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안녕하세요?

어째서 나만 로그아웃이 없는걸까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4.02.05 18:10
최근연재일 :
2024.06.28 18:20
연재수 :
105 회
조회수 :
2,768
추천수 :
120
글자수 :
639,528

작성
24.06.20 18:30
조회
11
추천
1
글자
12쪽

99. 점점 줄어드는 유저

DUMMY





3일.

이 지루한 퀘스트를 뭉그적대며 끝내는데 걸린 시간이다.


뭐. 대충 내용을 정리하자면...


나는 <신수 엘크>의 자리를 대신해 마법의 대륙에서 심사원 중 한 명을 맡았으며


적어도 심사위원으로서의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마법에 대한 지식을 배워왔다.


이 과정이 조금 많이 지루했지만.. 대화는 크게 많지 않았고 대부분이 양피지 더미여서 대충 후루룩 넘기니까 스킵이 되는 형태였기에 오래 걸렸냐 라고 묻는다면...

그냥 지루했다고 답할 것 같다.


그렇게 조건을 갖추고 심사 바로 전날.

5명의 후보 중 <미나르> 라는 마법사가 죽었으며

실수도, 자살도 아닌

누군가의 음모로 인한 타살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력의 흐름을 쫓아 이리저리 단서를 찾던 도중.


<미나르>를 죽인 범인은 다른 4명의 후보 중 하나라는 것을 알아냈으며

그 흔적을 추적하다 결국 용 조련사 <미르>가 범인인 것을 밝혀냈다.


물론 이름이 비슷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듯 두 사람은 남매였으며

자신의 연구 결과를 가로챘다는 이유로 죽였다고 한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체포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게임 시나리오가 그렇게만 흘러가지는 않지.

<미르>는 한순간 불꽃을 뿜어내 거대한 용을 만들어내 도망쳤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미르>는 내 몫이 되었다.


뭐. 도망쳐도 상관은 없다.

다음 레이드 몹이 <용 조련사 미르> 가 되는 것일 뿐이다.


용 조련사 라는 칭호가 굉장히 마음에 걸렸지만

한편으로는 설레는 단어기도 하니까.


지금까지 오픈된 스토리는 여기서 끝났으며 <미르>는 찾지 못한 그 상태 그대로다.

아마.. 이제는 사냥해서 장신구의 스펙을 올려라! 라고 말하는 것이겠지.


“ 음.. 여긴 좀... 효율이 별론데? “

“ 그러게.. 라고 말하기엔 벌써 몇 번째야? 이 정도면 괜찮은 사냥터가 아예 없다고 봐도 되는 거 아냐? “


처음에는 와이번 같은 작은 용들이 있어서 이게 판타지지! 하며 신나게 사냥했지만

대부분이 비행, 혹은 마법을 사용하는 녀석들이라 나와 문어빵에게는 사냥이 너무 어려웠다.

아니. 이건 다른 유저들도 어렵다고 느낄 것이다.


“ 흐음.. 멋은 있는데 말이지.. “


나는 자연스레 포션 하나를 까서 입에 물고

그대로 나를 향해 덮쳐오는 화염 브레스를 정면에서 얻어맞았다.


-콰아아아아아!!!!!!!!!!


“ ...그걸 그대로 맞아? “

“ 포션 먹었잖아. “


물론 문어빵은 옆으로 피했으며 지금 눈앞의 <붉은 눈 새끼 용>을 잡을지 말지 고민하는 중이었다.


일단 마주하자마자 공격하면 바람을 뿜어내며 하늘 위로 날아가고

내려찍는 공격 이후에 브레스를 뿜고

브레스까지 견디고 나면 이렇게 힘이 빠졌는지 아래로 내려와 헥헥거린다.


이 틈에 날개를 베어버리고 날지 못해 바둥대는 와이번을 처리하면 끝이지만.. 보상 자체도 크게 와닿지 않았으며 경험치도 평범.. 하다.


왜 잡는 거지?


“ 야 그냥 풍요로 갈래? “

“ 그게 낫겠는데? 여기 몹 다 마음에 안 들어. “


마법의 대륙은 공중에 떠 있는 거대한 중앙 도서관을 중심으로 마력이 퍼져나가 결계가 쳐져 있어 악마들이 함부로 다가오지 못한다.


