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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14 19:12
연재수 :
5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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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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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글자수 :
3,596,775

작성
24.01.1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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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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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32. 언어로 잡은 손

DUMMY

“ 알비스. 저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는 건가? “

“ 네녀석.. 우리의 말을 알고 있군. “

알비스는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그 자리에 앉았다.

잘하면..

생각대로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 예. 저와 같은 사람은 극히 드물 겁니다. 하지만.. 저는 곧 죽습니다. 당신이 이곳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저와 같은 존재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

알비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동시에 레이브의 손이 올라간다.

그리고 알비스를 향해 팔이 내려가는 것과 동시에 크릭의 손도 올라간다.

-카가가가가각...!!!!

레이브의 손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 한순간에 만들어진 불꽃 검은 알비스의 머리 위로 떨어졌으며

그 불꽃 검은 크릭에 의해 불꽃 검 형태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 ...호오...? 불꽃 자체를 얼려버릴 생각을 하다니. 자네의 특기인가? “

“ 흐음... 살려야 한다라...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가? “

“ ...언어가 통하지 않는 건 불편하군. “


레이브는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알비스는 죽일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 알비스가 가진 모든 정보를 흡수하고 지금 처리해야만 한다.

그러나 알 수 없는 녀석이 나타나 방금 알비스를 죽이려는 것을 막았다.

어째서일까.

알비스의 말을 들어보자면 아직 같은 편은 아닌 모양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외계인에게 알비스를 넘겨줘서는 안 된다.

이 자리에서 저 녀석을 죽여버리고

저 녀석이 가진 마나라는 힘과 함께

알비스의 정보를 얻어야 한다.

그래야만

에이아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릭은 눈을 찌푸리며 자신의 이름을 알비스라고 부르는 자와 나이 든 남자를 번갈아 가며 바라본다.

확실히..

지금까지 이 은하에서 온갖 우주선을, 행성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말이 통하는 녀석은 없었으며

마나를 가지고 있는 존재가 아니었기에 뇌 속에서 언어를 뽑아내 받아갈 수도 없었다.

심지어 행성에는 그저 붉은 눈깔이 기분 나쁜 기계 덩어리들밖에 없었으며

마치 어린아이마냥 크릭을 따라 하려는 느낌이 들어 더욱 불쾌하기만 했었다.

그러다 이 행성에서 처음으로 행성에 존재하는 사람을 만났으며

말이 통하는 인간이 곧 죽을 위기에 처해있다.

저 녀석은 대체 누구이며

어째서 언어를 알고 있는 것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양쪽의 언어를 다 알고 있다면 나름대로 쓸모 있지 않을까.

구해달라고 했으니 도와주면 은혜를 갚지 않을까.



“ 좋다 알비스라고 했나? 거래하도록 하지. “

“ 알비스. 얌전히 있어라. “

레이브는 패널을 여러 개 생성해 수많은 불꽃 검을. 번개를 뽑아내 하나의 거대한 용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다른 행성에 있는 레이브를 불러들인다.

이곳까지 오는 데 있어서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그만큼 버티기만 한다면 결국 저 녀석의 마나를 학습해 이겨낼 수 있으리라.

즉,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레이브가 할 일은 상대를 죽이는 것이 아닌 버티는 것이다.


크릭은 레이브의 불꽃과 번개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알고 있는 불꽃과 번개다.

기억에서 지우려야 지울 수 없다.

레크라시아가 파괴된 원인.

네이렌의 기술들이다.

“ 그렇군.. 그런 거였어... 네 녀석. 신의 대리인과 함께 있었던 건 물론이고 네이렌 녀석들과 함께했었군. “

알비스는 크릭의 말을 듣고 최대한 침착하게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다.

자칫 잘못하면 크릭 또한 알비스를 죽여버리려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들의 싸움이 길어져 시간을 벌고 어느 한쪽이 끝나더라도 알비스는 살아남은 뒤 그동안에 네이렌이 에테리아스 행성에 도착해야만 한다.


크릭이 손을 들었다.

그리고 날아오는 화염 검을, 번개로 만든 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보려 한다.

하지만 그 불꽃과 번개는 마나가 아니었는지 크릭의 것으로 만들 수 없었으며

그대로 크릭의 몸에 박히고 불태우고 지져버린다.

-콰콰쾅!!!!!!!!!!!!!!!!!

“ ...음? “

의외다.

우주를 단신으로 날아오고, 알비스와 언어가 통하며, 마나를 사용하는 저 외계인이 이런 단순한 공격을 그냥 맞아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공격을 맞아도 아무런 피해가 없지는 않을 테고

마지막까지 상대의 신체에 불꽃이, 번개가 닿는 것을 확인했으니 자신처럼 보호막을 두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

견뎠다.

