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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의 서재

버스기사의 이세계 슬로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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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
작품등록일 :
2024.02.01 16:18
최근연재일 :
2024.06.2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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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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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39,819

작성
24.06.1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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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6화 마르지엘라에서 돌아온 마부

DUMMY

96화 마르지엘라에서 돌아온 마부


“으아! 개운하다~ 걱정거리도 없고 뒹굴고 놀아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도 없고, 크흐.”


주헌은 아침 일찍 일어나며 기지개를 켰다. 그리지의 인구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운영하고 있는 사업들은 모두 상승가도를 달렸다.


거기다 따박따박 수익금이 정산되어 들어왔기에 타란과 네브린 기원에서 달마다 정산하거나 네브린 남작에게 배당금을 줄 때 빼고는 집에 박혀있기만 해도 됐던 것이다.


벅벅.


주헌이 잠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배를 긁적이고는 식탁에 자리했다.

“엘로! 밥!”


“어우 긁지 말고 좀 씻어요!”


프라이팬에 버터를 발라 토스트를 만들던 엘로가 주헌의 기름진 머리와 이리저리 긁적이는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도 그럴 게 주헌은 3일째 집에만 처박혀 있으면서 씻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요리하는 중인데 비위생적이기도 했고.


“에이~ 집인데 뭐 어때. 나갈 일도 없고 괜찮아~ 괜찮아~ 아! 나는 완숙으로 해줘.”


주헌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토스트에 올릴 계란 프라이를 부탁했다.


벅벅.


“킁.”


주헌이 머리를 긁적이다가 손톱을 코끝으로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


엘로는 그런 주헌의 모습에 얼굴에 있는 주름이란 주름은 모두 찌그러트렸다.


“우웩!”


엘로는 주헌에게 들리지 않게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얼마 후 토스트가 완성되고 엘로는 만들어진 토스트를 접시에 옮겨 담아 주헌에게 건넸다.

“오~ 땡큐.”


“아이들의 귀감이 되어야 할 사람이... 쯧쯧.”


“뭐?!”


주헌은 한 입한 베어먹은 토스트를 접시에 던지며 슬쩍 엘로를 째려봤다.


“아니에요. 얼른 드세요. 형 좋아하는 반숙으로 했으니까~”


“아침부터 짜증 나게 하지 마라.”


주헌은 경고를 한번 날리고는 다시 토스트를 집어 들었다.


똑똑똑.


주헌이 토스트를 다시 한입 베어먹었을 때 누군가 다급하게 문을 두드려댔다.


주헌과 엘로는 노크 소리를 들었음에도 토스트만 먹고 있었다. 일종의 자존심 싸움으로 누가 가서 문을 여느냐 기싸움을 하고 있었다.


똑똑똑.


“주헌아! 주헌아!”


결국 기싸움은 노크를 두드리던 이가 이름을 외치고 나서 승부가 결정났다.


“에이 씨!”


“앗싸!”


주헌은 귀찮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다급하게 울리는 문을 열어젖혔다.


다급하게 노크한 이는 험멜이었다.


“형님 아침 일찍부터 무슨 일... 우억!”


험멜은 다짜고짜 주헌을 팔목을 붙잡고 어딘가로 끌고 갔다.


얼마나 빠르게 뛰어가는지 주헌은 험멜의 속도를 따라가느라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그리고 주헌이 숨쉬기 버거워질 무렵 험멜은 달리는 것을 멈추었다.


“하아... 하... 혀... 형님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허억... 후.”


주헌의 가쁜 숨을 몰아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응급환자야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야해!”


응급환자라는 말에 몽롱했던 정신을 억지로 차리며 주헌은 곧장 버스로 향했다.


주헌이 버스로 마을 초입에 위치한 경비초소에 도착하자, 몇몇 그리지 주민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경비초소 근처를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내가 환자를 데려올게!”


험멜은 자신이 환자를 데려오겠다고 말하며 버스에서 내렸다.


험멜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경비초소로 뛰어가더니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남성 한명을 등에 업고 헐레벌떡 버스로 뛰어왔다.


그리고 남자의 가족으로 보이는 이 한 명과 메이도 뒤따라 버스에 올랐다.


주헌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의식이 없는 남성의 가족으로 보이는 이가 울부짖고 있기도 하고 험멜과 메이의 표정이 매우 심각했기에 눈치가 보여 따로 묻지 못했다.


어쨌든 지금은 응급환자의 치료가 최우선이었으니 그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



부와앙!



타란의 경비초소에 있던 경비병들은 멀리서 들리는 굉음과 흙먼지에 놀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버스의 형태가 보이자, 안심하며 검문 준비를 했다.


그런데...


멀리서 달려오는 버스에서 창밖으로 머리를 내민 주헌의 얼굴이 보였다.


