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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의 서재

버스기사의 이세계 슬로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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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
작품등록일 :
2024.02.01 16:18
최근연재일 :
2024.07.01 19:45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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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글자수 :
567,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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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3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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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2화 두 번째 계획

DUMMY

102화 두 번째 계획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교황청의 1층 접수처에 있던 접수원이 물었다.


잔뜩 긴장한 험멜은 바로 말하지 못하고 머뭇거렸으나 필립이 옆에서 옆구리를 찌르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또박또박 약속된 행동을 취했다.


“그 딸아이의 면회를 하러 왔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럼, 따님분 성함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피... 피렌티아.”


“피렌티아... 피렌티아. 흠.”


접수원이 수정구에 신성력을 주입하자, 보랏빛 수정구가 밝은 빛을 비추기 시작했다.


접수원은 수정구에 저장된 정보를 읽기 위해 피렌티아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수정구에서 피렌티아라는 이름을 찾았다.


“동명이인분이 많아서 그러는데 따님분 풀네임이 어떻게 되시나요?”


“피렌티아 와이스너입니다.”


“와이스너... 와이스너...”


접수원은 이름을 반복적으로 외치며 다시 수정구에서 그 이름을 찾았다.


“아, 여기 있네요.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주헌일행의 걱정과 달리 빠르게 피렌티아의 정보를 찾은 접수원은 웃음으로 그들을 마주하며 수정구에서 피렌티아의 정보를 열람했다.


그런데...


“어... 이런 경우는...”


“왜, 왜! 무슨 일입니까!”


접수원이 당황하며 머뭇거리자, 험멜은 딸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두려움이 몰려왔다.


“아아, 그게 무슨 이유인지 피렌티아 와이스너라는 분에 대한 정보가 열람이 불가하네요. 제 권한으로는 열람이 불가합니다.”


“그럼, 내 딸은? 내 딸은 어디에...”


험멜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접수원에게 언성을 높이려던 그때. 약속이라도 한듯. 로아나가 스킬을 사용해 험멜을 끌고 뒤로 물러났고, 필립이 접수원과 마주했다.


“아, 혹시 열람 권한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나? 주교급이면 내가 열람이 가능할 것 같네만.”


“죄송하지만, 그 이상으로 더 이상 답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주교님.”


접수원이 필립의 사제복의 십자가를 뒤늦게 확인하고 주교님이라 붙였다.


“그렇구만. 알겠네. 그럼 고생하게.”


필립은 더 이상 궁금한 게 없다는듯 무심히 뒤돌아 출구로 향했다.


주헌 일행은 그런 필립의 모습에 어처구니없어하며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아니, 필립 님. 이게 뭡니까? 지금 이대로 나간다고요?”


주헌은 도와준답시고 너무 쉽게 포기하는 필립의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라 열불이 날 지경이었지만, 주변에 보는 눈이 많았기에 이를 꽉 깨물며 조용히 물었다.


“일단 나가서 말씀하시지요.”


필립은 더 이상 대답을 피하며 그대로 빠른 걸음으로 출구로 향했다.


그렇게 교황청을 빠져나오고 꽤 멀어지자, 필립이 먼저 말하기를 기다렸던 주헌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필립의 어깨를 잡았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하실 건데요?”


필립은 좌우를 살피며 누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거기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교황청에서 사태를 키우는 것은 우리에게 불리할 뿐입니다. 다음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는 것이 낫지요.”


“그래서 지금 계획이 있다는 건가요?”


“일단 주헌 님은 모두와 버스에서 기다리고 계십시오. 이후의 일은 제가 해결할 테니...”


“무슨 계획인지 말은 해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필립 님!”


필립은 주헌에게 그렇게만 얘기하고는 다시 어딘가로 향했다.


주헌은 그의 뒤를 쫓으려 준비했으나, 로아나의 만류에 그러지도 못했다.


“영감탱이 감시는 내가 할 테니까. 일단 영감 말대로 기다리고 있어봐.”


“지금도 시련인지 뭔지를 피렌티아가 당하고 있을지 모르는데 가만히 있으란 겁니까? 일분 일초가 급한 상황에... 필립 님의 저 느긋한 태도는 도저히...”


“영감이 안 도와도 내가 도와줄 테니까. 일단 기다려. 영감 말대로 난리쳐 봤자 좋을 거 없어. 그리고 내 동료들도 교황청 내부에 몇 소속되어 있으니 금방 피렌티아의 위치는 파악될 거야. 그러니까. 일단 영감 말대로 기다리고 있어.”


로아나가 말을 남기고 필립의 뒤를 쫓아갔다.


“아니... 솔람 형님이랑 험멜 형님한테 뭐라고 말하라고...”




***



“알겠네. 교황님께는 내가 보고하도록 하지.”


갈색 망토 사내에게서 통신구를 통해 보고받은 친교황파 추기경 눅스.


눅스는 추기경 중 가장 젊은 추기경으로 신성력 또한 교황에 버금갈 정도로 가지고 있어 차기 교황으로 유력한 자였다.


