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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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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5.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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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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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스킬의 조합(2)

DUMMY

“와···. 저게 와이번···.”

“저렇게 큰 게 일반 몬스터···?”


그럴 리가 없었다.


게이트에 넣어둔 와이번 사체 중에서도 저렇게 큰 것은 없었으니까.


딱 봐도 5m는 되어 보이는 우람한 몸, 거대한 날개, 엄청난 다리 근육.


저 와이번을 순간 드래곤이라고 착각한 이유는, 그것의 몸에 자라있는 두 개의 팔 때문이었다.


본래 와이번은 두 개의 팔 대신 날개가 돋아 있기 마련이었으니.


특정 몬스터 중에서 유독 강하거나, 다른 특징을 가진 몬스터.


‘······보스 몬스터!’


녀석은 이 게이트의 보스 몬스터였다.


“모두 숲으로 피해요!”


날아다니는 일반 와이번을 마주하기도 전에 보스 몬스터와 마주한 우리는 황급히 숲으로 도망쳤다.


- 키에에에에에엑!


보스 와이번이 크게 울부짖자, 절벽이 움찔거리는 듯싶더니 이내 수십 마리의 와이번이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 끼에에에에엑!

- 쿠에에엑!


하늘로 날아오른 와이번 무리들은 우리 쪽으로 돌진했다.


“먼저 도망가세요!”


나는 길드원들을 먼저 숲 쪽으로 대피시킨 뒤, 홀로 자리에 멈추어 섰다.


‘C급 사람들은, 한 번에 몰아치는 와이번들이랑 싸우기 힘들 거야.’


나는 창을 꽉 붙잡았다.


“내가 아직 너 이름을 안 지어줬구나.”


나는 창을 한 번 바라본 뒤, 싱긋 웃어 보였다.


“넌······. 피어 이터다.”


공포를 잡아먹고, 이터의 의지를 잇는 창.


또한 레데르 피어를 죽인 창.


< 뭐냐, 그 해괴망측한 이름은···. >

‘뭐가 어때서!’


나는 피어 이터를 뒤로 쭉 빼며 투창 자세를 취했다.


“고블리자!”


피어 이터는 수많은 바람 칼날을 만들어 내며 앞으로 빠르게 뻗어나갔다.


“돌아와!”


두 마리의 와이번을 꿰뚫은 피어 이터는 내 말에 곧장 다시 내 쪽으로 돌아오며, 한 마리를 더 땅으로 추락시켰다.


- 끼에에에엑!

- 쿠에에엑!


와이번 몇 마리가 나를 향해 돌진하고 있을 쯤, 이번에는 피어 이터를 하늘 높게 들곤 다른 스킬을 사용했다.


“끼릭끽끽!”


내 머리 위로 만들어진 수많은 거미줄은 마치 방어막이라도 쳐진 듯, 단단하게 얽혔다.


- 끼엥?

- 쿩···!


그 덕에 쏜살같이 땅으로 내려오던 와이번들은 거미줄이 온몸에 감기며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다.


“꾸름!”


쉴 틈은 없었다.


몇 마리가 쓰러졌다고 해서 몬스터들이 나를 보고 도망갈 리는 없었으니까.


나는 곧바로 피어 이터를 고쳐 잡고, ‘모래 알갱이들을 창날로 만들어 날리는 스킬’인 꾸름을 쏘아 보냈다.


- 꾸에에엑!


그러나 빠르게 날아가던 공격은 보스 몬스터의 날갯짓 한 번으로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보스 몬스터가 너무 걸리적거리는데?”


보스 와이번을 향한 공격들은 일반 와이번들이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막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다고 일반 와이번을 공격하면 보스 몬스터의 날갯짓으로 닿질 않았다.


몇 번의 공격을 더 해봤지만, 내 공격이 보스 몬스터에게 닿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 * *



- 쿵.

- 쿠궁!


반면, 유도진과 함께 게이트 토벌에 참가한 헌터들은 유도진의 말대로 숲속에 숨어서 와이번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또 떨어졌어!”

“역시 S급 헌터다. 이렇게 버스를 타는 건가.”

“저거 안 도와줘도 되는 거겠지?”

“S급 헌터님이 숨어 있으랬잖아.”


그들은 하염없이 떨어져 내리는 와이번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두 사람만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가야겠지?”

“그렇겠지?”


과거, 유도진에게 한 번 도움을 받았던 민재윤과 박성태였다.


땅에 내려놓았던 방패를 주워 드는 박성태.


그런 그의 모습을 본 고상혁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뭐 하시게요?”

“당연히 도와줘야죠.”

“에이, 그냥 있어요. S급 버스 타는데, 뭐 하러 사서 고생을 하십니까.”

“도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물론,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지 게이트는 유도진 혼자서도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한 일이었다.


“괜히 나섰다가 S급 행동반경에 방해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 말에 다른 길드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민윤재가 먼저 숲속을 벗어나 유도진에게 달려갔고, 그의 뒤를 따라 박성태도 숲에서 뛰쳐나갔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으면 뭐 하러 헌터가 된 거예요?”


