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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비
작품등록일 :
2024.02.0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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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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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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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그리지에 도착한 새로운 인부들

DUMMY

94화 그리지에 도착한 새로운 인부들


“어... 음... 그러니까 이 분들이 새로 오신 인부님들이라는 거지?”


폴은 우람한 젖소 수인들의 모습에 넋을 놓고 있었다.


“왜요? 급하다고 해서 빨리 구해왔는데, 엘로하고 제가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요?”


주헌이 옆에 서 있던 엘로의 정수리를 흐트러뜨리며 말했다.


“그래, 그래 고생했다! 수인 10명이면 충분히 작업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어이 마크! 맥!”


“왜?”


“왜?”


마크와 맥이 공사현장에서 거대한 자재를 같이 옮기다가 옆 공터에 던져버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뛰어왔다.


‘이야... 수인의 힘은 대단하구만.’


주헌은 작은 몸집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 마크와 맥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또, 또! 내가 말 짧게 하지 말랬지! 엄연히 내가 더 어른이고 고용주인데!”


“싫어!”


“싫은데!”


착!


폴이 손바닥으로 이마를 치며 두 눈을 쓸어내렸다.


“됐다. 됐어... 일만 잘하면 됐지. 여기 새로운 인부님들 오셨으니까. 너희 둘이 2개 조로 나뉘어서 공사 현장 지휘하자고 학교 건설에 모두가 모일 필요는 없으니까, 셋이 나눠서 두 조는 주택 단지 건설 현장으로 나는 학교 건설 쪽으로 이해했지?”


“아, 귀찮은데 다시 다 가르쳐야 되잖아.”


“맞아! 맞아!”

마크와 맥이 인간인 폴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 젖소 수인 남성들은 경악했다.


인간이라면 무조건 수인을 하대하고 박대하는 줄로만 알았지, 작은 덩치의 쥐족 수인이 인간을 오히려 하대하는 모습을 볼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아, 좀! 하라면 해라 좀!”


“귀찮아~ 돈 더 주는 것도 아니구.”


“옳소! 옳소! 폴은 체력이 약해서 자재 옮기는 거나 지지대 세우는 거 다 우리 시키잖아!”


“아니, 그건 너희가 힘이... 하아... 대가리야...”


폴은 미간을 찌푸리며 관자놀이를 꾹 눌러댔다.


“하~ 저녁에 피자랑 맥주 쏜다. 됐지?”


폴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하나의 조건을 내걸었다.


“마크.”


“맥.”


마크와 맥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이쪽으로 와봐요. 건설 현장에서 일해보신 분!”


마크가 손을 들며 젖소 수인 남성들에게 말했다.


몇몇이 손을 들고, 마크와 맥은 경험자를 반으로 쪼개어 각자의 조에 끼워 넣은 후 무경력자들을 다시 반으로 나눠 각자의 조로 배분했다.


“폴! 이거 위험해. 랫트 마을 사람 몇명은 우리 쪽으로 줘야해.”


“맞아. 이건 안 돼. 일만 더 지연 될 거야.”


“하... 많이는 못 줘. 여기도 빠듯하다고. 각 조에 한명씩 총 4명까지만 돼.”


“그거면 충분해.”


“충분하고도 남지.”


그렇게 조 배분이 끝나고 공사 현장에 투입될 인부들이 폴 일행을 따라 건설 현장으로 떠났다.


이제 에피를 포함한 젖소 수인 여성 6명이 남았다.


남편과 마을 남자들이 전부 건설 현장으로 떠나 여자들만 남게 되자, 조금 불안한 기색을 비치는 수인들이었다.


“자자, 여러분들께는 따로 얘기해야 할 것 같아서 일단 밥 먹으면서 얘기할까요?”

주헌이 불안한 기색을 보이는 그들이 겁을 먹지 않게 최대한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는 와이스너 여관으로 수인들을 안내했다.


끼익.


“아직 영업시간 아닙니다!”


주헌이 문을 열자마자, 영업준비를 하고 있던 험멜이 입구를 쳐다보지도 않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아이고 동생 왔는데 얼굴도 안 보고 바로 내쫓기예요?”


익숙한 목소리에 일을 하다 말고 고개를 든 험멜.


“오오! 주헌이 왔냐~ 그런데... 뒤 쪽에는?”


“이번에 그리지 마을 건설 현장에 참여하게 된 밀크빌 주민분들의 가족이십니다. 그리고 그리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여걸분들이시죠.”


“이야... 확실히... 몸이...”


험멜이 여성 수인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눈으로 슬쩍 훑었다.


짝! 짝!


“우악!”


“이 사람이 무슨 이상한 말을 하려고!”


메이는 험멜의 행동이 자칫 여성들에게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바로 험멜의 눈과 입을 손바닥으로 쳤다.


