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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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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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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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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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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4)

DUMMY

[10번째 S급 헌터, 유도진. 무혐의 인정받다.]

[유도진. 기억 탐색으로도 증거가 불충분?]

[운명 길드, 강한주 사건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로 결정. 그 이유는 몬스터의 개입?]


퇴근길 막히는 도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천하 길드의 사무실 안.


핸드폰으로 뉴스 기사를 살펴보던 조건웅의 손이 덜덜 떨리더니, 이내 화가 났는지 핸드폰을 집어 던졌다.


그의 심기를 건드린 기사 제목 때문이었다.


[천하 길드의 길드장, 조건웅. 그가 유도진을 살인범으로 몰고 간 이유는?]


유도진이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는 것보다, 자신의 이미지가 이렇게 추락했다는 것이 더욱 그를 화나게 만든 것이었다.


“야, 김용택!”

“예··· 예?”

“지금 놀고 있는 유령 길드가 누구누구 있지?”

“천랑 길드랑 주전자 길드입니다.”

“그 새x들, 유도진한테 보내. 보내서 죽이든 말든, 유도진이 나한테 잘못했다고 하게 만들어.”

“그··· 그래도 돼요?”


김용택의 물음에 조건웅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유령 길드 새x들인데 뭐가 중요해.”


그는 곧바로 갈 곳이 생겼는지, 바닥에 버려둔 핸드폰을 밟고 그대로 길드장실을 빠져나갔다.



* * *



“이게 이틀 만에 가능해?”

“아무래도 그렇죠. 힘 각성자들이 건축 업계에서 많이 일하니까요.”

“와···. 전에 살던 집에는 와 본 적이 없는데, 상당히 넓네요?”

“이번 기회로 아예 건물을 샀거든요.”

“에? 고블린 헌터님··· 혹시 재벌 2세라던가? 그래서 조건웅한테도 까불 수 있···.”

“그런 건 아닙니다.”


나의 무혐의를 축하하기 위해, 사람들은 또다시 우리 집에 모였다.


이번엔, 다 무너져 가던 집이 아닌 새로 리모델링한 집으로.


기존 1층, 스리룸이었던 집은 재해복구기구에서 건물을 수리해 주며 이층집으로 리모델링을 했다.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은 건물 안에, 2층에 따로 마련된 테라스에서는 종종 밖에서 즐기던 바비큐를 구워 먹을 공간도 생겼다.


“고기 얼른 구워줘요!”

“아, 그냥 고기 줘 봐요. 제가 보글보글로 구워버리게.”

“그거 쓰면 타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금은 그 바비큐장의 첫 개시였다.


“하하하, 조건웅, 지금 아주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말이야. 자기 원하는 대로 안 된 거잖아.”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설마, 너 찾아오는 거 아니야?”


나는 바비큐장에서 준혁과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너가 그 유명한 S급한테 흠집 하나를 만들었다는 거지.”

“나도 S급이거든?”

“그래봤자 응애 S급 애기잖아. 어? 하정아, 아이스박스 거기다 둬. 내가 옮길게.”


말과 동시에 준혁은 낑낑대며 아이스박스를 옮기고 있던 하정에게 달려가 아이스박스를 번쩍 들어 올렸다.


이번 바비큐 파티는 비암이 지갑을 열었다고 했다.


그 덕분일까, 갑자기 집 안으로 배송됐던 아이스박스 세 개엔 다양한 종류의 고기들이 들어 있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는 기본이었으며, 말고기와 양고기도 구비되어 있었다.


숯에 불이 붙은 뒤, 나는 서둘러 고기들을 그릴 위에 차례로 올려놓았다.


“형, 거기 다른 아이스박스는 이쪽으로 주세요! 인원이 많아서, 바비큐 화로도 하나 사 왔거든요.”


그리고 비암이 사 온 또 다른 바비큐 화로에는 각종 해산물이 차례로 올려졌다.


조개는 기본이며, 각종 생선에··· 대게의 다리로 보이는 것도 불판 위에 얹어졌다.


‘흐음··· 향기롭다.’


물론, 여태까지 먹었던 몬스터 고기에 비해서는 현저히 맛이 떨어지는 것들이었지만, 천천히 익어가는 각종 음식의 냄새에 절로 입가에 침이 고였다.



* * *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크랩스터를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크랩스터 종족의 괴식 수치 3%]

[이계 기생충이 새로운 음식에 만족합니다.]


