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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의 서재

버스기사의 이세계 슬로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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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
작품등록일 :
2024.02.01 16:18
최근연재일 :
2024.06.13 19:45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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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63
추천수 :
295
글자수 :
529,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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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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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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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6화 긴급 소집

DUMMY

76화 긴급 소집


필립과 로아나를 주민으로 받아들이냐는 주민투표는 모두의 동의로 끝이 났다. 마르지엘라 성국의 성직자 출신이라는 점과 필립이 주헌의 사업에 투자하는 거부라는 점은 그리지의 발전을 기대하는 이들의 지지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주민투표가 모두의 동의로 통과되고 그리지 유일의 목수인 폴이 필립과 로아나의 집을 건축하는 걸로 마무리 됐다.


로아나는 돈이 없었지만, 로아나를 데려온 건 필립이었기에 필립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또다시 사비를 털게 됐다.





***





다음날.


“스템 씨 준비 다 됐으면 출발하죠.”


주헌은 아침 일찍 눈을 뜨자마자, 세안을 마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타란에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이 있었기에 아침 일찍 출발하여 해결할 셈이었다.


필립과 로아나, 엘로가 같이 따라나서려고 했지만, 스템과의 문제를 모르고 있었기에 그들을 데려가는 것은 스템이 많이 부담스러울 것 같아, 주헌은 그들에게 단 둘이 가야할 일이니 그리지 마을 일이나 도우라고 엄포를 놓았다.


물론 필립만 눈치를 볼 뿐이고 로아나나 엘로는 별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어쨌든 주헌은 스템과 함께 타란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어, 뭐야? 매표소는 왜 안 열어?”


버스가 어제 도착했다는 소문을 듣고 미리 매표소에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버스 쪽으로 급히 다가와 물었다.


“오늘 까지는 휴무입니다.”


“아니, 그동안 많이 쉬었으면 됐지! 또 쉰다고? 어차피 타란이나 네브린으로 갈 거 아니야?”


물론 지금 타란으로 가려는 게 맞긴 하지만, 휴무일에 괜히 승객을 태웠다가 뒤통수를 데인 경험이 있으니 주헌은 원칙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원칙에 따라야죠. 괜히 태워드렸다가 다른 사람들이 느끼기엔 특혜라고 느낄 수도 있잖아요. 죄송하지만 안됩니다.”


“에잇! 거참. 융통성 없기는.”


남자는 투덜거리며 계단에서 발을 내려놓았다.


또 다른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걸기 전에 출입문을 닫아버린 주헌은 그가 투덜거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시동을 걸며 타란을 향해 출발했다.





***



타란에 도착하고, 주헌은 스템과 함께 마부 길드 타란 지부로 들어갔다.


“엇! 오랜만이시네요. 주헌...”


여직원이 주헌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주헌은 약간의 미소함께 손만 들고는 곧장 2층으로 올라갔다.


“어! 자네 왔나? 마르지엘라에서 휴가는 잘 보냈고?”


지부장은 주헌을 쳐다보지도 않고 바둑판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지부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아아, 조금만 기다려줘. 이것만 끝내고 말이야.”


지부장은 바둑돌을 손에 쥐고 다음에 둘 곳을 찾고 있었는데.


“지금 당장 타란 지부 마부들의 운행을 중단시키고 긴급 소집을 걸어주셨으면 합니다.”


뜻밖의 주헌의 말에 바둑돌을 다시 돌통에 놓아버렸다.


“아아, 미안하군. 이번판은 내가 진 걸로 하지. 내가 치울 테니 자네 먼저 내려가 봐.”


같이 오목을 두던 지인을 먼저 보낸 지부장은 미간을 찡그리며 상석에 자리했다.


“자네들도 앉아.”


지부장의 지시에 주헌과 스템도 자리했다.


“내가 잘못 들었나? 긴급 소집이라니? 어디 개인 의뢰라도 받은 건가?”


“그건 아마 마부들이 잘 알겁니다. 지부장님은 소집 명령만 내려주시면 됩니다.”


팍!


지부장은 인상을 쓰며 책상을 내리쳤다.


“자네,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나? 난 마부 길드 타란 지부를 담당하네. 내가 모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 그러니 자네가 정확히 말해주지 않는다면 긴급 소집이고 뭐고 그건 불허하네.”


하지만 주헌은 지부장에게 모든 사실을 알릴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되면 일이 너무 커진다.


