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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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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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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4.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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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스킬의 조합(3)

DUMMY

‘이 구슬, 다른 사람들 눈에는 안 보이는 거야?’

< 당연할 게다. 그건 임의로 형상화된 마력 덩어리니까. >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물어봤지만, 곰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지 내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그에게 긴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은 늦은 밤이 되어서였다.



* * *



“어, 준혁아.”

- 게이트 공략 잘 마쳤냐? 남동우 걔가 귀찮게 안 했어?

“그 새x 안 나왔어!”

-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너 거기 있어봐. 내가 갈게.


게이트 공략이 완료된 이후, 헌터 협회에서 보낸 사체 처리반이 도착하고 나서야 우리는 해산할 수 있었다.


‘선 넘은 참견일 수 있겠지만, B팀은··· 문제가 많아. 두 사람을 빼면.’


그들이 떠난 뒤, 나는 곧장 준혁에게 연락했다.


얼마 뒤, 내 불평 섞인 말에 준혁이 현장으로 왔고, 나는 근처 카페에서 오늘 있었던 일을 모조리 털어놓았다.


“지금 B팀은 그나마··· 태솔이 형이나 주진이 형이 터치를 잘 안 하는 팀이긴 했는데, 그런 일이 있었어?”

“나를 용병으로 데려왔다고 휴가 간 매니저. 싸우기 싫어하는 헌터들. 이게 지금 B팀의 실상 같다.”


내 말에 준혁은 한숨을 한 번 내뱉더니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었다.


“내가 이래 보여도 미르 길드 창립 매니저거든? 나한테도 이럴만한 힘은 있어. 남동우 그 새x는 일단 잘라야겠다.”

“그래도 돼?”

“그래도 되는 정도가 아니야. 이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이 들었으면 왜 자르기만 했냐고 욕할 판이라고.”


그러더니 이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준혁.


이윽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마자 버럭 화를 낸다.


“남동우 이 새x야! 너는 현장 매니저라는 새x가 현장을 안 나가? 뭐? 휴가? 미x 거 아니야?”

- 아니, 선배님. 그게 아니라···. 저 오늘 출근했···.

“하기는. 병x아. 유도진한테 다 들었어. 너 휴가 갔다며.”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남동우라는 사람의 당황한 목소리.


- 그게··· 그··· 부모님이 아프셔서···.

“주변에 들리는 사람들 웃음소리부터 없애고 거짓말을 하던가. 너는 새x야. 내일부터 나오지 마.”

- 아니. 주, 준혁······.


후에 남동우라는 사람에게 듣고 보니, ‘휴가’를 썼다는 말 자체도 거짓말이었으며, 준혁이 나와 친분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했다.


“미안하다. B팀이 이렇게 개판으로 흘러갈 줄 몰랐어.”

“에이,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내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준혁에게 대꾸하자, 준혁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뭐가 불만인지 다시 화난 표정을 지었다.


“너 말이야, 이제 S급이야. 한 번씩 용병으로 뛰었을 때, 불만인 거 그냥 말해도 돼. 그렇게 꾹 안 참아도 된다고··· 또 무슨 일이야.”


그의 말에 나는 잠깐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자 다시 한숨을 내뱉는 준혁의 모습에 나는 전투 중에 느꼈던 B팀의 불필요성을 다시금 언급했다.


“선 넘는 발언인 건 아는데, 지금 B팀···. 멤버를 다시 짜든가 없애는 게···.”


내 말에 준혁은 아무 대꾸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준혁의 무반응에 나는 한 번 더 실상을 말해 보기로 했다.


“싸우기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굳이 길드에 있어서 뭐 할까 싶어. 길드 평판도 나빠지지 않을까?”


잠시 뒤, 가만히 듣고 있던 준혁의 입이 무겁게 떨어졌다.


“······전부 다 쓸모가 없었나?”

“아니, 전부는 아니고. 민재윤이랑 박성태 헌터는 그래도 괜찮았어. 저번에 만난 적 있었거든.”