하지만 그는 교황 자리에 욕심이 없다며 현 교황을 보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고 유력 차기 교황임에도 친교황파에 들어가 교황을 위해 가장 앞장서는 이이자 교황이 가장 아끼는 추기경 중 한 명이었다.


“볼레르 사태에 연관되어 있던 자들이 다시 볼레르를 방문했다라... 재밌군.”


눅스는 통신을 마치고 다시 모임을 가지고 있던 원탁으로 향했다.


“뭐가 그리 재밌어서 웃고 있나?”


추기경 필레스가 커피를 한 모금하며 물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뭐 교황이 죽기라도 했나? 허허.”


팔레스의 건너편에 앉아있던 스라헬 추기경도 맞장구치며 농담에 가세했다.


“건강하던 양반이 갑자기 죽으려면 복상사밖에 없지? 크하하!”


“아키우스 추기경 여기에 여자인 내가 있다는 걸 있지 마세요. 듣기 민망하군요.”


유일한 여자 추기경이자 친교황파 모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수잔이 복상사 발언을 한 아키우스를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하하, 추기경님들 다들 농담들이 과하시군요. 수잔 님도 계시니 아키우스 님도 과한 농담은 자제를.”


“아, 거참. 늘 나한테만 뭐라고 그러는군. 쯧.”


아키우스 추기경이 팔짱을 끼며 다리를 꼬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키우스 추기경 지금 나에게 불만을 표시하는 겁니까?”


실내인데도 불구하고 어디서 부른지 모를 바람이 주변를 휩싸더니 수잔의 백발머리가 바람에 펄럭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제가 어찌 수잔 님께 불만을 표시하겠습니까? 그냥 저도 농담 한번 해본 거지요...”


아키우스는 곧장 팔짱과 다리를 풀며 정자세로 앉으며 웃음으로 무마했다.


“아이고, 이거 미안하군요. 나이를 먹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농담을 잘 이해하지 못한답니다. 호호호. 요즘은 좀 저질 농담이 유행인가 보군요.”


수잔이 인자하게 웃으며 말하자, 본의 아니게 2연타를 먹은 아키우스였다.


“크흑...풉.”


아키우스와 동년배였던 스라헬은 그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거렸다.


아키우스는 그 모습에 치를 떨면서도 수잔의 눈치가 보여 그저 억지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무슨 재미난 얘기를 들었길래 잘 웃지 않던 자네가 웃나?”


필레스 추기경이 물음에 원탁에 모여있던 다른 추기경들의 시선도 눅스에게 쏠렸다.


친교황파 모임이라지만 서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였기 때문에 평소 잘 웃지 않던 눅스가 웃는 모습에 그들이 긴장하기에는 충분했다.


“아아, 뭐 말씀드리지 않을 이유는 없지요. 볼레르 사태에 관련자들과 성직자 두 명이 같이 볼레르에 다시 방문했다는 통신이었습니다.”


눅스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커피를 홀짝였지만, 원탁에 모인 다른 추기경들은 그러지 않은 모양이었다.


“뭐? 성직자 두 명 누구?”


아키우스가 흥분하며 소리치자, 옆에 있던 수잔이 ‘쓰읍’ 혀차는 소리를 내며 눈치를 줬다.


그러자 아키우스가 다시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큿흠... 사태가 이제 막 진정된 참인데... 다시 그가 불쏘시개 역할을 할까 봐. 좀 걱정이 되서 말이야. 성직자 두 명까지 붙은 거면 누가 봐도 계획적이지 않나?”


아키우스가 점잖게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 옆에 있던 수잔도 그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찻잔을 집어들었다.


“일단 성직자 두 명의 신원도 확인 됐습니다. 한 명은 로아나 사제로 반교황파로 활발히 활동하던 이더군요.”


“아! 그 똑부러지던 여사제군. 교황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었지.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목숨을 부지했는지 신기하단 말이야. 볼레르 좌천으로 끝난 게 어딘가. 뭐 교황이 그렇게 당황하는 모습에 통쾌하기도 했지.”


눅스의 말에 필레스가 추억을 회상하며 얘기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필립 주교입니다.”


“푸웁! 콜록 콜록.”


수잔은 필립이라는 그대로 사레가 들린 수잔은 차를 뿜으며 기침을 멈추지 못했다.


건너편에 있던 스라헬이 그대로 얼굴에 차를 받아내면서 사제복은 물론 얼굴이 엉망이 되었다.


“푸훕... 크흡.. 흠 아이고 수잔 님 괜찮으십니까?”


아키우스가 아까 스라헬이 비웃은 것을 복수하듯 비아냥거리며 웃고는 수잔을 챙기는 척했다.


“필립... 필립이 왜? 그자와 같이?”

겨우 기침을 멈춘 수잔이 역정을 내며 눅스에게 물었다.


“글쎄요. 순수한 의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뭐 어떻습니까. 친교황파의 필립 주교와 반교황파의 로아나 사제. 그리고 볼레르에 신벌과 축복을 동시에 가져다준 남자 재밌을 것 같지 않습니까?”


“설마 이 얘기 교황청에 보고할 건가요?”