한 마디를 남긴 채 말이다.



* * *



“역시, 헌터님한테만 모든 걸 맡기는 건 불편하네요.”

“맞아. 저번에도··· 초대형 몬스터한테 호되게 당하신 거 같던데, 우리가 대신 고기 방패라도 해줄게요.”


어떻게 하면 보스 몬스터에게 내 공격을 닿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내 곁으로 두 사람이 다가왔다.


“하하··· 고기 방패라뇨! 오히려 고마워요!”


뒤를 돌아보니, 스멀스멀 다른 길드원들도 숲에서 나오며 대형을 만들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을 보니 마지못해 싸움에 끼어든 모양이었다.


< 아무래도 이 두 사람만 점수 따는 게 아니꼬운 것 같구나. >

‘그러게.’


고상혁. 그는 내게 다가오며 환한 미소를 지었고, 이윽고 내게 말을 걸었다.


언제 ‘마지못해 싸우는 표정’을 지었냐는 듯 환한 미소였다.


“이야. 헌터님, 왜 헌터님이 S급인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다른 길드원들을 소중히 생각해 주시고···.”

“아, 예······.”

“하지만, 숲속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할 거면 난 왜 헌터가 됐는지요! 그래서 헌터님을 돕고 싶습니다! 제가 뭘 하면 될까요?”


그의 말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주변을 보니, 박성태도 한숨을 내뱉는 것 같았다.


“자, 모두. 지금부터 공략법을 알려드릴게요. 우선, 민재윤 헌터님. 스킬로 하늘의 와이번들을 떨어뜨려 주세요. 감전이면 마비 기능이 있죠?”

“아! 네!”

“그리고 박성태 헌터님과 오상훈 헌터님은 땅으로 추락한 와이번들을 상대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네!”

“지금부터 탱커는 없습니다. 모두가 딜러여야 이 게이트를 공략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가끔가다 와이번들이 땅으로 빠르게 내려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걸 대비하기 위해 탱커를 세울 필요는 없었다.


‘1번의 공격을 막기보단 100번의 공격을 하는 게 낫다.’


만에 하나라도 있을 사태 때문에, 공격이 가능한 헌터를 탱커로 세워두기엔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상혁 씨!”

“네! 헌터님, 어떤 명령이든지 준비되었습니다!”


후···.


한숨을 한 번 내뱉고는 그에게 공략법을 전달했다.


“곳곳에 제가 거미줄을 만들어 둔 게 있습니다. 그걸 불태우는 식으로 화염 마법을 활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 넵! 확실히 이해했습니다!”


말을 마친 뒤, 나는 홀로 남아있는 차명지 힐러에게 다가갔다.


“힐러님은 다친 사람이 있으면 그때 움직이시면 됩니다. 그때까지 제 뒤에 계세요.”

“에···. 넵! 감사합니다!”


그렇게 두 번째 전투가 시작되었다.


“찌릿-플라이!”


재윤의 찌릿-플라이가 먼저 하늘의 와이번들을 감전시켰다.


“떨어집니다!”

- 쿵!

- 쿠궁!


내 오더대로, 땅으로 추락한 와이번들을 사냥하는 박성태와 오상훈.


박성태는 양손에 방패를 장착한 뒤, 몬스터들을 찍어 눌렀다.


오상훈은 봉을 휘두르며 몬스터들 사이를 휩쓸었다.


‘어떠냐. 물량 싸움이면 우리도 물량으로 간다.’


나는 하늘 위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보스 와이번을 노려보았다.


- 키엑.


그것은 잠시 나를 비웃더니, 이내 내 쪽으로 빠르게 하강했다.


“와라!”

- 키에에에에엑!


나는 피어 이터를 뒤로 쭉 뺀 뒤, 나를 향해 하강하는 보스 와이번을 겨냥했다.


하지만 그때.


- 척.


당연히 나를 들이받을 줄 알았던 그것은 내 양쪽 어깨를 잡더니, 곧장 하늘로 날아올랐다.


“헌터님!”

“괜찮아요! 페이스 잃지 말아요! 계속 싸워요!”


단단한 와이번의 발톱이 어깨를 파고드는 게 느껴졌다.


“크흣···.”


자연치유로 금방 메꿔질 흉터였지만, 통증만큼은 견딜 수가 없었다.


“넌 날 들고 올라온 게 실수였어.”

- 키엑?

“나랑 가깝게 붙어 있잖아? 임프프!”


임프프.


‘이번 게이트에서 못 쓸 거라 생각했던 스킬인데.’


와이번이 간과한 것은 두 가지다.


임프의 촉수 스킬이 인간에게 있을 줄 몰랐던 것.


그리고 킹뱃의 활강 스킬이 인간에게 있을 줄 몰랐던 것.


“아무래도 날 높은 곳에서 떨어뜨릴 생각이었겠지?”