“ 크으..... 역시.. 마나가 아닌 건 흡수할 수 없나.. “

“ ..괴물이군. “

레이브가 다시 한번 화염 검을 수십 개 만들어내고

다시 한번 번개를 모은다.

크릭은 이번에는 손을 뻗는 대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마나들을 뽑아내 화염 검 개수만큼 같은 수의 얼음 창을 뽑아낸다.

그리고 달려나가 주먹을 바닥에 내려찍고

그대로 크릭의 주먹을 닮은 거대한 흙 건틀릿을 뽑아 올려 양손으로 전방을 막아낸다.

-파지지지직...!!!!

-카각.. 카가각...!!!

한순간에 이 황무지는 불꽃과 얼음으로 뒤덮이며

레이브가 만든 번개가 흙 건틀릿에 처박혀 주위로 퍼져나간다.

단 한 번의 동작들이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다 이 광경을 보았다면 에테리아스 행성이 황무지가 되어버린 원인은 이 둘이 싸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강력한 충격파와 함께 쌓였던 모래들도, 먼지들도 날아가 버린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크릭은 바람을 두르고 달려나가 손가락으로 정확히 레이브의 미간을 조준한다.


순간적인 손가락의 궤적을 계산한 레이브는 무언가 미지의 힘을 쏟아내리라 예측하고 고개를 틀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크릭의 손에서 나온 한줄기 섬광이 공간을 찢어버리며 지나간다.

놀랍다.

레이브가 전개한 보호막을 단 한 번의 공격만으로 꿰뚫고 지나가 버린 것이다.

“ ...알 수 없군. 대체 어떻게 이런 힘을 가지고 있는 거지? “

레이브가 패널을 조작해 공간을 압축하고 팽창시키자 크릭의 몸은 공간과 함께 터져나가며

마치 원래 거기에 없었다는 듯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린다.

“ ...꽤 단단하군. 마나도 아닌 것이 너희는 무슨 힘을 사용하는거지?.. 라고 말 해봤자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하겠지. “

처음 이들을 마주하고 남자가 알비스를 공격하려는 것을 틀어막은 선택은 어쩌면 좋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어이. 저 녀석 보호막에 한계가 있으면 오른쪽 눈을 감고 한계가 없다면 왼쪽 눈을 감았다 떠라. “

일부러 누구라고 언급하지 않고 마치 혼잣말을 하는 것 같은듯한 지시.

언어가 다르다는 점. 레이브의 뒤에 알비스가 있다는 점을 이용한 방법이다.

상대의 전력이 어떤지 알 수 없었던 알비스는 레이브의 전력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거짓말을 해서 크릭을 불리하게 하기보다는 크릭을 조금 더 유리하게 만들어 더욱 오랜 시간을 끌 수 있게 하려고 조심스레 오른쪽 눈을 감았다가 떴다.

“ 뚫어버리면 그만이라는 것이군. 저 녀석의 수 중에서 숨겨놓은 수가 많은가? 많다면 눈을 깜빡여라. “

“ ..알비스. 저 녀석이 하는 말을 해석해주겠나?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답답하군. “

크릭이 뭐라 말을 하고 있지만 무슨 말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던 레이브가 답답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알비스에게 말한다.

적어도 같은 은하의 사람으로서 답해주기를 바라는가 싶지만..

있는 그대로 말해줄 필요는 없겠지.

“ ...자신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방법을 찾고 있는듯합니다. “

동시에 알비스는 한쪽 눈을 깜빡였다.

“ ...그렇군... 이곳에서는 벗어나는 것이 좋으면 왼쪽 눈을. 저 녀석을 죽여버리는 것이 좋으면 오른쪽 눈을 깜빡여라. “

레이브는 생각한다.

상대의 마나 수준이 상상 이상이다.

지금까지 만나본 네이렌과 비슷하거나 혹은 그 이상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면 결국 싸우게 돼서 죽여버려야 하겠지만

지금 이 자리에는 언어가 통하는 알비스가 있으며

에이아라면 모든 대화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언젠가는 에이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인지라 에이아에게 재료를 주는 건 좋지 않았지만..

지금 당장은 에이아보다 다른 은하의 마나라는 미지의 힘이 우선이라고 계산한다.

“ ...저 녀석의 마나.. 매우 탐나는군..... 알비스. 저 녀석을 은하의 중심부로 ‘ 초대 ‘ 한다고 전해라. “

안타깝게도 레이브의 말을 고스란히 전했다가 크릭이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이대로 알비스는 이들에게 끌려가 네이렌을 만날 수 없게 된다.

