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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무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무신이 영혼을 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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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무도사
작품등록일 :
2024.06.26 23:08
최근연재일 :
2024.09.1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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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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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회. 이상한 ‘하도영’

DUMMY

16회. 이상한 ‘하도영’



한편 구자운이 오랜만에 연무장에 왔다.

지금쯤 꼬맹이들이 죽네 사네 할 거라.

잔뜩 기대했는데.

이게 웬걸?


생각보다 적응 잘하고 있다.

궁전 외곽으로 크게 두 바퀴 돌고 온 제갈현이 호흡을 고르며, 아직 보이지 않는 도영을 기다렸다.


“한 바퀴 더 돕니다. 실시!”


“아, 좀. 도영이 오면 같이 가겠습니다. 스. 승. 님!”


“수련은 그렇게 쉬엄쉬엄하는 거 아닙니다. 저하는 몸을 계속 움직여서 근육과 인대를 단련한 뒤, 골격을 완성해야 하죠. 게다가 며칠 전에 경험···. 음, 자 어서, 저기 궁궐 밖에 있는 뒷산 두 개를 뛰어갔다 옵시다.”


“아니, 이제 겨우 산을 오를 정돈데. 뛰어 갔다 오라니. 도영이는 뒷산에도 안 가지 않습니까? 스승님!!”


“도영이와 저하는 체형부터 다르고. 사실 도영이가 저하보다 1살 어리잖습니까? 그러니 도영이는 좀 더 단련한 후에······.”


첫째 왕자와 여현의 실랑이를 들었을까?

능구렁이 영감이 슬며시 이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아이고, 우리 저하~! 연습이 고되시군요. 그래서 어떻게 이제라도 그만둘까요?”


“아, 누가 그만둔답니까!? 구자운 대주는 공사다망하신 분이 왜 여기 오신 거죠?”


“그거야 우리 저하께서 혹 필요한 게 없나 하고 왔지요.”


눈꼬리가 흐드러지게 미소 짓는 얼굴이 어쩜 저리 미울까?


‘하, 저 영감 무슨 이상한 짓 시키려고 저렇게 웃지? 괜히 소름 돋게.’


사실 제갈현은 알고 있다.

저 능구렁이가 왔다 간 순간부터 또 새로운 엽기적인 수련이 시작될 거라는 걸.


하지만,

구자운이 생각해 낸 그 기 똥찬 수련법은 힘들긴 해도 사실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안 그래도 요즘 첫째 왕자가 그 효과를 톡톡히 봐서 오히려 반길 정돈데.


문제는 뭘 좀 설명해 주고 하면 좋겠건만.

그것도 없이 요상한 방법을 쓰니.


당하는 입장에선 여간 힘들고 불안한 게 아니었다.


‘아니, 무슨 영감이 약점이 하나도 없어? 그런 게 있어야 저 짓거릴 못하게 하는데. 쳇, 저 대주 자기애가 정의인 인간이구만.’


제갈현은 공손각을 만났을 때 처음으로 누군가의 트라우마가 보였다.

이 능력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게 아닌지.


자운의 약점을 찾으려던 제갈현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짜증이 났다.


처음엔 뭔가 잘못됐나 했다.

그런데 다른 이들과 눈이 마주친 순간.

알게 되었다.


자운이 트라우마 자체 없다는 걸.


상황이 이러니.

어느샌가 제갈현이 구자운 눈치를 보며 이들이 또 뭔 작당할까, 귀를 기울 수밖에.


<저하, 안 가십니까? 그럼, 제가 직접 훈련시켜 드리구요.>


그때 또 날아드는 속삭임.

자운이 소매까지 걷으며 다가오자


‘······! 빨리 도망가야지.’

“가, 갑니다, 지금 가요.”


제갈현이 기겁하며 후다다닥! 달아났다.


와 빠르다 빨라.

원래도 빠른 걸음이 더 빨라졌다.


‘허허 허허, 이젠 아주 이 궁궐 안을 날아다니시구나.’

“그래, 여현아, 저하를 훈련시켜 보니 어떻든?”


“아주 뛰어나십니다.”


“그래, 그렇겠지. 해서 내가 고생 한번 하시라고 산에 진법을 친 게 아니냐. 올라갈 때 아주 고생하셨을 거다. 아, 그때 내가 꼭 봤어야 했는데.”


“대주님, 혹시 그때 역지법(易地法, 땅 위치를 바꾼 것)을 쓰신 겁니까?”


“그래, 그랬지. 내 저백대(著㓦隊) ‘양능현(陽能賢)’ 조장에게 술까지 사주며 특별히 부탁해서 역지법을 썼는데. 어떻던가? 저하께서 몇 번을 시도하고 포기했어?”


‘역시 그랬어. 그래서 그렇게 많이 미끄러지셨군. 역지법이면 올라갈 때 내려가듯이 뒷발에 힘을 주고 올라가야 하는데. 그새 그걸 깨우치신 건가?’

