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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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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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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글자수 :
799,203

작성
24.03.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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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5)

DUMMY

두 사람은 테라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곧이어 우리가 있는 테라스로 올라왔다.


“뭐야? 출장은?”


분명 출장이 있어서 얼마 동안 한국에 없을 거라던 소희가 눈앞에 나타났다.


당황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집에 와있던 창화 길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주방에서 설거지를 돕고 있던 창화 길드의 힐러, 김현서도 두 사람의 소식에 테라스로 나와 손을 흔들었다.


그림자 숨기 스킬을 사용하던 임성재는 어느새 한송의 뒤에 나타나 그들의 짐을 챙겨 들었다.


“우리 동네가 걱정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오빠가 제일 걱정됐거든요.”

“맞아요, 형. 저희 기사 보고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 끊어서 온 거예요.”

“출장은···?”

“뭐, 본부장 알아서 하겠죠. 이번엔 저··· 제대로 삐딱선 탈 거예요.”


둘은 임성재의 안내에 따라 곧장 테라스로 올라왔다.


“와, 오빠! 이 사람들 다 뭐예요? 엄청 많네요···.”

“······형 아주 인싸네요.”


소희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망고와 자몽이를 차례로 쓰다듬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빠 곁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네요. 아, 아, 그··· 친구가 없을 거 같다는 말이 아니라···.”


소희의 말에 나는 그저 피식 웃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헌터가 되기 전에 내 인간관계는 정준혁 한 명뿐이었다. 조금 확장하자면, 준혁의 부모님까지.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같이 바비큐 파티를 할 사람들이 생겼다.


나한테 문제가 생기면 바로 달려와 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았다.


심지어는 외국에서 달려와 주는 사람까지.


“그러네. 좀 잘··· 살았나 봐? 나.”

“좀이 아닐걸요? 여기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도진이 형을 탐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소희의 말에 옆에서 그릇들을 치우던 비암도 말을 거들었다.


“내가 뒤에서 다른 길드장들이 도진이 형한테 길드 가입 요청하려는 걸 얼마나 막고 있는데.”

“어? 그래?”

“당연하죠. S급이 됐는데 왜 아직 다른 길드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없을까요?”

“아···.”


생각해 보니, 비암의 말이 맞았다.


A급만 돼도, 자신의 길드로 데려가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째서인지 나한테는 한 명도 제안을 넣질 않았으니까.


“이게 다 우리 제일 길드에서 데려가기 위함이라고요.”


그는 싱긋 웃더니,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농담이고, 도진이 형이 아직 어디 길드에 들어가려고 하는 느낌이 아니라서, 제가 막아뒀어요.”

“역시 스승님. 제자의 마음을 잘 알고 계시네요.”

“그럼요! 이게 다 제가 잘 키운 덕이라니까요.”


그렇게 모두가 한가롭게 있을 때였다.


갑자기 집 너머에 있는 산과 등산로, 도로에서 불편한 마력이 느껴졌다.


“어?”

“뭐지?”

- 메에에엥?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헌터가 몇 명인데, 설마 누가···!


한가롭게 뒷정리를 하고 있던 헌터들은 저마다 자신의 무기를 챙겨 들곤··· 마력이 불어오는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근데 이상하네요. 비암이는 산 쪽을 보고 있는데, 한송이는 왜 도로 쪽을 보고 있어요?”


일반인 소희가 준혁에게 한 물음이었다.


비암과 한송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등산로 쪽에서 불어오는 마력을 집중하고 있었고, 배하정은 내 반대편을 보고 있었으니까.


“이런 경우에는··· 두 가지긴 해. 마력이 너무 커서 주변으로 번졌거나··· 아니면, 포위당했거나.”


그때였다.


사방에서 느껴지던 마력이 동시에 우리 집 쪽으로 다가온 것은.



* * *



“유도진 씨, 마냥 선하게만 산 건 아닌가 봐요?”

“에? 전혀요? 저만큼 찌질하게 산 사람 없을걸요?”


우리를 포위한 것은 다름 아닌 ‘헌터’들이었다. 그것도 하나같이 검은 옷을 입은 헌터들.


“그럼 저 사람들이 왜···.”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편해.”


나와 유선웅이 이야기하던 사이에, 준혁이 우리 사이에 끼어들었다.


“민간인은 대피하라니까.”

“들어봐.”