“그··· 초대형 몬스터 때 말하는 거지?”

“응. 그 일 이후에 사람이 좀 태연해졌다고 해야 하나. 그냥 주저 없이 싸우던데.”


약간의 대화. 그 끝에 준혁은 한숨을 한 번 내뱉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새x야! 이렇게 해야지. 너 S급 헌터야. 지금 이 카페에도 너 알아보고 우리 쪽 힐긋거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하하···.”

“너, 어디 가서 굽힐 사람 아니야. 적어도 대한민국에 너보다 강한 사람 몇 없어. 그러니까, 당당해져.”

“넴···.”

“넴···은 지x! 그리고 헌터들, 용병들 후기 듣는 게 매니저의 할 일인데, 당연히 해 줘야지.”


준혁은 내게 ‘더 떳떳해도 돼.’라고 말한 뒤, 다시 일터로 복귀했다.


나는 홀로 카페에 남아 주머니에 넣어둔 붉은 구슬을 꺼내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곰.”


이 구슬이 뭔지, 어째서 내 눈에만 보이는지.


그리고 곰은 왜 이 구슬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곰은 대답이 없었다.


“마력이 형상화된 나만 볼 수 있는 아이템···.”


꿈속 존재에게 이 구슬에 대해 물어보면 알려줄 것 같은데, 그 이후부터는 꿈에 나타난 적이 없었다.


“다시 얻었으니까, 이제 또 꿈에 나타나는 거 아니야?”


카페 테이블에 엎드린 채, 눈을 감았지만 잠이 올 리가 없었다.


지금, 내게 명쾌한 해답을 해줄 수 있는 존재는···.


이번에도 기생충 ‘곰’뿐이었다.


“어휴···. 무슨 강아지도 아니고, 항상 기다리기만 하네.”


한숨을 내뱉던 그때, 누군가 내 앞에 앉았다.


“에? 누구 얘기해요? 기다리는 사람 있어요?”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아는 얼굴이었다.


일광 길드의 정찬영. 염동력으로 단검을 휘두르는 딜러계 헌터였다.


“어? 여긴 어쩐 일이에요?”

“아하하, 저 길드 면접 보러요. 알다시피··· 일광 길드가 터졌거든요. 하하···.”

“아···.”

“일광 길드를 나가려고 생각은 했었는데, 막상 길드가 터져버리니까 아무 준비도 못 했던 거 있죠···.”

“그렇긴 하지. 갑자기 벌어진 일이니까.”


내 말에 찬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어디 길드 들어가려고요? 좀 이름 있는 곳이라도 들어가나?”

“아뇨. B급 헌터님이 이번에 길드를 새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면접을 보러 온 거예요.”

“에? 그래도··· 아무것도 없는 생초보 길드 아니에요?”

“아, 그렇긴 한데···. 이게 좀 더 편할 것 같아서요. 일찌감치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잡는 게 편하죠.”


D급 헌터 정찬영은 강한주에게 죽임을 당할 뻔했던 사람일 뿐 아니라, A급 헌터의 밑에서 온갖 잡일을 도맡아 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고생이 많네요.”

“고생은요. 저야 D급이지만, 헌터님은 S급이잖아요. 이야, 다시 한번 헌터님의 오더가 듣고 싶어요.”

“하하···. 언젠가 그렇지 않을까요?”

“정말요? 그땐, 더··· 더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겠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찬영은 시간이 되었다며 먼저 자리를 떠났고, 그 뒤로 나 역시 집으로 돌아갔다.


‘이럴 시간에 몬스터 고기나 먹고 스펙 업이나 할 걸 그랬다.’


게이트 안, 창고에는 아직 맛도 보지 못한 몬스터들이 한가득했다.


언젠가 먹어야지, 먹어야지, 하면서도 미뤄둔 것들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좀 참을성이 는 것 같··· 아, 오늘 산지 직송으로 다 뜯어 먹었구나···. 참을성 다 뒤졌네···.”


