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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의 서재

버스기사의 이세계 슬로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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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
작품등록일 :
2024.02.01 16:18
최근연재일 :
2024.06.13 19:45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9,569
추천수 :
295
글자수 :
529,225

작성
24.05.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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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79화 운전 교육

DUMMY

79화 운전 교육


“자, 이제 코스도 다 만들어졌으니, 연습을 해야겠지?”


주헌의 말에 스템이 잔뜩 긴장한 듯 삐그덕거린다.


“처음부터 코스 돌지는 않을 거니까. 긴장하지 말고 긴장하면 괜히 사고만 친다. 이리 가까이 와봐.”


주헌의 말에 스템이 운전석에 바짝 다가갔다.


“자, 내 발 봐봐. 왼쪽에 페달이 있고 오른쪽에도 페달이 있지?”


“네...네네넵!”


“긴장하지 마라니까. 뭐 일단 설명하자면 내가 왼쪽 발로 밟고 있는 게 클러치라고 해서 기어를 변속 할 때 주로 쓰고, 오른쪽에 있는 페달 중에 왼쪽에 있는 건 브레이크라고 해서 버스를 멈출 때, 오른쪽에 있는 거는 엑셀이라고 해서 속도를 올릴 때 쓰는 건데, 제일 중요한 거는 무조건 부드럽게 밟아야 한다는 거야. 확 밟으면 급정지, 급가속으로 차가 울렁거리거나 타고 있는 승객이 넘어질 수 있으니, 무조건 부드럽게 알겠지?”


“아...아아아아알겠슴다!”


말로 설명한다고 해서 다 알 수는 없는 법. 빠르게 익히기 위해서는 직접 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주헌은 시동을 끄고 운전석에 일어났다.


스템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주헌을 바라보고는 가만히 서 있었는데, 주헌은 그 모습을 보며 운전석 쪽으로 고갯짓했다.


“뭐해? 앉아.”


“아아아아아 알겠슴다!”


잔뜩 기합이 들어간 채 자리에 앉은 스템은 그래도 본능적으로 핸들을 잡아야 한다는 건 느낀 것인지 떨리는 두 손으로 핸들을 잡았다.


“지금은 그냥 발 감각부터 익히는 걸로 해서 실제로 운전하지 않을 거니까... 그만 좀 떨어.”


주헌이 스템의 등짝을 찰싹 때리며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딱히 통하는 것 같진 않지만.


“자, 첫 번째로 자리에 앉았을 때 해야하는 건 의자를 자기한테 맞게 조절하는 거야.”


주헌은 무릎을 굽히며 의자 아래쪽에 있는 손잡이를 가리켰다.


“이거 잡고 올린 채로 의자를 앞으로 당겨봐.”


“의...의자를 어떻게 당깁니까?”


“엉덩이로 끌어서 당긴다고 생각하면 되려나?”


그러자 스템이 곧장 잘 따라하며 의자가 앞으로 쑤욱 밀려갔다.


“으억!”


“너무 당기면 불편할 텐데... 일단 클러치하고 브레이크에 발을 얹어보자.”


주헌의 지시에 발을 바라보던 스템은 잠시 두리번 거리며 양발을 번갈아 보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뭐해? 클러치랑 브레이크에 발 올리라니까?”

“그... 그게 클러치랑 브레이크가...”


“하아... 왼쪽에 있는 페달이 클러치! 오른쪽에 있는 페달 두 개중에 왼쪽 거가 브레이크!”


주헌은 알려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기억을 못하는 스템에 짜증을 내며 손가락으로 다시 한 번 가리켰다.


그제야 스템의 발이 클러치와 브레이크 위에 안착했다.


“오...오오오올렸슴다!”


“좋아. 클러치하고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아봐.”


툭! 툭!


“어어! 밟았습니다! 이제 어떻게 함까?”


스템이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고 주헌을 애처롭게 쳐다봤다.


“내가 아까 뭐라고 했어... 처음엔 의자를 조절해서 자기한테 맞는지 봐야 한다고 했지? 페달 밟는 거 불편한 건 없어?”


“그게... 무릎이 앞에 계속 닿여서 불편함다!”


“그럼, 의자를 다시 뒤로 당기면 되지. 아까랑 똑같아 손잡이를 들어올리고 엉덩이로 뒤로 끌듯 밀면 돼.”


주헌의 말에 다시 한번 아까의 행동을 반복한 스템은 이번에는 의자를 적당하게 뒤로 밀며 자기한테 맞는 위치로 맞췄다.