내 말에도 준혁은 등산로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단호한 말에, 나는 입을 다물고 그의 말을 경청할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유도진 너를 싫어하는 놈이 딱 한 명 있잖아. 그것도, 존x 재벌인 새x.”

“아···.”


지금쯤이면 당연히 내가 혐의가 없다는 것이 기사화되어 여기저기 퍼졌을 거였다.


그리고 준혁은 ‘그걸 조건웅이 봤다면, 과연 가만히 있을까’라며 씩씩댔다.


“어떻게 해서든 네가 민간인을 위협하길 기다리는 걸 수도 있지.”

“쟤넨 민간인이 아니잖아.”

“그렇지. 오히려 민간인은··· 이쪽에 있으니까.”


준혁은 결론을 짓더니, 이내 좋은 생각이 났다며 우리를 불러 모았다.


“상대는 조건웅이 보낸 사람들일 겁니다. 우리가, 아니. 정확히는 도진이 저들을 해치길 바라는 거죠.”


헌터끼리의 싸움이지만, 자신보다 등급이 낮은 헌터를 일방적으로 해친다?


이것만큼 명예를 깎는 일은 없었으니.


더불어 이곳은 오롯이 내 땅도 아니고, 아차산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였다.


“상대측에서 ‘어? 난 그냥 산을 지나가는데 날 공격했다!’ 하면 얄짤 없이 당하는 거야.”

“확실히 증거를 잡자는 이야기네···.”


준혁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작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최대한 공격을 피하기만 하는 쪽으로 해주세요. 뭣하면··· 패죠. 뭐. 능력 안 쓰고.”

“맞아. 도진이 말대로, 우리는 최대한 공격을 사리는 겁니다. 뭣하면··· 우리 쪽에 민간인들도 있으니까, 그 사람들이 나서서···!”


이건 조건웅이 예상하지 못할 상황임이 분명했다. 애초에 우리 집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와있을 줄 몰랐겠지.


‘나도 몰랐으니까.’


긴장하며 외곽 쪽을 바라보고 있으니, 서서히 우리 집을 둘러싼 헌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 * *



“어허, 저 사람들 겁도 없이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네.”


비암은 갑자기 높게 점프하더니, 이내 지면을 바라보곤 ‘썬더 볼트’를 사용했다.


“비암! 최대한 약하게!”

“어··· 넵. 썬더 볼트 10볼트로!”


이윽고, 적들의 주머니에서 ‘파직’하고 스파크가 튀었다. 그게 다였다.


“길을 잇는 불꽃!”


배하정의 스킬이었다. 그녀는 우리 집 주변에 불길을 두르고는 헌터들의 침입을 막고 있었다.


“하정이는 최대한 힘을 아껴둬. 저 사람들이 집을 넘어오려고 하면··· 그냥 열어주고.”

“으··· 너무 분하잖아요!”

“어쩔 수 없어.”


내가 생각한 [적어도 ‘큰 피해’는 주지 말자]는 작전.


“그럼 우리도··· 공격 같은 건 못 하겠네.”


내 쪽으로 다가온 헌터들은 모두 체격이 상당한 사람들이었다. 마치, 영화에서 봤던 조폭 느낌을 주는 사람들.


“흠. 나는 이번에 얻은 스킬 좀 써봐야겠다. 위험한 스킬은 아닐 테니. 킥키!”


곧이어 내 창끝에서 작은 방울이 하나 생겨났다.


그 방울에 마력을 조금씩 불어넣자, 처음에는 사탕만 했던 방울이 점점 탁구공에서 야구공, 이젠 큰 풍선 정도로 커졌다.


‘사람을 넣기엔 충분하겠네.’


그리고, 어느 정도 크기가 적당해지자, 나는 그 방울을 적들이 있는 곳으로 날려버렸다.


“저 사람들··· 뛰는 게 너무 빨라···. 모래바람 정도면 괜찮겠지? 레레이크!”


그러자, 창끝에 맺힌 빛덩이가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마지못해 출발하는 느낌으로 스멀스멀 그들의 발밑에 떨어졌다.


“너무 강하면 안 돼!”


내 스킬이 말을 알아들은 것 같았다.


빛덩이는 살짝 깜빡이더니, 약하게 모래바람을 만들어 냈다.


모래바람의 역할은 그들을 집에서 밀어내는 역할이었다.


< 죽이질 않는다니. 제법 귀여운 발상이구나. >

‘이게 정상적인 발상이지.’


