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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랑 님의 서재입니다.

원본수호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반소설

백랑(白狼)
작품등록일 :
2017.11.14 23:28
최근연재일 :
2018.02.19 19:07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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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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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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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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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0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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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5화 오학구는 원씨 삼형제를 데려오고 공손승은 7성중에 가담하다

DUMMY

오학구가 말했다.

“지금 내 생각에는 의협심이 많고 무예가 출중한데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생사를 같이할만한 사람 셋이 있는데 이들을 불러오면 일을 성취하는데 문제없을것 같습니다.”


“그 세사람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그들은 형제간인데 제주 양산박 부근인 석갈촌에 삽니다. 평시에는 고기잡이로 생계를 하나 때로는 물길로 다니며 장사도 합니다. 성은 원(阮)씨고 3형제인데 첫째는 입지태세(立地太歲) 원소이(阮小二)라 하고 다음 하나는 단명이랑(短命二郎) 원소오(阮小五)라 하고 막내는 활염라(活閻羅) 원소칠이라고 하는데 이 세사삼은 친형제간입니다. 이전에 내가 그곳에서 몇해동안 살 때 그 사귄 사람들입니다. 비록 일자무식이기는 하나 친구를 사귀는데는 의리가 두터운 호남아들이라 나도 그들과 왕래가 많았습니다. 이 세사람을 얻는다면 대사를 성취할것입니다.”


조개가 그 말을 듣고 기뻐하였다.

“일찍 원씨 3형제의 소문을 들었는데 다만 만나보지 못했을뿐입니다. 석갈촌이 여기서 불과 백여리밖에 안되니 곧 사람을 배내서 청해다 의논하는것이 어떻겠습니까?”


“사람을 보내서는 오지 않을것입니다. 반드시 내가 직접 가서 설득하여 가담하도록해야지요.”


조개는 또 하인을 시켜 술과 음식을 차려오게 하고 말했다.

“북경에서 동경까지는 나도 다녀본적이 있지만 그 생신예물이 어느 길로 지나갈지 모르겠으니 유형이 수고를 아끼지 말고 다시한번 북경으로 가서 알아보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이에 유당이 선뜻 대답했다.

“그럼 저는 오늘밤으로 떠나겠습니다.”


“그럴건 없습니다. 그자의 생일이 6월 15일인데 지금 5월초순이니 아직 4, 5십일이 남아있습니다. 우선 가서 원씨 3형제를 가담시킨 후 떠나도 늦지 않습니다.”


그 말에 모두 찬성하며 셋이서 술을 마셨다.

그날 밤 3경쯤해서 일어난 오용은 은전을 조금 지니고 길을 떠났다.

조개와 유당은 대문밖까지 나와 전송해주었고 오용은 점심때나 되어 석갈촌에 도착했다.

그 마을을 보니,


푸르청청 산봉은 웅기중기 솟았고 파란 뽕나무 구름같이 덮였고나. 외딴 마을 감돌아 맑은 물 흐르고 여기저기 대숲가로 오솔길 보이네. 시내가 초가집 둘레엔 아름드리 고목이 우거졌는데 울밖엔 높이 걸린 주기 보이고 버드나무아래엔 머물러있는 고기배 보이누나.


오학구는 원래 길에 익숙한터라 물을것도 없이 마을에 도착하는대로 원소이의 집으로 찾아갔다.

문앞에 가보니 작은 고기배 몇척을 말뚝에 매여놓았고 성긴 울타리밖에는 해진 고기그물을 널어놓았다.

이 집은 산과 물을 끼고 앉은 10여칸의 초가였다.


“형장 댁에 계시우?”

오용이 부르니 안에서 한사람이 걸어나오는데 그의 생김생김을 보면,


우묵한 얼굴엔 곤두선 눈섭, 네모진 입에 두툼한 입술, 앞가슴엔 누른 털 부시시, 등에는 두줄기 살덩이 울툭불툭. 두팔에 천근 힘 모여있고 눈에선 서릿발 번뜩이네. 시골의 어부라 깔보지 말라, 그가 다름아닌 인간의 대감일세.