“저하께선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뭐? 그 미끄러운 곳을 기어코 올라가셨다고?”


“예. 거의 다섯 시진(10시간)만에 산에 오르셨습니다.”


“하하하하하! 오르지 말라고 그렇게 진법까지 쳤는데. 성공했다? 내 아주 기쁜 마음으로 저하를 위해 더 준비해야겠구만. 허허허허!”


‘하, 저하! 이 일을 어쩝니까? 대주님께서 이제 아주 본격적으로 키울 요량인데. 버틸 수 있으실지 ···.’


자운의 초롱초롱한 눈빛에서 왜 여현은 소름이 돋을까?

저하를 위해 할 일이 생겼다며 기쁜 마음으로 뛰다시피 연무장을 빠져나간 자운.


다 다··· 다 탁!

첫째 왕자가 산으로 간지 이각(30분)이 지나서야

궁궐 밖을 돌고 온 도영이 숨을 헐떡이며 돌아왔다.


그러고도 숨이 찬지 좀처럼 호흡을 고르지 못한다.


“허, 허허 헉! 아이고, 어! 후!”


도영이 땅에 철퍼덕, 주저앉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스승님! 에휴, 후, 근데, 저하께선 어디 계십니까?”


“저하께선 이미 이 훈련을 끝내시고, 또다시 저~기 뒷산으로 가셨다.”


“예? 또 말입니까? 어후, 저하께선 무슨 체력이 그렇게 좋으신지. 부럽습니다.”


도영이 첫째 왕자의 체력을 부러워하자.


“그렇게 부럽냐?”


“예”


“그럼, 너도 지금 당장 뒷산으로 가거라.”


“예에? 아이코, 저는 못 합니다요.”


“조금 전엔 저하처럼 되고 싶다면서?”


“아, 그거야.”


“됐다. 너는 이미 충분히 많이 했으니 이만 쉬어라.”


“저, 정말이시죠? 어휴, 살았습니다. 전 또 뒷산으로 가라 하셔서 놀랐지 말입니다.”


놀란 가슴을 두드리며 여현을 향해 방글방글 웃는 입꼬리가 아주 하늘을 날듯하다.

산 쪽으로 가던 제갈현은 왠지 등골이 서늘했다.


제갈현은 평소 훈련해 왔던 방식 그대로 산을 오를 때 내려가듯 뒷발에 힘주어 올라갔다.


그런데

제갈현이 막 정상에 거의 다다랐을 때, 갑자기 진법이 바뀌었다.


“아아악! 이씨! 구자운!! 또 뭔 짓을 한 거야.”


쪼르르르르!

또 미끄러진다.


*


첫째 왕자가 급작스레 바뀐 진법에 주르륵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그 난리를 칠 시각.


‘끌끌끌, 지금쯤 저하께서 내 욕을 아주 한 바가지 퍼붓고 계시겠네그려.’


“부전주님, 제가 부전주님 부탁으로 진법을 바꿔드리긴 했는데. 저하를 이렇게 막 굴려도 되는 겁니까? 혹시 뒤탈이 있는 건···.”


저백대(著㓦隊) ‘양능현(陽能賢)’ 조장은 또다시 찾아온 구자운을 보곤 난처한 기색이었다.

제군전 부전주님만 아니었으면 절대 이런 일을 안 했을 텐데.


대원들 훈련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뒷산에 진법을 친 그였다.


근데,

그 훈련 대상이 하필 자기밖에 모르고 성질 더럽기로 소문난 첫째 왕자라니.


그런 지랄 맞은 땅을 밟느라 첫째 왕자가 얼마나 고생했을지 앞이 깜깜했다.


그때 부상을 당한 이가 태약방(왕족 치료, 약 조제 연구)에 갔다는 소식에 얼마나 놀랐던지.

군총사령부‘제군전’에 있던 능현은 미친 듯이 태약방으로 달려갔다.


“저하, 저하! 소인을 죽여주시옵소서!”


능현은 태약방에 들어서자마자

안에 있던 이가 누군지 살필 여유도 없이 무릎부터 꿇었다.


그리곤 거의 기다시피 무릎걸음으로 침상에 앉아 있던 이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답변.


“······.”


“저하, 저하!”


슬며시 고개를 든 능현은 깜짝 놀랐다.


“어, 너 넌 도영이?”


“헤헤헤, 아, 죄송해요. 갑자기 절 저하라고 하셔서.”


도영이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저는 원래 아프면 항상 여길 왔는데요.”


“······?”


왕족만 치료하는 곳에 왕자의 시종이 오다니.

이게 가능한가?


“아, 우리 저하 훈련하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빨리 가서 간식 챙겨드려야겠다. 저 가요.”


태약방을 나가는 도영의 절뚝거리는 다리에 능현의 시선이 닿았을 때 급작스레 걱정이 밀려왔다.


“만약 저하께서도 다치시면···. 아 안돼!”