그래도 비축분이 있다는 생각에 괜스레 나 스스로가 성장한 기분이었다.


‘그건 핑계구나!’라고 말할 법도 한 곰은 여전히 조용한 상태였다.



* * *



“오빠! 나 내일부터 출근한다?”


집으로 돌아오니, 파티가 진행 중이었다.


가볍게 치킨과 피자를 주문한 정은진, 그리고 그 옆에는 믿지 못하는 표정의 준혁이 앉아있었다.


“출근한다고? 너가?”

“응! 나, 길드 면접 합격했지롱. 이건 내가 사는 합격 기념 파티!”

“이야···. 대단하다. 헌터 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길드를 들어가?”

“사실 그동안 접촉이 온 곳은 많았는데··· 돈을 많이 안 주더라고. 근데 이번에 새로 만들었다는 길드가 있는데···.”


나는 자연스럽게 식탁에 앉았다.


은진이 주문한 치킨은 스핑클이었다.


‘이미 스핑클보다 더 맛있는 몬스터 스핑클을 먹었는데··· 저게 맛있을까···.’


은진의 이야기를 대충 한 귀로 흘리며 스핑클을 집어 들자, 내 생각과는 다르게 입 안에선 벌써 침이 고이고 있었다.


‘그래. 한 번 스핑클은 영원한 스핑클이지.’


초창기에는 더 이상 일반 음식으로는 맛을 느끼지 못할까봐 불안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일반 음식들에선 본연의 맛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정말 다행이고 말고···.’


생각을 거두곤 지금의 현실을 만족하며, 파티를 즐기려던 그때였다.


< 미안하다. 짐이 좀 오래 걸렸구나. >


집?을 나갔던 곰이 돌아온 것이었다.


‘나 지금 밥 먹는 중이니까 나중에 대화하자.’

< 알겠네. >


준혁과 단둘이 밥을 먹는 상황이었다면, 먹으면서 대화를 나눴겠지만, 지금은··· 눈치 빠른 은진이 함께였다.


나는 우선 눈앞에 보이는 피자, 치킨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니, 도진 오빠 제법 유명하던데?”

“응?”

“우리 길마님도 오빠를 알던데?”

“그건 내가 S급이라서 그런 거 아닐까?”

“아냐. 아주 유도진을 영입하겠다며 눈에 불을 켜는 거 같았어.”

“하하···. 고생하시네. 그래서 길드 이름은?”

“방방이었나? 밤밤? 아, 반밤!”


반밤 길드.


언제 한 번, 은진이를 위해서라도 반밤 길드에 찾아가 볼까 생각했다.


그러던 찰나, 준혁이 내 생각을 읽었는지 빠르게 나를 말려 세웠다.


“너 혹시라도 은진이 보려고 반밤 길드 용병 뛸 생각이라면 하지 마라.”

“와씨, 너 솔직히 말해봐. 각성했지? 속마음 읽는 능력 있지?”

“너 새x 생각은 뻔하지. 정은진, 너도 괜히 어디 가서 유도진 이름 팔고 다니지 말고.”

“내가 오빠 넌 줄 알아? 절대 안 하지. 낙하산이 싫어서 미르 길드도 안 들어갔는데 그럴까 봐?”

점차 얘기가 길어지는 것 같았기에, 우선 나는 두 사람끼리 이야기를 하라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곰을 불렀다.


‘지금 말해줘.’

< 알겠네. >


곰은 많은 사실을 알려주었다.


나는 하루 종일 입었던 옷을 갈아입으며 그가 보낸 채팅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 일단··· 오늘 짐이 말이 없었던 이유부터 설명하겠네. 마력을 이용하면 내면의 세계에 돌입할 수 있네···. 그곳에서 이런저런 실험을 하다 보니 네 말을 들을 수가 없더구나. >


내면세계? 마력을 이용하면?