“호호호. 어서와요. 먼 길 오느라 고생했겠네. 우리 그리지는 수인들을 환영하니 모두 편히들 지내다 가요.”


“누님, 실례지만 혹시 지금 주문해도 되나요?”


“실례인 걸 알면 입밖으로 말을...”


짝!


“아잇 얼굴 때리지 말라고!”


주헌의 말에 험멜이 비아냥거리다가 메이에게 뺨따귀를 맞아버렸다.


“그럼 당연하지. 자자, 어서들 앉아요. 주헌아~ 피자로 줄까?”


“넵!”


주헌의 대답에 메이는 팔을 걷어붙이고 피자 도우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 그건 처음 보는 거네요?”

주헌이 메이가 들고 있는 몽둥이 같은 것을 보고 말했다. 이전에는 도우를 만들 때 그런 도구가 없었으니까.


“아 이거 이렇게 밀면서 도우를 만드는 건데. 미란다에게 손목이 아프다고 한번 얘기한 적이 있는데 헤일로가 그걸 듣고 만들어주더라고 어찌나 편한지 몰라.”


그리지는 이제 랫트 마을과의 교류가 활발하다 못해 거의 가족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듣기 싫어도 누가 어디가 아프다던가 뭘 했다더라 같은 내용은 서로 훤히 꿰뚫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번 경우처럼 불편한 것들이 있으면 랫트 마을 사람들이 불편함을 줄여주는 도구를 만들어 선물 해주는 경우도 많았다.


주헌은 이런 기특한 일을 벌인 헤일로에게 선물을 하나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미란다의 예정일도 얼마 남지 않고 하니 아기용품을 선물해주는 게 좋겠지?’


그렇게 선물을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밀크빌 여성들은 주헌이 무슨 얘기를 꺼낼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주헌은 주문을 하고 자리에 돌아오자마자, 혼자 헤벌쭉거리거나 혼자 ‘하하’ 웃는 모습을 보였다.


“피자 나왔다.”


험멜이 완성된 피자를 가지고 와 테이블에 내려놨다.


“주헌아 내가 진짜 너니까 편하게 얘기하는 건데. 영업시간 전에는...”


험멜은 메이에게 혼나더라도 해야할 말은 해야겠다 생각했다. 영업시간 전에 주문하는 건 엄연히 예의게 어긋나는 행동이다. 아무리 지인이라 하더라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었다.


“이야. 맛있겠다~ 아! 형님! 그 방 남은 거 있으면 전부 제가 빌릴게요. 기간은 공사 기간 끝날 때까지일 것 같은데. 랫트 마을 분들은 다들 임시 숙소에서 지내시죠?”


임시 숙소.


학교 건설에 주택 의뢰까지 겹쳐 랫트 마을 인부들의 거주 기간이 길어지자, 임시로 만든 목조 주택이다.


“어? 어! 임시 숙소나, 마크, 맥, 폴의 집에서 지내는 것 같던데.”


여관의 남은 방을 긴 기간 대실을 하겠다는 소리에 잠깐 넋을 놓은 험멜이 정신을 차리고 주헌의 말에 대답했다.


“아, 그렇구나. 그런데 형님 아까 뭐라구요?”


“어? 뭐?”


“아까 영업시간 어쩌고 하지 않으셨어요?”


“아아, 영업시간이 전에는 빨랐는데 요즘은 재료준비 때문에 좀 늦게 연다 뭐 그런...아참, 지금 방이 몇개가 남았으려나.”


충분히 금융치료를 받은 험멜은 주헌에게 예의를 논하며 굳이 분위기를 흐릴 필요가 없었기에 말을 얼버무리며 곧장 남은 방을 확인하러 카운터로 향했다.


그렇게 남은 방 6개가 확인이 되었다.


‘딱 좋네.’


밀크빌에서 온 5쌍의 부부와 솔로인 에피가 여관을 쓰면 될 것 같았다. 그럼 11명의 주거지는 일단 배정이 된 상태고, 나머지 5명에 관해서는 임시 숙소를 랫트 마을 사람들과 같이 쓰는 걸로 하면 되고.


‘나중에 여관도 하나 더 지어야겠네.’


그렇게 생각하며 주헌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수인 여성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아, 죄송합니다. 제가 사색에 좀 빠져있었네요. 어서들 드세요.”


주헌과 엘로가 피자삽을 이용해 조각낸 피자를 접시에 옮겨 담았다. 그리고 하나하나 밀크빌 여성들에게 다 나눠주었다.


밀크빌 여성들은 피자를 먹는 법을 몰랐다. 냄새를 맡거나 손이나 포크로 쿡쿡 찔러대며, 처음 보는 음식에 어쩔 줄 몰라했다.