물론 스템에게 사주해서 빙빙돌게 만든 녀석들에게 엿을 먹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엮여 있고, 지금이야 스템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지만, 스템이 주헌의 비밀을 알고 있기에 일이 커질 경우 어떻게 돌변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스템 씨. 스템 씨 생각은 어때요?”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사안에 주헌은 스템을 쳐다봤다. 스템이 동의하면 모든 사실을 말할 것이고 스템이 거부하면 어쩔 수 없이 사주한 이들이 일일이 찾아다닐 생각이었다.


“제가 어떻게 사장님 말씀에 이래라 저래라 하겠슴까. 저는 사장님이 하시는 대로 그저 따라가겠슴다.”


스템은 이미 주헌을 일반 인간이 아닌 신적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신은 무조건 따라야 된다 생각해 공손한 자세로 고개를 숙이며 주헌을 따르겠다 말했다.


주헌은 그제야 부담을 덜며 편하게 입을 열었다.

마르지엘라 성국으로 갔을 때 스템이 일부러 길을 엉터리로 말한 것부터 타란 지부의 마부 전원과 네브린 지부 일부 마부들의 사주가 있었다는 걸.


“이... 이런 망할 것들 같으니라고!”


퍽!


주헌에게 모든 얘기를 들은 지부장은 책상 위에 있던 수첩을 그대로 벽에 집어 던졌다.


“감히! 내 지부에서 이딴 짓을 벌여? 내 당장 본청에 보고를 올려서 다 처벌받게 만들어 주겠네!”


“잠깐! 지부장님 진정하시고요... 얘기를 좀”


주헌은 흥분한 지부장의 손을 잡으며 그를 진정시켰다.


주헌은 일이 커지길 바라지 않았다. 오히려 버스를 끌고 그들의 밥벌이를 뺏은 건 오히려 자신이기도 했고, 그들의 사정도 어느정도는 이해했으니까.


“지부장님 이번 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제가 왜 처음부터 지부장님께 비밀로 하고 긴급 소집을 부탁드리려 했겠습니까? 이게 다 일이 커지면 서로 불편하니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거기다 지부장님의 명예도 실추가 될 터인데, 저를 도와주신 지부장님이 그렇게 되는 꼴 저는 못 봅니다! 그러니 이번엔 저에게 맡겨주시죠.”


지부장은 주헌의 말에 감격했는지, 입을 가리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자네가 나를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줄 몰랐네... 하지만 걱정하지 말게 내가 이래 봬도 지부장인데 이런 건 높은 사람이 처리해야지.”


지부장이 주헌의 등을 두드렸다.


‘지부장아 그거 아니야.’


“아닙니다! 아니에요! 제가 결코 용납 못합니다. 지부장님 같은 훌륭한 분의 명예가 무너지는 걸 제가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제발 좀 긴급 소집만 해주시면.”


주헌은 거의 애원하다 못해 비참하게 말했다.


“자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어쩔 수 없구만... 알겠네.”


그렇게 지부장은 역참과 마부 길드 게시판에 공지 및 긴급 소집 안내를 해놓기로 하고 그날 저녁 플로라 주점으로 마부들 모이게끔 해주겠다며 주헌에게 약속했다.




***



그날 저녁.


주헌은 스템과 함께 이른 시간에 플로라 주점으로 향했다.


플로라 주점에 들어가니, 자리가 텅텅 비어 있다. 아마 타란 지부장이 전체를 빌린 탓일 테다.


“아이고 주헌 청년 오랜만이에요.”


플로라가 주헌의 오랜만의 방문에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뭐야. 어딜! 남편 있는 여자가 그렇게 실실 웃어대?”


플로라의 남편인 솔람이 짜증을 냈다. 그런데... 우락부락한 몸집으로 앞치마를 맨 채 설거지를 하는 모습은 참 경악스러웠다.


“도로 공사는 다 끝난 건가요?”


“거의 마무리 단계라서 많은 인원이 필요없다고 보내더군.”


솔람은 주헌을 쳐다보지도 않고 손에 있는 그릇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인사치레를 마치고 주헌과 스템은 빈자리에 자리했다.


“뭐, 좀 드릴까요?”


플로라가 손을 격하게 흔들며 외쳤다.


“아뇨! 괜찮습니다!”


주헌은 일단 마부들이 도착하기 전에 분위기를 엄숙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잘못을 저지른 건 그들이니 피해자인 자신이 화가 많이 났다고 어필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유리하게 대화를 끌고 가는 것이 주헌의 일차적인 목표였다.

덜컥.


조용하던 플로라 주점의 문이 열렸다.


몇 번 얼굴도 본적 없던 마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대부분 중년의 남성들.


처음에는 서로 하하호호 웃다가 앉아있던 주헌을 보더니 금세 표정이 굳어진다.


“뭐야... 저녀석 벌써 왔어?”