잠시 며칠 전 일을 떠올린 양능현.


“뭐가 안 되나? 무인이 수련하다 보면 다칠 수도 있지. 그런 걱정은 하덜 덜덜 말게. 저하와 다, 약조가 되어 있으니.”


“예, 그게 무슨?”


“어허, 너무 알려고 하지 마시게. 그러다 자네 다칠 수 있으이. 자네 이틀 뒤, 시간이나 비워 두게. 우리 거하게 한잔해야지.”


눈을 모로 뜬 자운이 백한대 조장에게 겁을 줬다가

다시 풀어주며 흐드러진 웃음을 날렸다.


“호오, 정말 사시게요?”


“암, 사고 말고. 이틀 뒤 술시(戌時, 오후 7시 ~ 오후 9시)에 유월루(流月樓)에서 만나세.”


“아이코, 괜찮으시겠습니까? 유월루가 그렇게 비싸기로 유명한 곳인데.”


“허허허, 내 자네에게 그거 하나 못 사주겠나.”


유월루라는 말을 들은 순간,

능현의 머리에서 첫째 왕자에 대한 걱정은 깡그리 사라졌다.


‘유월루는 백화로(百花露)가 유명한데. 이번에 이걸 마실 수 있을까? 에이, 아무리 부전주님이라도 이건 불가능하지. 그 술값이 얼만데. 하긴 그게 아니라도 그곳 기녀들이 절세가인이라 내일 아주 눈 호강하겠구나.’


양능현은 그곳에서 누굴 만날지 상상도 못 한 채,

계속 싱글벙글거리며 다녔다.


*


더러운 거라면 경기할 첫째 왕자가 또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터벅터벅, 귀영전에 왔다.


요즘 꽤 그 산에 적응했는데,

오늘 또 그 난리를 쳤으니.

도영이 괜히 미안해서


“저하~! 아오, 이를 어쩝니까. 어서 씻으셔야죠. 제가 도와드릴깝쇼?”


“내가 애냐? 너나 빨리 가서 씻어라.”


“아무리 그래도. 제가 전속 시종인데.”


첫째 왕자는 계속 뭔가 해주려는 도영이 귀찮은지

빨리 가라며 손짓했다.


그러자 도영이 고심하더니

뭔가를 떠올리곤 씨익 웃는다.


“······그럼, 저하, 제가 수라간에 일러 어서 상을 드리라 하겠습니다.”


“그러든지. 아, 음식 만드는 곳에 그렇게 더러운 옷 입고 드나드는 거 아니니까 꼭 씻고 가라.”


“옙!”


도영이 대답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지.

밖으로 쪼르르 나가는 도영을 본 여현의 눈빛이 마치 자기 자식 보는 거 같다.


“여현아, 너는 도영이를 꼭 동생처럼 아끼는 거 같다. 훈련할 때 쳐다보는 것도 그렇고.”


“아, 그거야, 애가 밝지 않습니까? 어릴 때 부모도 없이 자랐다는데.”


“도영이 밝다고?”


여현의 말에 제갈현은 믿기 힘들어 고개를 갸웃했다.


“예, 엄청 밝지요.”


‘이상하네. 난 도영이 너무 어두워 보이는데.’


제갈현이 인상을 팍 구긴 채, 왜 사람마다 도영을 보는 시선이 다른지 고민에 빠졌다.


“여현아, 바쁘겠지만, 도영이를 주의 깊게 살펴봐라. 도영이가 누구와 친하고, 평소 귀영전을 나갔을 때 어디에 자주 가는지.”


‘도영이를 왜?’

“예, 그리하겠습니다.”


여현은 도영을 감시하라는 말에 머릿 속에 의문이 떠올랐다.

하긴 여현이 도영을 알게 된 지도 꽤 되었으니 그럴밖에.


허나 그의 표정엔 별 변화 없었다.

명이 떨어지면 따를 뿐.

질문은 없었다.


“아, 이 서찰은 되도록 아무도 모르게 교인에게 전해라. 답장은 필요 없으니 그냥 오고. 도영이 오기 전에 빨리 갔다 오는 게 좋겠다.”


“예.”


타다탓!

무인들은 왜 저 넓은 문을 놔두고 저 좁아터진 창문으로 빠져나갈까?


눈앞에 있던 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자,

제갈현은 왠지 부러웠다.


며칠 전에 그리 심하게 다쳤는데, 벌써 저리 움직이니.

제갈현은 그게 신기했다.


여현이 들었으면 경을 칠 생각이었다.

1 왕자 역시 심하게 다쳤으면서 저런 생각하다니.


‘저게 선풍보(旋風步)인가? 정말 빠르네. 나도 빨리 경공 배워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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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회. 재수 없는 놈 24.08.24 14 0 12쪽
8 7회. 그곳에 더는 정파가 없었다! 24.08.23 1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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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회. 범인 색출(1) 24.08.18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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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회. 과거의 망령(1) 24.08.16 5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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