덕분에 안쪽은 웬만해서는 안전한 구역이었으며

지금 보이는 저 결계 밖에는..


“ 캬오오오옥!!! “

“ 케르르르르...! “


진짜 맛있는 악마들이 넘실거리는데 말이지..

안타깝게도 지금 시점에서 넘어갈 방법이 없었기에 우리는 맛있는 먹잇감들을 뒤로하고 풍요의 대륙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는 뭐..


똑같이 나만 배 타는 속도가 느려서 한참을 고생하고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혼난 것 말고는 별다를 거 없는 사냥이 이어졌다.


사냥이 이어졌다.


딱 이 7글자로 9시간을 때워버릴 만큼 할 일이 없다.


자신만의 공간이 생겼기 때문인지 아니면 진짜로 유저 수가 줄어든 건지..

아니면 새벽이라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길가에 사람도 드물고..


아니 사실은 원래 이 시간에는 사람이 없는 게 정상이기는 했지만, 괜히 문어빵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터는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마음에 걸린다.


“ 에이.. 아니겠지.. “


혹시나 싶은 마음에 그저 내가 귀가 얇아 흔들리는 거라고 생각하기 위해 나는 친구창을 열어보았다.


친구 (3/9)


901201 - 온라인

공남이 - 온라인

타꼬야끼맛있다 - 온라인

Iiillliliililiiil - 오프라인

방패는신이야 - 오프라인

최강망치망치 - 오프라인

아리링 - 오프라인

카리링 - 오프라인

호에에살려주세요 - 오프라인



음..

3명 접속이라..

이 시간이면 원래 접속률이 낮은 건 맞지만

오늘따라 오프라인이 뭔가 바뀌지 않을 오프라인.. 아니아니아니. 나 또 이러네.


아무튼.

아리링 카리링 이 커플은 결국 안 올 거면서 뭔 열심히 할거라는 거지.


호에에님은.. 그래도 접속이라도 해주는 게 어딘가.

지금은 주무실 시간이지.


다른 우리 고정 파티원들은 이제는 같이 다니지는 않는다지만 이 시간대에 접속하지 않은 건 조금... 안 좋은 신호랄까.

이제는 우리 고정 파티가 깨져버린 탓에 굳이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었다.


문어빵은 내일의 사냥을 위해 곧 잘 테고..

숫자님과 공남이님 중 그나마 친한 공남이님에게 귓해보기로 한다.


이춘배 : ㅎㅇ

공남이 : 무슨 일이시죠?


어..

왜 귓했냐고 물으면..

그냥... 심심해서랄까?

그러고 보니 왜 했지?


이춘배 : 그냥.. 좀.. 뭐라 해야 할까.. 공허해서?

공남이 : ㅋㅋㅋ 재밌네요. 저번처럼 조금 패드릴까요?


이런..


이춘배 : 그거 영상 각 잡으려고 하는 거죠?

공남이 : 오. 그거 괜찮은데요? 빌런역으로 출연해주실?


왠지 모르게 나한테 장난을 많이 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평소 같으면 그저 넘겼을 말도 왠지 오늘따라 더 어울려주고 싶은 외로움이 들었다.


이춘배 : 사양할게요.

공남이 : 허허. 빌런 역. 생각보다 인기 많은데 이걸 거절하시다니. 진짜 거절할 거예요? 기회 더 안 줘요?


빌런이면 얻어맞는 역할 아냐?

그게 인기가 많다고?


공남이 : 술 한잔할래요? 내가 사 줄게.


오잉?

공남이님이 날 불러준 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물론 여성분이 술을 마시자고 하는 것도 아니기에 거절해도 상관없기는 하지만 왜 그 있잖은가.

남자가 부르는 술은 또 술맛이 다르니까.

있는 힘껏 술잔을 부딪치는 그 맛을 느끼러 나는 모험가 여관으로 향했다.



맥주 네 잔과 제육볶음 하나.

물론 두 사람이 네 잔을 먹을 것이다.

마실 때마다 주문하면 늦잖아.


“ 오. 다 좋은데.. 왜 제육볶음이에요? 다른 메뉴 많은데. “


어 그러게.

나도 모르게 드레이크 스테이크가 아닌 제육을 시켰는데.. 음..

어.. 뭐랄까.