원소이가 나오는데 머리에는 해진 두건을 쓰고 몸에는 헌옷을 걸치고 발은 맨발이었다.

그는 오용을 보자 얼른 읍하고 말한다.


“선생님! 어디서 오시는가요? 무슨 바람이 불어서 예까지 오셨습니까?”


“좀 일이 있어서 일부러 이랑을 만나러 온 길일세.”


“무슨 일인지 말씀하십시오.”


“내가 이곳을 떠난지가 벌써 2년이나 되는구먼. 지금 나는 어떤 부자집에서 훈학을 하는중인데 그 집에 큰 잔치가 있어서 나더러 열댓근짜리 금잉어를 여라문마리 구해오라고 하길래 자네 형제가 떠올라서 찾아온 길일세.”


그 말에 원소이가 웃으면서 말한다.

“우선 술이나 한잔 하면서 이야기합니다.”

“실은 나도 이랑과 술을 나누고싶어 겸사해서 온길일세.”


“호수 저편에 술집들이 있으니 배를 타고 그리로 건너갑시다.”

“거 좋네. 오랑도 만나고 싶은데 집에 있나?”

“그럼 같이 가서 찾아봅시다.”


둘은 호수가로 나가 작은 배 한척을 타고 맞은편을 향해 저어갔다.

한참 저어가던 원소이는 문득 앞을 향해 손짓을 햐며 외친다.

“소칠아! 소오를 못보았느냐?”


오용이 바라보니 저편 갈밭속에서 작은 배가 남실거리며 나오는데 배위의 그 사나이의 생김생김을 보니,


숭터투성이 얼굴에 군살이 울퉁불퉁, 튀여나온 눈알은 영채가 번쩍번쩍. 불에는 꺼슬꺼슬한 노랑수염, 몸에는 검은 기미 얼룩얼룩, 쇠를 벼려 만들었나, 구리를 부어 만들었나, 태어날 때 오도의 정기 타고났다고 마을에선 활염라라 이르네.


원소칠은 해볕을 가리는 검은 삿갓을 머리에 쓰고 몸에는 바둑판무늬의 배자를 걸치고 허리엔 생포 앞치마를 두르고 배를 저으며 묻는다.


“혀님, 작은 형은 왜찾아?”

“여보게 칠랑! 내가 긴히 할말이 있어 찾아왔네.”


오용의 말에 원소칠이 말을 건넨다.

“선생님, 참 오래간만입니다!”

“우리 다같이 가서 술이나 한잔 합세.”

“저도 늘 선생님과 한잔 하려고 생각해왔지만 통 만나뵐수가 있어야지요.”


두 배는 나란히 일여덟간 되는 초가집이 있는 언덕 옆에 도착했다.

“어머니! 소오가 집에 있어요?”

원소이의 물음에 어머니가 대답한다.

“집에 있다는게 다 뭐냐! 그 애가 고기잡이는 통 하지 않고 맨날 투전에만 정신이 팔려서 돈을 다 잃고 방금 내 머리에서 비녀를 뽀아가지고 장거리로 팔러갔다.”


원소이는 그저 웃으며 배만 저어가는데 원소칠이 뒤에서 말한다.

“형님, 정말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노름을 하기만 하면 꼭 잃게만 마련이니 정말 재수가 없지 않소. 소오형님만 잃은것이 아니라 나도 쫄딱 녹았소이다!”


이말을 들은 오용은 “옳지!” 하고 속으로 기뻐했다.


두 배는 다시 가지런히 석갈촌 장거리로 향해 저어가는데 얼마 안가서 저편 외나무다리옆에서 한 사나이가 손에 두꿰미의 동전을 들고 호수가로 내려온다.