우리 작전을 의아해하는 곰을 이해시키며, 전방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내 생각대로 그들은 발밑에서 몰아치는 모래바람 덕분에 점차 집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 * *



“올 거면 와 보라 그래. 난 준비됐어. 강화! 강화!”

“그렇게 열심히 두드리면 강화가 되는 건가요?”

“이래 봬도 천재 대장장이를 우습게 보지 마세요.”

“그럼 이 프라이팬도 강화해 줄 수 있어요?”

“흐음. 줘보세요.”


도진의 집 1층 현관 바로 앞에는 현서와 소희, 지형과 선주가 긴장한 채 서 있었다.


소희는 손에 프라이팬, 지형은 손에 단조 망치를 든 채로 말이다.


그들이 모여있던 이유는 도진이 한 말을 시행하기 위함이었다.


“혹시라도 문을 열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민간인인 소희가 그 사람들의 머리를 후려쳐. 현서 씨는··· 기절한 사람들을 회복시켜 주시고요.”


지형은 벽을 강화해서 부수지 못하게 하는 역할, 선주는 이후 현서와 함께 쓰러진 사람들을 묶는 역할이었다.


“집 벽에 단단하다고 알려진 둔켈 토드를 박아 넣었으니까, 적들이 벽을 부수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렇게 단조 망치를 인벤토리 주머니에 집어넣는 이지형.


그와 동시에, 집 벽에 ‘쾅쾅’하고 공격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얼마 뒤, 잠잠해진 바깥.


그리고,


도진의 집 문이 서서히 열렸다.


- 깡!

- 깡!

- 까아앙!


준혁이 했던 이야기대로, 소희의 프라이팬이 그들을 습격했다.


지형에 의해 한층 강화된 프라이팬에 맞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현서 씨.”

“네! 선생님!”


그 즉시, 현서와 선주는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의 손발을 묶으며, 1층 거실 한복판에 차곡차곡 그들을 진열했다.



* * *



“누가 보냈지?”

“무슨 소리지? 우리 길드는 스스로 왔다. S급 빌런을 잡으면 포상금이 어마어마하다지?”

“빌런이 아니라는 건 이미 알지 않아?”

“그랬나? 잘 모르겠군.”


상황이 정리된 이후, 비암과 준혁이 주축이 되어 그들을 깨웠고, 누가 이런 명령을 내렸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일반 시민을 이렇게 해도 된다는 건가?”

“일반 시민? 일반 시민이 적의를 가지고 이렇게 쳐들어올 수도 있나?”

“우린 그냥··· 그래, 여기에 샐러맨더가 있다고 해서 왔을 뿐이다!”


그들의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를 계속 듣기도 지쳤기에 나는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다.


작가의말

이래서얀... S급이 되어도 마음이 편하질 않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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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S급 헌터(3) 24.05.03 35 2 13쪽
103 S급 헌터(2) 24.05.02 35 2 12쪽
102 S급 헌터(1) 24.05.01 43 2 11쪽
101 칠흑의 갑옷, 듀라한(6) 24.04.30 36 2 12쪽
100 칠흑의 갑옷, 듀라한(5) 24.04.29 40 2 13쪽
99 칠흑의 갑옷, 듀라한(4) 24.04.28 41 2 12쪽
98 칠흑의 갑옷, 듀라한(3) 24.04.27 41 2 13쪽
97 칠흑의 갑옷, 듀라한(2) 24.04.26 40 2 13쪽
96 칠흑의 갑옷, 듀라한(1) 24.04.25 47 2 13쪽
95 곰에 대한 의문(4) 24.04.24 42 2 12쪽
94 곰에 대한 의문(3) 24.04.23 40 2 13쪽
93 곰에 대한 의문(2) 24.04.22 38 2 12쪽
92 곰에 대한 의문(1) 24.04.21 44 2 13쪽
91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6) 24.04.20 43 2 14쪽
90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5) 24.04.19 39 2 13쪽
89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4) 24.04.18 44 1 12쪽
88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3) 24.04.17 42 1 14쪽
87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2) 24.04.16 48 1 12쪽
86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1) 24.04.15 48 1 12쪽
85 스킬의 조합(4) 24.04.14 50 1 12쪽
84 스킬의 조합(3) 24.04.13 53 1 13쪽
83 스킬의 조합(2) 24.04.12 54 2 12쪽
82 스킬의 조합(1) 24.04.11 57 2 12쪽
81 마력을 다루는 방법(4) 24.04.10 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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