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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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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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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글자수 :
892,307

작성
24.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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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S급 헌터(3)

DUMMY

“네 녀석··· 뭘 하잔 거지?”


놀란 메가는 빅스를 바라보았다.


빅스의 앞발은 대지 깊게 박혀있었고, 상당히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전투가 오랜만이군. 이대로 끝내기엔··· 너무 아쉬울 정도야.”

“뭐, 뭐라는 거냐!”


빅스는 고개를 들어 피식 웃으며 메가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너 따위, 한주먹거리도 안 된다.”

“그··· 그럼 죽여!”

“죽고 싶은 샐러맨더가 세상에 어디 있지? 애초에 너도 죽고 싶지 않아서 몸을 그렇게 개조했으면서.”


빅스는 있는 힘껏 몸을 뒤로 젖혔다.


“그러니··· 내 새로운 기술들을 버틴다면··· 살려줄 생각이야. 어디, 잘 버텨보라고. 쇳덩이.”


저게 도대체 무슨 말이란 말인가.


메가는 빅스의 제안에 잠시 어이가 없다는 듯 멈추어 섰다.


‘어차피 죽인단 거잖아!’


죽일 정도로 때릴 테니까, 안 죽으면 살려준다?


메가는 빅스의 제안이 어이없다가도, 한편으로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전까지도 그의 공격에 지릴 뻔했음에도 말이다.


“와라!”

“호오··· 맞서 싸우는 게 아니라, 맞겠단 말이냐.”

“어차피 내 공격······. 안 통하잖아!”

“너는 그 긍지가 문제다!”


메가의 태도에 빅스는 다시 분노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불꽃을 전신에 두르며 메가를 향해 몸을 날렸다.


“이것도 맞아봐라···!”


거대한 폭음.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8톤 트럭이 가만히 있는 벽에 그대로 갖다 박은 듯한 소리가 울렸다.


“이까짓 공격···. 버티면 그만이다.”


빅스와의 충돌로 인해 주변에는 먼지가 짙게 일었고, 그 먼지가 가라앉자 보이는 것은 간신히 네 발로 충돌을 버틴 메가의 모습이었다.


그에, 빅스는 메가가 재밌는 녀석이라며 호쾌하게 웃어 보였다.


‘자동 복구 능력···. 전신을 기계로 바꾼 내게, 듀라한 님은 스스로 자가 수리를 할 수 있는 기능까지 선물해 주셨다.’


그러니, 버티면 끝이다.


자신의 심장, 다른 말로는 코어. 메가는 그것만 다치지 않는다면··· 자신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빅스의 일방적인 폭행이 진행되는 순간,


“아니, 제발···. 제발, 한 마리씩 와!”


뒤에서는 둘의 전투보다 더 요란한 모습으로··· 리토가 적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정신줄 놨냐. 우리가 이렇게 많은데, 한 마리씩 달려들게?”

“아니··· 쟤넨 다 따로따로 싸우잖아! 왜, 왜 나만···!”

“쟤넨 멍청한 거야! 원래 물량에는 장사 없다고!”


숨을 헐떡이는 리토.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5마리 이상의 샐러맨더들.


심지어 그 샐러맨더들은 모두 이제 막 청소년기에 진입했을 정도 크기의 샐러맨더들이었다.


“드라코···. 도와줘!”


하는 수 없이 리토는··· 라이덴과 영혼의 결투를 하고 있는 드라코의 등 뒤에 달라붙었다.


“리토···.”

“살려줘···.”

“방해돼. 다른 쪽으로 가봐.”


드라코는 아직 전투 중이었다. 한눈을 팔 시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평소에 사냥 연습 좀 하라니까!”


그나마 리토를 도와주는 샐러맨더는 멀리서 아군들을 서포트하고 있던 라마지였다.


“엎드려, 리토! 샐새앨러!”


리토에게 말을 전한 라마지는 곧장, 입을 크게 벌리면서 리토의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는 다섯 마리의 샐러맨더를 향해 불꽃을 쏘아 보냈다.


