 +3 22.06.04 225 4 13쪽
27 27. 징치 +2 22.06.03 224 5 12쪽
26 26. 투전판 +2 22.06.02 230 6 12쪽
25 25. 탐관오리 22.06.01 226 5 12쪽
24 24. 조선인의 땅 활인장 22.05.31 237 3 12쪽
23 23. 심양위로 가다 +2 22.05.30 237 6 12쪽
» 22. 단종 22.05.29 241 6 12쪽
21 21. 양석열을 구하다 22.05.28 249 7 12쪽
20 20. 조선으로 돌아오다 22.05.27 242 6 12쪽
19 19. 정통제 즉위식 +2 22.05.26 258 8 12쪽
18 18. 경태제와 정통제 22.05.25 254 7 12쪽
17 17. 명나라로 가다 22.05.24 264 5 12쪽
16 16. 노비 22.05.22 268 3 12쪽
15 15. 정경산과 소목 22.05.22 269 3 13쪽
14 14. 역모의 시작 +1 22.05.21 285 3 13쪽
13 13. 천무로의 등천 22.05.20 287 3 12쪽
12 12. 옥월향의 죽음 22.05.19 284 3 13쪽
11 11. 스승 천무로 22.05.18 292 5 13쪽
10 10. 정을 떼다 22.05.18 292 5 11쪽
9 9. 길동과 김춘만 22.05.17 293 5 13쪽
8 8. 홍화를 만난 김춘삼 22.05.16 302 5 12쪽
7 7. 김춘만과 산적들 22.05.16 339 6 12쪽
6 6. 옥월향과 만난 홍화 22.05.15 36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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