“아까보다 훨 낫습니다.”


“클러치하고 브레이크하고 엑셀하고 다 밟아봐. 밟기 불편하거나 그런 건 없고?”


“없습니다.”


“좋아! 이제 다시 자리 교체!”


주헌과 스템이 다시 자리를 바꿨다.


“이 버스는 운행하기 위해서는 시동을 켜야해. 음 그러니까 전기... 뭐 말해도 모르겠구나... 쉽게 말하면 마차에 연결된 말이 자고 있다고 생각하면 돼. 마차를 끌려면 말이 잠에서 깨야겠지?”


주헌의 쉬운 설명에 스템이 이해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 버튼이 전기가 들어오게 하는 건데... 그러니까... 어 1차적으로 잠을 깨우는 거라고 생각해.”


이세계에 전기란 존재하지 않았기에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하는 주헌이었다.


“자, 그럼 이렇게 앞에 불이 들어오지? 이 상태에서 여기 옆에 보면 열쇠 꽂는 곳이 있거든? 거기에 열쇠를 꽂아서”


틱.


“한번 돌려주고 또 한번 더 돌려주는데 이때는 1초이상 유지.”


틱.


우우우우우웅~


버스에 시동이 걸렸다.


“이렇게 시동을 거는 거야.”


“아... 알겠슴다!”


주헌은 그 다음 기어변속법을 스템에게 알려주면서 직접 보여주었다.


“자, 기어를 바꿀 땐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부드럽게 하는 거야. 잘못하면 어깨 나간다.”


클러치를 계속 밟은 상태에서 중립, 1, 2, 3, 4, 5, R(후진) 기어를 순서대로 계속 반복적으로 넣었다.


스템이 눈으로라도 익히라는 의미였다.


그렇게 열 번 넘게 반복을 하고 나서 주헌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스템과 교대했다.


스템은 주헌이 했던 대로 잘 따라하며 기어변속을 해댔다.


“오, 천잰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그제야 스템이 긴장을 좀 풀며 살짝 미소를 띄었다.


그렇게 수 십번을 기어변속에 시간을 쏟고, 기어를 중립에 둔 상태에서 안전벨트 착용과 전조등, 와이퍼 조작, 보조 브레이크 조작법등을 알려주었다.


물론 한번 말한다고 해서 다 외우기에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한번이라도 들으면 기억이라도 나는 법이기에 주헌은 열심히 두 번씩 재차 말하며 설명했다.


“자, 이제 시험 본다! 비상등!”


어느정도 반복훈련을 통해 외웠다고 생각했던 주헌은 바로 실망하고 말았다.


“어... 어 이게 왜!”


비상등이 아닌 와이퍼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비상등은 아까 말했잖아 몸쪽으로 당기라고 돌리는 게 아니라니까!”


주헌은 언성을 높였다.

처음이니까 봐줘야 된다고도 할 수 있지만, 버스는 승객을 태우고 다니는 일이기에 한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한민국보다야 운전하기 쉬운 곳이긴 하지만, 처음 배울 때는 정석적으로 확실하게 배우는 게 좋기 때문에 조금 과하게 스템을 대했다.


그렇게 다시 테스트를 시작하며 스템이 100퍼센트 맞출 때까지 기능 조작은 계속됐다.


“우측 깜빡이!”


똑딱. 똑딱.


“이제야 다 맞췄네...”


한참이 지나서야 기능 조작 테스트를 통과한 스템.


스템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통과했다는 성취감에 헤벌쭉 웃음을 지어댔다.


기능 조작과 기어변속에 익숙해졌으면 이제 실제로 운전을 해봐야 할 차례.


다시 자리를 바꾼 주헌은 운전석에서 자리하며 이번에는 반클러치를 직접 선보였다.


“자, 이젠 실제로 운전을 해볼 건데 전진, 후진만 계속 반복할 거야. 그 전에 반클러치를 설명해줄게. 반클러치는 클러치를 끝까지 밟지 않고 어느정도 뗀 상태에서 이렇게...”


덜덜덜.


“버스가 진동하는 게 느껴지지? 지금 내 발 한번 봐봐. 지금 딱 클러치페달에서 이정도 뗐을 때까 반클러치야.”


“오!”


“그런데 만약 정지한 상황에서 기어가 들어가 있는데 클러치를 반클러치보다 더 떼버리면~”


덜덜덜 투두둑.