아니..

지금은 그런 건 둘째치고

이들에게 끌려가서 계속 살아있을까를 생각하는 게 우선이며

에이아라는 이 은하 그 자체를 생각해보자면 살아남을 가능성도 매우 낮다.

...

선택인가..

..

알비스는..

두 눈을 동시에 감았다.

“ ....레이브는 한 명이 아닙니다. 다른 레이브들이 이 행성으로 오고 있으니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세요. “

“ ? 알비스? “

“ 크큭.. 그거 고마운 정보군...!!!!!! “

레이브는 알비스의 말에 뒤를 돌아 바라보는 그 순간

크릭이 공간이 일그러질 정도로 가속해 레이브에게 달라붙어 보호막에 손바닥을 올린다.

그리고

말 그대로 공간을 붙잡고 그대로 뜯어낸 뒤 뜯어낸 공간 속으로 반대편 손을 집어넣어 레이브의 멱살을 붙잡는다.

“ 뭣..?! “

-화륵.

멱살을 움켜쥔 손에서부터 하얀 불꽃이 쏟아져나오고

순식간에 레이브를 흔적도 없이 지워버린다.

“ ....정말 뛰어난 마나군. “

분명 눈앞에 있던 레이브는 크릭이 불태워 죽여버렸는데 레이브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하늘에서 레이브가 지상으로 내려온다.

“ 벌써 다른 레이브가 온 건가요.. “

“ 흥. 장난질이 심하군. “

크릭은 그런 레이브를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저건 또 다른 레이브가 아니다.

조금 전까지 있던 세상이 거짓된 세상이었던 것이다.

“ 우왓..! “

크릭은 가볍게 한 손으로 알비스의 목덜미를 잡고 강제로 들어 올린다.

꽤 키가 큰 크릭이었기에 공중에 들린 알비스는 발버둥 치려다 멈춘다.

이 사람은 지금 알비스를 해치려는 게 아니다.

두 눈을 감았던 의미를 파악한 것이다.

“ 꽉 잡아라. “

-쿵...!!!!!!!!!!!!!

크릭은 있는 힘을 다해 바닥을 발로 짓뭉개자 마치 공간이 일그러지듯.

아니..

지면이.

행성이 부서지듯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 이게 무슨...! “

“ 분명 이 세계도 거짓된 세상이다. 날 붙잡고 무한히 싸워 이겨내려면 그래야겠지. 그런 거짓은 뭉개버리면 그만이야. “

크릭은 지면이 무너져 떨어지는 와중에 반대편 손을 들어 공간을 붙잡는다.

그리고 마저 찢어낸다.

그렇게 찢어내고

찢어내고

또 찢어내다가

적당히 찢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크릭은 크게 원을 그려 공간을 도려낸다.

“ 네 말을 듣고 지금 당장 죽여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내 판단이 옳은가? “

“ ....훌륭합니다. 레이브 한 명에게 붙잡혀봤자 학습 당하기만 할 뿐이지요. “

“ 학습이라... “

그걸 진작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지만

상관없다.

그저 더 강한 힘으로 짓밟아버리면 그만이니까.

크릭은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 도려낸 공간 속 우주로 나아가버린다.





거짓에 거짓을 덧씌운다.

그렇게 저 알 수 없는 남자가 파버린 거짓에 다시 한 겹 덧씌워 거짓을 만들고

그 끝없는 거짓 속에서 저 남자를 죽이면 되겠지만...

....

에너지가 부족하다.

곧 있으면 이 장소에 네이렌이 올 것이다.

지금도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버렸기에 레이브는 들고 있던 손을 내리고 남자가 떠나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리고 남자가 사라지고 난 다음

이 거짓된 세상을 진실로 되돌린다.

“ 흐음... 에이아와 함께 있을 땐 몰랐지만 이 거짓된 세상은 에너지 소모량이 너무 높군.... “

뭐.

지금 알비스를 놓치는 건 살짝 분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마나에 대한 수확도 있었으며

이 세계에는 레이브가 아직 넘쳐난다.

레이브는 패널을 만들어 자신의 마나를 보충할 세 마리의 레이브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전부 우주에 퍼트려 알비스를 추적하게끔 했다.

“ 그쪽은 이제 다른 내가 할 테고... 곧 오겠군. “

레이브는 고개를 들어 네이렌이 탄 함선을 바라본다.


작가의말

아무리 기다려도 안오길래 약간 시간을 돌려서 왜 안오는지 찾아봤습니다.

이런일이 있었군요....

결국 저희와 엇갈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알비스가 똑똑하게 대처한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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