“ 모르겠네요. 뭔가 남자들끼리 있으면 제육볶음이 땡긴달까요? “

“ 뭐. 맛있긴 하니까요. 자 짠!! “


성격 화끈하고 좋네.

이 사람 나보다 겜 잘하는 거 빼면 꽤 오래 친해지고 싶을지도?


“ ㅉ... “

“ 어..! 고.. 공남이님..?! “


그때. 갑자기 내 뒤에서 공남이님을 보자마자 흠칫 놀라는..

예쁜 여캐가 있었다.

보아하니 아는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 팬이에요..! “

“ 아 네 감사합니다. 사진 찍어드릴까요? “


세상에.. 팬이라니.

순간 가까운 사이처럼 느껴졌던 공남이님이 한결 멀게 느껴졌다.


“ 아~ 거 참. 제가 인기가 많아서 죄송해요. 자 다시 짠! “

“ ...짜.. 짠. “


진짜 인기 많은 거 맞아?

저거 섭외 아냐?


“ 크.. 좋네요! 요즘 사냥터에 보면 사람들이 조금 휑해서 적적했는데 오늘은 조금 기분 좋을지도? “


...적적하다고요?

아까도 팬이라면서 예쁜 여캐분이 사진 찍어갔는데?


“ 휑해요? “

“ 최근 많이들 접고 있거든요. 매번 지루한 사냥밖에 안 하니까요. 덕분에 조회수도 조금 내려가서 참... 씁쓸하죠. “


..술 마시자는 이유가 그거였냐.


“ 앗..?! 공남이님?!?! “

“ 아 네 안녕하세요. 공남이입니다. 하하하! “

“ 영상 잘 봤어요!! 덕분에 <신수 엘크> 쉽게 깼어요..! “


쓸쓸하다며!!

쓸쓸하다며!!!!!


“ 하하 저번에 <신수 엘크> 공략 영상. 그거 대박 났거든요. 준비하고 있던 거라 그런지 원하던 대로 나와서 지금 사는 거 감사의 의미도 겸사겸사해 쏘는 겁니다. “


...돈 많이 벌었는데 게임에서 맥주와 제육볶음으로 퉁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물론 그렇다고 현돈을 줄 수도 없긴 하지만 말이다.


“ 조회수 내려갔다고 하지 않았어요? “

“ 아. <신수 엘크>때만 딱 대박 나고 그 이후부터는 쭉쭉 떨어졌죠. 물론 제 구독자분들이 열심히 봐주시기는 하는데..

뭐랄까.. LLF 자체의 인기가 조금 식었달까요?

그 조회수가 떨어진 느낌이라 아직 신경 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게임. 저도 참 좋아하니까 잘됐으면 좋겠죠. “


음..

직접 영상을 제작해서 올리고 조회수로 수입을 올리고 있기에 더욱 직관적으로 보인다는 건가.

왠지 문어빵에게 건네 들은 이야기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조금 착잡했다.


“ PVP랑 공성전까지는 영상 뽑고 싶었는데.. 어쩌면.. 이번 영상이 LLF에서는 마지막 일지도요. “


게임 영상을 올리는 인플루언서의 마지막 영상.

분명 공략하는 남자라서 공남이라고 하셨으니 여러 게임을 공략하는 영상일 테고

그런 영상 중에서 LLF 영상은 더이상 빨아먹을 거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며

사람들이 더는 LLF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 ...팬 만나서 사인회만 해도 영상 잔뜩 나올 거 같은데요. “

“ 꺄~! 공남이님~! “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대체 얼마나 인기가 있으면 세 모금 마실 때마다 한 사람씩 사진을 찍으러 오는 거지..

좀 많이 대단한 사람과 친추 했던 건가 싶다.


“ 그나저나 춘배님. 다음 레이드. 혹시 지난번 멤버와 헤딩팟 또 할 수 있을까요? 그때 영상 맛있었거든요. “

“ 맛있었다고 더 뽑으려고 하면서 제육 하나는 너무 짠 거 아니에요? “


물론 반 농담으로 한 말이었기에 공남이님은 기분 좋다는 듯이 웃어준다.

하지만..

미안하네.


“ 그럼 레이드 바로 나오면 고? “

“ 아쉽게도 그때와 같은 파티는 안 돼요. 사정이 있어서... “


조금..

깊고 깊은 슬픈 사정이 있지.

심지어 개인사이기에 함부로 떠들기도 힘들었다.