뭐라고 얘기를 하는 것 같았지만, 멀리있기도 했고 엔진음 때문에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점점 가까워 지면 주헌이 얘기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됐다.


“응급환자! 응급환자!”


보통이라면 응급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신원조회는 하고 들여보내는 게 경비병의 임무였지만, 이미 주헌은 사회에 헌신하는 사업가로 이름이 소문이 나 있었고, 타란 지부장과 네브린 남작과 친밀한 사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었기에 경비병은 한치의 의심도 없이 바로 문을 열었다.


그렇게 검문 없이 버스는 경비초소를 통과하고 예전 일리아나가 치료를 받았던 타란의 의원 앞에 버스를 바로 멈춰세웠다.


치이익.


버스의 문이 열리고 몸집이 큰 험멜이 다시 남성을 등에 업고 계단을 뛰어내리며 의원 안으로 부리나케 들어갔다.


주헌은 일단 의식을 잃은 남성과는 일면식도 없었기에 바깥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험멜 형님이랑 메이 누님 표정이 안 좋던데 꽤 친한 사람인가? 하암~”


주헌은 아침일찍 몽롱한 상태에서 무작정 버스를 운행했다보니 졸음이 쏟아졌다.

그렇게 주헌의 두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지며 주헌은 잠시 눈을 감았다.


.

.

.


“아... 안 돼! 우리 딸! 우리 딸 어떡해! 으흑...”


주헌은 갑자기 들려오는 울부짖는 소리에 단잠에서 깨어났다.


“으...음 뭐... 뭐야! 쓰읍.”


주헌은 입꼬리를 타고 흐르던 침을 옷깃으로 닦아내며 주변을 이리저리 살폈다. 자세히 살펴보니 메이가 험멜에 안겨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아! 우리 딸... 어어... 으.”


“여보! 여보!”


메이가 울부짖다가 이내 실신하며 힘없이 풀썩 쓰러졌다. 아내가 쓰러진 모습에 깜짝 놀란 험멜이 메이의 뺨을 살짝 때리며 계속 그녀를 외쳐댔다.


하지만 메이는 반응이 없었다.


주헌은 버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깜짝 놀라 버스에서 뛰어 메이에게 향했다.


“주헌아 안에 의사 선생님 좀!”


험멜은 쓰러진 메이를 부둥켜안으며 주헌에게 의원을 불러달라 부탁했다. 주헌은 바로 의원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타란 유일의 의원이다 보니 의원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주헌은 메이가 잘못될까 봐 불안해 무작정 진료실로 들어가 의원을 끌고 나왔다.


“아이 이거 왜 이래! 이거 영업 방해야!”


의원은 문턱에 몸을 걸치고 억지로 버티고 서 있었다.


“저희 누님이 쓰러졌습니다! 빨리 좀 봐주세요!”


“아니 그래도 그렇지. 지금 기다리는 사람들 안 보이...”


“진료비 2배를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저희 누님 좀 제발...”


“환자분은 어디 계십니까?”


진료비 2배라는 말에 의원은 버티고 서 있던 힘을 그대로 풀면서 주헌은 뒤로 넘어질 뻔했다.


그렇게 주헌이 메이가 쓰러져 있는 곳으로 의원을 안내했다.


의원은 곧장 메이의 머리를 짚고 손목의 맥도 짚으며 메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흠...”


“왜... 왜 그럽니까? 제 아내 괜찮은 겁니까?”


험멜이 의원의 콧숨에 걱정하며 물었다.


“그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잠시 기절한 것뿐입니다. 푹 쉬시면 아무 문제도 없을 겁니다. 일단 안에 빈 병상이 있으니 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게 좋겠군요. 병상 비용은 그...”


의원이 주헌을 슬쩍 쳐다보며 미묘하게 웃어 보였다.


주헌은 일리아나 때부터 돈에 눈먼 의원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혐오스런 눈빛을 보내며 고개를 슬쩍 끄덕이고는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만들어 냈다.


병상 비용도 2배를 내겠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험멜이 빈 병상에 기절한 메이를 옮겨놨다. 바로 옆 병상에는 버스로 옮겨온 남성이 있었다.


남성은 복부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붕대 밖으로 붉은 핏빛이 물들어 있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하아...”


험멜이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래요... 저 남자는 누구고 누님은 갑자기 쓰러지시고. 또 계속 딸을 찾으시는 것 같던데...”


주헌은 혹여 물어보는 게 실례일 것 같기는 했지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저 친구는 우리 딸 성인식을 위해 마르지엘라 성국으로 갔던 내 친척이자, 마을 마부야...”


주헌이 마을에 처음 왔을 때부터 그리지 마구간은 비어있었는데, 그것은 성인식을 위해 마르지엘라 성국으로 떠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마부가 드디어 돌아왔는데, 왜 응급환자가 되어 있었을까? 그리고 험멜과 메이의 딸은 왜 같이 있지 않았을까?


