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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의 서재

버스기사의 이세계 슬로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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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
작품등록일 :
2024.02.01 16:18
최근연재일 :
2024.06.30 19:45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10,542
추천수 :
302
글자수 :
561,751

작성
24.06.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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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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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00화 지금 찾으러 갑니다

DUMMY

100화 지금 찾으러 갑니다


“주교라는 직책이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직책이 아닙니다. 때는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 길을 걷다가 나무에서 떨어진 열매를 맞고 기절을 했을 때 마르지엘라 여신님께서...”


별 필요도 없는 얘기를 하는 필립에 엘로와 주헌은 서로 마주 보며 어깨를 들썩이며 서로 할 일을 했다.


필립은 감성에 젖었는지 둘이 움직이든 말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계속 내뱉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그렇게 되어 제가 주교가 되게 되었습니다.”


“그러셨군요. 필립 님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자, 이제 출발해야 하니 앉으시죠.”


주헌은 관심이 없던 얘기였기에 필립을 쳐다보지도 않고 할 일 하면서 대충 흘러가듯 얘기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주헌은 운전석에 자리하며 버스를 출발시켰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는 급정거를 하며 크게 기우뚱거렸다.


끼이익!


“저 여자가 미쳤나!”


주헌은 갑자기 끼어든 로아나의 모습에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운전석 창을 열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짓입니까! 죽으려고 환장했어요?”


로아나는 화내는 주헌의 모습은 신경쓰지도 않고 사뿐사뿐 출입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우아하게 출입문에 노크를 했다.


주헌은 그런 로아나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문은 열어줬다.


“저기요! 버스 앞에 그렇게 끼어들면...”


주헌은 로아나가 타자마자 잔소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로아나는 오히려 역정을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얘기했는데 결국 가기로 결정한 거야? 저 영감님은 왜 여기 있고? 영감님은 간다고 왜 또 말을 안 해줘요!”


로아나가 주헌과 필립을 번갈아 바라보며 얘기했다.


주헌과 필립은 딱히 잘못한 것도 없었는데도 로아나의 기에 눌려 입을 꾹 다물었다.


로아나의 입장에서는 교황청과 연관된 일에 엮이기 싫었다. 그래서 강하게 얘기했던 것이고 그 정도 말했으면 필립도 알아듣고 나서지 않을 거라 판단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필립이 나서게 되면서 로아나는 이 일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여신의 신탁에서 필립을 감시하라는 임무를 받은 로아나였기에 필립과 주헌만 같이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급하게 짐을 챙겨 오느라 버스 앞에 무작정 끼어든 것이었고.


“영감님 어쩌려고 그래요? 영감님이 뭐 지금 권력이 있어? 돈이 있어? 힘이 있어? 아무 것도 없잖아? 그런데 구원자를 그런 위험한 곳에 끌어들인다고?”


“큼... 그래도 내가 주교...”


“이빨 빠진 주교였지!”


“그래도 구원자님을 도우라는 신탁을 받았는데 어찌 가만히 있느냐! 여신의 말을 어기란 말이냐!”


필립은 이빨 빠진 주교라는 얘기에 혼자 흥분해서는 로아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피토하듯 열변했다.


로아나는 그런 필립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에 손을 올리며 구원자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며 필립을 몰아세웠다.


그렇게 버스 안은 두 사람의 고성이 오가고 분위기가 점점 살벌해져 갔다.


“로아나 씨! 필립 님은 제가 꼬신 겁니다. 어찌 되었건 저는 이 일을 그만 둘 생각이 없어요. 그러니까 도와주실 거 아니면 그냥 내려주세요!”


보다 못한 주헌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며 출입문을 열었다.


“하! 누가 안 도와준대?”


로아나는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필립 뒷자리에 자리했다.


“흥! 도와줄 거면서 분란은 왜 일으키는지 쯧.”


“이빨 빠진 노인네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테니까 가는 거지.”


“저, 저. 또!”


“두 분 다 그만 하세요. 어찌 됐든 같은 팀 아닙니까!”