“소오가 저기 오는구먼!”

원소이가 하는 말에 오용이 바라보니,


두주먹 쇠몽치같고 두눈 퉁방울같네. 얼굴에 웃음기는 있어도 미간에 살기가 어렸구나. 앙화도 맘껏 빚어내고 때아닌 재화도 잘 일으키네. 주먹을 휘두르면 사자도 벌벌 떨고 발길 날리면 독사도 간담이 서늘해지네. 간곳마다 온역신 찾는자 보라 단명이랑이라네.


원소오는 해진 두건을 비스듬히 쓰고 다 해진 무명적삼을 걸치고 푸르스름하게 표범을 새긴 가슴을 드러내놓았다.

“여보 오랑! 오늘은 많이 땄나?”


“아니, 선생님이시군요. 못뵌지가 이년은 되지 않습니까? 나는 저 다리 위에서 한참이나 누군가 하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원소오가 대답하자 원소이가 또 말을 이었다.


“선생님을 모시구 자네 집에 까지 갔었다. 우리 선생님을 모시고 수각으로 가서 술이나 한잔 대접하자.”


원소이의 말에 원소오는 급히 뭍에 내려와서 배를 타고 따라 나섰다.

배 세척이 한동안 저어가서 수가 주점앞에 다달았는데 그 주점을 보면,


핲에도 호수, 뒤에도 출렁이는 물이라, 수십그루 홰나무 버드나무 실실이 늘어있고 여기저기 연꽃은 물속에 피었구나. 시원한 정자에서 창문제끼니 부는 바람에 붉은 문발 흔들리네. 악양루에서 세번 취했다 자랑말라, 예가 바로 선인 노는 봉래섬일세.


세척의 배는 수정아래의 연꽃늪속을 저어들어가서 배를 매놓았다.

그리고는 오학구를 부축하여 물에 올라 주점으로 들어가 수각안에 이르자 붉은 칠을 한 식탁과 의자들로 된 좌석을 골라앉았다.


“선생님, 우리 삼형제가 예의범절을 모른다고 나무라지 마시고 얼른 상좌에 앉으십시오.”

“천만에, 그래서야 되나.”

오용이 이렇게 사양하니 원소칠이 말한다.


“형님이 주인석에 앉고 선생님을 객석에 모시면 될게 아니요. 우린 먼저 앉겠수다.”

“그래그래, 칠랑은 언제나 시원시원하거든.”


오용이 말하자 네사람은 좌석을 정하고 곧 주보더러 술 한통을 가져오게 하였다.

심부름꾼이 큰잔 네개와 젓가락 네쌍을 차려놓고 반찬 네접시에 술 한통을 가져다놓았다.


“무슨 안주가 있는가?”

원소이가 물으니 심부름꾼이 대답한다.

“금방 소를 잡았는데 고기가 아주 훌륭합니다.”

“그럼 큼직큼직 열근만 썰어주게.”


술과 고기가 올라오니 원씨 삼형제는 오용에게 술을 세잔 권한 후 자신들도 소고기를 허기찬 범처럼 먹어댄다.


“선생님, 예전 같으면 열댓근 되는 금잉어는 4, 5십마리도 잡아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열근짜리도 어렵습니다.”

원소오가 술이 오가는 도중에 말했다.


“먼길에 모처럼 오셨는데 대엿근짜리라도 여라문마리 구해드려야지요.”


“나는 돈을 많이 가지고 왔으니 값은 부르는대로 내겠네. 그런 작은것은 소용 없으니 꼭 열댓근짜리를 구해주게.”


“그렇게 큰것은 구할 수 없습니다. 방금 소오형님이 말한대로 대엿근짜리도 실은 구하기 힘듭니다. 그것도 며칠간 기다려야 될것입니다! 지금 제 배에 작은 고기가 한통 있으니 그걸 가져다가 안주나 합시다.”