< ···으음? 이게 무슨 일이더냐? 몬스터를 먹은 게냐? >

‘아냐. 그럴 리가···. 민간인들이 있는데 내가 몬스터 고기를 꺼낼 리가 없잖아.’


그리고 크랩스터라니.


처음 보는 이름의 몬스터였다.


“하하하. 도진이 형, 눈 동그래진 거 봐. 왜요? 맛있어요?”


그 사이, 열심히 음식들을 뒤집던 비암이 내 표정을 살피더니, 환하게 웃었다.


“응···. 처음 먹어보는 맛이야.”


나는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분명, 대게 다리 부분과 조개구이를 같이 먹었는데, 이 중에 몬스터 고기가 있다는 말이었다.


< 크랩스터는 게 모양의 몬스터렸다. 그렇다면 필시··· 저기 저 다리가 그것이지 않을까 싶구나. >

‘그게 왜 여기 있어? 섞여 들어왔나?’


나는 곰의 말에 기겁하며, 잘 익은 게 다리를 꺼내 먹으려는 준혁을 말렸다.


“너··· 이거 뭔 줄 알고 먹는 거야? 사기당한 거 아니야? 몬스터 다리 아니야, 이거?”

“뭐야, 너 몰라? 아, 안 먹어봤겠구나. 맞아. 이거 크랩스터 다리잖아.”


하지만 놀란 내 반응과는 달리,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며 잘 익은 다리를 입에 주욱 넣고, 하얀색 막을 걸러내는 준혁.


준혁은 이내, 꿀맛이라며 비암을 보곤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미 크랩스터라고 확답을 받았지만, 믿기지 않아 나는 다시 그 다리를 잡고는 살을 발라내 입 안에 털어 넣었다.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크랩스터를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크랩스터 종족의 괴식 수치 5.5%]


‘이게 진짜 몬스터 다리라면··· 왜 먹고 있는 거야?’


하지만 크랩스터의 다리가 가지고 있는 풍미는 상당했다.


어릴 적부터 게라면 환장했던 나였기에 알 수 있었다.


이 다리는 적절하게 대게 내장의 맛도 섞여 있을 뿐 아니라, 담백한 맛이 홍게나 킹크랩의 다리를 먹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입 먹자마자 엄청난 침이 분비됐다.


감칠맛이 엄청나다는 증거였다.


‘문제는 이걸 왜 먹냐고···. 몬스터는 나만 느낄 수 있는 맛이잖아···.’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다른 사람들도 그 다리를 하나씩 집어 먹어 가며 저마다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역시 크랩스터라니까요.”

“진짜, 이 감칠맛, 왜 우리 세계의 게들한텐 이런 맛이 안 날까.”

“그러니까요. 다리만 먹는데 어떻게 내장 맛도 섞여 있지?”


망상에 돌입하려던 순간, 준혁이 내 쪽으로 다가와 머리를 ‘꽁’ 하고 쥐어박았다.


“그만 얼 타. 도라이야. 몬스터를 왜 먹는지 궁금한 거지?”

“그치.”

“그건 ‘왜 우리가 몬스터를 안 먹고 있었을까?’부터 생각을 해봐야지.”


‘어···, 저는 이미 먹어왔는데요.’가 입에서 튀어나올 뻔한 걸 간신히 막고는 준혁을 바라봤다.


“그냥 몬스터니까 먹으면 이상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지. 그 누구도 몬스터를 먹진 않았으니까.”

“그치···? 냄새도 나고.”


하지만 계속되는 몬스터들의 침입에 시체는 쌓여만 가고, 사람들은 이 시체를 처분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했다고 준혁이 말했다.


그중 하나가 가축의 식량으로 만드는 것과 비료로 만드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가 인류의 먹거리로 바꾸는 실험이었다.


“좀 찝찝하지 않아?”

“복어에 독이 있어도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뭐겠어. 맛있잖아.”

“어··· 난 복어 안 먹어 봤어.”

“새x···. 나중에 복지리 함 먹으러 가야겠네.”


크랩스터는 복어처럼 독도 없을뿐더러, 내장은 그냥 맛이 없어서 안 먹는 것일 뿐, 먹거리로써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준혁은, 이는 각각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서 동물들의 임상실험 이후, 시제품으로 만들어 본 결과였음도 덧붙였다.


그렇게 검증된 것이 제일 먼저 ‘크랩스터’의 다리였다.


“다른 건?”

“계속 연구 중이라는데, 육지 몬스터들은 고기가 질기고, 누린내가 너무 난다고 하더라고.”