주헌이 백미러로 둘을 째려보며 소리쳤다.


필립은 주헌의 외침에 이를 바득바득 갈며 콧김을 크게 내뿜었다.

구원자의 명령이니 일단은 지킬 셈이었다.


하지만 로아나는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던지 주헌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필립의 뒤에서 계속 궁시렁거리며 필립의 자존심을 긁는 말을 계속 해댔다.




***




타란 마을 플로라 주점.



주헌은 버스를 몰고 솔람이 있는 플로라 주점으로 버스를 몰았다.


버스의 엔진음을 듣고 솔람이 주점에서 문을 열고 나왔다.


그의 곁에는 건장한 남성 넷이 같이 있었는데, 솔람 만큼은 아니지만 다들 덩치가 장난이 아니었다. 넓은 어깨와 가슴 그리고 도드라져 보이는 상체 근육은 그야말로 위압감을 주고 있었다. 거기다 커다란 도끼와 해머, 철퇴를 들고 있는 모습이 힘 하나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여~ 사장. 기다리고 있었다고~”


솔람은 자연스레 버스에 오르며 뒤에 있던 남성들에게 올라타라며 손짓했다.


“일단 네 명인 건가요?”


솔람에게 인원을 많이 구할 순 없을 거라고 듣긴 했지만, 생각보다 적은 인원수에 주헌은 조금 실망했다.


“인원은 적지만, 실력 하나만큼은 서너 사람 못지않아. 그리고 내가 있는데 걱정 붙들어 매라고 사장. 크하하하!”


솔람이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자, 주헌은 조금 안심이 됐다.


“뒤에 계신 여러분들도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이 끝나면 의뢰금을 지불해...”


솔람과의 계약으로 무상으로 도움을 받기로 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보상이 있어야 더 잘 해줄 것 같다는 생각에 주헌은 의뢰금을 지불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 아. 괜찮습니다. 모험가 중에서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솔람 님께서 부탁하신 일인데 저희야 오히려 영광이지요.”


“맞습니다. 솔람 님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영광이죠!”


“대장과의 의리가 있는데 당연히 도와야지!”


세 명의 남성이 솔람을 추켜세우며 의뢰금 따위는 필요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솔람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잔뜩 콧대가 높아져서는 코를 쓱쓱 비벼댔다.


“내가 무슨 영웅이야~ 허허.”


“나는 억지로 왔으니 의뢰금을 받도록 하지.”


훈훈한 분위기에 철퇴를 든 남자가 찬물을 끼얹었다.


기분좋게 웃고 있던 솔람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혀차는 소리를 내며 둔기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하! 알겠습니다. 의뢰금 챙겨드릴테니 잘 좀 부탁드립니다.”


주헌은 바보같이 웃으며 대답하고는 둔기를 들고있는 솔람을 등을 두드리며 진정시켰다.


그렇게 플로라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는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제일 중요한 당사자를 태울 차례.


바로 이번 사태 당사자인 험멜과 메이였다.


‘누님은 괜찮으시려나...’


주헌은 전날 혼절했던 메이를 걱정하며 의원으로 버스를 몰았다.


그렇게 의원 앞에 버스를 세워두자, 소리를 들은 험멜이 의원 문을 열고 나왔다. 메이가 곁에 없는 걸로 봐서는 아직 메이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


“누님은요?”


주헌의 말에 험멜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우울한 표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주헌을 비롯한 상황을 알고 있던 이들은 험멜을 위로했고 험멜은 힘없이 웃으며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


며칠 뒤.



주헌의 버스는 마르지엘라 성국의 끝자락인 볼레르 입구에 다다랐다. 하지만 목적지인 교황청은 수도인 마르지엘라에 있었다.


“네 신원 확인 했습니다. 통과하시면 됩니다.”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던 사제들이 주헌의 신분증을 확인하고는 마을 입구를 열어젖혔다.


“아! 그 혹시 수도까지는 여기서 얼마나 걸릴까요?”


마르지엘라 성국의 도시는 볼레르만 방문해본 주헌이었기에 수도까지의 거리가 가늠되지 않았다. 그래서 주헌은 사제에게 질문해 수도까지의 거리를 대충 가늠해보기로 했다.