한 사람의 말을 시작으로 동시에 스템을 쳐다본다.


‘뭐 때문에 긴급 소집이 내려졌는지 모르나?’


알고도 저런다면 그건 사람을 벗어난 짐승이라 봐야할 것이다.


그들이 비어있는 자리에 착석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하나둘 플로라 주점은 타란 지부의 마부들로 자리가 채워져 갔다.


그리고 10여명 정도가 모였을 때쯤.


마지막으로 지부장이 등장했다.


지부장이 플로라 주점에 모습을 드러내자, 앉아있던 마부들 전원이 일어나 그에게 인사했다.


“아이고 지부장님 갑자기 무슨 일이길래 이리 긴급 소집령을 내리신 건지요?”


“큰 건이라도 잡힌 겁니까? 그렇다면 저희만 부르시지 저기 저놈은 왜 불렀습니까? 괜히 또 손님들 다 뺏길까 봐 걱정입니다. 하하.”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네.’


주헌은 그들의 안하무인한 태도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부장은 입꼬리를 내린 채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그들이 건넨 인삿말을 무시하고 플로라 주점 카운터 쪽으로 향하더니 뒷짐을 지며 돌아섰다.


“오늘 내가 여러분들을 소집한 이유는 우리 타란 지부에서 아주 불쾌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네.”

그제야 상황파악이 된 몇몇의 마부들이 주헌과 스템을 번갈아 쳐다봤다.


“잘못 했다는 건 아는가 보지?”


지부장의 단호한 어투에 사주에 동참한 이들 중 젊은 측에 속하는 인원들이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지부장님 저희는 잘못 없습니다. 다 선배님들이 시킨 겁니다. 저희야 말단이니 선배님의 말을 무시할 순 없지 않습니까!”


“시끄럽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건 범죄야!”


범죄를 저질러 길드에 극심한 피해를 입힌 경우에는 최대 영구 제명까지 당할 수 있었기에 젊은 청년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마부일을 해온 중장년층은 좀 다른 태도를 보였다. 용서를 구하는 태도는 전혀없고 당당히 의자에 기대앉아 무릎 꿇고 애원하는 후배들의 모습만 관망하며 오히려 배신자를 바라보듯 불쾌한 표정만 지었다.


“자네들은 할 말 없나? 젊은 친구들은 용서라도 빌고 있는데 자네들은 뭘 잘했다고 그렇게 앉아있어?”


“아니, 지부장 생각을 해보시오! 이 지역에서 수십년을 마부로 일해온 우리들이 왜 이렇게까지 했는지를!”


지부장이 한 소리하자,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는 마부가 오히려 대뜸 화를 냈다.


“그래서 지금 잘했다는 건가?”


“잘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뭐 돈을 뺏었소, 말을 죽였소. 그저 휴가 가는 김에 조금 더 쉬다 오라고 길 좀 다르게 알려준 게 다지 않소? 이게 그리 큰 죄요? 길드에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왜 이 일에 지부장이 나선 것인지 난 이해 할 수가 없소. 이건 편애 아니오?”


“아니, 그게 무슨!”


가장 나이가 많은 마부가 당당히 말하니, 주변에 있던 다른 마부들도 그에 동조했다.


“맞아! 우리가 뭘 했어? 길드에 피해준 건 하나도 없는데.”


“마부 길드는 소속 길드원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한다! 여기 있는 주헌 마부도 우리 길드원인데 어찌 이걸 편애라고 말해!”

하지만 지부장의 발언에도 마부들은 전혀 잘못이 없다는 듯 큰소리치기 바빴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진웅비 입니다.


오늘도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


매주 화요일, 금요일은 휴재 입니다.


최근 들어 조회수가 급감 했는데, 공모전의 영향인지 아니면 내용이 부실해서 인지 ㅜ.ㅜ 많이 슬프지만, 그래도 저는 제 목표인 완결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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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9ps
    작성일
    24.05.16 19:58
    No. 1

    글 내용보다는 공모전 스타들 영향이 크지요.
    소리 없이 다녀가야 했습니다. 이 글을 붙입니다.
    즐겁고 힘찬 얘기들이 이어지시길 바랍니다~! :D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진웅비
    작성일
    24.05.17 09:37
    No. 2

    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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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3화 새로운 사업 - 오목 기원 24.05.26 1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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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7화 담판 24.05.18 31 2 11쪽
» 76화 긴급 소집 +2 24.05.16 3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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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74화 내 돈은 내 거, 니 돈도 내 거! +2 24.05.13 37 2 12쪽
73 73화 맛있는 거 주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 24.05.12 3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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