원소칠이 이렇게 말하고 나가더니 배에서 잔고기 한통을 들고 부엌으로 가져다가 안주를 만들어 세 쟁반에 나누어 놓았다.

오용은 술을 마시면서 주점에서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없으니 저녁에 원소이네 집에가서 자면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여기를 한번 다녀가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요. 오늘은 요행 세분과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는데 아마 이 술갑을 나더러 치르라고 할것 같지는 않구만. 오늘 저녁에는 내가 이랑 댁에서 하루밤 신세를 지기로 하고 이번에는 내가 돈을 내여 여기서 술 한독과 고기를 사가지고 마을에 돌아가 닭도 두어마리 사서 우리 한번 만취토록 먹는것이 어떻겠소?”


“선생님이 그처럼 말씀하시니 우선 우리는 감사히 맏기로 하고 다시 봅시다.”

원소칠이 오용의 말을 듣고 대답했다.


“역시 칠랑은 시원시원하거든!”

오용은 은전 한냥을 원소칠에게 주어 주점에서 큰 술독을 빌려 술을 가득 받고 익은것 생것 해서 소고기 스무근을 사고 또 큰 닭 두마리도 사게 했다.


네사람은 주점에서 나와 다시 배에 올라 술과 고기를 선창안에 싣고 배를 원소이네 집으로 저어갔다.


원씨 삼형제는 원소이만 처자가 있고 소오와 소칠은 장가전이었다.

그들은 집뒤에 있는 수정에 자리 잡고 소칠은 닭을 잡고 형수가 부엌에서 서둘러서 한식경이 지나서야 술과 고기를 차려서 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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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3화 시진은 손님을 만류하고 무송은 경양강에서 범을 때려잡다(2) 17.12.24 153 2 12쪽
45 23화 시진은 손님을 만류하고 무송은 경양강에서 범을 때려잡다 17.12.23 150 2 9쪽
44 22화 염노파는 관청에서 소동을 일으키고 주동은 의리로써 송공명을 놓아주다 17.12.22 121 3 19쪽
43 21화 염노파는 급시우를 집으로 청하고 송강은 노하여 염파석을 죽이다(2) 17.12.22 134 1 14쪽
42 21화 염노파는 급시우를 집으로 청하고 송강은 노하여 염파석을 죽이다 17.12.22 151 1 14쪽
41 20화 호걸들은 조개를 추대하고 유당은 달밤에 운성현으로 가다(2) 17.12.21 13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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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9화 임충은 왕륜을 죽이고 조개는 양산박을 쉽게 빼앗다(2) 17.12.10 158 3 14쪽
38 19화 임충은 왕륜을 죽이고 조개는 양산박을 쉽게 빼앗다 17.12.08 163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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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6화 양지는 생신예물을 호송하고 오용은 지혜로 생신예물을 빼앗다(2) 17.12.02 144 3 15쪽
32 16화 양지는 생신예물을 호송하고 오용은 지혜로 생신예물을 빼앗다 17.12.02 165 1 12쪽
31 15화 오학구는 원씨 삼형제를 데려오고 공손승은 7성중에 가담하다(2) 17.12.01 190 2 13쪽
» 15화 오학구는 원씨 삼형제를 데려오고 공손승은 7성중에 가담하다 17.12.01 160 2 11쪽
29 14화 적발귀는 취하여 영관전에서 자고 조천왕은 동계촌에서 호걸을 알아보다(2) 17.11.30 179 2 9쪽
28 14화 적발귀는 취하여 영관전에서 자고 조천왕은 동계촌에서 호걸을 알아보다 17.11.29 173 2 12쪽
27 13화 급선봉은 동곽에서 공을 다투고 청면수는 북경에서 무예를 겨루다(2) 17.11.29 179 2 8쪽
26 13화 급선봉은 동곽에서 공을 다투고 청면수는 북경에서 무예를 겨루다 17.11.28 212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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