수잔이 눅스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뭐 그래도 일이 커지면 보고드려야겠지요.”


“이 일은 내가 처리할 테니. 그동안은 보고하지 마시지요. 다른 추기경들도 마찬가집니다.”


수잔이 대화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잔 님 벌써 가시는 겁니까?”


아키우스가 말만 예의바르게 하고 몸은 소파에 기대어 있는 채로 물었다.


“일을 처리하려면 빨리 가야지요. 언제 돌아갈지도 모르고. 그럼, 난 먼저 가지요.”


수잔이 무심히 인사하며 문을 열고 나갔다.


“흥! 할망구 수명 참 길다 길어.”


“쓰읍! 수잔 님이 안 계셔도 말조심하게”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필레스가 아키우스에게 주의를 줬다.


“어차피 얼마 안 가 공석이 될 자리 아닙니까. 뭐 이참에 이번 건 보고 누락으로 몰아세워서 수잔을 처리하는 것이.”


스라헬이 앞잡이로 나서며 이간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군. 필레스 추기경님 이참에 수잔을 정리하는 게 어떻습니까?”


이 모든 얘기를 눈앞에서 듣고 있던 눅스는 조용히 잔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한 시늉을 했다.


“수잔 님이 처리하신다니 이리 믿음직스러울 수가 없군요. 이리 본인이 희생해서 나서주시는데, 수잔 님 말씀대로 보고는 좀 미루도록 하지요. 다른 분들도 모두 저와 같은 생각이실 거라고 생각하는데?”


“큿흠... 그... 그렇지. 수잔 님이 가장 연장자임에도 귀찮은 일에 나서주셨으니 우리 모두 힘이 되어 드리는 게 인지상정이지 안 그런가?”


솔직히 스라헬과 아키우스의 이간질에 처리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던 필레스는 1인자 눅스의 말에 곧장 그에게 올라탔다.


“그... 그렇죠. 예...”


“끄응... 일단 그렇게 하도록 하죠.”




***




“아니! 영감 혼자 어디 가는데?”


필립을 뒤쫓아 온 로아나가 이내 필립을 따라잡고 필립의 보폭에 맞춰 걸으며 물었다.


“추기경 님 뵈러 간다. 이것아.”

추기경이라고 한다면 여러 명이 있었기에 누군지를 특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로아나는 당연히 도움을 받기 위해 반교황파측 추기경을 만난다고 생각했다.


“그럼 나랑 같이 가는게 낫겠네. 친교황파인 영감이 가 봤자 욕이나 먹겠지.”


“그게 무슨 소리냐? 난 수잔 추기경 님을 만날 거다.”


“수잔? 그 마녀 할망! 으... 그 여자를 왜 만나? 이 상황에 친교황파에게 뭐 무릎 꿇고 빌기라도 하게?”


‘수잔’이라는 말에 주변 주민들의 시선이 쏠리자 바로 목소리를 줄이는 로아나였다.


“무릎 꿇어야지.”


“하아... 이 영감 노망났나? 됐어 그냥 내가...”

“수잔 그 할망구가.”


“뭐?”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진웅비 입니다.


오늘도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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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화 두 번째 계획 (2) 24.07.01 7 0 12쪽
» 102화 두 번째 계획 24.06.30 11 0 12쪽
101 101화 지금 찾으러 갑니다 (2) 24.06.29 13 0 13쪽
100 100화 지금 찾으러 갑니다 24.06.27 19 1 11쪽
99 99화 교황청의 치부 (3) 24.06.26 20 1 12쪽
98 98화 교황청의 치부 (2) 24.06.24 22 0 12쪽
97 97화 교황청의 치부 24.06.23 26 2 12쪽
96 96화 마르지엘라에서 돌아온 마부 24.06.13 32 1 12쪽
95 95화 입학식 24.06.12 26 1 13쪽
94 94화 그리지에 도착한 새로운 인부들 24.06.10 24 0 12쪽
93 93화 에피의 단식투쟁 24.06.10 24 2 10쪽
92 92화 한순간에 변태가 되어버린 건에 대하여 24.06.08 27 1 12쪽
91 91화 젖소 수인 24.06.06 26 2 12쪽
90 90화 감히 공금을 횡령해? 24.06.05 27 2 13쪽
89 89화 보육원장 테라의 고민 24.06.03 2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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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화 회오리 감자와 콘치즈 24.06.01 24 2 12쪽
86 86화 인구를 늘리면 되겠네! 24.05.30 27 1 12쪽
85 85화 내기 오목은 위험해! 24.05.29 23 3 12쪽
84 84화 새로운 사업 - 오목 기원 (2) 24.05.27 23 1 12쪽
83 83화 새로운 사업 - 오목 기원 24.05.26 2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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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화 운전 면허 시험의 결과는? 24.05.22 30 3 13쪽
79 79화 운전 교육 24.05.20 33 2 12쪽
78 78화 운전 면허 코스를 만들자! 24.05.19 31 2 11쪽
77 77화 담판 24.05.18 37 2 11쪽
76 76화 긴급 소집 +2 24.05.16 3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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