주헌은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분위기상 일일이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침묵이 흐르고.


“주헌아...”


험멜은 한동안 말하지 않다가 주헌의 이름을 불렀다.


“예?”

“마르지엘라 성국으로 날 좀 데려다 줄 수 있냐?”


험멜은 진중한 표정으로 평소답지 않게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마... 마르지엘라요? 갑자기 왜요?”


“우리 딸 아이가... 납치 당한 것 같아...”




***




마르지엘라 성국 마르지엘라 교황청.


“교황님 아~”


야한 옷차림의 여인이 포크로 과일을 집어 교황의 입에 넣어줬다.


교황은 껄껄 웃으며 여인이 주는 과일을 그대로 받아 먹으며 여인의 허리를 간지럽혔다.


“아잉. 교황님 간지러워요~”


“어허! 신의 은총을 거부하면 쓰나. 으쌰!”


교황이 옆에 앉아있던 여인의 그대로 끌어안으며 자신의 허벅지 위에 마주보게 앉혔다. 그리고 그녀의 잘록한 허리에 두었던 손을 몸선을 따라 상체의 은밀한 부위 쪽으로 가져가는데...


덜컥!


“교황님 큰일 났습니다!”


흰색 천으로 온몸을 가리고 있는 어느 한 인물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얼마나 급하길래 이리 신성한 시간을 내가 방해받아야 하는 거지? 만약 정말 중한 사안이 아니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교황은 즐거운 시간을 방해받아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 정말로 중한 사안이 아니면 그를 산산조각 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잉. 교황님 화내지마세요. 화내는 거 무서워.”


무릎 위에 앉아있던 여인이 그대로 교황의 목을 끌어안으며 얼굴을 어깨에 비비적거렸다.


“엣헴. 누가 화를 냈다고...”


여인의 애교에 헛기침을 하며 분노의 감정을 추스르는 교황이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


교황은 보고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여인을 그대로 끌어안고 있는 채로 흰 가운의 인물에게 물었다.


“그게... 놓쳤습니다.”


“응? 놓치다니 뭘?”


“이번에 새로 탄생한 신녀를 데려온 마부를... 그... 놓쳤습니다.”


흰 가운의 인물은 천으로 몸이 가려져 있었지만 그 밖으로 떨림이 느껴질 정도로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교황은 한번 실수한 것은 용서하지 않는 인물이었기에 목숨이 사라질 거라 각오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허허허. 허허. 허허허.”


하지만 교황은 인자하게 한동안 웃기만 했다.


“아... 아! 교황님 아파요.”


하지만 교황의 웃음소리와 웃는 얼굴과는 상반되네 여인을 껴안고 있던 손에는 무언의 힘이 들어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끄억! 커헉! 커... 교..교황님... 끄..으.윽”


투둑 투둑.


교황이 입고 있는 흰 사제복이 점점 붉은 피로 젖어갔다.

여인은 숨을 힘겹게 몰아 쉬었고, 그녀의 허리는 점점 압력이 가해지며 온갖 구멍이란 구멍에서는 피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몸이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인지.


‘펑.’ 하는 풍선 터지는 소리와 함께 여인의 장기가 바닥으로 쏟아지며 여인의 상체는 하체와 분리되어 그대로 뒤로 엎어졌다.


“이런, 또 망가져 버렸군.”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진웅비 입니다.


오늘도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


매주 화요일, 금요일은 휴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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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화 교황청의 치부 (2) NEW 18시간 전 9 0 12쪽
97 97화 교황청의 치부 24.06.23 18 2 12쪽
» 96화 마르지엘라에서 돌아온 마부 24.06.13 26 1 12쪽
95 95화 입학식 24.06.12 23 1 13쪽
94 94화 그리지에 도착한 새로운 인부들 24.06.10 19 0 12쪽
93 93화 에피의 단식투쟁 24.06.10 20 2 10쪽
92 92화 한순간에 변태가 되어버린 건에 대하여 24.06.08 24 1 12쪽
91 91화 젖소 수인 24.06.06 22 2 12쪽
90 90화 감히 공금을 횡령해? 24.06.05 24 2 13쪽
89 89화 보육원장 테라의 고민 24.06.03 2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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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화 회오리 감자와 콘치즈 24.06.01 21 2 12쪽
86 86화 인구를 늘리면 되겠네! 24.05.30 24 1 12쪽
85 85화 내기 오목은 위험해! 24.05.29 2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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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3화 새로운 사업 - 오목 기원 24.05.26 23 1 12쪽
82 82화 비싸면 빌려주면 되지! 24.05.25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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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화 운전 면허 시험의 결과는? 24.05.22 28 3 13쪽
79 79화 운전 교육 24.05.20 28 2 12쪽
78 78화 운전 면허 코스를 만들자! 24.05.19 2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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