대충 얼버무리려 했으나 내 얼굴에서 티가 났던 걸까.

공남이님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아쉬워한다.


“ 흐음... 그럼 몇 명까지 가능할까요? 최대한 많이 해주시면 좋겠는데. “

“ 어.. 잠시.. “


아.

친구창은 열어봤자 이미 오프라인인 거 확인했지.


음..

나랑 문어빵은 무조건 할 테고.

다른 멤버들도 웬만해선 할 것 같긴 한데..

...

아무래도 호에에님 없이 4명이 뭉쳐서 하려면 조금 껄끄러운 느낌이랄까.


별로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아도 될 텐데 그냥 기분이 그렇다.


“ ...확정은 저랑 문어.. 타꼬야끼요. 다른 분들은 물어봐야 하겠지만.. 많아봤자 두세 명 더..? 내일 더 물어볼게요. “

“ 어우 좋죠.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그때의 인연을 이어간다는 식으로 만들면.. 맛있을지도? “

“ 엇..! 공남이형?! 저 사진 좀..! “


그래그래. 이젠 익숙하다.

절대 익숙한 거지 남캐가 와서 대충 넘기는 건 아니다.


“ 뭐. 확정이신 두 분만 오셔도 상관없어요. 확실한 한 파티만 만들어지면 무조건 클리어할 수 있으니까. “


오..


“ 라기엔 저랑 타꼬야끼 포함해도 4인인데요? “

“ 맞네. 랜스가 없구나.. 랜스 분만 좀 데려와 주실 수? “

“ ...해볼게요. “


사실 잘 모르겠다.

물론 나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인 만큼 어쩔 수 없이 클리어 해야 하는 건 맞지만..

또 다른 지인팟을 만들어도 되는 걸까?

점점 이 지인팟에 물들고

지인팟이 사라지고 반복하면...

나는 그 뒤에 다가오는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까?

지금은.. 모르겠다.


“ 스.. 스샷 한 장만..! “


..저것도 모르겠다.






작가의말

부럽다

나도 인기 많고싶다

나도 사진.. 은 못생겨서 싫고 싸인은 가능한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째서 나만 로그아웃이 없는걸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5 105. 퍼스트 클리어 24.06.28 6 1 13쪽
104 104. 속성 변환 24.06.27 7 1 13쪽
103 103. 특혜 24.06.26 7 1 14쪽
102 102. 보이지 않는 손 24.06.25 10 1 16쪽
101 101. 이벤트 24.06.24 10 1 13쪽
100 100. 유저 간담회 24.06.21 10 1 12쪽
» 99. 점점 줄어드는 유저 24.06.20 12 1 12쪽
98 98. 소문 24.06.19 12 1 13쪽
97 97. 새로운 스펙업 24.06.18 15 1 13쪽
96 96. 마법의 대륙 24.06.17 11 1 12쪽
95 95. 모닥불 앞에서 춤을 24.06.14 13 1 12쪽
94 94. 현실의 도피처 24.06.13 13 1 13쪽
93 93. 균열 24.06.12 9 1 13쪽
92 92. 게임 속이라서 말할 수 있는 고민 24.06.11 12 1 14쪽
91 91. 게임에 돈을 지르는 방법 24.06.10 12 0 12쪽
90 90.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 24.06.07 12 1 13쪽
89 89. 발전하는 게임 24.06.06 15 1 12쪽
88 88. 나만의 공간 24.06.05 12 1 12쪽
87 87. 고인물의 위엄 24.06.04 13 1 13쪽
86 86. 지인팟 24.06.03 10 1 13쪽
85 85. 평범한 파티 24.05.31 13 1 15쪽
84 84. 스트레스로 쌓아올린 탑 24.05.30 12 1 13쪽
83 83. 특수 기믹 24.05.29 13 1 14쪽
82 82. 하나의 의견 열명의 시간 24.05.28 11 1 14쪽
81 81. 레이드 24.05.27 11 1 13쪽
80 80. 인원 선별 24.05.24 12 1 13쪽
79 79. 벽 위의 벽 24.05.23 11 1 15쪽
78 78. 아바타 24.05.22 15 1 13쪽
77 77. 화려한 폭죽과 한 방울의 독 24.05.21 11 1 14쪽
76 76. 스토리 진행 24.05.20 13 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