“크윽···. 잔재주가···.”

“왜 다들 잔재주라고 하는 거지? 불꽃이 안 통하게 몸을 개조한 건 너네야···. 우리가 특별한 불을 쓰는 게 아니라고.”


그들이 평범한 샐러맨더들이었다면 아무런 데미지도 없이 그냥 지나갔을 공격들이었다.


피드의 공격도, 빅스의 공격도.


그리고 라마지의 공격도 일반 샐새앨러를 활용한 공격들이었다.


하지만 적들은 저마다 기계를 온몸에 붙이고 있는 개조된 샐러맨더였다.


그 말은 즉, 같은 샐러맨더임에도 불구하고 공격할 틈이 있다는 거였고, 그것은 바로 개조되어 철로 뒤덮인 신체였다.


그게 샐러맨더들의 고유 능력인 화염 저항을 없앨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


심지어 드라코는 그보다 더 상위의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애초에 각성이라는 것 자체가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한 특수 능력이었기에, 몬스터를 상대할 때 그 면모가 더욱 크게 작용한 것일 뿐.


“샐러맨더임을 버리고, 기계 덩어리가 되어버린 너네한테 우리는 결코지지 않는다.”


그때 라이덴과 싸우고 있던 드라코가 돌연 공격을 멈추고, 주변의 샐러맨더들을 보며 크게 소리쳤다.


“영원의 갑옷만이 우릴 지켜주실 것이다!”

“영원, 불멸을 사는 듀라한 님만이 우리의 진정한 주인이지.”

“맞아! 듀라한 님은 죽지 않는다.”


드라코의 말에도 다른 기계화 샐러맨더들은 전혀 동조하지 않았다.


“군단장은 영원하지 않아! 언젠가 듀라한, 그도 죽게 될 거야! 우리의 옛 주인, 이뮨처럼!”


드라코의 한 마디에 흔들린 것은 라이덴, 그리고 리앙뿐이었다.


드라코는 라이덴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이뮨이··· 죽어?”

“그래.”


지속된 화염 데미지에, 마지막 힘을 다해 간신히 서 있는 라이덴.


그는 이뮨이 죽었다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서 눈물이 굴러떨어졌다.


“그자가··· 좀 더 빨리 죽었다면···.”

“우린 이뮨에게 힘이 전부라고 배웠지. 그래서 우리가 힘밖에 모르고 자란 거야.”


눈을 뜨면 자동으로 전투가 시작되는 곳. 그곳이 이들이 있던 세계였다.


그런 세계에서 대부분의 몬스터는 당연히 ‘힘이 곧 정의’임을 배우고 살았다.


강하지 않으면 죽는 세계.


특히나 대지의 이뮨은 더 심했다.


약한 이들을 도구로 사용하며, 일회용품 정도로 생각하고 그들을 굴렸으니까.


“우린 이제··· 자유라는 말이야.”


라이덴이 수많은 힘을 원했던 건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드라코를 따라잡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라이벌? 난 널 라이벌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

“뭐?”

“넌 그냥··· 기회주의자야.”


라이덴은 더 이상 버티고 있을 힘조차 남아있질 않았는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드라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라이덴은 그저 드라코처럼 강해져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었던 거였다.


‘하지만··· 이렇게 끝이구나. 결국 그에게 한 발자국도 닿지 못한 채로···.’


그렇게 라이덴의 몸이 균형을 잃고 쓰러지던 때였다.


“그러니까, 이번엔 우리 쪽으로 기회를 잡아보라고.”


그를 붙잡아주는 샐러맨더는 다름 아닌, 방금 전까지 라이덴과 죽을힘을 다해 싸우던 드라코였다.


“네가 날 동경하고, 질투한다는 걸 못 느꼈을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해.”


자신을 동경하는 한 샐러맨더가, 다시는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드라코는 라이덴을 붙잡은 팔에 힘을 주었다.