준혁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온갖 향신료를 때려 박고, 소주를 아무리 부어도 간혹 누린내가 사라지지 않는 고기들이 있었으니까.


“뭐야, 왜 끄덕여. 몬스터 누린내를 맡아본 것처럼.”

“아··· 아니, 양고기처럼 누린내가 심하면 못 먹지 않을까 해서···?”

“미x···. 그래도 양고기는 약과지.”


그치. 양고기는 약과지.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릴 위에 올려둔 크랩스터의 다리를 다시 하나 주워 먹었다.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크랩스터를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크랩스터 종족의 괴식 수치 8%]

[크랩스터의 발동 스킬인 ‘킥키’를 획득했습니다.]


천천히 맛을 음미하고 있을 때, 눈앞에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오!


< ······네놈은 밥 먹는 데에도 강해지고 있구나. >

‘이건 내가 강해지고 싶어서 강해진 게 아니야···.’


정말로 맛을 음미하기도 바쁜 시간에 스킬이 떠버렸다.


기왕 스킬을 건졌으니, 확인을 위해 시스템창을 클릭했다.


‘끽해봐야 게 몬스터니까 뭐, 강하게 집기 같은 스킬이나 떴겠지.’


[발동 스킬 : 킥키]

무기나 손끝에서 작은 방울을 만들어 낸다. 방울은 마력을 불어 넣을수록 그 크기가 커지며, 웬만한 물리 데미지에는 터지지 않는다. 방울 폭발은 시전자가 명령할 때 터지며, 폭발 시에는 사방으로 물이 튄다.


‘오? 물 마법이네?’


마법사가 다루는 원소 중에서는 불 다음으로 자주 등장하는 원소가 물이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얻은 버블 스킬은 아주 귀중한 것이었다!


“여기, 크랩스터 더 올려줘.”


사실, 기쁘긴 했지만, 맛있는 게를 듬뿍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더 기뻤지만.



* * *



“와, 완전 폭식했다.”

“넌 크랩스터만 집어먹었잖아.”

“아, 아닐걸? 고기도···.”

< 아니다. 크랩스터와 조개만 왕창 먹었잖은가! >


크흠.


식사를 마친 우리는 다 같이 뒷정리를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테라스 너머로 차 한 대가 들어서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지? 올 사람이 더 있나?”

“···몰라?”


아는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다 부른 줄 알았는데, 차 한 대는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 집 앞에 주차를 했다.


그리고 차 문이 열렸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오빠!”

“형!”


이소희와 유한송이었다.


작가의말

실제로(?) 인간들은 끊임없이 몬스터 고기를 식용으로 대체하려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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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S급 헌터(3) 24.05.03 35 2 13쪽
103 S급 헌터(2) 24.05.02 35 2 12쪽
102 S급 헌터(1) 24.05.01 43 2 11쪽
101 칠흑의 갑옷, 듀라한(6) 24.04.30 36 2 12쪽
100 칠흑의 갑옷, 듀라한(5) 24.04.29 40 2 13쪽
99 칠흑의 갑옷, 듀라한(4) 24.04.28 41 2 12쪽
98 칠흑의 갑옷, 듀라한(3) 24.04.27 41 2 13쪽
97 칠흑의 갑옷, 듀라한(2) 24.04.26 40 2 13쪽
96 칠흑의 갑옷, 듀라한(1) 24.04.25 47 2 13쪽
95 곰에 대한 의문(4) 24.04.24 42 2 12쪽
94 곰에 대한 의문(3) 24.04.23 40 2 13쪽
93 곰에 대한 의문(2) 24.04.22 38 2 12쪽
92 곰에 대한 의문(1) 24.04.21 44 2 13쪽
91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6) 24.04.20 43 2 14쪽
90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5) 24.04.19 39 2 13쪽
89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4) 24.04.18 44 1 12쪽
88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3) 24.04.17 42 1 14쪽
87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2) 24.04.16 48 1 12쪽
86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1) 24.04.15 48 1 12쪽
85 스킬의 조합(4) 24.04.14 50 1 12쪽
84 스킬의 조합(3) 24.04.13 53 1 13쪽
83 스킬의 조합(2) 24.04.12 54 2 12쪽
82 스킬의 조합(1) 24.04.11 57 2 12쪽
81 마력을 다루는 방법(4) 24.04.10 54 1 12쪽
80 마력을 다루는 방법(3) 24.04.09 5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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