주헌이 설명하기 위해 일부러 클러치에서 발을 떼자, 버스가 덜덜떨다가 시동이 꺼졌다.


“이렇게 버스는 작동을 멈추게 돼. 그러니까 운행할 때는 이 반클러치 유격점을 잘 기억해야해. 오르막길에서도 유용하게 써야 하거든. 알겠지?”


“넵! 알겠슴다!”


주헌은 다시 꺼진 시동을 걸었다.


“이제 전진 후진 반복할 거야, 보통 버스는 2단 출발로 하긴 하지만 지금은 연습이니까 1단 넣는 걸로 하자고.”


주헌은 기어를 1단으로 변속했다.


“기어를 넣고 나서 아까 시동이 꺼지기 직전의 유격점까지 발을 떼볼게.”


덜덜덜.


다시 버스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자, 이 상태에서 브레이크에서 발 떼면.”


“오! 버스가 앞으로 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 멈출 때는 브레이크부터 밟아서 속도를 줄인 후 클러치를 밟아야 돼. 만약 클러치를 안밟고 브레이크만 밟아서 멈추게 되면...”


그러자, 버스는 다시 덜덜 떨다가 시동이 꺼졌다.


“이렇게 되는 거야. 이해했어? 뭐 말한다고 해서 이게 바로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니까 직접 해보자고. 대신에 속도가 너무 느릴때는 클러치부터 밟아도 돼.”


다시 주헌이 운전석에서 나오고 그 자리에 스템이 들어갔다.


“후!”


스템은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다시 두 손으로 핸들을 꾹 잡았다.


“자, 이제 아예 처음부터 탑승한 걸로 생각해서 순서대로 해보자.”


주헌의 지시에 전원버튼을 먼저 켠 스템은 계기판에 불이 들어오는 걸 확인하고 열쇠를 두 번 돌려 시동을 걸었다.


“아...”


주헌은 그 모습에 탄식하며 조금 아쉬워했다.

스템은 자기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몰라 허둥지둥할 뿐이고.


“운전석에 앉을 때는 뭐부터 하라 했어.”


“아!”


스템은 뒤늦게 눈치채고는 의자를 조절하며 발과 페달 사이의 거리가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하고,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그래! 그거부터 해야지! 이제 다음 것도 알아서 해봐. 겁먹지 말고. 문제 있으면 바로 말해줄 테니까.”


“후!”


다시 심호흡을 크게 한 스템은 기어를 1단으로 바꾸고는 클러치를 천천히 떼며 버스의 클러치 유격점을 확인했다.


유격점에 도달하자, 버스가 떨리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브레이크에서 천천히 발을 뗐다.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버스.


“움직입니다! 가고 있음다! 우와! 우어! 으어!”


자신이 직접 버스를 몰고 있다는 성취감에 해맑게 웃는 표정으로 주헌을 바라봤다.


그것에는 칭찬을 듣지 않을까란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운전할 때는 앞 봐야지!”


주헌의 호통이었다.


물론 1단으로 클러치 조작만으로 전진 중이니 속도가 그리 높지 않고 커다란 공터라 사고 위험도 적었지만, 전방주시 태만은 주헌이 절대 용납하지 않는 행동 중 하나였다.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가 금세 주눅이 든 채 바로 전방을 바라보는 스템.


“자, 이제 멈춰.”


주헌의 지시에 따라 스템은 버스를 멈춰세웠다.


주헌은 멈출 때 버스에 덜덜 울렁거림이 있는 것에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처음 하는 사람치고는 괜찮다고 판단했다.


“이제 후진 기어!”


스템이 지시를 듣자마자 기어를 변속하려는데. 기어봉에 가져간 손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다가 슬쩍 기어를 바라보며 단수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초보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로 기어 단 위치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인 듯했다.


주헌은 한마디 하려다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 일단 입을 꾹 다물었다.


스템이 후진하는 걸 한번 확인하고 나서, 주헌은 계속 전진, 후진을 반복적으로 시켰다.


누가 보면 10~ 20m 앞뒤로만 왔다갔다하는 게 무슨 운전 교육이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동변속 차량의 경우에는 이것이 꽤 도움이 된다.


그 간단한 전진 후진만으로도 기어 위치 숙지, 클러치 유격점 확인, 브레이크 감각 등 여러 가지를 익힐 수 있으니까.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진웅비 입니다.


오늘도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많은 피드백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매주 화요일, 금요일은 휴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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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젖소 수인 24.06.06 1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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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화 운전 면허 시험의 결과는? 24.05.22 23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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