아무래도 정신 집중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우선 계속해서 곰의 채팅을 읽어나갔다.


< 그동안 시스템의 간섭에 의해 그대에게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돌이켜 보았네. 그대가 강해지면 모두 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틀린 것이더구나. >

‘뭔데 그래서?’

< 만난 적들에 한해서 이야기가 가능한 것 같았다. 대지의 군단장 ‘이뮨’을 만나, 그 위의 ‘종말의 군주 클러스터’까지 시스템 개입이 풀렸더군. >

‘잠깐, 클러스터? 그게··· 군주 이름이야?’


처음 듣는 이름. 게다가 그것은 ‘군주’였다.


“그··· 그게, 군주급이라고? 대지의 이뮨보다 강한 거야?”


순간 당황해서 입 밖으로 나온 말.


그에 나는 문 쪽을 한 번 더 바라보곤 주의하며 채팅창에 집중했다.


< &@*!$에는 총 5명의 군주가 있다. 그리고 그 중, 네게 전할 수 있는 정보는 총 두 개. 레데르 피어 위의 심연의 군주, 이뮨 위의 종말의 군주에 대한 정보뿐이지. >

‘나머지는?’

< 네게 아직 허용되지 않는 정보인 듯싶구나. 아무래도 네가 만난 군단장에 따라 시스템의 개입이 줄어드는 것 같다. >


5명의 군주.


곰은 우리 세계를 노리는 군주가 총 5명이라고 전했다.


< 우선, 짐이 전달할 수 있는 정보들만 그대에게 전달해 보겠네만···. 앞으로 그대가 싸워야 할 적들의 정보이니 알아두어도 독이 되진 않을 터. >


그리고···


곰은 이전보다도 더 놀라운 것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은진이가 과연... 제대로 된 길드에 들어간 것일까!

그리고 드디어 밝혀지는(?) 저쪽 세계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이야~ 이거 갓작... 갓... 가...ㅅ... 아무튼 나한텐 갓작이 맞음!!!!! 쒸익...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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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유도진과 하성우(1) 24.05.14 25 2 13쪽
114 광신도(5) 24.05.13 28 2 13쪽
113 광신도(4) 24.05.12 24 2 13쪽
112 광신도(3) 24.05.11 24 2 12쪽
111 광신도(2) 24.05.10 23 2 12쪽
110 광신도(1) 24.05.09 30 2 13쪽
109 유도진, 진짜 휴일(4) 24.05.08 26 2 12쪽
108 유도진, 진짜 휴일(3) 24.05.07 30 2 13쪽
107 유도진, 진짜 휴일(2) 24.05.06 34 2 13쪽
106 유도진, 진짜 휴일(1) 24.05.05 35 2 12쪽
105 S급 헌터(4) 24.05.04 38 2 12쪽
104 S급 헌터(3) 24.05.03 38 2 13쪽
103 S급 헌터(2) 24.05.02 38 2 12쪽
102 S급 헌터(1) 24.05.01 46 2 11쪽
101 칠흑의 갑옷, 듀라한(6) 24.04.30 40 2 12쪽
100 칠흑의 갑옷, 듀라한(5) 24.04.29 42 2 13쪽
99 칠흑의 갑옷, 듀라한(4) 24.04.28 44 2 12쪽
98 칠흑의 갑옷, 듀라한(3) 24.04.27 44 2 13쪽
97 칠흑의 갑옷, 듀라한(2) 24.04.26 43 2 13쪽
96 칠흑의 갑옷, 듀라한(1) 24.04.25 50 2 13쪽
95 곰에 대한 의문(4) 24.04.24 45 2 12쪽
94 곰에 대한 의문(3) 24.04.23 43 2 13쪽
93 곰에 대한 의문(2) 24.04.22 40 2 12쪽
92 곰에 대한 의문(1) 24.04.21 49 2 13쪽
91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6) 24.04.20 47 2 14쪽
90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5) 24.04.19 41 2 13쪽
89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4) 24.04.18 4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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