“대지의 이뮨을 죽인 자. 그게 현 우리의 보스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지.”

“병x아···! 그딴 건 필요하지 않아. 네 잘난 주인도 우리의 듀라한 님에게 죽을걸?”


드라코의 말을 막은 자는 메가였다.


메가의 말에,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빅스는 다시 앞발로 메가의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우리 주인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 그러니까 잠자코 들어.”

“아니, 씨이!”


빅스의 개입에 또다시 조용해지는 전장.


그 사이에서 드라코는 샐러맨더들에게 선포했다.


“지금이라도 투항하는 자, 다시 한번··· 샐러맨더들의 땅을 밟게 해주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은··· 여기서 죽게 되겠지.”


그와 함께 드라코의 주변에서는 용암이 솟구쳤다.


전장에 흐르는 용암은 모두 드라코가 소환한 것.


불조차 없던 땅에 용암을 소환하는 것이 현 드라코의 능력이었다.


“뭐···? 살아남은 샐러맨더들이 더 있다고?”

“혹시··· 우리 아빠는?”

“나··· 이런 기계 팔을 달았는데도··· 받아주는 거야?”

“뭘 망설이는 거야! 우린 모두 듀라한 님에게 충성을 맹세한 몸이잖아! 어딜 가는 거야! 돌아와!”


단 한 마리를 제외한 모든 샐러맨더가 드라코의 곁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단 한 마리, 메가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안 돼. 멀리서··· 마력이 느껴진다. 머지않아 이쪽으로 인간들이 오겠지.’


드라코가 이런 말을 한 이유.


그것은 자신의 보스인 유도진을 위해서였다.


자신들을 감싸고 있는 유도진에게 피해를 줄 수 없으니, 빠르게 현장을 정리하기 위한 것.


적응하지 못하는 자는 나중에 처리해도 되는 일이었다.


우선은 현장을 뜨는 일이 급선무였다.


“빅스!”

“응?”

“그 자식, 멀리 내던지고 와.”

“그거야 쉽지.”


드라코의 말에, 빅스는 다시 두 발로 번쩍 서더니, 메가를 한 손으로 번쩍 들고는 그를 멀리 집어던졌다.


“이제 이동하자. 보스가 그랬어. 바닷가 쪽으로 숨어있으라고.”

“그래! 바닷가야!”


그렇게 어느새 열다섯 마리로 불어난 샐러맨더들은 유도진이 사전에 말했던 바닷가 쪽으로 향했다.


* * *


- 쾅!


멀리서 폭음이 들려온다.


그리고 무언가가 하늘 높게 날아간다.


‘저기서 도대체 무슨 일이···.’


방금 뭔가 날아갔던 곳은 분명 샐러맨더들과 헤어졌던 곳이었다.


< 방금 날아간 거··· 샐러맨더 아니냐! >

“설마···. 몬스터 같긴 했지만, 우리 애들은··· 아닐 거야. 어디 가서 맞고 다닐 애들은 아니잖아?”

< 서두르거라! >

“안 그래도 지금 내 최대 속력이야···!”


시속 180km 이상.


장롱면허인 내게 너무나도 큰 도전이었다.


심지어 이 차는 외제 차···.


- 끼익.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샐러맨더들과 헤어졌던 도로변에 도착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샐러맨더들은 남아있질 않았다.


문제는··· 기계화된 샐러맨더들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지만.


“이··· 일단··· 만나기로 한 바닷가로 가보자.”


초조했다.


방금 날아간 것이 진짜 탐사대원들 중 한 마리일까.


드라코는 믿음직했다. 그리고 그만큼 싸움 능력도 출중했다.


그럼··· 리토가 날아갔을까?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근처 바닷가 마을로 향했다.


“사아아악! 삭! 사아악! (드라코! 리토, 피드! 여기 있어?)”


그리고 바닷가에 도착하자마자, 큰 소리를 내며 샐러맨더들을 찾았다.


그때였다.


사람들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내 쪽으로 다가오는 듯, 그들의 기척이 점점 가까워졌다.