창끝에서 임프프의 촉수가 뻗어 나오더니, 와이번의 다리에 그대로 꽂혔다.


와이번은 순간, 몸이 저릿한지 그대로 날갯짓을 멈추었다.


그리고 곧바로 땅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 키에에에엑···!

< 이대로 있으면 둘 다 죽는다고 하는구나. >

“누가 그래? 둘 다 죽는다고?”


나는 힘이 빠진 와이번의 다리를 툭 쳐서 어깨에 박힌 발톱을 빼내었다.


와이번에게서 탈출해 자유의 몸이 되자, 내 몸은 까마득한 높이의 공중에서 자유낙하를 하고 있었다.


[지속 스킬 ‘활강’이 활성화됩니다.]


나는 능숙하게 양팔을 벌려 유유히 활강하며 땅으로 추락하는 보스 몬스터를 바라보았다.


“버어언!”


그리곤 땅으로 추락한 와이번을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창끝은 붉게 물들며 밑 방향으로 화염을 토했다.


“고블리자!”

검붉은 화염이 피어 이터를 감싸자, 나는 있는 힘껏 창을 내던졌다.


바람 칼날과 함께 밑으로 추락하는 피어 이터.


- 키에에에에엑!


수많은 바람 칼날을 맞으며 비명을 토해내던 보스 와이번은 그대로 사망했다.


“거··· 되게 귀찮은 몬스터였네.”


나는 추락한 보스의 시체 위에 올라선 뒤, 그것의 몸에 박혀있던 피어 이터를 뽑아 올렸다.


- 구구궁···.


그와 동시에 게이트가 열리는 진동이 일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니,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지 않던 사람, 고상혁은 추락하는 보스 와이번 밑에 있었는지 그 사체 옆에 주저앉아 있었다.


지린 채로···.


“보스 몬스터도 사라졌으니, 얼른··· 정리하고 나가시죠!”

“좋습니다!”


나는 그런 고상혁에게 아무 말도 건네지 않았다.


무슨 말도 위로가 되질 않을 걸 알았기에······.


- 딸그랑.


보스 몬스터의 몸 위에서 내려오려던 그때, 내 발에 무언가가 채였다.


‘구슬?’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낯익은 구슬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이걸 어디서 봤지?’


본 적이 있다고 해야 할지, 없다고 해야 할지.


애매한 기분에 그 구슬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그때, 한 기억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내 그대를 위해, 작디작은 선물을 선사하겠다. 부디, 이 작은 바람이 그대를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이 되길 바란다.”


“이건 분명··· 꿈에서···.”


꿈속 누군가가 만들어 준 구슬.


그걸로 고블고블과 리자드리자가 합성되었다.


< 그게 어찌 나왔단 말인가!? >


그때, 곰은 무언가 아는 것이 있다는 듯 내 손에 들린 구슬을 보고 놀란 눈치였다.


< 어쩌면··· 짐과 관련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구나···. >

‘그게 무슨 말이야?’


그때였다.


“헌터님, 손에 뭐 있어요? 왜 손을 보면서 가만히 있어요?”

“에? 이 구슬 보고 있는데요?”

“무슨··· 구슬이요?”


재윤의 눈에는, 아니. 다른 모두의 눈에는 이 구슬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작가의말

따끈한... 와이번의 구슬을 얻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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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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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6) 24.04.20 38 1 14쪽
90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5) 24.04.19 34 1 13쪽
89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4) 24.04.18 37 1 12쪽
88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3) 24.04.17 36 1 14쪽
87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2) 24.04.16 39 1 12쪽
86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1) 24.04.15 42 1 12쪽
85 스킬의 조합(4) 24.04.14 45 1 12쪽
84 스킬의 조합(3) 24.04.13 48 1 13쪽
» 스킬의 조합(2) 24.04.12 49 2 12쪽
82 스킬의 조합(1) 24.04.11 52 2 12쪽
81 마력을 다루는 방법(4) 24.04.10 49 1 12쪽
80 마력을 다루는 방법(3) 24.04.09 48 1 14쪽
79 마력을 다루는 방법(2) 24.04.08 50 0 13쪽
78 마력을 다루는 방법(1) 24.04.07 5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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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뉴비 헌터를 키워라(5) 24.04.05 48 1 12쪽
75 뉴비 헌터를 키워라(4) 24.04.04 49 1 13쪽
74 뉴비 헌터를 키워라(3) 24.04.03 49 1 13쪽
73 뉴비 헌터를 키워라(2) +1 24.04.02 52 1 12쪽
72 뉴비 헌터를 키워라(1) 24.04.01 58 1 10쪽
71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6) 24.03.31 55 1 12쪽
70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5) 24.03.30 61 1 11쪽
69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4) 24.03.29 53 1 11쪽
68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3) 24.03.29 51 1 12쪽
67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2) 24.03.28 64 1 12쪽
66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1) +1 24.03.27 64 1 11쪽
65 강한주를 죽인 자(4) 24.03.26 6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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