“아... 피자는 손으로 먹어도되고 편한대로 드시면 됩니다. 저는 이렇게 반으로 접어서 먹는 걸 좋아하죠.”


주헌이 피자 한 조각을 세로로 반 접어 입 속한 넣고 큼지막하게 물었다.


엘로도 큼지막하게 한입 물었다.


밀크빌 여성들은 먼저 먹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기다랗게 늘어나는 치즈에 군침을 꿀꺽 삼켰다.


그렇게 어떻게 먹는지 방법을 알게 된 밀크빌 여성들이 피자를 집어 하나둘 먹기 시작했다.


“으음~”


“아~”


“맛있어!”


피자를 먹은 밀크빌 여성들이 연달아 감탄사를 뱉으며 피자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많은 여성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와중에 유독 조용한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에피였다.


에피의 접시는 이미 비워져있었다. 하지만 뭔가 마음에 안드는지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에피 씨? 입맛에 안맞으세요?”


“아, 아... 그게.”


에피는 주헌의 물음에 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괜찮습니다. 편하게 말씀하세요.”


주헌은 에피의 입만 쳐다보며 어떤 문제점이 나올까 긴장하고 있었다.


“그... 그게 조금 더 먹고 싶어서...”


주헌은 한껏 긴장한 자신이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을 흘렸다.


“아아, 당연히 드시고 싶은만큼 드셔도 됩니다. 형님~ 피자 두 판 더요!”


“아이고~ 바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요~”


험멜은 영업시작전에 막대한 매출을 올려주는 주헌에 기분이 좋아 엉덩이를 흔들며 주방에 있는 메이에게 향했다.


“두판 더 시켰으니까 드시고 또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말씀하세요.”



잠시 후...



이제는 배부른지 더이상 밀크빌 여성들은 피자를 더 주문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헌과 엘로를 포함한 8명이 먹은 것치고는 빈 피자쟁반이 높다랗게 쌓여있는데...


‘이게 다 몇판이야...’


주헌은 빈 피자 쟁반을 눈대중으로 세워보다가 돈주머니를 꺼내 동전 개수를 확인했다.


‘식비로 이만큼을 내는 건 또 처음이네...’


“아... 혹시 저, 저희가 너무 많이 먹었을까요?”


주헌의 돈 세는 모습을 확인한 에피가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뇨! 아뇨! 저 그렇게 인색한 사람 아닙니다~”


주헌은 돈에 인색한 사람이 맞다.

하지만 지금 피자 사업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치즈에는 이 여걸들의 도움들이 필요했기에 주헌은 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저야말로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니까. 오히려 제가 이렇게 대접해 드리는 게 맞죠.”


“저... 저희의 도... 도움이요? 저희는 그저 우유 생산만 하면 되는 거라고 들었는데...”


에피는 주헌이 약속한 것과는 달리 다른 일을 시킬까 봐 걱정이 되었다. 다른 밀크빌 여성들도 서로 눈치를 살피며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아아, 맞습니다. 무리하시진 말고 하루에 가능한 만큼만 우유를 생산해 주시면 됩니다.”


“그게 무슨 대접 받을만한 일인가요... 원래 하던 일인데.”


에피의 얼룩 귀가 축 처졌다.


젖소 수인들에게 젖짜기는 정말 당연한 일상이었다. 남성들은 상관이 없지만, 여성들의 경우는 매일매일 착유 하지 않으면 젖몸살을 앓기 마련이었고, 의료 체계가 빈약한 수인 마을에서 젖몸살은 아주 큰 병이었기에 그걸 예방하기 위해서 착유는 그냥 일상적인 일이었다.


“아뇨! 저에게는 엄청난 도움입니다. 피자에는 치즈가 들어가고 치즈에는 우유가 들어가죠. 그리고 치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랫트 마을로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시간은 시간대로 들어가는 거고... 그 사이 재료가 떨어지면 판매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게 되면서 손해를 보는 거죠. 그런데 이제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그리지에도 치즈 생산의 길이 열렸으니, 막대한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됨은 물론이고 피자 판매량을 더 늘릴 수 있게 되었으니 이것만큼 더 도움이 될 게 어디 있겠어요.”


주헌의 열변에 조금 에피의 축 처진 얼룩 귀가 다시금 쫑긋 세워졌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진웅비 입니다.


어제 휴재로 인해 오늘은 연참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피드백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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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화 입학식 24.06.12 23 1 13쪽
» 94화 그리지에 도착한 새로운 인부들 24.06.10 20 0 12쪽
93 93화 에피의 단식투쟁 24.06.10 20 2 10쪽
92 92화 한순간에 변태가 되어버린 건에 대하여 24.06.08 24 1 12쪽
91 91화 젖소 수인 24.06.06 22 2 12쪽
90 90화 감히 공금을 횡령해? 24.06.05 2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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