“볼레르는 거의 국경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도까지 가려면 마차로 족히 4일은 걸립니다.”


‘마차가 하루에 보통 50, 60km를 가니까... 버스로 하루면 되겠네. 운 좋으면 오늘 저녁쯤 도착하려나.’


“그런데 수도에는 왜 방문하시는 거죠?”


“그게... 그...”


주헌은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몰라 말을 더듬었다.


그때.


“아이고, 이게 누군가! 오랜만일세.”


필립이 창을 열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엇? 필립 주교님이 어찌?”


“아아, 은퇴하고 여행을 좀 하다가 이제 막 돌아왔네. 나도 내 고향에서 지내야 하지 않겠나. 여행도 끝났고 하니 교황님과 추기경님들께 인사드리려고 수도로 향하는 중이네.”


“아, 그러십니까? 여행은 재밌게 하셨는지요?”


“그리지라는 곳에서 피자라는 걸 먹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더군. 자네도 다음에 휴가때 한번 가 봐.”


“큿흠...”


자신을 도와주는 것은 좋았지만, 길어지는 사담에 주헌이 헛기침을 하며 필립에게 눈치를 줬다.


“아이고... 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 허허. 그래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보세.”


“알겠습니다. 주교님도 조심히 가십시오.”


그렇게 버스는 볼레르 안으로 진입했다.


“엘로!”


주헌이 엘로를 불렀다.


“왜요?”


주헌의 부름에 운전석 옆으로 다가온 엘로였다.


“교황청으로 가는데 시간이 하루 정도 더 걸릴 것 같은데 남아있는 식량으로 괜찮을 것 같아?”


식량과 식수같은 물품 담당은 엘로였기에 주헌은 엘로에게 재고에 대해 물었다.


“아뇨. 거의 다 떨어졌어요. 식수는 이제 아예 없고, 식량도 부족해요.”


“그럼, 일단 여기서 부족한 물품들을 채우는 걸로 하자.”


볼레르 시장 근처에 버스를 세워두고 탑승해 있던 인원들에게 2시간 뒤 출발하는 것을 알린 뒤 주헌과 엘로는 부족한 물품을 사러 시장 안으로 향했다.


필립은 시장으로 향하는 두 사람을 보며 볼레르에 대해서는 자신이 제일 잘 안다며 호들갑을 떨면서 주헌의 뒤꽁무니를 쫓아갔다.


“아이씨! 영감탱이 가만히 있질 않아! 귀찮아 죽겠어 정말!”


로아나는 휴식을 취하고 싶었지만, 신탁을 받은 이상 필립의 감시역을 소홀히 할 수는 없었기에 그를 뒤따랐다.


“아우 나이도 먹은 사람이 뭐 저렇게 빨라! 응?”


필립을 쫓던 로아나는 갑작스럽게 느껴진 오싹한 기운에 걸음을 멈추고 뒤쪽을 살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건 시장 상인들과 물건을 고르고 있는 주민들 뿐이었다.


“이상하네... 에어컨인지 뭔지를 너무 오래 쐬서 그런가?”


로아나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눈치 하나는 빠르군.”


갈색 망토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남자가 들고 있던 사과를 베어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먹던 사과를 매대에 다시 올려두고 로아나를 뒤쫓으려 하는데...


“어이! 손님 양반. 먹었으면 돈 내고 가셔야지?”

가게 주인이 손바닥에 주먹을 쳐대며 갈색 망토 남자에게 다가갔다.


“귀찮게 하는군... 쯧.”


딱.


갈색 망토의 남자가 주인장의 얼굴 앞에서 핑거스냅을 한 번 하자, 역정을 내던 가게 주인은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러고는 갈색 망토의 남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히 가게를 빠져나가며 로아나가 향했던 방향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응? 내가 왜 여기에 서 있지?”


얼마 후 정신을 차린 주인장은 아까의 일은 까맣게 잊은 채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진웅비 입니다.


오늘도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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