“여기 샐러··· 뭐야, 사람이잖아?”

“아··· 안녕하세요?”


저마다 중무장을 걸친 사람들.


그들은 강원도로 파견된 헌터들인 것 같았다.


“혹시, 이 주변에서 샐러맨더 소리 못 들으셨습니까?”

“샐러맨더요···?”

“아, 네. 아까, 저희 측 헌터가 바닷가 쪽으로 도망치는 샐러맨더들을 발견하고 마법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분명했다.


탐사대원들 이야기였다.


“바닷가 쪽으로요?”

“네. 혹시 근데, 누구신···.”

“S급 헌터, 유도진입니다.”

“앗···.”


사람들 무리 중 한 명이 나를 알아본 것인지, 먼저 고개를 꾸벅였다.


“제가 한 번 둘러볼 테니까, 여러분들은··· 저쪽 산 쪽으로 한 번만 부탁드릴게요.”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혼자···.”


길드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게 물었고, 나는 그에게 답변 대신 피어 이터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거기에 날카로운 눈빛까지.


“아··· 네. 알겠습니다. 저희는 그럼 산 쪽으로 가보겠습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사라지자, 조급한 마음이 뒤따랐다.


분명, 길드장은 샐러맨더들이 자기 길드원의 공격을 맞았다고 했었다.


‘거기에 맞아··· 중상이라도 입은 거라면···.’


나는 눈을 감고, 마력을 감지했다.


그리고 최대한 멀리까지 마력을 감지하기 위해, 내 마력을 주변까지 퍼뜨렸다.


드라코가 눈치챈다면··· 내 마력을 알아차리고 날 부를 터였으니까.


그리고 그때였다.


- 사아아아악! (보스으으으으!)


멀리서 드라코의 목소리가 들린 것은.


작가의말

기계화 샐러맨더들의... 합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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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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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사라진 하성우(2) 24.05.24 26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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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고장 난 아기즈(4) 24.05.21 24 3 13쪽
121 고장 난 아기즈(3) 24.05.20 29 3 12쪽
120 고장 난 아기즈(2) 24.05.19 26 3 12쪽
119 고장 난 아기즈(1) 24.05.18 29 3 14쪽
118 리치, 카르셀(2) 24.05.17 32 3 12쪽
117 리치, 카르셀(1) 24.05.16 31 2 13쪽
116 유도진과 하성우(2) 24.05.15 25 3 13쪽
115 유도진과 하성우(1) 24.05.14 31 3 13쪽
114 광신도(5) 24.05.13 33 3 13쪽
113 광신도(4) 24.05.12 28 2 13쪽
112 광신도(3) 24.05.11 26 3 12쪽
111 광신도(2) 24.05.10 25 3 12쪽
110 광신도(1) 24.05.09 33 3 13쪽
109 유도진, 진짜 휴일(4) 24.05.08 28 3 12쪽
108 유도진, 진짜 휴일(3) 24.05.07 33 3 13쪽
107 유도진, 진짜 휴일(2) 24.05.06 36 3 13쪽
106 유도진, 진짜 휴일(1) 24.05.05 37 3 12쪽
105 S급 헌터(4) 24.05.04 41 3 12쪽
» S급 헌터(3) 24.05.03 40 3 13쪽
103 S급 헌터(2) 24.05.02 40 3 12쪽
102 S급 헌터(1) 24.05.01 49 3 11쪽
101 칠흑의 갑옷, 듀라한(6) 24.04.30 44 3 12쪽
100 칠흑의 갑옷, 듀라한(5) 24.04.29 44 3 13쪽
99 칠흑의 갑옷, 듀라한(4) 24.04.28 47 3 12쪽
98 칠흑의 갑옷, 듀라한(3) 24.04.27 47 3 13쪽
97 칠흑의 갑옷, 듀라한(2) 24.04.26 46 3 13쪽
96 칠흑의 갑옷, 듀라한(1) 24.04.25 53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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